[체험기] 쌍용, 티볼리 1.6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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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는 상반기 출시된 신차 중에서도 주목 받는 대표적인 모델 중 하나다. 비록 세부적인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개성 있는 디자인과 풍부한 편의장비, 무난한 가격 등에 힘입어 2015년 상반기에만 1만 8,524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경쟁모델인 QM3보다 8천대 이상, 쉐보레 트랙스보다 1만 3천대 이상 많이 판매된 것이다.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하지만 티볼리 가솔린은 전초전이었다. 본 게임인 디젤 모델을 내놨기 때문이다. 신개발 1.6리터 디젤엔진의 탑재가 주요 변동사양이다. 과연 티볼리 디젤이 현재의 티볼리의 판매량에 날개가 되어줄 수 있을까? 인제 스피디움 기자 시승회를 통해 먼저 티볼리 디젤을 만나봤다.
실내외 모습은 기존 티볼리와 동일하다. 역시나 이번 변화의 내용은 파워트레인에 있다. 대신 일부 옵션 구성이 변경됐다. 중간트림인 ‘VX’에 운전석 무릎 에어백과 18인치 다이아몬드 커팅휠, 루프랙 등을 추가시켰다. 가솔린 모델 기준 75만원 상당의 옵션이다.
상급 트림인 ‘LX’는 HID 헤드램프 및 헤드램프 각도 조절장치가 갖춰진다. 가솔린 ‘LX 최고급형’에 해당되는 구성이다. 그밖에 스포티한 시트와 D-컷 스티어링휠, 다양한 색상 선택이 가능한 계기판, 통풍 및 열선시트, 7개 에어백, 7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화려한 구성을 내세우고 있다.
내외관의 차이는 이 정도다. 때문에 바로 시승 프로그램에 들어가 티볼리 디젤을 만나봤다.
쌍용 측이 준비한 시승코스는 3가지다. 가장먼저 인제 서킷을 주행해본 후 주차장에 마련된 간이 짐카나 코스 주행, 마지막으로 일반도로주행을 달리도록 했다. 디젤모델이지만 스포츠주행에 초점을 맞춰 시승회를 운영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실제로 티볼리 디젤은 ‘드라이빙에 엣지를 더하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주행 부분을 설명하기에 앞서 미리 언급할 부분이 있다. 우리팀이 티볼리 가솔린을 테스트 했을 때 지적한 바 있는 스티어링 시스템의 셋업 완성도 부분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사실상 현대차도 같은 부분에 대해 헤매는 중이다. 아직까지 쌍용차에 너무 높은 완성도를 기대하긴 어려울 듯 싶다.
이렇게 미리 언급하는 이유는 3가지 코스 모두에서 스티어링 시스템의 낮은 완성도가 티볼리 디젤의 주행성능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티어링의 완성도를 제외한 티볼리 디젤 자체의 주행성만을 따져보기로 했다.
트랙 주행편
트랙에 접어들어 브레이크 반응을 체크한다. 초반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셋팅이다. 사실 트랙 주행시 이러한 브레이크 설정은 선호되지 않는다. 급격한 하중이동이 이뤄지며 차량의 거동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코너 진입 전에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보니 휠락이 걸리면서 차량이 기우뚱거린다. 제동 시스템 부분은 비례제어식으로 바꾸고 제동 밸런스를 조금 더 높이면 완성도가 높아질 듯 하다.
1.6 디젤엔진의 성능 자체는 무난한 편에 속한다. 토크가 30.6kg.m으로 경쟁력도 충분하다. 디젤 특유의 터보랙은 존재하지만 1.6리터급에서 느껴지는 보편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 다만 엔진회전수가 3천rpm을 넘어서면서 토크 하락이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rpm을 높여 끈기 있게 가속력을 이어가는 트랙 주행에 어울리지는 않다.
티볼리의 단단한 서스펜션은 트랙주행과 같이 한쪽으로 꾸준한 횡G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잘 버텨주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복합 코너 부분에 접어들면 빠르게 자세를 바로잡지 못하고 다소 허둥대는 모습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오버스펙으로 보이던 가솔린 모델의 셋업과 달리 디젤 모델에서는 어느 정도 궁합이 맞는다고 볼 수 있겠다.
