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 스포츠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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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를 시승했다. 스타일리쉬하면서도 실용성과 주행성을 갖춘 모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G70을 베이스로 2.0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10개의 에어백 탑재를 비롯해 현대차그룹의 ADAS 장비를 대부분 채용하고 있다.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 스포츠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슈팅 브레이크는 오래전 사냥용 운송 수단을 일컫는 이름이었다. 영국 귀족들의 사냥에 대한 열정이 탄생시킨 것이다. 영국에서 유래된 만큼 과거 애스턴 마틴과 재규어 등 초대 프리미엄 브랜드에도 존재했었다. 당시에도 선택된 사람만이 탈 수 있는 차로서의 존재감이 강했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19세기에 귀족들이 수렵을 즐겼기 때문에 도구와 사냥감을 실을 공간이 주어진 세단 + 알파의 자동차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21세기에 어울리게 진화해 태어난 이미지가 슈팅 브레이크다. 21세기 들어 슈팅 브레이크라는 용어를 먼저 사용한 것은 아우디로 2005년부터 컨셉트카를 선보인 것이 시작이었다.
자동차의 이론적 분류로는 왜건형이다. 왜건형은 투어링, 아반트, 브레이크 등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스테이션왜건이라는 클래식한 명칭도 있다. 스포츠 투어러라고도 표현하는데 역으로 말하면 세단도 왜건도, 쿠페도 아닌 그러면서 모든 요소가 섞여 있는 것이 슈팅 브레이크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성격의 한국산 모델로는 현대 브랜드의 i40가 있었다. YF쏘나타 시절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시장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하다는 점 때문에 세단인 YF 쏘나타는 미국시장 중심, 왜건형인 i40은 유럽 시장용으로 개발해 판매했었다. YF쏘나타는 역사상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며 세계 시장에서 현대 브랜드의 존재감을 크게 끌어 올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수행한 데 반해 i40은 상대적으로 시선을 끌지 못했다.
그런데 제네시스 브랜드로 G70 슈팅 브레이크가 등장했다. I40와 차체 타입은 같지만, 이번에는 슈팅 브레이크로 명명했다. 이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모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슈팅 브레이크는 근래 들어서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CLA와 CLS에 라인업하고 있으며 포르쉐 파나메라와 폭스바겐 아테온에도 슈팅 브레이크가 있다. BMW는 왜건형 모델에 투어링만을 고집하고 있고 슈팅 브레이크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세단 수난 시대에 제네시스가 슈팅 브레이크를 동원한 것은 자동차 선진국에서의 존재감 제고를 위한 것으로 읽힌다.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 이어 유럽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분화가 극단적으로 진행된 유럽 시장에서는 다양한 장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고가의 럭셔리 모델이 잘 팔리는, 무언가 다른 것을 찾는 한국 시장의 소비자들을 겨냥한 모델일 수도 있다.
그것은 전기차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시대임에도 프리미엄 브랜드로써의 자질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런 장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현대차와 기아가 하지 못했던 카브리올레, 즉 컨버터블에 대한 생각은 어떨지 궁금하다. 2011년 현대 i40의 시승기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11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Exterior & Interior
제네시스 브랜드는 G90에 처음 채용한 5각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GV80에서 시작한 쿼드램프로 표현하고 있는 ‘두 줄(Two Line)램프를 아이콘화하는 데 성공했다. 앞 얼굴에서 이 두 개의 중요한 요소의 디테일은 차종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전체적으로 제네시스라는 아이덴티티를 완성했고 그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슈팅 브레이크도 라디에이터 그릴의 좌우 윗부분이 상위 모델과 약간 다르다. 두 줄은 헤드램프 유닛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측면에서는 실루엣의 차이가 가장 크고 특히 플로팅 타입의 리어 스포일러가 도드라진다. 그런데도 전체적으로 간결하면서 과장되어 보이지 않는 분위기는 그대로다. 뒤쪽에서는 테일램프 일부가 트렁크 리드 안쪽까지 파고 들어간 것이 특이하다. 두 줄인데 그래픽이 약간 다른 것이 보인다. 그것이 시각적으로 방해가 되지는 않지만 두 줄의 아이콘화를 위해 변하지 않았으면 싶다. 배기 파이프는 트림에 따라 다른데 시승차는 좌우 타원형이다. 디자인으로써의 역할도 수행하는 디퓨저는 여전히 눈길을 끈다.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시승차는 다크 크롬 몰딩과 라디에이터 그릴 서라운드 몰딩, 다크 틴디드 크롬 메쉬 처리로 고성능 모델이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브렘보제 브레이크 캘리퍼와 전용 휠도 같은 맥락의 디테일로 디자인과 성능을 동시에 강조하는 포인트다.
