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BMW다운 주행성, BMW 2세대 220d 그란쿠페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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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2세대 220d 그란쿠페를 시승했다. 해치백인 1시리즈를 베이스로 한 4도어 쿠페로 6시리즈부터 이어져 온 BMW 그란쿠페의 맛을 살린 소형 모델이다. 인테리어에서는 3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은 라이브 콕핏 프로페셔널을 채용하고 320d와 같은 엔진의 탑재 및 엑츄에이터 휠 슬립 제한장치의 채용으로 BMW다운 주행성을 살린 것이 포인트다. BMW 220d 럭셔리 라인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BMW의 앞바퀴 굴림방식 소형차 시리즈는 1시리즈와 2시리즈가 있다. 같은 모델인데 차체 타입에 따라 구분한 것이다. 1시리즈는 해치백이고 2시리즈는 쿠페부터 시작해 액티브 투어러, 그랜드 투어러, 카브리올레, 그리고 오늘 시승하는 그란쿠페가 있다. BMW 브랜드에서 쿠페는 2도어 모델을, 그란쿠페는 4도어 모델을 의미한다. 국내에는 그란쿠페와 액티브 투어러만 들어온다.
BMW 1시리즈는 2009년 국내에 상륙한 1세대 모델에서는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 해치백이었다. 2015년에 액티브투어러라는 모델부터 앞바퀴 굴림방식으로 전환했고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크로스오버 X1도 마찬가지의 길을 걸었다. 소형차에서 뒷바퀴 굴림방식은 실내 공간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오랜 세월 고집해왔던 것을 포기한 것이다. 물론 앞바퀴 굴림방식이 더 다루기 쉽다는 점에서 엔트리카를 찾는 유저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다.
어쨌거나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는 이 등급의 컴팩트 시리즈로 글로벌 시장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전체 판매의 35%가량을 이 세그먼트에서 올리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모델로 트림 다양화를 하는 양산 브랜드와 달리 소형차임에도 해치백부터 세단, 왜건형인 액티브투어러, 카브리올레까지 모두 라인업하고 있다. 다른 점이라면 메르세데스 벤츠가 A클래스에 세단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비해 BMW는 그란쿠페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사실은 4도어라는 점에서 두 모델은 같은 장르라고 할 수 있지만 두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성의 차이로 인해 차명도 스타일링도 다르다.
여기에서 이슈가 되는 것은 양산 브랜드들은 세단의 수난 시대를 맞아 라인업을 축소해 가고 있는 것과 달리 BMW를 비롯한 독일 프리미엄 3사는 끝없이 세단 베이스의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브랜드 파워가 있다. 오래전부터 이야기해 왔지만, 하수는 제품을 팔고 고수는 브랜드를 판다는 명제가 변함없이 적용되고 있다.
BMW의 라인업은 1시리즈부터 8시리즈까지 세단, X1부터 X7까지의 SUV, M, 전동화차 등에 이르기까지 크게 나누어 약 60개의 모델이 있다. 거기에 5시리즈 세단만 해도 80~90가지의 트림을 운용하고 있음으로 사용자로서는 “나만의 BMW”를 구매할 수 있다. 그것이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하는 세분화 전략의 핵이다.
2019년 중국 시장의 판매 감소로 대부분의 양산 브랜드들의 신차 판매가 줄었으나 독일 프리미엄 3사의 판매는 대부분 7~9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 판매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18년보다 1.3% 증가한 233만 9,562대, BMW는 2.0% 증가한 216만 8,516대, 아우디는 1.8% 증가한 184만 5,550대가 팔렸다.
반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는 BMW 13.1% 증가한 72만 3,680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서 메르세데스 벤츠가 6.2% 증가한 69만 3,443대. 아우디가 4.1% 증가한 69만 83대 등이 팔렸다. 고성능 모델 중 BMW의 M브랜드는 32.2% 증가한 13만 5,826대, 메르세데스 AMG는 11.8% 증가한 13만 2,136대가 팔려 역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같은 데이터를 통한 해석은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핵심은 브랜드 파워다. 그 브랜드 파워의 요소에 대해 성능과 헤리티지, 품질, 독창성, 혁신성, 프리미엄 마케팅이라고 정의해 왔는데 그것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로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포인트다. 양산 브랜드들의 세단에 대한 단종 소식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장 작은 세그먼트의 4도어 쿠페라는 모델은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Exterior
2시리즈 그란쿠페는 3세대 1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앞바퀴 굴림방식 플랫폼을 베이스로 개발됐다. A클래스 세단이 그렇듯이 BMW 만의 프로포션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가장 늦게 등장한 8시리즈 쿠페라든지 6시리즈 쿠페처럼 우아하다고 표현할만한 실루엣은 아니라는 점은 어쩔 수 없다.
BMW를 비롯한 독일 프리미엄 3사처럼 뚜렷한 디자인 아이콘이 있는 경우에 스타일링 디자인을 하는 입장에서는 훨씬 어려울 수도 있다. 독창성을 살리면서 시대를 리드하는 선과 면을 통한 신선함을 창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프리미엄 브랜드에 기대하는 수준이 있기 때문에 압박감은 더할 것이다.