변속기와 엔진의 매칭은 좋아진 듯 하다. 기존 가솔린 모델의 경우 엔진과 변속기가 마치 따로 노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디젤서는 조금 더 매끄러워진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동력 직결감도 무난하고 변속기의 반응 속도로 가솔린 대비 빨라진 인상을 보여준다. 참고로 수동모드로 조작해도 변속기 스스로 쉬프트 업을 진행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코너링 특성은 언더스티어가 기본이다. 하지만 트랙에서 한계가 너무 빨리 드러난다. 물론 소형 디젤 SUV로써 이 정도만해도 충분히 잘 달려준 것이라 볼 수 있다.
짐카나편
트랙 주행을 마치자 주차장에 마련된 짐카나 코스로 이동했다. 러버콘을 활용해 코스를 만든 것으로, 슬라럼과 8자 선회, 원선회, 급제동 코스 등 짧지만 재미있게 구성됐다.
이러한 짐카나와 같은 주행은 기본적으로 핸들링 성능이 뒷받침돼야 한다. 티볼리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다. 스티어링 응답성은 느리고 피드백 능력도 전무하게 느껴진다. 회두성도 떨어진다. 슬라럼과 같은 급선회 상황에서는 서스펜션의 거동도 불안정하게 느껴진다. 티볼리의 약점을 종합선물 세트로 확인할 수 있는 코스다.
쌍용측은 티볼리 디젤의 핸들링 성능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이와 같은 짐카나 코스를 준비했다. 참고로 쌍용 측은 자체 테스트한 결과를 바탕으로 티볼리 디젤의 핸들링 성능이 미니와 동급이라고 강조했다. 스티어링휠의 답력이나 묵직한 조작감이 미니와 비슷하긴 하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의 묵직함과 핸들링은 다른 개념이다.
스스로 전문기자를 표방하면서도 핸들링과 스티어링 답력의 차이를 모르는 업계 기자들도 많다. 대표적으로 '핸들링이 무겁다, 가볍다'와 같은 표현은 핸들링과 스티어링 휠의 답력 차이를 모른다는 얘기다.
일반 도로편
인제 스피디움을 나와 일반도로 체험에 나선다. 인제 서킷과 이어진 편도 1차선 도로를 짧게 주행하고 돌아오는 코스다. 와인딩 로드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데, 도로 통제 없이 10대 이상의 차량들이 줄지어 주행했기 때문에 속도는 60~80km/h 내외로 맞춰져 있었다.
우선 시동을 통해 아이들 소음과 진동 부분을 체크한다. 의외로 조용하다. 물론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지만 이정도 소음 진동은 가솔린 모델에서도 느껴졌던 부분이다. 쌍용측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티볼리 디젤의 소음과 진동은 골프 1.6 모델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한다. 또, 미니 혹은 BMW의 디젤엔진보다 정숙하다는 것도 강조하고 있다. 실질적 평가는 우리팀의 테스트 결과로 나오겠지만 소형차에 탑재된 디젤엔진임을 생각하면 꽤나 좋은 수준으로 느껴진다.
주행을 통해 느껴지는 엔진 반응. 상당히 부드럽다. 여느 디젤 모델들이 그렇듯 주행과 더불어 아이들 때 느껴지던 진동도 사라진다. 엔진 회전질감도 무난하다. 경쟁차 QM3의 경우 엔진 회전수가 4천rpm 부근까지 오르면 소음과 진동, 회전질감에 대한 변화의 폭이 컸었다. 회전질감서는 티볼리의 디젤 엔진이 앞서는 모습이다.
소형 SUV라 해도 여유로운 토크가 확보되는 만큼 일반주행서 편했다. 사실상 가솔린 모델은 주행시 답답함이 많았다. 0-100km/h 가속처럼 최대 능력을 끌어낼 경우는 덜하지만 일상서의 가속서 답답함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반면 가솔린 모델 대비 2배의 토크값을 가진 디젤은 언덕길은 물론 다양한 주행환경서 편안한 주행을 가능케 했다.
참고로 티볼리 디젤은 115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1.6 디젤엔진을 갖췄다. 현대차의 동급 엔진과 비교했을 때 17마력 낮은 수치다. 반면 토크가 발생하는 시점은 현대차(1,750rpm)보다 낮은 1,500rpm 부터 시작돼 2,500rpm까지 이어진다.
이와 같은 엔진특성은 일상주행 환경서 답답함 없는 주행이 가능케 한다. 70~80km/h의 속도로 주행하는 환경에서 엔진회전수는 1,500rpm 전후에서 맴돈다. 엔진회전수가 낮을 때 발생하는 특유의 떨림 증상도 느끼기 힘들다.