인테리어의 레이아웃은 G70 그대로다. 디지털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아날로그 감각의 고급성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센터패시아 상단의 10.25인치 디스플레이창의 패널이 G80에서와 마찬가지로 좌우로 긴 형상이다.
12.3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은 HMI의 디지털화가 얼마나 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자기기의 특성이 그렇듯이 금세 익숙해져 신선한 맛이 오래가지는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의 화려한 그래픽이 옵션으로라도 남아있었으면 싶다. 차체 크기는 세단형과 다르지 않다.
익스테리어와 마찬가지로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시승차는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수법들이 다용되어 있다. 나파 가죽을 사용한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시트 부분에 붉은색 스티치를 사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메탈 트림의 재질을 대부분 알루미늄을 하고 있는 것도 G70이 데뷔했을 때부터 평가받았던 것들이다. 여전히 극단적으로 사치스러운 마무리다.
시트는 2년 전 G70 데뷔 당시에 평가했듯이 질감은 물론이고 착좌감이 경쟁 모델들보다 우위에 있다. 신장과 몸무게를 입력하면 체형에 맞는 시트 포지션을 제안하는 것도 좋다. 적재 용량은 G70 세단 대비 40% 커진 465리터의 공간으로 리어 시트를 접으면 1,535리터까지 확대된다. 플로어 아래에 배터리가 있지만 커버를 열 수는 없다.
Powertain & Impression
엔진은 3.3 터보가 있는 G70과는 달리 2.0 터보 가솔린 한 가지다. 1,998cc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차저로 최대출력 252(스포츠는 255)마력, 최대토크 36.0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현대 트랜시스제 8단 AT. 2019년형에서 3.3 스포츠에만 있던 에코 코스팅 기능을 전 모델에 기본으로 적용했다. 드라이브 모드는 다섯 가지로 G70에서 스포츠+(플러스)를 추가한 것 그대로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ESC등 전자제어 장치를 끄는 것으로 이는 기계적인 거동만으로도 자신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구동방식은 뒷바퀴 굴림방식을 기본으로 마그나제 전자식 4WD를 HTRAC이라는 표현했었으나 지금은 AWD로 바뀌었다. 시승차는 뒷바퀴 굴림방식.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00rpm. 3.3T가 1,400rpm인 것을 감안하면 2리터이지만 많이 낮아졌다. 레드존은 6,500rpm부터. 복합연비는 10.2km/리터, CO2배출량은 166g/km.
가속감이 G70의 3.3 T사양처럼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오늘날 세계적인 추세를 감안하면 D세그먼트에서 스포츠 세단의 성격을 살리는 것은 2.0리터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3.3리터 사양을 라인업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을 염두에 둔 것이다.
발진시의 반응은 매끄럽다. 걸림이 없다.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3.3T도 그랬기 때문이다. 그 지적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이 시대에 주행성에 대한 사고방식은 바뀌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부 제로백 등을 여전히 바이어스 포인트로 강조하는 이들이 있는데 시대적인 흐름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전기차의 과잉이라는 표현과 마찬가지로 내연기관에서도 합리적인 수준의 주행성을 추구하는 것이 옳다.
저회전에서부터 고회전까지 매끄럽게 돌아준다. 회전 상승감에서도 차이가 나지만 그렇다고 답답할 정도는 아니다. 변속 포인트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로 매칭은 좋다. 가속 페달의 응답성이 즉답식인 것은 분명한데 폭력적이거나 하지 않다는 점은 3.3 T와 같다. 이 시대에 등장하는 파워트레인들이 공통적으로 보여 주는 특성이다. 직분사와 터보차저의 상성은 더욱 숙성되어 타임래그를 체감할 수 없는 시대다.
소음은 G70 3.3T보다는 약간 크다. 엔진 자체의 소음은 충분히 억제되어 외부로부터의 차음 대책에서 차이가 있다. 사운드에서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가속 시 컴포트 모드와 스포츠 모드의 사운드가 다르기는 하지만 강렬하지는 않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배기음의 음색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뚜렷이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거의 같은 톤으로 첫 번째 벽을 돌파한다.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이 엔진의 위력을 실감한 바 있다. 특히 상급 모델보다 G70에서는 가공할만한 가속감을 실감했다. 0~100km/h 가속 성능이 기존 4.7초였는데 이번에도 데이터가 없다.
