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쉐보레, 2016 캡티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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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란?
제조사가 사전 정해 놓은 코스를 달리는 행사로 자동차의 특성 및 장단점을 파악하기엔 한계가 따른다. 이번 캡티바의 미디어 시승회도 40~50분 정도의 시승 시간만 주어졌다. 때문에 다양한 조건의 도로를 달리며 쓰여지는 정식 시승기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오토뷰는 이처럼 짧은 시승을 통해 작성되는 컨텐트를 시승기가 아닌 체험기라 부른다.
한국지엠이 2016년형 캡티바를 출시했다. 캡티바의 원형 모델은 2006년 6월에 출시된 윈스톰이다. 그리고 약간의 변화를 더해가며 현시점에 와있다. 또한 3개월만 지나면 딱 10년을 채우게 된다. 캡티바는 여러가지로 놀림을 받는 모델이다. 과연 이번 변화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 수 있을까?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해 먼저 캡티바를 만나봤다.
한국지엠 측은 이번 모델에 페이스리프트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변화된 시점을 기준으로 본다면 2번째 페이스리프트에 해당한다.
디자인의 변화는 전면부에 집중된다. 한국지엠측은 이를 모던한 하이테크 이미지라고 강조한다. 먼저 그릴 디자인이 쉐보레의 최신 형식으로 변경됐다. 그릴 중앙에 위치했던 엠블럼도 윗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헤드램프는 새로운 프로젝션 타입으로 변경되고 LED 포지셔닝 램프가 추가됐다. 이외에 안개등 주위도 보다 스포티하게 다듬었다. 헤드램프의 변화 때문인지 차량이 자꾸 하늘을 쳐다보는 듯 해 보인다.
측면부는 새로운 디자인의 휠로 변경된 정도. 후면부는 리어램프 그래픽과 범퍼 디자인이 변경됐다. 머플러는 사각형에서 원형으로, 양 측면에 위치한 것에서 한쪽으로 옮겨졌다. 머플러는 기존 것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사실 캡티바에게 필요했던 것은 외적인 디자인보다 인테리어의 변화였다. 2000년대 초반 모델에서나 볼법했던 디자인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실망감을 줬다. 또한 일부 패널이 저렴해 보이는 문제도 있었다. 이것이 캡티바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이기도 했다.
차량에 탑승했을 때의 첫인상이 나쁘지 않다. 한층 세련된 센터페시아가 뭔가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하다. 부분별로 살펴보면 7인치 모니터와 쉐보레 마이링크, 애플 카플레이 기능이 더해졌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탑재는 지저분하게 방치됐던 각종 버튼들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각 버튼들이 크게 디자인돼 사용이 편하며 차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스티어링휠 디자인도 달라졌다. 사실 기존 것은 초기형 윈스톰과 다르지 않았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별도의 수납공간과 파워 아울렛, USB 포트 등으로 채워진다. 센터페시아 및 기어레버 주변에는 하이브로시 블랙 패널이 사용된다. 이 소재는 보기 좋지만 오염에 약한 편이다.
공조장치에는 공기청정기능이 갖춰져 있다. 에어컨도 듀얼-존 오토로 구성된다. 기존모델에서 지적했던 온도변화에 따른 A/C 작동 유무가 자동방식으로 개선됐다. LOW로 온도를 설정해도 A/C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의미 없는 바람만 나왔었다.
또 무엇이 있을까? 특별히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도어패널은 여전히 저렴하고 시트는 통풍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계기판 디자인이 조금 달라졌다. 기존 촘촘하게 표기하던 것들을 시원스럽게 보이도록 한 것이 차이점이다. 중간 부분의 디스플레이 패널에 한글이 더해졌다. 물론 크기도 작고 컬러도 지원하지 않는다.
키동키의 디자인도 똑같다. 시동을 걸기 위해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레버를 잡아 돌려야 한다는 점도 바뀌지 않았다. 풀옵션 모델임에도 조수석 시트는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변화는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뒷좌석의 변화는 없다. 여전히 2열 승객을 위한 에어벤트는 없다. 공간적인 부분의 아쉬움은 없다는 점이 다행이랄까? 3열시트는 의외의 공간을 갖는다. 이 급의 SUV로써 3열시트는 구색 맞추기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성인이 앉아도 의외로 넓은 공간을 갖는다. 물론 레그룸의 한계는 있지만 키가 180cm를 넘어도 최소한의 무릎공간은 남아있었다.