티볼리 디젤은 엔진회전수를 많이 높이지 않고도 부드럽고 여유로운 주행능력을 보였다. 여러가지 특성으로 본다면 빠른 달리기보다 도심 등 일반주행에 적합한 모습이다.
변속기는 아이신에서 제공받은 2세대 6단 자동변속기다. 쌍용차는 변속기 효율이 듀얼클러치 시스템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상황에 따라서 듀얼클러치 변속기보다 20~30% 빠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단다. 물론 제조사 측의 과장 섞인 의견이다.
물론 가솔린 모델대비 만족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듀얼클러치 변속기만큼 빠르지는 않다. 자동변속기 중에서 직결감과 반응속도가 좋은 편에 속한다고 해석하면 되겠다.
킥다운 스위치는 0.3초 이내에 다운시프트를 유도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킥다운시 즉각적인 반응이 나와 좋았다. 하지만 킥다운을 제외한 가속페달과 드로틀 간에 세련된 튜닝이 필요해 보인다.
브레이크는 전륜 298mm, 후륜 284mm 디스크가 사용된다. 소형차에 들어가는 것 치고는 꽤 큰 크기다. 초반에 민감하게 설정됐기 때문에 여성이 사용해도 쉽게 큰 제동력을 끌어낼 수 있다. 쌍용차 측은 티볼리 디젤의 제동성능이 BMW 118d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나저나 BMW가 흔해지다 보니 현대차나 쌍용차 모두 BMW를 걸고 넘어지는 듯 하다. 물론 쏘나타 보다 흔해진 5시리즈가 도로에 깔렸고 BMW의 가치가 예전만 못하다 해도 대중 브랜드들에게 치일 성능은 아니다.
약 15분 가량의 짧은 일반도로 주행에서 티볼리 디젤이 보여준 연비는 약 16.5km/L였다. 매우 느린 가감속과 오르막길도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일상서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다양한 주행환경서 비춰진 티볼리 디젤은 가솔린 모델보다 좋은 주행능력을 보였다. 가솔린 모델서의 아쉬움이던 엔진과 변속기 간의 매칭도 한층 좋아진 듯 하다. 반면 핸들링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민망한 스티어링 시스템은 여전한 오점이다. 아마도 최적화 된 캘리브레이션을 완성하기 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모른다. 하지만 현대차처럼 이 문제를 오래 끌지 않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토크, 연비, 디자인, 다양한 옵션 등 일반 소비자들을 유혹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들을 갖췄다는 것은 티볼리 디젤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
다만 가격 부분이 걸림돌이다. 티볼리 디젤의 가격은 TX는 2,045만원, VX는 2,285만원, LX는 2,495만원이다. 디젤 모델과 가솔린 모델의 옵션구성을 동일하게 맞춘 기준으로 놓고 보면 기본형 ‘TX’트림은 250만원, ‘VX’트림은 215만원, ‘LX’트림은 148만원 인상됐다고 볼 수 있다.
신개발 유로6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지만 그것은 제조사의 입장일 뿐 가격상승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또한 티볼리 디젤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 대에 선택할 수 있는 대안들도 많다. 일단 1,900만원 후반대에 아반떼 디젤 혹은 K3 디젤을 구입할 수 있다. i30 디젤, 신형 투싼, 크루즈 디젤은 2,2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중간트림이면 올란도도 생각해볼 수 있으며, 고급형인 LX 트림의 경우 LF 쏘나타 1.7 디젤의 엔트리급 트림과 동일한 가격을 갖고 있다. 동 가격대에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분명 티볼리 디젤은 가솔린 모델보다 좋아졌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도 높아졌다. 티볼리 디젤의 구매 가치에 대해서는 우리팀의 정식 테스트 이후 다소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할 듯 하다.
에피소드
효율성을 따져야 할 디젤 모델의 시승 행사를 왜 트랙에서 개최했는지 참가 전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실제 참가해보니 쌍용차의 전략을 읽을 수 있었다.
트랙 시승에 앞서 전문 드라이버가 기자들을 태우고 트랙을 도는 택시 드라이브가 먼저 진행됐다. 연석도 밟고 타이어가 내는 스키드음과 함께 티볼리 디젤이 질주하는 모습을 경험케 한 것이다.
이후 기자들의 시승 차례. 하지만 스스로 운전할 때의 모습은 중요치 않았다. 이미 전문드라이버가 운전하는 티볼리 디젤의 주행 모습을 기억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차의 포텐셜과 드라이버의 능력을 명확히 구분하는 기자들은 소수에 불과했을 듯 싶다.
