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같은 스트리트 크루저, 야마하 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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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M 게이지의 레드존을 찍으며 빠른 가속감을 원하는 라이더라면 다양한 모터사이클 카테고리 중 스포츠 바이크를 선택한다. 반면 가속력보다 편안한 포지션에서 나오는 여유로움과 박력 있는 출력 그리고 터프한 외관을 원한다면 아메리칸 크루저만 한 게 없다. 노출된 프레임과 커다란 엔진은 남성미를 물씬 품기고, 힘차게 달리는 말발굽 소리 같은 엔진 배기음으로 크루저만의 색이 뚜렷하다. 아메리칸 크루저 스타일은 모터사이클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일본 크루저의 부드러운 매력
아메리칸 크루저의 시발점은 미국의 지형적인 특성에서 시작됐다. 국내와 다르게 넓은 대지를 가졌고 도심 간 사이가 멀어 그에 걸맞은 간편한 이동 수단이 필요했다. 당시 비포장도로에 넓은 길이 많고 긴 직선 구간을 고려한 올드 스쿨 스타일 크루저가 탄생됐다. 이후 크루저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긴 시대를 지났음에도 퇴색하지 않고 오히려 그 시간만큼 수많은 애호가를 만들어 지금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942cc 공랭식 60도 빅 트윈 엔진
현재는 여러 나라의 브랜드에서 일상 도심 주행이나 중장거리 투어링 등 라이더의 활용 용도를 고려한 크루저가 존재한다. 그중 우리에게 친숙한 일본 4대 브랜드에서도 꾸준히 생산되고 있다. 일본 브랜드에서 생산된 크루저는 흔히 알고 있는 아메리칸 크루저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맛이 있다.
엔진 오른쪽에 배치된 에어크리너
야마하의 볼트는 도심은 물론 일상생활에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크루저다. 개발 단계부터 기존에 없던 새로운 크루저 장르 개척과 다양한 라이더의 접근성을 목표로 제작되었다.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바버 스타일을 지향했다. 기존 일본 크루저에서 느낄 수 없었던 젊은 디자인으로 기존의 30대 이상으로 구성된 라이더뿐 아니라 20대에게 주목받기 충분하다. 바버 스타일은 정통 크루저 스타일에서 화려함을 앞세운 튜닝 대신 간결한 파츠로 구성해 날렵한 외관과 차체 무게를 줄인 스타일이다. 줄어든 차체 무게는 크루저의 운동성을 높여주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슬림하지만 박력있는 바버 스타일
볼트는 자사 모델인 드랙스타950을 베이스로 제작됐다. 단지 외형적 디자인으론 전혀 눈치채기 힘들 정도로 다른 느낌이다. 바버 스타일로 재구성된 슬림한 차체로 더욱 부각되어 보이는 엔진과 타이어는 패션 스트리트 크루저로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 볼트의 디자인은 순수 또는 클린이라는 정확하게 정해진 키워드를 바탕으로 개발팀의 노력으로 완성됐다. 로우 앤 롱 와이드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만 거기에 슬림하고 콤팩트한 이미지를 더했다. 그로 인해 첫인상은 다소 거칠지만 다루기 쉬워 보인다는 이미지를 준다.
낮은 시트 높이로 발 착지성이 좋다.
로우 앤 롱 와이드 스타일답게 낮은 시트 높이를 가졌다. 착석한 상태로 두발은 편하게 지면에 닿는다. 시트는 푹신하고 잘 다듬어져 엉덩이를 안정감 있게 감싸준다. 핸들을 잡고 차체를 좌우로 움직여 보면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저 중심으로 설계된 이유로 느껴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발착지성이 좋아 거부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정차 중엔 다소 부담스럽지만 노면과 바이크 사이에서 존재하는 차체 중량으로 주행 중에는 라이더에게 향상된 안심감을 준다. 시승한 차량은 동승자 시트를 탈착하고 야마하에서 공식 수입된 드레스업 파츠로 리어 캐리어가 장착된 상태다. 순정상태의 동승자 시트는 운전자와 분리된 형태로 두툼하고 푹신하다.
LED 램프가 적용된 심플한 테일 라이트
크루저의 상징인 2기통 브이 트윈 엔진을 사용하지만 정교한 세팅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느낌이 인상적이다. 동일한 배기량을 기준으로 주행한다면 스로틀을 비틀 때마다 거친 느낌이 강한 아메리칸 크루저와 다르게 일본 크루저는 브이 트윈 엔진에서 느껴지는 진동은 유지하지만 새로운 장르를 주행하는 것처럼 부드럽다. 크루저 애호가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부분이지만 일본 크루저만의 특징이다. 그만큼 정교한 엔진 세팅과 기어비를 만들어낸 결과다. 주행 중 거친 맛은 조금 덜하지만 대신 차체 진동에서 발생되는 스트레스를 크게 줄여 준다.