뭔가 바뀐 듯 바뀌지 않은 듯한 캡티바의 또 다른 변화 포인트는 파워트레인이다. 유로6 대응 오펠 디젤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것이다. 엔진에 SCR 방식의 후처리 장치가 추가된 것과 출력변화만 제외하면 사실상 말리부 디젤의 파워트레인과 동일한 구성이다. 참고로 2016 캡티바는 170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시동 레버를 돌려 시동을 걸면 평범한 디젤 SUV의 감각이 전달된다. 아이들 상태의 진동은 크게 전달되지는 않는 수준이다. 가솔린과 비교될 정도는 아니지만 진동 부분은 꽤나 잘 정리했다. 단, 소음 부분은 조금 더 조용했으면 좋겠다.
주행을 시작하며 가속페달을 밟는다. 그리고 순간 당황했다. 가속페달의 답력이 너무나 가벼웠기 때문이다. 두꺼운 구두를 신었던 것도 아니고 일반 운동화를 신었는데 페달의 무게감이 미미하다 느껴졌다. 반면 브레이크 페달 답력은 다소 무거운 편에 속한다.
때문에 가감속이 잦은 시내서 운행하며 페달을 조작할 때 조금의 피로감이 쌓일 수도 있다. 가속을 할 때는 약하게, 정지하기 위해 강하게 밟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운전자들이 아쉬움을 토로할 가능성이 있다.
필드에서 차를 다루는 오토뷰 로드테스트팀이 2015년형 캡티바를 시승하며 엔진의 회전질감을 칭찬했던 일이 있다. 6기통 디젤과 견주어도 부족함 없는 수준일 정도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하지만 2016 캡티바에게 그런 칭찬은 하기 힘들겠다. 그냥 일반적인 4기통 디젤이 됐기 때문이다. 엔진 회전수 증가에 따른 거친 느낌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길들이기가 덜 되었기 때문일까? 동일한 하드웨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RPM 구간의 ECM 캘리브레이션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 같다.
반대로 저회전 영역에서 굼뜨던 반응이 개선됐다. 초기 반응이 빨라지니 차선변경이나 추월이 편해졌다.
170마력과 40.8kg.m의 토크는 기존 모델과 비교해 7마력 높아졌고 토크 변화는 없다. 물론 체감상 변화도 사실상 없다. 우리팀의 0-100km/h 가속 테스트 결과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참고로 기존모델의 경우 10.9초를 기록했다.
수치적으로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지엠측은 캡티바의 엔진 출력과 토크가 메르세데스-벤츠 2.1리터 디젤과 동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참고로 벤츠는 2.1리터 디젤을 대체할 신형 2.0리터 엔진을 공개한 상태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묵직하게 속도를 올려나간다. 토크감이나 마력감이 인상적인 수준까지는 아니다. 차량의 무게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물론 가속성능만을 바라보고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변속기는 Gen II에서 아이신 6단으로 변경됐다. 보다 컴팩트해지고 넓은 회전수의 락업(Lock up)을 통해 효율성이 개선됐다는 것이 한국지엠측의 설명이다. 우선 변속 속도는 평균보다 느리다. 변속 후 동력이 전달되기까지 시잔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속도보다는 부드러움과 내구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음을 알 수 있다.
변속기 특성은 앞서 말리부 디젤에서 언급한 내용과 동일하다. 주행 중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기어단수를 잘 내리지 않으려 한다. 물론 빠르게 깊게 밟으면 킥다운이 작동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캡티바에는 스포츠모드를 마련했다. 버튼을 누르면 엔진 회전수를 높게 사용하고 기어단수도 잘 내려간다. 이외에 별다른 변화는 없다. 스티어링 답력 변화도 없다.
변속기의 속도 자체는 빠르지 않지만 똑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감속을 진행하면 자동으로 다운시프트를 진행해 엔진브레이크 활성화 및 재출발을 용이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 기능은 스포츠 모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작동한다.
스티어링 시스템은 유압식에서 랙 타입 EPS로 변경됐다. 기존 유압식보다 가벼워진 답력이 가장 먼저 느껴진다. 주행을 하며 불만을 느낄 부분도 없었다.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감각을 느끼기 충분하다. SUV 특성상 록-투-록 기준의 조작범위는 큰 편이다. 스티어링휠의 조작량이 많기에 일반 세단 대비 둔하다 느껴지지만 국내시장의 다른 경쟁사와는 비교 불허할 수준이다. 아니 비교를 했다는 것이 미안하다.