결과는 어땠을까? 상당수 기자들이 티볼리 디젤의 성능이 대단하다는 찬사를 보냈다. 쌍용차의 작전 성공 !!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하지만 티볼리 가솔린은 전초전이었다. 본 게임인 디젤 모델을 내놨기 때문이다. 신개발 1.6리터 디젤엔진의 탑재가 주요 변동사양이다. 과연 티볼리 디젤이 현재의 티볼리의 판매량에 날개가 되어줄 수 있을까? 인제 스피디움 기자 시승회를 통해 먼저 티볼리 디젤을 만나봤다.
실내외 모습은 기존 티볼리와 동일하다. 역시나 이번 변화의 내용은 파워트레인에 있다. 대신 일부 옵션 구성이 변경됐다. 중간트림인 ‘VX’에 운전석 무릎 에어백과 18인치 다이아몬드 커팅휠, 루프랙 등을 추가시켰다. 가솔린 모델 기준 75만원 상당의 옵션이다.
상급 트림인 ‘LX’는 HID 헤드램프 및 헤드램프 각도 조절장치가 갖춰진다. 가솔린 ‘LX 최고급형’에 해당되는 구성이다. 그밖에 스포티한 시트와 D-컷 스티어링휠, 다양한 색상 선택이 가능한 계기판, 통풍 및 열선시트, 7개 에어백, 7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화려한 구성을 내세우고 있다.
내외관의 차이는 이 정도다. 때문에 바로 시승 프로그램에 들어가 티볼리 디젤을 만나봤다.
쌍용 측이 준비한 시승코스는 3가지다. 가장먼저 인제 서킷을 주행해본 후 주차장에 마련된 간이 짐카나 코스 주행, 마지막으로 일반도로주행을 달리도록 했다. 디젤모델이지만 스포츠주행에 초점을 맞춰 시승회를 운영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실제로 티볼리 디젤은 ‘드라이빙에 엣지를 더하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주행 부분을 설명하기에 앞서 미리 언급할 부분이 있다. 우리팀이 티볼리 가솔린을 테스트 했을 때 지적한 바 있는 스티어링 시스템의 셋업 완성도 부분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사실상 현대차도 같은 부분에 대해 헤매는 중이다. 아직까지 쌍용차에 너무 높은 완성도를 기대하긴 어려울 듯 싶다.
이렇게 미리 언급하는 이유는 3가지 코스 모두에서 스티어링 시스템의 낮은 완성도가 티볼리 디젤의 주행성능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티어링의 완성도를 제외한 티볼리 디젤 자체의 주행성만을 따져보기로 했다.
트랙 주행편
트랙에 접어들어 브레이크 반응을 체크한다. 초반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셋팅이다. 사실 트랙 주행시 이러한 브레이크 설정은 선호되지 않는다. 급격한 하중이동이 이뤄지며 차량의 거동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코너 진입 전에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보니 휠락이 걸리면서 차량이 기우뚱거린다. 제동 시스템 부분은 비례제어식으로 바꾸고 제동 밸런스를 조금 더 높이면 완성도가 높아질 듯 하다.
1.6 디젤엔진의 성능 자체는 무난한 편에 속한다. 토크가 30.6kg.m으로 경쟁력도 충분하다. 디젤 특유의 터보랙은 존재하지만 1.6리터급에서 느껴지는 보편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 다만 엔진회전수가 3천rpm을 넘어서면서 토크 하락이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rpm을 높여 끈기 있게 가속력을 이어가는 트랙 주행에 어울리지는 않다.
티볼리의 단단한 서스펜션은 트랙주행과 같이 한쪽으로 꾸준한 횡G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잘 버텨주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복합 코너 부분에 접어들면 빠르게 자세를 바로잡지 못하고 다소 허둥대는 모습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오버스펙으로 보이던 가솔린 모델의 셋업과 달리 디젤 모델에서는 어느 정도 궁합이 맞는다고 볼 수 있겠다.
변속기와 엔진의 매칭은 좋아진 듯 하다. 기존 가솔린 모델의 경우 엔진과 변속기가 마치 따로 노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디젤서는 조금 더 매끄러워진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동력 직결감도 무난하고 변속기의 반응 속도로 가솔린 대비 빨라진 인상을 보여준다. 참고로 수동모드로 조작해도 변속기 스스로 쉬프트 업을 진행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코너링 특성은 언더스티어가 기본이다. 하지만 트랙에서 한계가 너무 빨리 드러난다. 물론 소형 디젤 SUV로써 이 정도만해도 충분히 잘 달려준 것이라 볼 수 있다.
