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르노삼성, SM6 1.6 TCe & 2.0 G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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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에게 미안한 말부터 꺼낸다. 국산 꼴찌 자동차 회사 르노삼성. 사실 르노삼성도 2015년 어려운 여건 속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 하지만 티볼리를 앞세운 쌍용차의 성장이 워낙 압도적이었다.
르노삼성이 SM6를 내놓으며 강조한 표현이 ‘권토중래(捲土重來)’다. 이처럼 SM6는 르노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모델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3위 제조사로 올라서겠다고도 밝혔다. ‘더 이상 현대 기아차가 만든 놀이터에서 놀지 않겠다’라고 언급할 정도의 자신감도 보였다.
SM6는 좋은 차일까? 르노삼성이 준비한 미디어 시승회에 참가해 조금 일찍 SM6를 만나봤다. 특히나 말많은 서스펜션과 가격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디자인은 좋다. 사진에서 보여진 이미지와 실모습도 같다. 컨셉트카가 그대로 양산된 것으로 보일 만큼 미래지향적이다. 존재감도 상당하다. 루프라인도 쿠페를 연상시키고 휠 디자인에서도 개성이 넘친다. 하지만 후면부를 스치듯 보면 LF 쏘나타가 떠오른다.
실내도 고급스럽다. 고급 가죽과 스티칭 장식도 멋지다. 센터페시아에는 8.4인치의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놓인다. 기어레버 아래 부분은 BMW i드라이브, 벤츠 커맨드 처럼 다이얼과 버튼으로 꾸며진다. 최근 동향인 엠비언트 라이트도 있다.
원형에 가까운 D-컷 스티어링휠도 저렴한 티를 벗었다. 부드러운 가죽으로 감싸 촉감도 좋아졌으며, 버튼 조작감도 고급스럽다. 단, 르노만의 독특한 인터페이스는 여전하다.
계기판에는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가 위치한다. 다양한 색상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내부 그래픽을 바꿀 수도 있다. 주행모드에 따라 에코 그래프를 보여주거나 출력(hp), 토크(Nm) 그래프가 나타나기도 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있다. 컬러는 물론 글씨도 깨끗하게 보인다. 하지만 보여주는 면적이 너무 작다. 때문에 주행 정보도 제한적으로 보이는 경향이 있다.
세로로 놓여진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존재감이 상당하다. 또한 화려하다. 720p 해상도의 그래픽인 만큼 아쉬움도 크지 않다. 다양한 애니메이션 효과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터치도 매끄럽고 버벅거리는 증상도 없었다. 햇빛이 강하게 들어오는 환경에서도 난반사는 심하지 않았다. 특히 시원하게 지도를 보여주는 내비게이션의 활용도가 좋았다. 이와 같은 디스플레이 패널은 여름에 선보여질 QM5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처음 접하는 소비자라면 어느 정도 공부가 필요하다. 스마트 기기의 특성상 메뉴 구성과 조작법이 일반적인 자동차들과 다르다. 물론 최근 대부분 소비자들이 스마트폰과 스마트 테블릿에 익숙해져 있어 조작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애플 카플레이나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가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확장성 부분서 한계가 오기 때문이다.
시트는 기본형모델부터 세미버킷 시트가 기본이다. 디자인도 몸을 잘 감싸줄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앉아보면 공간이 남는다. 넉넉함을 기반으로 편안함을 추구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안마 기능도 지원한다. 화려한 구성이다.
운전석은 높낮이의 이동 범위가 넓다. SM5와 달리 시트 높이를 낮게 설정할 수도 있다. 반면 조수석은 SM5처럼 높게 위치한다.
뒷좌석 공간도 넓다. 휠베이스가 SM7과 동일한 만큼 레그룸도 충분하다. 시트백도 몸을 감싸는 형태이기에 편하다. 시각적으로 쏘나타나 K5만큼 광활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 바른 자세로 앉아보니 머리가 살짝 닿는다. 키가 180cm 이상에 달하는 소비자라면 헤드룸에 대한 불만이 나올 수도 있겠다.
