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다움'이 경쟁력, 메르세데스 벤츠 GLE 450 4매틱 시승기 |
컨텐츠 정보
- 225 조회
- 목록
본문
메르세데스 벤츠 GLE 부분 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상품성을 개선하고 내연기관 엔진에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한 것이 포인트다. 더 큰 SUV GLS가 있지만 한국의 조건에 맞는 대형 SUV로 분류해도 무방한 크기의 모델이다. 여전히 브랜드 특유의 독창성을 무기로 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GLE 450 4매틱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여전히 브랜드의 시대다. 특히 한국 시장은 그렇다. 21세기 초 사치품 시장의 40%를 일본이 장악했던 시대에서 지금은 50% 이상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글로벌 차원의 점유율에서 한국은 높지 않지만, 그 중간 어디쯤에 있다. 그 사이 한국의 소비자들도 다양성 시대로 옮겨왔지만 소위 말하는 ‘명품’에 대한 욕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메르세데스 벤츠 GLE는 20세기 말 SUV의 프리미엄화 시작을 알리는 모델이었다. 지금은 소형 세그먼트까지 파이를 키워 오늘날 SUV가 대세인 시대를 만들게 된 실마리였다.
오늘 시승하는 바로 그 프리미엄 SUV의 시조인 M클래스가 원조인 GLE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로써는 첫 번째로 SUV 본 고장인 미국 시장 공략을 목표로 개발된 모델이었다. 또 하나는 독일 메이커가 미국 현지 공장 건설을 통해 Made in Germany가 아닌 Made by Germany라는 개념을 표방한 첫 번째 모델이기도 했다.
이때부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비롯한 유럽차들의 미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됐다. 상대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일본차에 뒤져 있었던 것을 만회하고 현지 생산을 통해 더욱 적극적인 공략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과는 20세기 독일 3사의 연간 판매 대수가 60만 대에서 지금은 200~250만 대 수준까지 확대됐다. 미국 시장뿐만 아니라 중국과 왜건 시장이 강한 유럽 시장까지도 SUV와 크로스오버가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파이를 키우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중국 시장에서만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연간 판매 대수가 100만 대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21세기 초 세분화 전략까지 동원하며 고가 모델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만 해도 SUV에도 A클래스부터 G클래스까지 풀라인업을 갖추며 모든 세그먼트의 모델을 라인업하고 있다. 거기에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조합하면서 한 모델에 60~80개에 달하는 베리에이션을 구성하고 있다. 판매가 증가하면서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인 희소성을 잃지 않고 있는 배경이다.
게다가 지금은 전기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데도 강점을 보인다. 배터리를 탑재해야 하는 공간이 세단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어 크로스오버와 SUV의 위세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메르세데스 벤츠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써의 럭셔리성을 극단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세상이 변해도 메르세데스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terior & Interior
2019년 출시된 4세대 모델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정통 SUV로 분류되며 시각적으로는 대형을 방불케 한다. GLE 쿠페에 비해 휠 베이스가 60mm 긴 것도 기여한다.
언더 가드와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이 조합된 앞 얼굴은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그래픽에 변화를 주었다. 84개의 LED를 채용해 650미터 전방까지 비추어 주는 멀티빔 헤드램프는 두 개의 부메랑 램프에서 GLC에서 보았던 신세대 그래픽으로 바뀌었다.
측면에서는 변화가 없다. 뚜렷이 박스형 SUV임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등장하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SUV에는 대부분 사이드 스탭이 장착되어 있다. EQE SUV 시승기에서도 언급했지만, 시각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다. 기능적으로 오프로더를 상정한다면 걸리적거릴 수 있는 요소다. 사용자들이 선택할 문제다. 앞뒤 크기가 다른 타이어가 장착된 것도 그렇지만 그 자체만으로 위압감을 준다.
인테리어는 다기능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새로운 인테리어 트림 및 가죽 옵션,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에 적용된 크롬 송풍구 등이 적용됐다. 분위기만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은 질감이고 고급감이다.