짐카나편
트랙 주행을 마치자 주차장에 마련된 짐카나 코스로 이동했다. 러버콘을 활용해 코스를 만든 것으로, 슬라럼과 8자 선회, 원선회, 급제동 코스 등 짧지만 재미있게 구성됐다.
이러한 짐카나와 같은 주행은 기본적으로 핸들링 성능이 뒷받침돼야 한다. 티볼리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다. 스티어링 응답성은 느리고 피드백 능력도 전무하게 느껴진다. 회두성도 떨어진다. 슬라럼과 같은 급선회 상황에서는 서스펜션의 거동도 불안정하게 느껴진다. 티볼리의 약점을 종합선물 세트로 확인할 수 있는 코스다.
쌍용측은 티볼리 디젤의 핸들링 성능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이와 같은 짐카나 코스를 준비했다. 참고로 쌍용 측은 자체 테스트한 결과를 바탕으로 티볼리 디젤의 핸들링 성능이 미니와 동급이라고 강조했다. 스티어링휠의 답력이나 묵직한 조작감이 미니와 비슷하긴 하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의 묵직함과 핸들링은 다른 개념이다.
스스로 전문기자를 표방하면서도 핸들링과 스티어링 답력의 차이를 모르는 업계 기자들도 많다. 대표적으로 '핸들링이 무겁다, 가볍다'와 같은 표현은 핸들링과 스티어링 휠의 답력 차이를 모른다는 얘기다.
일반 도로편
인제 스피디움을 나와 일반도로 체험에 나선다. 인제 서킷과 이어진 편도 1차선 도로를 짧게 주행하고 돌아오는 코스다. 와인딩 로드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데, 도로 통제 없이 10대 이상의 차량들이 줄지어 주행했기 때문에 속도는 60~80km/h 내외로 맞춰져 있었다.
우선 시동을 통해 아이들 소음과 진동 부분을 체크한다. 의외로 조용하다. 물론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지만 이정도 소음 진동은 가솔린 모델에서도 느껴졌던 부분이다. 쌍용측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티볼리 디젤의 소음과 진동은 골프 1.6 모델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한다. 또, 미니 혹은 BMW의 디젤엔진보다 정숙하다는 것도 강조하고 있다. 실질적 평가는 우리팀의 테스트 결과로 나오겠지만 소형차에 탑재된 디젤엔진임을 생각하면 꽤나 좋은 수준으로 느껴진다.
주행을 통해 느껴지는 엔진 반응. 상당히 부드럽다. 여느 디젤 모델들이 그렇듯 주행과 더불어 아이들 때 느껴지던 진동도 사라진다. 엔진 회전질감도 무난하다. 경쟁차 QM3의 경우 엔진 회전수가 4천rpm 부근까지 오르면 소음과 진동, 회전질감에 대한 변화의 폭이 컸었다. 회전질감서는 티볼리의 디젤 엔진이 앞서는 모습이다.
소형 SUV라 해도 여유로운 토크가 확보되는 만큼 일반주행서 편했다. 사실상 가솔린 모델은 주행시 답답함이 많았다. 0-100km/h 가속처럼 최대 능력을 끌어낼 경우는 덜하지만 일상서의 가속서 답답함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반면 가솔린 모델 대비 2배의 토크값을 가진 디젤은 언덕길은 물론 다양한 주행환경서 편안한 주행을 가능케 했다.
참고로 티볼리 디젤은 115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1.6 디젤엔진을 갖췄다. 현대차의 동급 엔진과 비교했을 때 17마력 낮은 수치다. 반면 토크가 발생하는 시점은 현대차(1,750rpm)보다 낮은 1,500rpm 부터 시작돼 2,500rpm까지 이어진다.
이와 같은 엔진특성은 일상주행 환경서 답답함 없는 주행이 가능케 한다. 70~80km/h의 속도로 주행하는 환경에서 엔진회전수는 1,500rpm 전후에서 맴돈다. 엔진회전수가 낮을 때 발생하는 특유의 떨림 증상도 느끼기 힘들다.
티볼리 디젤은 엔진회전수를 많이 높이지 않고도 부드럽고 여유로운 주행능력을 보였다. 여러가지 특성으로 본다면 빠른 달리기보다 도심 등 일반주행에 적합한 모습이다.