트렁크 공간은 넓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동급에서 가장 넓은 트렁크라고 한다. 내부 공간의 돌출부위도 잘 다듬었다. 커버를 들어올리면 스페어 타이어대신 깊은 수납함이 나타난다. 타이어 펑크 때는 보수키트를 이용한다.
이제 달려볼 차례다. 가는 동안에 1.6 터보 모델을, 오는 구간은 2.0 자연흡기 모델을 운전하게 됐다.
1.6리터 모델의 시동을 건다. 아이들링 소음이 기존 SM5 TCE보다 잘 억제된 듯 하다. 물론 실제 소음 수준은 향후 진행될 오토뷰의 로드테스트를 통해 확인될 것이다. 스티어링휠과 기어레버에서의 진동도 잘 억제됐다. 하지만 시트에서 미약하게 진동이 느껴진다. 이는 SM3와 SM5에서 동일하게 지적됐던 부분이다.
주행을 시작한다. 울컥거림이 사라졌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자동변속기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기존 6단 듀얼클러치대비 한층 높아진 완성도다. 가속페달을 급히 밟아도 변속기는 부드럽게 반응한다. 그만큼 속도는 소폭 희생됐다. 기존의 성격을 현대 기아차의 7단 DCT와 동일하게 바꾼 것이다. 분명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며, 그만큼 반길만하다.
주행모드는 5가지로 설정된다. 크게 스포츠 모드와 컴포트 모드로 구분된다. 여기에 에코, 일반, 개별 설정 모드까지 선택할 수 있다. 엔진, 변속기, 스티어링 성격이 변경되며, 가변댐핑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서스펜션 셋업도 달라진다.
재미있는 기능은 스포츠 모드로 설정했을 때 엔진 사운드를 인위적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엔진 자체가 아닌 스피커가 부각된다는 점이 재미있다. 이는 푸조 308 1.6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기능이다. 하지만 308 1.6처럼 완전히 바뀐 소리를 내지는 않는다. 엔진 소리가 조금 더 굵어지고 커진 정도다. 둔감한 사람은 이 기능이 작동했는지 모를 수도 있다. 소극적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국내 정서상 타협 가능한 부분이다.
승차감은 SM5보다 탄탄한 느낌이다. 서스펜션의 기본 성향 자체가 스포티해졌다는 것. 여기에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면 중형세단으로써 꽤나 단단한 승차감을 갖게 된다. 일부 요철구간을 지날 때 페이스리프트 이전 어코드의 승차감이 떠오른다. 반면 컴포트 모드를 설정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푹신한 승차감이 전달된다. 서스펜션의 변화는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변화 폭이 크다.
고속 구간에 접어들어 최대 가속을 끌어내본다. 짧은 구간이지만 시속 180km도 쉽게 도달한다. 엔진 출력은 190마력으로 동일하지만 최대토크는 24.5kg.m에서 26.5kg.m로 높아졌다. 0-100km/h 가속성능도 7.7초를 기록한다고 하는데 실제 측정 결과가 궁금해진다.
고속 안정성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말리부와 함께 SM6가 국산 중형 세단의 평균 고속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SM6의 출시로 인해 쏘나타와 K5는 다시금 고속 안전성이 부족한 차가 됐다.
짧은 와인딩 구간에 접어든다. 이러한 코스를 준비한 르노삼성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참고로 주행안전장치는 SM5처럼 끄는 기능은 없다.
스티어링휠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상당하다. 반응도 직관적이며, 주행모드를 변경함에 따른 스티어링 답력 변화에서도 어색함이 없다. 현대차의 MDPS, 쌍용 티볼리처럼 답력만 무거워지는 것과 비교 할 수준이 아니다.