두 개의 12.3인치 LCD 디스플레이창이 곡면형으로 배치된 것은 그대로다. 수평 기조의 대시보드도 여전히 간결하고 정리된 느낌이다. 포인트는 분명 디지털 콕핏인데 익숙한 느낌이라는 점이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 패드의 리모콘 버튼은 햅틱 스위치와 어울려 두 개의 디스플레이 창을 조절하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아이콘이다. 햅틱 버튼의 작동은 여전히 자연스럽고 정확하다. 센터 스택에는 기어 실렉터 대신 컵 홀더와 무선 충전 패드 등이 있는 수납공간과 그 뒤로 예의 커맨드 컨트롤 패널이 중심이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편의장비와 디지털 콕핏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래도 간결함이 강조되어 보이는 것은 선대 모델과의 상대적인 비교 때문일 것이다. 그것보다는 시트의 착좌감과 안정감, 그로 인한 안심감이 메르세데스임을 알 수 있게 한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우선은 2.0리터 디젤과 3.0리터 가솔린 엔진 두 가지가 수입된다. 후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도 추가된다. 여기에 쿠페와 AMG를 합하면 다섯 개 모델이 라인업된다. 시승차는 2,999cc 직렬 6기통 터보차저 가솔린은 최대 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00Nm을 발휘한다.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EQ부스트가 적용되어 있다. 2세대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에는 추가출력 15kW와 200Nm의 토크로 주행성 향상에 기여한다. 코스팅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운전하면 연비성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변속기는 9 G트로닉. 구동방식은 네 바퀴 굴림 방식.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400rpm. 레드존은 6,500rpm부터.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레드존 직전에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0km/h에서 2단, 85km/h에서 3단, 11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발진감이 부드럽다. 오늘날 기준으로 대 배기량 엔진의 특성이다. 내연기관 엔진의 성능은 지속적으로 증강되고 있다. 시승차도 출력 대비 중량이 6.40kg/ps로 SUV로서는 높은 수준이다. 350e가 12.86kg/PS 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작년 350e쿠페 시승시 가속시 부밍음이 조금 큰 느낌이었던데 비해 조용하다. 가속감은 충분하다. 여유동력이 느껴질 정도다. 그래도 0-100km/h 가속성능도 5.6초로 350e보다 더 빠르다.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오늘날 급가속 하는 운전자들은 거의 없다. 아니 급가속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더 옳은 시대다. 그렇게 소음과 배기가스를 내뿜으며 달리던 시대는 잊어야 한다. 분명히 운전자들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절대 수치가 높은 차량만을 선호하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은 에너지 절약이 최고의 재생 에너지라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운전의 즐거움을 찾는 포인트가 달라야 한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쿠페보다는 길다. 사이드 스탭에서 알 수 있듯이 오프로더보다는 도심형을 상정한 주행성에 비중을 두었다. 코너링과 헤어핀에서의 롤 각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어지간한 속도에서는 무게 중심이 높은 차라는 것이 체감되지는 않다. 에어매틱 서스펜션은 주행 모드 선택을 통해 좀 더 적극적인 공략이 가능하게 해 준다.
록 투 록 2.8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과속을 하지 않는 한 타이어가 끌리거나 하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즉답식에 가깝다. 라인 추종석도 좋다. 그래도 SUV 라는 장르에서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액티브 차간거리 어시스트 디스트로닉이라고 칭하는 ACC는 그 민감도와 정확성에서 진화가 있다. 차로 중앙 유지 기능과 좌우 차선 이탈 방지 등에서 그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ACC(디스트로닉 +)를 ON 한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약 10초 후에 경고 메시지, 다시 10초 후에 경고음, 그리고 5초간 경고음과 메시지가 동시에 끈다. 그래도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으면 ‘비상 제동 기능이 작동 중’이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속도가 줄어든다.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다시 활성화된다. 아직은 레벨4 이상의 구현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아직은 내연기관의 시대다. 이제 전기차는 얼리 어답터들에게 대부분 전달됐다. 지금부터는 확장성의 시험이 들어가는 단계다. 점유율 22%인 유럽과 더 높은 중국은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사회적인 환경 때문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일본은 자동차회사들의 사고방식의 차이로 더 많은 기다림이 필요하다. 한국은 사회 전체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그래서 아직은 내연기관차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이야기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존재감이 강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앰비션 2039로 넷제로를 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은 GLE나 E클래스 등 부가가치가 높은 모델들이다.
주요제원 메르세데스 4세대 GLE 450 4매틱
크기
전장×전폭×전고 : 4,925×2,020×1,780mm,
휠 베이스는 2,995mm
트레드 앞/뒤 : ---mm
공차중량 : 2,435kg
트렁크 용량 : ---리터
연료 탱크 용량 : 65리터
엔진
형식 : 2,999cc 직렬 6기통 DOHC 트윈 터보 가솔린
최대출력 : 380ps/5,800~6,100rpm
최대토크 : 500Nm/1,200~4,000pm
압축비 : 9.8 :1
변속기
형식 : 9G트로닉
기어비 : 5.354/3.243/2.252/1.636/1.211/1/0.865/0.717/0.601/-/R1 4.798/R2 –
최종감속비 : 3.461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75/45R21//315/40R21
구동방식 : 네바퀴 굴림방식
성능
0→100km/h 가속 : 5.6초
최고속도 : 250km/h(스피드리미터)
최소회전반경 : ---m
연비 : 8.5km/리터(도심 7.7/고속도로 9.7)
이산화탄소 배출량 : 204g/km
시판가격
1억 3,300만원
(작성 일자 2023년 11월 4일)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