앞 얼굴에서는 신세대 BMW 차량에 공통되는 키드니 그릴과 예의 4등 헤드램프가 중심이다. 그릴 좌우 헤드램프 쪽 각의 위치가 약간 아래로 내려가 있다. 이는 BMW 브랜드의 스포티 모델의 그릴이다. 7시리즈와 8시리즈가 그렇듯이 그릴 가운데로 차체 패널이 끼어들지 않고 좌우가 맞닿아 하나의 부품으로 됐다. 상위 모델과 달리 그 가운데 카메라 렌즈는 없다. 세로의 키드니 바 가운데 부분에 별도의 가느다란 라인을 추가한 것이 새롭다. 4등 LED 헤드램프는 렌즈가 가늘어졌고 기술적인 내용은 바뀌었어도 기본 컨셉은 달라지지 않았다.
범퍼 부분의 그래픽은 1시리즈 해치백과는 아주 다르다. 시승차는 럭셔리 라인으로 에어 인테이크 좌우의 에어 커튼의 프레임을 메탈트림으로하고 그 위로 검정색 안개등 프레임을 배치한 것이 상급 모델들과도 다른 점이다.
측면에서는 로 노즈 하이 데크라든지 롱 휠 베이스 숏 오버행의 공식과 호프마이스터킹 등의 아이콘 들이 만들어내는 BMW다움은 상급 모델과 다르지 않다. 다만 루프라인이 쿠페라이크한 것은 맞지만 상대적으로 노치 부분이 오히려 강조되어 보인다. 신세대 BMW 모델들이 그렇듯이 절제된 선과 면으로 단단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17인치 휠도 일조하고 있다. 도어는 다른 짝수 모델과 마찬가지로 프레임이 없는 타입이다.
뒤쪽에서도 L자형 컴비내이션 램프가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좌우로 더 길어졌다. 좌우에 에어 아웃렛을 배치한 것과 범퍼 아래 좌우 원형 배기 파이프 등은 스포티함을 위한 기법이다. 오늘날 등장하는 모델들은 배기 파이프의 형상을 디자인 요소로 사용하고 있는데 비해 시승차는 좌우 모두 실제 배기를 위한 것이다.
차체 크기는 해치백 1시리즈보다 전장이 207mm 길다.
Interior
인테리어는 풀 디지털화라는 신세대 BMW의 문법을 따르고 있다. 3시리즈의 축소판이라고 했던 1시리즈와 기본적으로 같다. 에어벤트는 가운데 두 개는 메탈 트림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비해 A필러 아래쪽의 경우는 플라스틱 소재다. 버튼과 스위치는 공조 시스템을 위한 것과 자주 사용하는 메모리 버튼 등 컨셉은 같지만, 훨씬 간결한 구성이다. 아래쪽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가 있는데 별도의 커버를 설계한 것이 눈길을 끈다. 고정식은 아니지만 급제동시 등 튕겨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와 계기판 모두 10.25인치로 상급 모델들보다 더 가깝게 배치되어 있는데 아래쪽으로 별도의 프레임으로 인해 오히려 구분되어 보인다. 라이브 콕핏 프로페셔널은 3시리즈부터 채용하기 시작한 OS 7.0 & Mixed Reality가 적용되어 있다. 계기판은 풀 디지털로 사용자의 요구에 최대한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속도계와 엔진회전계가 중심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것과 같지만 각각의 형상을 옆으로 길게 늘어트려 표시 공간을 확장해 사용자 각각의 설정할 수 있게 하고 있다. 9.2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있다. 무드 조명도 여섯 가지 색상으로 바꿀 수 있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도 1시리즈 및 3시리즈와 같다. 왼쪽 스포크는 주행장치, 오른쪽은 오디오를 위한 것이다.
실렉터 레버와 오른쪽에 있는 iDrive컨트롤러 패널도 신세대 BMW의 그것과 같다. 실렉터 레버 왼쪽에 나열된 버튼들은 주행을 위해 필요한 기능들을 모았다. iDrive는 2001년 처음 등장한 이래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이제는 BMW를 처음 접하는 사용자라도 별 불편 없이 익숙해질 수 있을 정도로 알기 쉽고 작동성도 좋다. 소프트웨어 플랫폼 프로세서의 속도도 비약적으로 빨라지고 있어 5G 통신이 완전히 사용 가능해진다면 인공지능까지 가세해 풀 디지털화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에는 듀얼 SIM 카드의 채용도 시작되고 있다. 그래도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를 비롯해 기존 30분 간격에서 3분 간격으로 업데이트되는 SK텔레콤의 T맵 교통 정보 등은 이 부문에서 빠른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여전히 BMW 인텔리전스 개인 비서 기능 중 음성 인식 기능 등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시트는 5인승. 앞 시트에서는 허벅지 지지대가 별도로 설계된 것이 도드라진다. 착좌감은 BMW이지만 시트 쿠션과 시트백은 타이트한 편이다. 통풍 시트가 없다는 점은 3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한국 시장에서는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리어 시트는 40 : 20 : 40 분할 접이식으로 시트를 젖히는 레버는 트렁크 좌우에 있다. 가운데 구동축이 없기는 하지만 넉넉하지는 않다. 무릎 공간은 2시리즈 쿠페보다는 33mm 더 길다. 머리 공간은 신장 170cm인 기자가 앉으면 머리가 천정에 닿는다.