스티어링휠을 조작할 때 차량의 프론트 액슬이 빠르게 반응한다. 말리부가 묵직하지만 정직하게 반응한다면 SM6는 민첩한 성격이다. 프랑스차 느낌이 물씬 나는 부분이다. 르노삼성은 SM6의 스티어링 시스템이 TRW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저가형으로 분류되는 현대모비스 시스템과 다르다는 것을 은연중에 강조한 것이다. 참고로 TRW는 보쉬와 더불어 고급형 제품군에 속한다.
SM6의 서스펜션은 바디롤 억제에도 도움을 준다. 코너에서 차량이 쏠리는가 싶다가도 이내 단단하게 지지해 낸다. 짧은 코너를 지났을 뿐이지만 서스펜션에 대한 경쟁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스트로크가 긴 편이지만 댐퍼가 탄력적으로 받아주는 성격이다.
토션빔이나 AM링크냐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잘 조율했냐는 것이다. 르노삼성의 AM링크는 현대 기아차의 경쟁모델의 완성도를 뛰어넘는다. 이들의 경우 서스펜션이 단단하기는 하지만 다양한 노면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반면 SM6는 승차감과 성능 모두를 만족시키는 모습이다. 무작정 토션빔이 나쁜 서스펜션일까? 똑똑한 소비자는 눈에 보이는 스펙을 따지기보다 완성도 높은 쪽을 선택할 것이다. 참고로 르노삼성측이 현장에 AM링크 구조를 전시했는데 토션빔 구조에서 크게 벗어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유럽형 탈리스만에 있는 4륜 조향 시스템(4WS)의 부재는 아쉽다. 와인딩로드를 달리다 보니 후륜의 추종성이 소폭 부족하다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는 SM6가 차체 크기에 비해 긴 휠베이스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럽형 모델에 4WS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약간의 아쉬움이다. 또한 이미 SM6는 현대 기아차 경쟁모델의 핸들링을 능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우리팀 패널들의 테스트 결과가 궁금해 진다.
차체 강성도 좋다. SM5와 비교하면 상당한 발전이다. 물론 동급 경쟁모델을 확실하게 앞설 정도는 아니다. 쏘나타나 말리부도 좋은 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경쟁모델보다 강성에서 부족하지 않으면서 가볍다는 점이다. 주행에서도 느껴지는 대목이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어떠한 충격도 전달도 없이 부드럽게 작동하는 모습이다. 스포츠 모드에서도 마찬가지다. 동력 전달감각 면에서도 부족하지 않지만 속도는 조금 더 빨랐으면 좋겠다. 참고로 수동모드에서 엔진회전수에 따라 자동으로 쉬프트업을 하는 타입이다.
고속도로에 올라 SM6의 다양한 편의 및 안전장비를 시험해본다. 차선을 넘어서려 하자 경고음을 울린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경고음은 아니다. 마치 라디오 주파수를 잘못 맞출 때 나오는 소리 같다고나 할까? 익숙치 않고 독특한 경고음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다소 아쉬웠다. 차간거리 설정을 통해 가감속은 가능하다. 하지만 정차와 재출발은 지원하지 않는다. 또한 주행속도가 시속 50km 미만으로 하락하면 자동으로 크루즈 컨트롤이 해제됐다. 저속 환경까지 배려해 달라면 욕심일까?
다음 시승차는 2.0리터 가솔린 모델이다. 동급에서 유일하게 2.0 모델에도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장착된다. 엔진은 르노 닛산의 신제품이다. 신형 엔진이 르노삼성 자동차에 최초로 탑재됐다는 점은 의미가 남다르다. 그만큼 탈리스만과 SM6가 중요하다는 뜻일 게다.
엔진은 150마력과 20.6kg.m의 토크를 낸다. 신개발 엔진이지만 수치적으로 크게 와닿지 않는다. 분명 ‘숫자뽑기’서는 현대 기아차가 잘하고 있다.