기아 스팅어가 처음으로 제로백 4.9초로 5초 벽을 넘었을 때만해도 대단한 것으로 평가됐었다. 한국산 세단도 5초 이하의 실력을 보이는 것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시승차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그런 수치는 아직까지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바이어스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G70보다는 약간 길다. G70 댐핑 스트로크가 짧다고 단적으로 표현했던 것은 기아 스팅어와 제네시스 G70 정도다. 그런데 슈팅 브레이크는 댐퍼의 세팅에 미세한 변화가 있다. 이 때문에 고속 주행에서는 차체가 더 안정적인 거동을 보이지만 와인딩 로드에서는 가끔 언더 스티어 현상을 보일 때도 있다. 전체적으로 노면의 요철에 대해서는 충실히 읽어 스티어링 휠과 엉덩이로 전달하는 감각은 다르지 않다.
록 투 록은 2.1회전. 스팅어는 2.4회전이다. 핸들링 특성은 G70과 약 언더에서 약 오버로 변했었는데 지금은 뒷바퀴 굴림방식의 전형이 또렷이 살아난다. 그래서 뒤에서 밀어붙이는 힘이 더 느껴진다. 이 부분은 BMW가 왜 뒷바퀴 굴림 방식을 고집했는지를 이해하면 G70의 거동을 받아들일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즉답식에 가깝다. 조타각과 거의 같은 감각으로 차체의 거동을 제어할 수 있다. 이제는 반 템포 늦게 반응한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수준이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우선 시트백 좌우의 지지대가 부풀어 오르며 반응한다. 코너링과 와인딩 로드에서 거동이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다. 플랫 라이드라는 표현을 이럴 때 사용한다. 어지간히 과격하게 다루지 않으면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지 않는 것도 안심감을 주는 데 기여한다. 앞뒤 타이어의 사이즈가 기본형은 같지만, 옵션으로 앞 225/40R19와 뒤 255/35R19를 선택할 수 있다. 그것이 주행성이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승차감이 좋다는 표현을 이제는 사용해도 된다. 의도적으로 헤어핀과 코너링에 도전해도 CP포인트를 지나면서도 원하는 만큼의 선을 유지하는 추종성을 보여 준다.
세단형과의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운전이 즐거운 것은 같다. G70가 BMW 3시리즈와 비교 대상인데 슈팅 브레이크는 메르세데스 벤츠 CLS와 비교해 볼 만하다.
ADAS는 1년 반 전에 시승했던 G70과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 그때 전방 충돌 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 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안전구간),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등 첨단 지능형 주행 안전 기술을 전 트림 기본 적용됐다.
차로 유지 보조장치는 G90과 마찬가지로 차체가 균형을 이루고 도로가 편평해 쏠리지 않는다면 경고하지 않고 진행한다. 차로 중앙을 유지하는 정도는 아주 좋다. ACC의 작동 방식에 미세한 변화가 있다. ON한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15초 후에 경고 메시지가 뜨고 다시 5초 후에 경고음이 추가된다. 그리고 다시 약 30여 초 후에 경고음이 빨라지며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이 해제된다. 기존에는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다시 활성화됐으나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이 부분은 자동차회사들이 여전히 다양한 시도를 하는 단계다.
제네시스는 2021년 9월, 2025년부터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만 판매한다고 선언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2035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런데 다시 새로운 내연기관 모델을 출시했다. G70을 베이스로 했다고 해도 개발과 생산, 그리고 마케팅에서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특히 세단 수난인 이 시대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슈팅 브레이크를 선보인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있을 수 있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세계정세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작금의 인플레이션 사태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인류는 아직 석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석유 패권은 생각보다 공고하다. 최대 산유국인 미국과 최대 시장인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서로 다른 탐욕이 세계 경제를 혼돈에 빠트리고 있다.
유럽이 2035년 내연기관차 금지법을 통과시켜 법제화 절차를 밟고 있지만 그것이 의도대로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전기차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그렇다면 슈팅 브레이크는 유럽 시장에서 통하는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해 G70처럼 전기차 버전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한국 시장의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움을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로 꼽을 수 있다.
주요제원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 2.0 T-G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85×1,850×1,400mm
휠베이스 : 2,835mm
트레드 앞/뒤 : 1,596/1,604mm (19인치 타이어)
공차중량 : 1,665kg
엔진
배기량 : 1,998cc
최고출력 : 252ps(스포츠 255마력)/6,200rpm
최대토크 : 36.0kgm/1,400~4,000rpm
변속기
형식 : 8단 AT
기어비 : ---
최종 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멀티링크 (5-Link)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솔리드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25/40ZR19/ 255/30ZR19
구동방식 : 뒷바퀴 굴림방식
성능
0→100km/h 가속 : ---초
연비 : 10.2km/ℓ(도심 9.1//고속도로 11.9)
이산화탄소 배출량 : 166g/km
시판가격
2.0 터보 : 4,390만 원
(작성 일자 2022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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