트렁크는 적재용량 430ℓ로 3시리즈 세단이 480ℓ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소형차의 한계는 있지만, 플로어 커버를 들어 올리면 별도의 편평한 공간으로 활용성을 살리고자 한 흔적이 보인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1.5ℓ와 2.0ℓ 가솔린 터보(M235i), 2.0ℓ 디젤 한 가지. 시승차는 1,995cc 직렬 4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로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을 발휘한다. 320d를 통해 경험했던 엔진이다. 1시리즈에는 118d로 150마력 사양이 탑재된다.
변속기는 6단 MT를 기본으로 7단 DCT, 토크 컨버터 방식 8단 AT가 조합된다. 국내 사양에는 8단 AT가 조합됐다. DCT나 CVT가 아닌 토크 컨버터식을 채용한 것은 부드러운 작동감을 우선하기 위한 것이다.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이 있다. 구동 방식은 앞바퀴 굴림 방식.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1,400rpm. 레드존은 5,0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풀 가속을 하면 4,2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30km/h에서 2단, 60km/h에서 3단, 95km/h에서 4단, 130km/h에서 5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320d보다 기어 폭이 좁게 설정되어 있다. 기어박스가 3시리즈와는 다른 것 같다. 0~100km/h 가속 성능은 기존 7.5초로 6.9초인 320d보다 늦는 것도 그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링에서의 진동과 소음은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3시리즈에서도 그랬지만 모르고 탔을 경우에는 가솔린 엔진이라고 착각할 정도다. 발진은 여전히 두터운 토크감이 주도한다. 다른 점이라면 가속감에서 약간은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더 가벼운 차체인데 가속성능이 차이가 미세하지만 다르다. 엑셀러레이터의 응답성도 3시리즈보다는 덜 예민하다. 오른발의 미세한 조작감도 차이가 있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5링크 방식. 댐핑 스트로크는 길다.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들과 비교하면 분명히 길다. 물론 M 스포츠 서스펜션과 비교하면 분명히 차이가 난다. 동급 경쟁 브랜드들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다리 이음매를 타고 넘는 감각은 여전히 세련됐고 요철에 대해 불쾌한 느낌이 없다. 플랫 라이드 감각도 BMW답다.
록 투 록 2.6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뉴트럴에 가깝다. 해치백과 뚜렷이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거동이다. 상대적으로 좀 더 진중한 편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작은 차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고 있다. 헤어핀에서도 원심력이 크지 않고 뒷바퀴의 추종성도 충분하다.
이런 거동은 ARB(액츄에이터 휠 슬립 제한장치)의 효과로 인한 것이다. 1시리즈를 통해 선보인 이 기능은 ECU에서 직접 슬립 상황을 감지하고 다이나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를 통하지 않고 기존 대비 약 세 배의 속도로 신호를 직접 엔진에 전달하는 기능이다. 차량에 탑재된 첨단 기술과 연동해 앞바퀴 굴림방식차 특유의 언더스티어를 억제해 운전자가 의도하는 주행을 보다 충실히 수행해 준다.
ADAS 장비는 ACC는 없고 크루즈 컨트롤과 후진보조장치 등이 있다. 후진 보조 기능은 35km/h이하의 속도에서 50미터 이전의 경로 정보를 기록한다. 버튼을 누르고 실렉터 레버를 R에 위치하면 그 경로를 따라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되돌아간다. 이는 BMW가 코 파일럿이라고 부르는 운전지원 시스템에 속한다. 그래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후방 카메라를 주시할 필요는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그렇듯이 라인업을 늘리면 판매는 증가하겠지만 그만큼의 비용이 수반된다. 플랫폼과 부품을 공유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린다고 해도 마케팅 비용 등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이처럼 소형차의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은 시장이 있다고 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브랜드파워가 있기에 그 모든 것이 가능하겠지만.
주요제원 BMW 2세대 220d 그란쿠페 럭셔리 라인
크기
전장×전폭×전고 : 4526×1800×1420mm
휠 베이스 : 2670mm
트레드 앞/뒤 : ---mm
공차 중량 : ---kg
엔진
형식 : 1,995cc 직렬 4기통 DOHC 터보 디젤
최고출력 : 190ps / 4,000rpm,
최대토크 : 40.8kgm / 1,750 – 2,500 rpm
보어×스트로크 : 90×84 mm
연료탱크 용량 : ---리터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AT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5링크
브레이크 : 앞/뒤 V.디스크/V.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타이어 : 225/45 R17
구동방식 : 앞바퀴 굴림방식
성능
0-100km/h : 7.5초
최고속도 : 233km/h
복합연비 : 13.9km/ℓ (도심 12.1/고속도로 16.8)
이산화탄소 배출량 : 137g/km
트렁크 용량 : 430리터
시판가격
어드밴티지 : 4,490만원
럭셔리 라인 : 4,760만원
(작성 일자 2020년 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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