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2019 기아 K7 2.5 GD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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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K7의 부분 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내외장을 일신하고 새로운 엔진을 탑재했으며 디지털 클러스터를 채용하는 등 풀 모델체인지 수준의 변화가 포인트다. 갈수록 대형화되어가는 국내 시장에서 그랜저는 물론이고 수입차와의 경쟁을 고려한 차만들기가 보인다. 기아자동차 K7 2.5GDi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세기 자동차는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를 열어 인류의 번영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주기적인 모델체인지와 새로움 강조하는 마케팅까지 동원해 수요를 창출하며 인류의 삶을 통째로 바꿨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사람들은 같은 공장에서 같은 기술로 만들어낸 같은 자동차에 대해 점차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그것을 일찍이 감지한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21세기 들어 라인업과 장르의 세분화로 대응했다. 물론 커넥티비티 등 디지털화라는 새로운 무기도 동원했다. 그래서 경기 불황 속에서도 판매의 부침이 심하지 않다.
그러나 양산 브랜드들은 다르다. 비용 저감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세분화와 다양화가 쉽지 않다. 트림의 다양화로 대응해 일시적인 효과는 봤지만 시장의 변화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자동차왕국 미국의 디트로이트 메이커들은 세단 라인업을 축소하고 있다. 크라이슬러에는 300이라는 모델 하나밖에 없다.
그런데 현대기아차는 SUV 라인업도 늘리고 세단의 상품성도 강화하고 있다. 세단에서 엑센트와 프라이드 등 소형차는 국내 시장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지만 중대형차와 SUV에 대한 투자는 더 많이 하고 있다. 양산 브랜드인 현대기아차가 내놓는 신차들의 상품성은 놀라울 정도다. 커넥티비티와 디지털 장비도 프리미엄 브랜드 부럽지 않다. 브랜드 가치를 제외한다면 결코 뒤지지 않는 상품성으로 무장하고 있다.
그런 상품성을 표현하는 디자인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오늘날에는 세단과 SUV를 불문하고 독창성을 살려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자 하고 있다. 그래서 선이 날카로워지고 억양이 강해지며 지금까지 없었던 디테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양산 브랜드들 중 과격한 선을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현대 YF쏘나타였다. 당시에는 ‘사납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파격적인 앞 얼굴과 측면의 캐릭터 라인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 YF쏘나타는 한국과 미국시장에서 대대적인 히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렉서스와 토요타도 이런 날카로운 선을 사용하는데 동참했다. 혼다도 시빅을 시작으로 이런 흐름에 반응했다.
물론 그 반대도 있다. 폭스바겐은 여전히 정제된 선과 간결한 면으로 밸런스를 중시하는 스타일링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세대 변화를 하지만 사용자가 아니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컨셉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같은 자리에 세워 놓고 보면 분명히 다른 선과 면이 보인다.
지금 현대기아차의 라인업을 보면 이런 흐름에서 뚜렷한 방향성의 차별화가 보인다. 같은 그룹 내에서 나오는 모델이지만 다른 성격을 디자인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아반떼의 날카로운 헤드램프를 시작으로 다시 자극적인 선을 사용한 현대 브랜드는 8세대 쏘나타에서 또 다른 느낌의 선과 면의 사용으로 독창성을 만들어 냈다.
그에 비하면 기아자동차의 디자인은 정제된 선과 면을 바탕으로 균형잡힌 자세를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 디테일로 독창성을 살리고 있다. 이제는 음각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의 Z라인 등 기아의 아이콘을 만들어 가면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런 디자인의 차별화는 세분화와 다양화 시대의 강점이다.
Exterior & Interior
스타일링 익스테리어의 키는 음각 라디에이터 그릴의 대형화다. 타이거 노즈라고 하는 컨셉은 유지하면서 크기가 더 커졌다. 그로 인해 수직 바가 더 강조되어 보인다. BMW가 키드니 그릴의 크기를 키워 존재감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기본은 유지하면서 디테일로 진화를 표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방식이다. 그릴을 키울 수 있게 된 것은 LED램프의 채용으로 디자인의 자유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각종 센서의 장착으로 앞 오버행이 길어진 것도 새로운 변화다.