드레스업 파츠로 장착 가능한 비키니 카울
고배기량 크루저는 중장거리와 시외 주행을 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저 중심 설계로 라이더에게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와 긴 차체 그리고 브이 트윈에서 나오는 높은 엔진 출력은 도심 주행에 불편함을 줄 수 있다. 사실상 무겁고 긴 차체는 국내 도로 사정상 자주 접하는 좌우 회전이나 좁은 길을 주행하기엔 부담스럽다. 하지만 도심에 유리한 스트리트 크루저는 다르다. 박력 있는 외관을 유지하고 짧아진 차체는 회전 반경도 줄이고 정통 크루즈보다 날렵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클린 앤 퓨어라는 키워드
바버 스타일을 살려주는 스포크 캐스팅 휠
볼트에 적용된 발판은 모두 고무로 마감 처리가 되어있어 빅 트윈 엔진에서 발생되는 진동이 감소시킨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키 박스는 크루저답게 스티어링 헤드 파이프 밑 프레임 위치한다. 계기반은 LCD가 적용된 작은 원형으로 주행 속도, 주행 거리, 시간 등 간단한 주요 정보를 볼 수 있다. 오른쪽 핸들에 위치한 셀렉트, 리셋 버튼을 활용해 계기반을 조작할 수 있다. 개발 당시 요즘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서 착안해 라이더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디지털 계기반을 선택했다. 또한 스모크 렌즈를 사용해 전원을 끈 상태에서 계기반 내부 사각 경계선이 보이지 않게 제작됐다.
발판은 고무로 마감처리가 되어 진동을 감소 시켜준다.
이런 디테일은 클린 앤 퓨어라는 개발 단계에서 선택한 키워드로 제작됐다. 복잡한 디자인이 아닌 원형이나 타원형 즉, 단순한 디자인을 사용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머플러, LED 테일 램프, 스탭 등 디자인을 자세히 보면 볼트를 구성하는 부품들은 그 주제에 맞춰 제작된 걸 알 수 있다. 연료 탱크 용량은 12리터로 역시 물방울 모양으로 간결하게 디자인되었다.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자 60도 빅 트윈 엔진이 만들어내는 박력 있는 진동을 느낄 수 있다.
볼트는 자사 아메리칸 크루저 드렉스타950에 사용된 942cc 공랭식 60도 빅 트윈 엔진을 사용한다. 즉, 외관은 다르지만 그동안 드렉스타950이 검증해온 신뢰성 있는 엔진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스로틀을 비틀어 보면 950cc 엔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숙한 소리를 들려준다. 하지만 막상 주행을 해보면 엔진 배기음과 다른 볼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중저속 영역에서 고르게 나오는 토크는 엔진 배기음에서 느낀 아쉬움을 달래주기 충분하다. 스로틀을 조금만 당겨도 빅 트윈에 나오는 부족함 없는 출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엔진에 적용된 단조 피스톤의 세라믹 도금 실린더 내벽은 열 분산을 높이고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
계기반 조작이 가능한 셀렉트/리셋 버튼
5단 기어 박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어 변속시 철컹 거리며 발생되는 기계음은 타는 재미에 흥분감을 더해준다. 넉넉한 토크 덕에 저속부터 빠르게 가속이 가능하다. RPM 게이지가 없어 실제 엔진 회전수를 확인할 수 없지만 각 단마다 높은 회전 영역까지 부담 없이 올라간다. 시승주행 동안 독특할 정도로 부드러운 토크 성능을 느낄 수 있었다. 심심하게 제작되었다기보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엔진 세팅과 기어비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ABS가 적용된 대형 웨이브 디스크 로터
1. ABS가 적용된 프론트 298mm 웨이브 디스크 로터 2. 마감 처리가 우수한 시트는 푹신하고 착석감이 좋다. 3. 혹시 모를 엔진의 고열로 발생되는 피해를 고려해 제작된 인테리어 4. 동승자 시트를 탈착하고 드레스업 파츠로 장착 가능한 리어 캐리어
볼트는 저속부터 여유로운 토크를 가지고 있지만 감속비가 큰 탓에 출발 후 부드러운 가속을 위해 1단에서 2단으로 다소 빠른 변속을 요한다. 5단은 항속 주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정도로 꾸준히 쌓아온 속도를 부드럽게 지속 시켜준다. 낮은 시트로 높아진 핸들 위치는 엉덩이에 체중이 실리는 크루저 포지션으로 중장거리 주행에도 편안한 주행을 만끽할 수 있다. 상체가 조금 숙여질 정도의 자세를 만드는 핸들과 시트의 높이와 간격으로 여유롭지만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강력한 제동력은 라이더에게 가속력 있는 주행 중 발생되는 불안감을 감소시켜준다. 볼트는 ABS가 적용된 전/후륜 298mm 웨이브 디스크 로터를 사용한다. 중량 244kg의 무게에도 믿을 만한 제동력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크루저는 차체 설계상 중량 밸런스를 후륜 쪽으로 밀집시켜 리어 브레이크에 중점을 둔다. 반면 볼트는 설계 단계부터 향상된 차체 제어를 위해 전륜 브레이크를 중심으로 제동성능이 나오도록 설계됐다.
