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BMW i3 120Ah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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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배터리 전기차 i3를 시승했다. 배터리 용량과 효율을 높여 1회 충전 항속거리를 208km에서 248km로 늘린 것이 포인트다. 2013년 데뷔 이후 3년마다 배터리의 용량을 늘려 온 i3는 배터리 전기차와 항속거리 연장형 전기차 등 두 가지가 있다. 오늘 시승하는 것은 배터리 전기차 버전이다. BMW i3 120Ah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BMW i3가 등장한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처음 i3를 출시하면서 BMW는 새로운 세상이 시작됐다고 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탄생 이후 130년 가량이 지났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여겨지며 인류의 삶을 통째로 바꿨다. 아무리 ‘경기 불황’을 외쳐도 통계상으로 인류의 삶은 진보했고 중산층은 늘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상황에 직면에 있다. 환경과 안전 문제 등으로 인해 자동차는 가장 비효율적인 도구로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커넥티비티와 자율주행차, 카셰어링, 전동화다. 그것을 메르세데스 벤츠는 C.A.S.E라고 정의했고 BMW는 D+ACES라고 하며 디자인이라는 요소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19세기 말에는 인류의 이동을 책임졌던 마차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몰렸으나 내연기관차가 그것을 해소 했었다.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차원의 온난화와 대기오염 문제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그것이 자동차만의 책임은 아니지만 자동차회사들은 가능한 모든 것을 시도해야 한다. 그것은 그들의 임무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은 빠른 속도로 전동화를 위한 투자를 하고 있고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BMW i3의 배터리 용량은 2013년 60Ah(22.6kWh), 2016년 94Ah(33kWh), 이번에 120Ah(37.9kWh)로 늘어났다. 축전 용량이 늘어난 만큼 1회 충전 거리도 늘었다. 초기 모델의 경우 160km(국내 기준)였던 것이 2016년에는 208km, 이번에는 248km로 늘었다.
항속거리 증가는 BMW i3만이 아니라 오늘날 등장하는 대부분의 배터리 전기차가 거의 비슷한 추세다. 한 가지 또 다른 점은 배터리 용량은 늘었지만 가격은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배터리 가격이 그만큼 낮아지고 있다는 얘기이다.
항속거리가 늘면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이 보조금에 의존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배터리 전기차는 예전과는 다른 속도로 판매가 늘고 있다. BMW그룹의 경우 2018 년 전동화차 판매대수가 2017년보다 38.4% 증가한 14만 2,617대였다. 2019년 말에는 누계 50만대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6년만에 50만대라면 연간 8~9만대 정도의 수준이다. 아직은 자동차회사의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BMW 전동화차의 최대시장은 유럽으로 2018년에는 전체 판매의 50%를 넘었다. 유럽지역에서의 7만 5,000대의 전동화차가 판매된 BMW의 시장 점유율은 16%. 독일에서는 전동화차의 비율이 20%에 달했다. 단일 국가로 가장 많이 팔린 시장은 미국으로 2만 5,000대가 판매됐다.
Exterior & Interior
여전히 차체의 재질은 중요한 이슈다. 차체 패널을 가능한 가볍게 해 배터리 무게로 인한 중량 증가를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i3의 패널은 CFRP(카본파이버 강화플라스틱)로 구성되어 있다. CFRP는 강도는 높지만 밀도는 강철의 1/5에 지나지 않는다. 중량도 강철보다는 50%, 알루미늄보다는 30% 가볍다. 심한 온도변화에도 형태 변화가 거의 없다. 포뮬러 원 머신을 통해 충격흡수력이 좋다는 것은 이미 입증되어 있다. 또한 내부식성이 강해 수명이 길다. 유지보수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경량화를 통해 에너지 소비를 크게 억제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 설계 측면에서는 맞춤형 부품 제작이 가능해 디자인 자유도가 높다. 설계 방식은 전통적인 접착방식과 중공 프로파일 방식, 하이브리드 방식 등이 있다.
BMW 브랜드의 다른 모델들이 그렇듯이 디테일의 변화로 진화를 표현하고 있다. 앞 얼굴에서는 방향지시등이 원형에서 직선으로 달라져 있다.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를 포함한 주간 주행등, 방향 지시등까지 모두 LED 램프가 적용됐다. 범퍼 주변의 그래픽도 크게 달라져 있다. 와이드한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i8이 그렇듯이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래지향적인 감각이 유지되고 있다. BMW가 처음 전동화차를 개발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측면에서는 B필러가 없이 도어가 앞뒤 반대 방향으로 열리는 것도 그대로다. 보닛에서 시작해 루프를 지나 후면까지 이어지는 블랙벨트는 A필러와 동일한 블랙 컬러와 크롬 루프라인으로 마감됐다. 뒤쪽에서는 U자형 LED 램프와 블랙컬러가 새롭다. 가운데 가로로 길게 배치된 크롬 액센트 레일도 추가됐다.
인테리어의 변화는 크지 않다. 통상적인 내연기관차와는 다른 레이아웃이다. 아이 패드를 연상시키는 두 개의 TFT 모니터가 기계가 아니라 전자장비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센터페시아 위의 디스플레이는 iDrive를 위한 것이다.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는 여전히 세일즈 포인트다. 아직은 이 기능을 우리사회의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17년에 내장재의 변화를 통해 질감을 높였다. 리어 시트 가운데 컵 홀더가 있는 것을 이번에 발견했다.