진동부분은 1.6 터보 모델 대비 한층 억제된 모습이다. 소음 진동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2.0리터 모델을 구입하라 조언하고 싶다. 주행감각도 한층 부드럽다. 1.6 터보 모델에 들렸던 터빈 및 과급 소리도 없다.
가속페달을 밟아 힘을 끌어내보니 생각 이상으로 잘나간다. 특히 5천rpm 이후부터 밀어주는 느낌이 좋다. 수치적으로는 부족하지만 체감상 150마력을 넘어서는 느낌이다. 엔진과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조합도 좋다. 여기에 동급 경쟁모델보다 무게도 가볍다. 0-100km/h 기록도 9.8초란다. 향후 단독 시승을 통해 확인되겠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동급 국산 모델 중 가장 빠른 가속이 된다.
일반적인 주행 때의 느낌이 고급스럽다. 조용함 속의 부드러운 승차감이 좋았다. 또한 각종 편의장비는 SM6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요소다.
자동주차 시스템을 활성화시킨다. 한번에 빈 공간을 찾아낸다. 일부 모델처럼 탐색을 못하거나 차량 가까이 접근해야만 인식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인식률이 좋고 평행주차와 직각주차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활용도도 높아 보인다. 주차 못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두 차량 모두 타이어는 245mm급의 금호 마제스티 솔루스가 장착됐다. 노면 소음이 상당히 잘 억제됐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사이드월도 적당히 탄탄하기 때문에 승차감과 성능을 겸비한 설정이다. 본격적인 테스트가 진행되면 알 수 있겠지만 타이어의 궁합이 상당히 좋게 느껴진다.
시승을 마치고 계기판을 살펴보자 연료 게이지가 벌써 1/5 이상 내려왔다. 연비는 우리팀에서 정식으로 측정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보다 연료탱크가 다소 작지 않나 싶다. SM6의 연료탱크 용량은 51리터. 아반떼가 50리터임을 생각하면 준중형급 용량이다. 르노삼성의 강점인 연비는 높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연료 게이지가 빨리 내려간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느낄지 궁금해진다.
짧지만 강렬했다. 르노삼성이 정말 좋은 차를 내놨기 때문이다. 이정도 완성도면 권토중래를 외칠만 하다.
지난번 K5 시승 때 실망한 우리 스텝에게 추천하기 위해 SM6의 가격표를 살펴본다.
어라? 1.6 TCe 시승차 정도 구성을 갖추려면 차 값이 3,585만원이나 한다. 2.0 모델을 살펴보니 3,557만원이다. 몇 번이고 계산기를 다시 두드려봤지만 맞는 가격이다.
SM6의 표기가격은 상당히 공격적이다. 2.0 모델의 경우 SE, LE, RE 트림 모두 SM5와 크게 차이나지 않을 정도다. 일부 트림은 쏘나타나 K5, 말리부보다 저렴할 정도다. 하지만 여기에는 첨단 안전장비도, 썬루프도, 8.7인치 내비게이션, 13개 스피커도 없다. 쏘나타나 K5라면 중간 트림에도 있는 매직 트렁크(자동 오픈기능)는 오직 RE 트림에만 있다.
왜 18인치 휠을 추가하기 위해 열선 스티어링휠, 하이패스가 묶인 옵션을 선택해야 할까? 왜 액티브 댐핑 컨트롤 장비는 ‘럭셔리 스타일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LED 헤드램프, 19인치 휠, 코너링 안개등과 묶였을까? 결국 르노삼성이 내세운 제대로 된 SM6를 구입하려면 최소 3천만원의 예산을 갖춰야 한다.
차량의 완성도만 따져보면 현 국산 중형세단 중 최고다. 쏘나타와 K5와는 기본기에서, 현행 말리부와는 구성적인 면에서 급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신형 말리부가 변수이긴 하다. 하지만 분명 정말 재미있는 차가 나왔다. 또한 좋은 내용이건 나쁜 내용이건 당분간 소비자들 입에 자주 오르내릴 것이다.