박력있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 노출된 빅 트윈 엔진
전륜에 중점을 둔 제동성능은 후륜에 집중된 브레이크 성능의 크루저에 비해 당연히 높은 안전감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볼트의 리어 브레이크 역할에 의구심을 느낄 필요는 없다. 주행 중 급감속 이나 풀 브레이킹을 원하는 상황이 아니면 무거운 중량에도 전륜 브레이크 사용 없이 원하는 제동력을 발휘한다. 볼트는 야마하 크루저 카테고리에서 처음으로 ABS가 적용됐다. 개발 단계부터 목표였던 경쾌한 주행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세팅이 되어 제어 성능의 한계점에 다다랐을 때 브레이크 조작을 돕는 느낌이다.
준비되어 있는 다양한 드레스업 파츠
리어 서스펜션으로 장착된 듀얼 가스식 쇽 업소버
스트리트 크루저는 짧은 휠베이스로 정통 크루저에 비해 회전 반경을 줄여 민첩한 운동성능을 맛볼 수 있다. 볼트 역시 만족스러운 코너링 성능을 만들어 준다. 낮은 스텝 위치로 차체를 많이 눕힐 수 없지만 기분 좋게 와인딩을 누빌 수 있다. 무거운 중량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눕히고 일으키기 좋다. 엔진 탑재 위치를 가능한 낮추고 프론트 포크와 프레임을 연결해주는 언더 브라켓과 탑 브리지를 수차례 조정해 완성된 가벼운 핸들링이 만든 결과다. 스포츠 바이크만큼의 민첩한 움직임은 아니지만 여유롭게 코너링 라인을 그리며 공략할 수 있다.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는 LCD 계기반
장거리 시승 주행에도 한결같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푹신한 시트와 리어 서스펜션에 듀얼 가스식 쇽 업소버로 라이더가 주행 중 노면으로부터 느껴지는 충격을 최소화했다. 부드러운 엔진 토크 특성으로 다루기 쉽고, 자칫 시끄럽다고 느낄 수 있는 소음을 제거하기 위해 설계된 머플러는 정숙한 주행 환경을 만들어 장시간 라이딩에서 발생될 수 있는 스트레스 요소를 감소시켜주기 충분했다.
바버 스타일의 슬림하고 콤팩트한 차체에 비해 비대해 보이는 엔진으로 어느 장소에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또한 라이더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야마하에서 정식 수입되는 다양한 드레스업 파츠이 준비되어있다. 시승한 차량은 순정상태에서 비키니 카울, 리어 캐리어, 포크 부츠 커버가 장착한 상태로 간결하게 멋을 냈다. 이 밖에 백 레스트, 스포크 휠, 발판, 가죽 사이드 백 등 다양하게 자신만의 볼트를 구현할 수 있다.
볼트의 콤팩트한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새롭게 제작된 드라이브 벨트
새로운 장르를 목표로 제작된 볼트는 크루저 시장에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바버 스타일은 거창한 가죽 재킷과 장식을 신경 쓰지 않아도 간단한 남방셔츠 정도로도 멋을 부릴 수 있는 크루저다. 942cc 빅 트윈 엔진을 가지고 만든 콤팩트한 차체는 중량 244kg에도 도심에서도 쉽게 주행을 가능케 한다. 또한 넉넉한 배기량과 안락한 주행 성능은 도심뿐 아니라 중장거리 라이딩에도 라이더에게 만족을 주기 충분해 보인다. 볼트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크루저로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다. 심플하고 똑똑한 스트리트 크루저를 생각하는 라이더라면 권해주고 싶은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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