Powertrain & Impression
전기모터는 50kW 사양 그대로다. 최고출력 170ps, 최대토크 25.5kgm를 발휘한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축전 용량은 37.9kWh. 차체 중앙 시트 아래쪽에 수납되어 있다. 배터리 축전용량은 늘어났지만 부피는 그대로다. 당연히 차체의 무게 중심을 낮추는데 기여한다. 최고 회전수 14,000rpm인 전기모터와 파워 일렉트로닉스, 리튬 이온 배터리 등으로 구성된 시스템은 eDrive라고 불리며 BMW가 자체 개발 생산하고 있다.
1회 충전 항속거리는 한국시장에서는 248km이지만 유럽 기준으로는 300~359km에 달한다. 최고속도가 90km/h로 제한되고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는 에코 프로+ 모드로 달리면 300km 이상도 가능하다. 물론 배터리의 특성상 추운 겨울에는 효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 점을 감안해 운행 계획을 세울 필요는 있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 스포크 뒤에 위치한 레버상에 스타트 버튼이 있다. 그 끝 부분에 있는 기어 레버를 운전자쪽으로 돌리면 R, 차 앞쪽으로 돌리면 D모드다. 통상적인 변속기의 그것과는 다르지만 숙달하는데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다. 구동방식은 모터가 뒤에 있고 뒷바퀴를 구동하기 때문에 RR이다.
배터리 전기차가 그렇듯이 브레이크 에너지 회생 기능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빨리 떨어진다. 이런 감각은 조금은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물론 고속주행시에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코스팅(탄성)모드를 우선하고 저속시에는 브레이크 효과를 중시하는 모드로 전환된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정지가 가능하다는 점에 대해서 배터리 전기차를 사용하는 사람들로부터 좋지 않은 반응은 아직까지는 없는 것 같다. 0.16의 감속G만으로도 후미 제동등이 점등되기 때문에 후속 차량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6년 전 처음 만났을 때 여러가지 생경한 요소들이 호기심을 자극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일반 내연기관차와는 다른 요소들로 인해 여기저기 살펴 보게 된다. 주행성에 대한 느낌은 당시에는 미니와 비교했었다. 지금은 그보다는 전체적인 주행 질감에 대해 더 관심이 간다. BMW가 내 세우는 달리는 즐거움에서 어떤 특성이 있는지를 굳이 따지지 않고 주행을 하는 것도 시대의 변화를 말해 주는 내용이다.
엔진음이 없기 때문에 조용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이제는 많이 없어진 듯하다. 속도를 내면 노면 소음 등이 침입하며 가솔린 엔진보다 특별히 조용하다거나 하지는 않다.
그보다는 과거에 비해 항속거리가 늘어 시승 주행을 위해 장거리 운행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것이 우선 다가온다. 물론 주행 특성에 따라 계기판의 배터리 잔량 표시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계속 주시하게 된다. 달라진 점은 6년 전에 비해 배터리 충전소가 훨씬 많아졌다는 점이다.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충전소의 위치를 확인해 30~40 분 정도의 급속 충전을 통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물론 배터리의 특성상 급속 충전을 자주 하면 그만큼 수명이 단축된다. 가정에서 야간에 완속 충전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주거 환경상 아직은 아파트 등에 별도의 충전 시설을 설치한 곳이 많지 않다. 때문에 완속보다는 급속 충전에 의존하는 사용자가 더 많은 듯하다. 충전을 위해 충전소를 찾아야 하는 스트레스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항속거리가 늘었다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급가속을 하거나 하지 않게 된다는 점도 전동화차가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공통된 특징이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물론이고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은 전동화차의 고성능을 전면에 내 세우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BMW i8도 마찬가지이다.
ADAS장비로는 ACC가 있다. 차선 이탈 방지 장치는 없다. ACC는 특히 배터리 전기차에서는 고속도로 주행시 유용하다. 오른발을 지속적으로 같은 톤으로 밟고 있지 않아도 된다. 고속에서 코스팅 기능을 우선한다고 해도 통상적인 내연기관 수준의 코스팅 감각은 아니기 때문에 ACC로 일정한 속도를 맞추고 주행하면 더 편하다.
BMW는 처음 배터리 전기차를 출시할 때 어디까지나 주행거리가 한정된 대 도시의 탈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접근했었다. 지금도 그런 접근 자세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리튬과 코발트 등 원자재는 물론이고 기술적인 문제와, 사회 인프라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점이라면 경쟁 업체들보다 먼저 출발했다는 점이다. 그만큼의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을 것이고 그것은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의 강점이다.
주요제원 BMW i3 120Ah
크기
전장×전폭×전고 : 4,010mm×1,775mm×1,600mm
휠베이스 : 2,570mm
트레드 앞/뒤 : 1,571mm / 1,576mm
공차중량 : 1,300kg
트렁크 용량 :260~1,100리터
연료 탱크 용량 : ---
전기모터
배터리 축전용량 : 37.9kWh 리튬 이온
배터리 용량 : 120Ah
최고출력 : 125 kW(170ps)
최대토크 : 250Nm(25.5kgm)
전력소모 : 12.9kWh/100km
급속 충전 : DC타입 1 콤보 약 40분(BMW i월박스 약 4시간 내외)
완속 충전 : AC타입 1
변속기
형식 : 단단식 고정 AT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스트럿/5링크
브레이크 앞/뒤 : -
스티어링 : -
타이어 앞//뒤 : 155/70R/19//175/60R19
구동방식 : RR
성능
0-100km/h 가속성능 : 7.3초
최고속도 : 150km/h
최소회전반경 : 4.9미터
EV모드 최고속도 : 150km/h
1회 충전 항속 거리 : 248km
이산화탄소 배출량 : 0g/km.
시판가격
LUX : 6,000만원
SOL+ : 6,560만원
(정부보조금 900만원, 지자체 보조금 최대 1,000만원)
(작성일자 : 2019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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