짧은 시승 만으로 SM6의 모든 것을 읽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팀의 정식 로드테스트에서도 패널들의 좋은 평가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어쨌든 오토뷰의 정식 로드테스트를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르노삼성이 SM6를 내놓으며 강조한 표현이 ‘권토중래(捲土重來)’다. 이처럼 SM6는 르노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모델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3위 제조사로 올라서겠다고도 밝혔다. ‘더 이상 현대 기아차가 만든 놀이터에서 놀지 않겠다’라고 언급할 정도의 자신감도 보였다.
SM6는 좋은 차일까? 르노삼성이 준비한 미디어 시승회에 참가해 조금 일찍 SM6를 만나봤다. 특히나 말많은 서스펜션과 가격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디자인은 좋다. 사진에서 보여진 이미지와 실모습도 같다. 컨셉트카가 그대로 양산된 것으로 보일 만큼 미래지향적이다. 존재감도 상당하다. 루프라인도 쿠페를 연상시키고 휠 디자인에서도 개성이 넘친다. 하지만 후면부를 스치듯 보면 LF 쏘나타가 떠오른다.
실내도 고급스럽다. 고급 가죽과 스티칭 장식도 멋지다. 센터페시아에는 8.4인치의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놓인다. 기어레버 아래 부분은 BMW i드라이브, 벤츠 커맨드 처럼 다이얼과 버튼으로 꾸며진다. 최근 동향인 엠비언트 라이트도 있다.
원형에 가까운 D-컷 스티어링휠도 저렴한 티를 벗었다. 부드러운 가죽으로 감싸 촉감도 좋아졌으며, 버튼 조작감도 고급스럽다. 단, 르노만의 독특한 인터페이스는 여전하다.
계기판에는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가 위치한다. 다양한 색상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내부 그래픽을 바꿀 수도 있다. 주행모드에 따라 에코 그래프를 보여주거나 출력(hp), 토크(Nm) 그래프가 나타나기도 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있다. 컬러는 물론 글씨도 깨끗하게 보인다. 하지만 보여주는 면적이 너무 작다. 때문에 주행 정보도 제한적으로 보이는 경향이 있다.
세로로 놓여진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존재감이 상당하다. 또한 화려하다. 720p 해상도의 그래픽인 만큼 아쉬움도 크지 않다. 다양한 애니메이션 효과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터치도 매끄럽고 버벅거리는 증상도 없었다. 햇빛이 강하게 들어오는 환경에서도 난반사는 심하지 않았다. 특히 시원하게 지도를 보여주는 내비게이션의 활용도가 좋았다. 이와 같은 디스플레이 패널은 여름에 선보여질 QM5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처음 접하는 소비자라면 어느 정도 공부가 필요하다. 스마트 기기의 특성상 메뉴 구성과 조작법이 일반적인 자동차들과 다르다. 물론 최근 대부분 소비자들이 스마트폰과 스마트 테블릿에 익숙해져 있어 조작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애플 카플레이나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가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확장성 부분서 한계가 오기 때문이다.
시트는 기본형모델부터 세미버킷 시트가 기본이다. 디자인도 몸을 잘 감싸줄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앉아보면 공간이 남는다. 넉넉함을 기반으로 편안함을 추구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안마 기능도 지원한다. 화려한 구성이다.
운전석은 높낮이의 이동 범위가 넓다. SM5와 달리 시트 높이를 낮게 설정할 수도 있다. 반면 조수석은 SM5처럼 높게 위치한다.
뒷좌석 공간도 넓다. 휠베이스가 SM7과 동일한 만큼 레그룸도 충분하다. 시트백도 몸을 감싸는 형태이기에 편하다. 시각적으로 쏘나타나 K5만큼 광활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 바른 자세로 앉아보니 머리가 살짝 닿는다. 키가 180cm 이상에 달하는 소비자라면 헤드룸에 대한 불만이 나올 수도 있겠다.