그릴과 연결된 헤드램프의 그래픽도 달라졌다. 그 안에 Z자 라인 LED주간 주행등이 안쪽으로 이동했다. 헤드램프와 안개등 등 디테일이 살아 숨쉬는 듯하다. 뒤쪽에서도 리어 컴비내이션의 그래픽이 달라져 있다. 좌우로 점선 형태로 연결된 라인이 눈길을 끈다. 자동차 디자인도 유행을 탄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부분이다.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Z라인이 엑센트로 활용되고 있다. 외장 컬러가 무채색뿐인 것은 아쉽다.
인테리어의 변화도 크다. 대시보드 전체의 레이아웃은 그대로이지만 센터 페시아의 에어벤트가 디스플레이창 아래로 내려갔다. 와이드 스크린을 채용하기 위한 것으로 이 역시 많은 차량들에서 보이는 것이다. 그릴의 대형화와 마찬가지로 기술이 디자인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계기판은 상급 모델은 풀 디지털이지만 시승차는 아날로그 방식을 기본으로 가운데 디스플레이창이 있다.
에어 벤트 오른쪽으로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라이팅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선과 면에 더해 빛이 자동차의 중요한 요소로 기능하고 있다. 이 역시 기술이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 아래 공조시스템 컨트롤 패널은 훨씬 간결해졌다. 버튼도 토글 타입으로 바뀌었다. 실렉터 레버도 바이 와이어에 의한 전자식 트랜스미션이지만 버튼 타입이 아니다. 더불어 우드와 크롬의 적절한 조합으로 고급감을 살리고 있다. 한 가지 운전석 시트의 럼버 서포트의 용량이 커졌다. 허리를 지지해 주는 느낌 차이가 뚜렷하다.
카투홈 및 홈투카 서비스도 새로운 기능이다. 기아의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UVO를 기반으로 차 안에서 가정의 전기장비를 제어할 수 있다. 물론 가정에서 자동차를 제어하는 것도 포함된다 빌트인 캠에 더해 내비게이션 자동 무선 업데이트도 된다.
여기에 음향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선정한 자연의 소리를 제공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기아차는 2013년에 오감 브랜딩을 시도한 적이 있다. 청각을 활용한 브랜드 송 ‘애드벤트 오브 더 기안즈(Advent of the Kians)’와 후각을 활용한 ‘기아 향(KIA Fragrance)’이 그것이다. 당시 기자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했었는데 이후 피드백에 관한 소식은 접하지 못했다. 몇 년 사이이지만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화된 지금의 시장에서 이런 감성 마케팅이 어떻게 받아 들여질지 궁금하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현대기아차 그룹 최초로 스마트스트림 2.5리터 GDi 2.5 가솔린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198마력(ps), 최대토크 25.3kgm를 발휘한다. 현대기아차도 최근 내연기관 엔진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이 엔진은 기통당 MPI(간접분사) 인젝터와 GDi(직접분사) 인젝터 두 종류의 연료분사 장치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중저속역과 고속역에서의 효율성 및 배기가스의 차이를 고려해 두 가지를 융합한 것이다.