핸들링과 차체 거동도 만족스럽다. 앞서 캡티바의 많은 부분을 지적했지만 주행감각에서 만큼은 여전히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차체의 반응도 좋지만 전륜휠을 통해 전해지는 주행감각과 피드백까지 일품이다. 오래되긴 했다지만 차체의 완성도가 여전히 높다는 것.
서스펜션의 완성도 역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경쟁차와 달리 적당히 단단하면서 부드러움까지 추구한 모습이다. 유연함 속에서의 단단함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 싶다. 이를 통한 차체 거동도 최고수준이다. 쉐보레가 보유한 다수의 모델들이 그렇듯 눈에 보이는 편의장비 등은 부족해도 보이지 않는 본질적인 부분에서 만큼은 잘해내는 모습이 비춰진다. 고회전 영역서의 엔진 회전질감만 과거 수준으로 부드러워지면 좋겠다.
2016 캡티바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디자인만 살짝 바뀌고 구성이 아쉽지만 괜찮게 달리는 조금 비싼 SUV 정도랄까?
쉐보레 캡티바. 디자인과 실내가 조금 달라졌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을 확하고 잡아 끌 결정타를 찾기 어렵다. 통풍시트의 추가 정도가 그리 어려웠을까? 포르쉐처럼 레버를 돌려서 시동을 걸어야 하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일까? 가격도 소폭 올랐다. 여기에 퍼팩트 블랙 에디션까지… 와우!
지난해 우리팀은 2015년형 캡티바를 시승하며 적정 가격을 2,500만원 수준으로 제시했었다. 지금의 모델을 봐도 한국지엠이 제시한 가격보다 300만원 정도는 낮아져야 경쟁력이 살아날 것 같다.
물론 엔진과 미션 모두를 수입해 사용하며 페이스리프트에 맞춰 새로운 금형 비용도 추가됐을 것이다. 하지만 이해한다고 해도 가격이 높아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캡티바를 많이 팔기 위한 해법은 가격 정책의 변화에서 시작될 것이다.
한국지엠은 이번 미디어 행사를 통해 시장이 요구하는 차량을 내놔 고객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디 시장의 메시지가 국내 및 미국 본사의 경영진에게 전달되길 희망한다.
제조사가 사전 정해 놓은 코스를 달리는 행사로 자동차의 특성 및 장단점을 파악하기엔 한계가 따른다. 이번 캡티바의 미디어 시승회도 40~50분 정도의 시승 시간만 주어졌다. 때문에 다양한 조건의 도로를 달리며 쓰여지는 정식 시승기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오토뷰는 이처럼 짧은 시승을 통해 작성되는 컨텐트를 시승기가 아닌 체험기라 부른다.
한국지엠이 2016년형 캡티바를 출시했다. 캡티바의 원형 모델은 2006년 6월에 출시된 윈스톰이다. 그리고 약간의 변화를 더해가며 현시점에 와있다. 또한 3개월만 지나면 딱 10년을 채우게 된다. 캡티바는 여러가지로 놀림을 받는 모델이다. 과연 이번 변화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 수 있을까?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해 먼저 캡티바를 만나봤다.
한국지엠 측은 이번 모델에 페이스리프트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변화된 시점을 기준으로 본다면 2번째 페이스리프트에 해당한다.
디자인의 변화는 전면부에 집중된다. 한국지엠측은 이를 모던한 하이테크 이미지라고 강조한다. 먼저 그릴 디자인이 쉐보레의 최신 형식으로 변경됐다. 그릴 중앙에 위치했던 엠블럼도 윗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헤드램프는 새로운 프로젝션 타입으로 변경되고 LED 포지셔닝 램프가 추가됐다. 이외에 안개등 주위도 보다 스포티하게 다듬었다. 헤드램프의 변화 때문인지 차량이 자꾸 하늘을 쳐다보는 듯 해 보인다.
측면부는 새로운 디자인의 휠로 변경된 정도. 후면부는 리어램프 그래픽과 범퍼 디자인이 변경됐다. 머플러는 사각형에서 원형으로, 양 측면에 위치한 것에서 한쪽으로 옮겨졌다. 머플러는 기존 것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사실 캡티바에게 필요했던 것은 외적인 디자인보다 인테리어의 변화였다. 2000년대 초반 모델에서나 볼법했던 디자인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실망감을 줬다. 또한 일부 패널이 저렴해 보이는 문제도 있었다. 이것이 캡티바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이기도 했다.