트렁크 공간은 넓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동급에서 가장 넓은 트렁크라고 한다. 내부 공간의 돌출부위도 잘 다듬었다. 커버를 들어올리면 스페어 타이어대신 깊은 수납함이 나타난다. 타이어 펑크 때는 보수키트를 이용한다.
이제 달려볼 차례다. 가는 동안에 1.6 터보 모델을, 오는 구간은 2.0 자연흡기 모델을 운전하게 됐다.
1.6리터 모델의 시동을 건다. 아이들링 소음이 기존 SM5 TCE보다 잘 억제된 듯 하다. 물론 실제 소음 수준은 향후 진행될 오토뷰의 로드테스트를 통해 확인될 것이다. 스티어링휠과 기어레버에서의 진동도 잘 억제됐다. 하지만 시트에서 미약하게 진동이 느껴진다. 이는 SM3와 SM5에서 동일하게 지적됐던 부분이다.
주행을 시작한다. 울컥거림이 사라졌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자동변속기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기존 6단 듀얼클러치대비 한층 높아진 완성도다. 가속페달을 급히 밟아도 변속기는 부드럽게 반응한다. 그만큼 속도는 소폭 희생됐다. 기존의 성격을 현대 기아차의 7단 DCT와 동일하게 바꾼 것이다. 분명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며, 그만큼 반길만하다.
주행모드는 5가지로 설정된다. 크게 스포츠 모드와 컴포트 모드로 구분된다. 여기에 에코, 일반, 개별 설정 모드까지 선택할 수 있다. 엔진, 변속기, 스티어링 성격이 변경되며, 가변댐핑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서스펜션 셋업도 달라진다.
재미있는 기능은 스포츠 모드로 설정했을 때 엔진 사운드를 인위적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엔진 자체가 아닌 스피커가 부각된다는 점이 재미있다. 이는 푸조 308 1.6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기능이다. 하지만 308 1.6처럼 완전히 바뀐 소리를 내지는 않는다. 엔진 소리가 조금 더 굵어지고 커진 정도다. 둔감한 사람은 이 기능이 작동했는지 모를 수도 있다. 소극적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국내 정서상 타협 가능한 부분이다.
승차감은 SM5보다 탄탄한 느낌이다. 서스펜션의 기본 성향 자체가 스포티해졌다는 것. 여기에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면 중형세단으로써 꽤나 단단한 승차감을 갖게 된다. 일부 요철구간을 지날 때 페이스리프트 이전 어코드의 승차감이 떠오른다. 반면 컴포트 모드를 설정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푹신한 승차감이 전달된다. 서스펜션의 변화는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변화 폭이 크다.
고속 구간에 접어들어 최대 가속을 끌어내본다. 짧은 구간이지만 시속 180km도 쉽게 도달한다. 엔진 출력은 190마력으로 동일하지만 최대토크는 24.5kg.m에서 26.5kg.m로 높아졌다. 0-100km/h 가속성능도 7.7초를 기록한다고 하는데 실제 측정 결과가 궁금해진다.
고속 안정성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말리부와 함께 SM6가 국산 중형 세단의 평균 고속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SM6의 출시로 인해 쏘나타와 K5는 다시금 고속 안전성이 부족한 차가 됐다.
짧은 와인딩 구간에 접어든다. 이러한 코스를 준비한 르노삼성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참고로 주행안전장치는 SM5처럼 끄는 기능은 없다.
스티어링휠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상당하다. 반응도 직관적이며, 주행모드를 변경함에 따른 스티어링 답력 변화에서도 어색함이 없다. 현대차의 MDPS, 쌍용 티볼리처럼 답력만 무거워지는 것과 비교 할 수준이 아니다.
스티어링휠을 조작할 때 차량의 프론트 액슬이 빠르게 반응한다. 말리부가 묵직하지만 정직하게 반응한다면 SM6는 민첩한 성격이다. 프랑스차 느낌이 물씬 나는 부분이다. 르노삼성은 SM6의 스티어링 시스템이 TRW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저가형으로 분류되는 현대모비스 시스템과 다르다는 것을 은연중에 강조한 것이다. 참고로 TRW는 보쉬와 더불어 고급형 제품군에 속한다.