변속기는 현대 트랜시스제 토크컨버터 방식 8단 AT. 복합연비가 11.9km/ℓ(17인치타이어 기준)로 배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존 2.4 가솔린 모델(11.2km/ℓ)보다 향상됐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700rpm 부근. 레드존은 6,5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4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0km/h에서 2단, 80km/h에서 3단,12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발진감은 무난하다. 최근 등장하는 현대기아차의 스마트스트림 엔진은 파워의 추출보다는 전체적인 밸런스를 중시하고 있다. 그 때문에 두터운 토크감에 익숙해졌거나 직분사 터보차저의 파워를 경험한 사용자들에게는 가속감과 엔진 사운드 부분에서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패밀리세단에 탑재된 엔진들은 거의 비슷한 흐름이다. 연비와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고 힘이 부족해 답답하거나 하지 않다. 에어컨을 계속 켜고 주행을 하는데도 큰 문제가 없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속도계의 바늘이 지긋이 올라간다. 최대토크 발생지점이 4,000rpm으로 디젤보다는 높다. 그래도 토크 밴드가 넓기 때문에 통상적인 주행에서 스트레스는 없다. 다만 풀 가속을 하면 저회전역에서 약간 굼뜬 느낌이 없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시승을 위한 주행에서 그렇다는 얘기이다. 이런 점이 불만이라면 3.0 람다보다는 차라리 2.2리터 디젤이 더 좋을 수 있다. 3.0 람다 가솔린과 2.2리터 디젤의 가격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충분히 가능한 선택이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길다. 노면의 요철은 거의 흡수하고 지나가는 타입이다. 기아차의 서스펜션 댐퍼 세팅이 과거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는 대목이다. 20세기 기아차는 단단한 하체가 특징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좋은 승차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었다. 그에 비하면 오늘날 기아차는 차체 강성의 향상으로 댐핑 스트로크를 상대적으로 길게 설정해도 거동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록 투 록 2.7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에 가깝다. 이론적으로는 언더 스티어가 나오는 것이 맞다. 하지만 오늘날 세단들의 자세 제어는 그런 이론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 헤어핀과 코너링에서의 거동도 충분히 안정적이다. 5미터에 육박하는 차체를 감안하면 준수하다. 전체적으로는 하체가 엔진을 앞선다.
ADAS장비도 이 시대 등장한 것들은 모두 채용하고 있다. 다른 점이라면 ACC나 차로 이탈 방지 장치를 ON 한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약 10초 후부터 경고 메시지와 경고음이 뜬다. 이후로는 차선을 밟았을 때만 경고 메시지와 음을 내며 원상 복귀한다. 기능이 해제되지는 않는다. 고속도로 안전구간 자동 감속에 이어 고속도로 곡선 구간 자동감속 기능이 추가됐다. 이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해 질 때 자율주행차가 코너를 어떻게 주파해 나갈지를 보여 주는 부분이다. 이것이 더 정확해지려면 지금 수준보다 훨씬 정밀도가 높은 디지털 맵이 필요하다. 우선은 그 정적 지도를 바탕으로 차 자체의 센서로 동적 지도를 생성하면서 주행하게 될 것이다.
K7는 수치상으로 전장이 4,995mm로 5미터가 안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형차다. 더불어 대형차가 갖추어야 할 품위를 표현하는 스타일링 디자인을 채용하고 있다. 거꾸로 말하면 수요층의 연령대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다만 한국시장에서는 전체적으로 대형차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젊은층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넘치는 세단의 홍수 속에서 기아만의 색깔을 만들고 그것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세일즈 포인트다.
주요제원 기아 K7 2.5GDi
크기
전장Ⅹ전폭Ⅹ전고 : 4,995Ⅹ1,870Ⅹ1,470mm
휠 베이스 : 2,855mm
트레드 : 1,602/1,610mm
공차 중량 : --- kg
엔진
형식 : 2,497cc 직렬 4기통 DOHC 가솔린
보어Ⅹ스트로크 : ---
압축비 : ---
최고출력 : 198ps/6,100rpm
최대토크 : 25.3kgm/4,000rpm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AT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 245/45R18
구동방식 : 앞바퀴 굴림방식
성능
0-100km/h : ---
최고속도 : ---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복합 11.9km/h(17인치 타이어) 고속 14.5/도심 10.3
이산화탄소 배출량 : 142g/km(17인치 타이어)
시판 가격
프레스티지 : 3,102만원(내비게이션 포함 3,190만원)
노블레스 : 3,367만원
(작성일자 : 2019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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