차량에 탑승했을 때의 첫인상이 나쁘지 않다. 한층 세련된 센터페시아가 뭔가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하다. 부분별로 살펴보면 7인치 모니터와 쉐보레 마이링크, 애플 카플레이 기능이 더해졌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탑재는 지저분하게 방치됐던 각종 버튼들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각 버튼들이 크게 디자인돼 사용이 편하며 차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스티어링휠 디자인도 달라졌다. 사실 기존 것은 초기형 윈스톰과 다르지 않았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별도의 수납공간과 파워 아울렛, USB 포트 등으로 채워진다. 센터페시아 및 기어레버 주변에는 하이브로시 블랙 패널이 사용된다. 이 소재는 보기 좋지만 오염에 약한 편이다.
공조장치에는 공기청정기능이 갖춰져 있다. 에어컨도 듀얼-존 오토로 구성된다. 기존모델에서 지적했던 온도변화에 따른 A/C 작동 유무가 자동방식으로 개선됐다. LOW로 온도를 설정해도 A/C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의미 없는 바람만 나왔었다.
또 무엇이 있을까? 특별히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도어패널은 여전히 저렴하고 시트는 통풍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계기판 디자인이 조금 달라졌다. 기존 촘촘하게 표기하던 것들을 시원스럽게 보이도록 한 것이 차이점이다. 중간 부분의 디스플레이 패널에 한글이 더해졌다. 물론 크기도 작고 컬러도 지원하지 않는다.
키동키의 디자인도 똑같다. 시동을 걸기 위해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레버를 잡아 돌려야 한다는 점도 바뀌지 않았다. 풀옵션 모델임에도 조수석 시트는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변화는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뒷좌석의 변화는 없다. 여전히 2열 승객을 위한 에어벤트는 없다. 공간적인 부분의 아쉬움은 없다는 점이 다행이랄까? 3열시트는 의외의 공간을 갖는다. 이 급의 SUV로써 3열시트는 구색 맞추기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성인이 앉아도 의외로 넓은 공간을 갖는다. 물론 레그룸의 한계는 있지만 키가 180cm를 넘어도 최소한의 무릎공간은 남아있었다.
뭔가 바뀐 듯 바뀌지 않은 듯한 캡티바의 또 다른 변화 포인트는 파워트레인이다. 유로6 대응 오펠 디젤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것이다. 엔진에 SCR 방식의 후처리 장치가 추가된 것과 출력변화만 제외하면 사실상 말리부 디젤의 파워트레인과 동일한 구성이다. 참고로 2016 캡티바는 170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시동 레버를 돌려 시동을 걸면 평범한 디젤 SUV의 감각이 전달된다. 아이들 상태의 진동은 크게 전달되지는 않는 수준이다. 가솔린과 비교될 정도는 아니지만 진동 부분은 꽤나 잘 정리했다. 단, 소음 부분은 조금 더 조용했으면 좋겠다.
주행을 시작하며 가속페달을 밟는다. 그리고 순간 당황했다. 가속페달의 답력이 너무나 가벼웠기 때문이다. 두꺼운 구두를 신었던 것도 아니고 일반 운동화를 신었는데 페달의 무게감이 미미하다 느껴졌다. 반면 브레이크 페달 답력은 다소 무거운 편에 속한다.
때문에 가감속이 잦은 시내서 운행하며 페달을 조작할 때 조금의 피로감이 쌓일 수도 있다. 가속을 할 때는 약하게, 정지하기 위해 강하게 밟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운전자들이 아쉬움을 토로할 가능성이 있다.
필드에서 차를 다루는 오토뷰 로드테스트팀이 2015년형 캡티바를 시승하며 엔진의 회전질감을 칭찬했던 일이 있다. 6기통 디젤과 견주어도 부족함 없는 수준일 정도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하지만 2016 캡티바에게 그런 칭찬은 하기 힘들겠다. 그냥 일반적인 4기통 디젤이 됐기 때문이다. 엔진 회전수 증가에 따른 거친 느낌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길들이기가 덜 되었기 때문일까? 동일한 하드웨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RPM 구간의 ECM 캘리브레이션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 같다.
반대로 저회전 영역에서 굼뜨던 반응이 개선됐다. 초기 반응이 빨라지니 차선변경이나 추월이 편해졌다.