SM6의 서스펜션은 바디롤 억제에도 도움을 준다. 코너에서 차량이 쏠리는가 싶다가도 이내 단단하게 지지해 낸다. 짧은 코너를 지났을 뿐이지만 서스펜션에 대한 경쟁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스트로크가 긴 편이지만 댐퍼가 탄력적으로 받아주는 성격이다.
토션빔이나 AM링크냐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잘 조율했냐는 것이다. 르노삼성의 AM링크는 현대 기아차의 경쟁모델의 완성도를 뛰어넘는다. 이들의 경우 서스펜션이 단단하기는 하지만 다양한 노면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반면 SM6는 승차감과 성능 모두를 만족시키는 모습이다. 무작정 토션빔이 나쁜 서스펜션일까? 똑똑한 소비자는 눈에 보이는 스펙을 따지기보다 완성도 높은 쪽을 선택할 것이다. 참고로 르노삼성측이 현장에 AM링크 구조를 전시했는데 토션빔 구조에서 크게 벗어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유럽형 탈리스만에 있는 4륜 조향 시스템(4WS)의 부재는 아쉽다. 와인딩로드를 달리다 보니 후륜의 추종성이 소폭 부족하다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는 SM6가 차체 크기에 비해 긴 휠베이스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럽형 모델에 4WS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약간의 아쉬움이다. 또한 이미 SM6는 현대 기아차 경쟁모델의 핸들링을 능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우리팀 패널들의 테스트 결과가 궁금해 진다.
차체 강성도 좋다. SM5와 비교하면 상당한 발전이다. 물론 동급 경쟁모델을 확실하게 앞설 정도는 아니다. 쏘나타나 말리부도 좋은 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경쟁모델보다 강성에서 부족하지 않으면서 가볍다는 점이다. 주행에서도 느껴지는 대목이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어떠한 충격도 전달도 없이 부드럽게 작동하는 모습이다. 스포츠 모드에서도 마찬가지다. 동력 전달감각 면에서도 부족하지 않지만 속도는 조금 더 빨랐으면 좋겠다. 참고로 수동모드에서 엔진회전수에 따라 자동으로 쉬프트업을 하는 타입이다.
고속도로에 올라 SM6의 다양한 편의 및 안전장비를 시험해본다. 차선을 넘어서려 하자 경고음을 울린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경고음은 아니다. 마치 라디오 주파수를 잘못 맞출 때 나오는 소리 같다고나 할까? 익숙치 않고 독특한 경고음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다소 아쉬웠다. 차간거리 설정을 통해 가감속은 가능하다. 하지만 정차와 재출발은 지원하지 않는다. 또한 주행속도가 시속 50km 미만으로 하락하면 자동으로 크루즈 컨트롤이 해제됐다. 저속 환경까지 배려해 달라면 욕심일까?
다음 시승차는 2.0리터 가솔린 모델이다. 동급에서 유일하게 2.0 모델에도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장착된다. 엔진은 르노 닛산의 신제품이다. 신형 엔진이 르노삼성 자동차에 최초로 탑재됐다는 점은 의미가 남다르다. 그만큼 탈리스만과 SM6가 중요하다는 뜻일 게다.
엔진은 150마력과 20.6kg.m의 토크를 낸다. 신개발 엔진이지만 수치적으로 크게 와닿지 않는다. 분명 ‘숫자뽑기’서는 현대 기아차가 잘하고 있다.
진동부분은 1.6 터보 모델 대비 한층 억제된 모습이다. 소음 진동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2.0리터 모델을 구입하라 조언하고 싶다. 주행감각도 한층 부드럽다. 1.6 터보 모델에 들렸던 터빈 및 과급 소리도 없다.