변속기는 아이신에서 제공받은 2세대 6단 자동변속기다. 쌍용차는 변속기 효율이 듀얼클러치 시스템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상황에 따라서 듀얼클러치 변속기보다 20~30% 빠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단다. 물론 제조사 측의 과장 섞인 의견이다.
물론 가솔린 모델대비 만족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듀얼클러치 변속기만큼 빠르지는 않다. 자동변속기 중에서 직결감과 반응속도가 좋은 편에 속한다고 해석하면 되겠다.
킥다운 스위치는 0.3초 이내에 다운시프트를 유도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킥다운시 즉각적인 반응이 나와 좋았다. 하지만 킥다운을 제외한 가속페달과 드로틀 간에 세련된 튜닝이 필요해 보인다.
브레이크는 전륜 298mm, 후륜 284mm 디스크가 사용된다. 소형차에 들어가는 것 치고는 꽤 큰 크기다. 초반에 민감하게 설정됐기 때문에 여성이 사용해도 쉽게 큰 제동력을 끌어낼 수 있다. 쌍용차 측은 티볼리 디젤의 제동성능이 BMW 118d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나저나 BMW가 흔해지다 보니 현대차나 쌍용차 모두 BMW를 걸고 넘어지는 듯 하다. 물론 쏘나타 보다 흔해진 5시리즈가 도로에 깔렸고 BMW의 가치가 예전만 못하다 해도 대중 브랜드들에게 치일 성능은 아니다.
약 15분 가량의 짧은 일반도로 주행에서 티볼리 디젤이 보여준 연비는 약 16.5km/L였다. 매우 느린 가감속과 오르막길도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일상서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다양한 주행환경서 비춰진 티볼리 디젤은 가솔린 모델보다 좋은 주행능력을 보였다. 가솔린 모델서의 아쉬움이던 엔진과 변속기 간의 매칭도 한층 좋아진 듯 하다. 반면 핸들링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민망한 스티어링 시스템은 여전한 오점이다. 아마도 최적화 된 캘리브레이션을 완성하기 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모른다. 하지만 현대차처럼 이 문제를 오래 끌지 않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토크, 연비, 디자인, 다양한 옵션 등 일반 소비자들을 유혹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들을 갖췄다는 것은 티볼리 디젤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
다만 가격 부분이 걸림돌이다. 티볼리 디젤의 가격은 TX는 2,045만원, VX는 2,285만원, LX는 2,495만원이다. 디젤 모델과 가솔린 모델의 옵션구성을 동일하게 맞춘 기준으로 놓고 보면 기본형 ‘TX’트림은 250만원, ‘VX’트림은 215만원, ‘LX’트림은 148만원 인상됐다고 볼 수 있다.
신개발 유로6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지만 그것은 제조사의 입장일 뿐 가격상승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또한 티볼리 디젤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 대에 선택할 수 있는 대안들도 많다. 일단 1,900만원 후반대에 아반떼 디젤 혹은 K3 디젤을 구입할 수 있다. i30 디젤, 신형 투싼, 크루즈 디젤은 2,2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중간트림이면 올란도도 생각해볼 수 있으며, 고급형인 LX 트림의 경우 LF 쏘나타 1.7 디젤의 엔트리급 트림과 동일한 가격을 갖고 있다. 동 가격대에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분명 티볼리 디젤은 가솔린 모델보다 좋아졌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도 높아졌다. 티볼리 디젤의 구매 가치에 대해서는 우리팀의 정식 테스트 이후 다소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할 듯 하다.
에피소드
효율성을 따져야 할 디젤 모델의 시승 행사를 왜 트랙에서 개최했는지 참가 전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실제 참가해보니 쌍용차의 전략을 읽을 수 있었다.
트랙 시승에 앞서 전문 드라이버가 기자들을 태우고 트랙을 도는 택시 드라이브가 먼저 진행됐다. 연석도 밟고 타이어가 내는 스키드음과 함께 티볼리 디젤이 질주하는 모습을 경험케 한 것이다.
이후 기자들의 시승 차례. 하지만 스스로 운전할 때의 모습은 중요치 않았다. 이미 전문드라이버가 운전하는 티볼리 디젤의 주행 모습을 기억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차의 포텐셜과 드라이버의 능력을 명확히 구분하는 기자들은 소수에 불과했을 듯 싶다.
결과는 어땠을까? 상당수 기자들이 티볼리 디젤의 성능이 대단하다는 찬사를 보냈다. 쌍용차의 작전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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