170마력과 40.8kg.m의 토크는 기존 모델과 비교해 7마력 높아졌고 토크 변화는 없다. 물론 체감상 변화도 사실상 없다. 우리팀의 0-100km/h 가속 테스트 결과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참고로 기존모델의 경우 10.9초를 기록했다.
수치적으로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지엠측은 캡티바의 엔진 출력과 토크가 메르세데스-벤츠 2.1리터 디젤과 동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참고로 벤츠는 2.1리터 디젤을 대체할 신형 2.0리터 엔진을 공개한 상태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묵직하게 속도를 올려나간다. 토크감이나 마력감이 인상적인 수준까지는 아니다. 차량의 무게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물론 가속성능만을 바라보고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변속기는 Gen II에서 아이신 6단으로 변경됐다. 보다 컴팩트해지고 넓은 회전수의 락업(Lock up)을 통해 효율성이 개선됐다는 것이 한국지엠측의 설명이다. 우선 변속 속도는 평균보다 느리다. 변속 후 동력이 전달되기까지 시잔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속도보다는 부드러움과 내구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음을 알 수 있다.
변속기 특성은 앞서 말리부 디젤에서 언급한 내용과 동일하다. 주행 중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기어단수를 잘 내리지 않으려 한다. 물론 빠르게 깊게 밟으면 킥다운이 작동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캡티바에는 스포츠모드를 마련했다. 버튼을 누르면 엔진 회전수를 높게 사용하고 기어단수도 잘 내려간다. 이외에 별다른 변화는 없다. 스티어링 답력 변화도 없다.
변속기의 속도 자체는 빠르지 않지만 똑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감속을 진행하면 자동으로 다운시프트를 진행해 엔진브레이크 활성화 및 재출발을 용이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 기능은 스포츠 모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작동한다.
스티어링 시스템은 유압식에서 랙 타입 EPS로 변경됐다. 기존 유압식보다 가벼워진 답력이 가장 먼저 느껴진다. 주행을 하며 불만을 느낄 부분도 없었다.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감각을 느끼기 충분하다. SUV 특성상 록-투-록 기준의 조작범위는 큰 편이다. 스티어링휠의 조작량이 많기에 일반 세단 대비 둔하다 느껴지지만 국내시장의 다른 경쟁사와는 비교 불허할 수준이다. 아니 비교를 했다는 것이 미안하다.
핸들링과 차체 거동도 만족스럽다. 앞서 캡티바의 많은 부분을 지적했지만 주행감각에서 만큼은 여전히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차체의 반응도 좋지만 전륜휠을 통해 전해지는 주행감각과 피드백까지 일품이다. 오래되긴 했다지만 차체의 완성도가 여전히 높다는 것.
서스펜션의 완성도 역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경쟁차와 달리 적당히 단단하면서 부드러움까지 추구한 모습이다. 유연함 속에서의 단단함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 싶다. 이를 통한 차체 거동도 최고수준이다. 쉐보레가 보유한 다수의 모델들이 그렇듯 눈에 보이는 편의장비 등은 부족해도 보이지 않는 본질적인 부분에서 만큼은 잘해내는 모습이 비춰진다. 고회전 영역서의 엔진 회전질감만 과거 수준으로 부드러워지면 좋겠다.
2016 캡티바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디자인만 살짝 바뀌고 구성이 아쉽지만 괜찮게 달리는 조금 비싼 SUV 정도랄까?
쉐보레 캡티바. 디자인과 실내가 조금 달라졌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을 확하고 잡아 끌 결정타를 찾기 어렵다. 통풍시트의 추가 정도가 그리 어려웠을까? 포르쉐처럼 레버를 돌려서 시동을 걸어야 하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일까? 가격도 소폭 올랐다. 여기에 퍼팩트 블랙 에디션까지… 와우!
지난해 우리팀은 2015년형 캡티바를 시승하며 적정 가격을 2,500만원 수준으로 제시했었다. 지금의 모델을 봐도 한국지엠이 제시한 가격보다 300만원 정도는 낮아져야 경쟁력이 살아날 것 같다.
물론 엔진과 미션 모두를 수입해 사용하며 페이스리프트에 맞춰 새로운 금형 비용도 추가됐을 것이다. 하지만 이해한다고 해도 가격이 높아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캡티바를 많이 팔기 위한 해법은 가격 정책의 변화에서 시작될 것이다.
한국지엠은 이번 미디어 행사를 통해 시장이 요구하는 차량을 내놔 고객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디 시장의 메시지가 국내 및 미국 본사의 경영진에게 전달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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