가속페달을 밟아 힘을 끌어내보니 생각 이상으로 잘나간다. 특히 5천rpm 이후부터 밀어주는 느낌이 좋다. 수치적으로는 부족하지만 체감상 150마력을 넘어서는 느낌이다. 엔진과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조합도 좋다. 여기에 동급 경쟁모델보다 무게도 가볍다. 0-100km/h 기록도 9.8초란다. 향후 단독 시승을 통해 확인되겠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동급 국산 모델 중 가장 빠른 가속이 된다.
일반적인 주행 때의 느낌이 고급스럽다. 조용함 속의 부드러운 승차감이 좋았다. 또한 각종 편의장비는 SM6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요소다.
자동주차 시스템을 활성화시킨다. 한번에 빈 공간을 찾아낸다. 일부 모델처럼 탐색을 못하거나 차량 가까이 접근해야만 인식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인식률이 좋고 평행주차와 직각주차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활용도도 높아 보인다. 주차 못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두 차량 모두 타이어는 245mm급의 금호 마제스티 솔루스가 장착됐다. 노면 소음이 상당히 잘 억제됐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사이드월도 적당히 탄탄하기 때문에 승차감과 성능을 겸비한 설정이다. 본격적인 테스트가 진행되면 알 수 있겠지만 타이어의 궁합이 상당히 좋게 느껴진다.
시승을 마치고 계기판을 살펴보자 연료 게이지가 벌써 1/5 이상 내려왔다. 연비는 우리팀에서 정식으로 측정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보다 연료탱크가 다소 작지 않나 싶다. SM6의 연료탱크 용량은 51리터. 아반떼가 50리터임을 생각하면 준중형급 용량이다. 르노삼성의 강점인 연비는 높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연료 게이지가 빨리 내려간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느낄지 궁금해진다.
짧지만 강렬했다. 르노삼성이 정말 좋은 차를 내놨기 때문이다. 이정도 완성도면 권토중래를 외칠만 하다.
지난번 K5 시승 때 실망한 우리 스텝에게 추천하기 위해 SM6의 가격표를 살펴본다.
어라? 1.6 TCe 시승차 정도 구성을 갖추려면 차 값이 3,585만원이나 한다. 2.0 모델을 살펴보니 3,557만원이다. 몇 번이고 계산기를 다시 두드려봤지만 맞는 가격이다.
SM6의 표기가격은 상당히 공격적이다. 2.0 모델의 경우 SE, LE, RE 트림 모두 SM5와 크게 차이나지 않을 정도다. 일부 트림은 쏘나타나 K5, 말리부보다 저렴할 정도다. 하지만 여기에는 첨단 안전장비도, 썬루프도, 8.7인치 내비게이션, 13개 스피커도 없다. 쏘나타나 K5라면 중간 트림에도 있는 매직 트렁크(자동 오픈기능)는 오직 RE 트림에만 있다.
왜 18인치 휠을 추가하기 위해 열선 스티어링휠, 하이패스가 묶인 옵션을 선택해야 할까? 왜 액티브 댐핑 컨트롤 장비는 ‘럭셔리 스타일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LED 헤드램프, 19인치 휠, 코너링 안개등과 묶였을까? 결국 르노삼성이 내세운 제대로 된 SM6를 구입하려면 최소 3천만원의 예산을 갖춰야 한다.
차량의 완성도만 따져보면 현 국산 중형세단 중 최고다. 쏘나타와 K5와는 기본기에서, 현행 말리부와는 구성적인 면에서 급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신형 말리부가 변수이긴 하다. 하지만 분명 정말 재미있는 차가 나왔다. 또한 좋은 내용이건 나쁜 내용이건 당분간 소비자들 입에 자주 오르내릴 것이다.
짧은 시승 만으로 SM6의 모든 것을 읽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팀의 정식 로드테스트에서도 패널들의 좋은 평가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어쨌든 오토뷰의 정식 로드테스트를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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