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2017 인피니티 QX60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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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QX90 2017년형을 시승했다. QX60은 고성능 SUV’, ‘Artistic Performance’, ‘아름다운 고성능’ 을 표방하는 인피니티 브랜드의 다른 모델들과는 성격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2016년 부분변경 모델에 이어 2017년형은 내외장을 일신하고 상품성을 개선한 것이 포인트다. 인피니티 QX60 3.5리터 V6 가솔린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닛산자동차와 인피니티 브랜드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디자인 수장 일본인 시로 나카무라가 물러나고 BMW출신의 캐나다인 카림 하비브가 영입되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일본 빅3는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전략에서 ‘저먼 엔지니어링(German Engineering)’을 추종하지 않고 독자적인 방향성을 보여 왔다. 그러나 닛산은 인피니티 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 이미 파란 눈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은 물론이고 판매책임자까지 미국인 등을 임명하는 등 독자적인 행보를 해 왔다.
그러면서도 닛산은 동양인으로서는 드물게 시로 나카무라라고 하는 걸출한 디자이너를 통해 브랜드의 독창성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시로 나카무라는 인피니티 브랜드의 억양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많은 시장에서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힘으로 인피니티와 닛산 브랜드의 판매대수는 꾸준한 상승세를 거듭했다.
시로 나카무라는 카를로스 곤이 1999년 이스즈에서 닛산으로 영입한 인물로, 당시 도산 위기에 처해 있던 닛산의 디자인을 재건한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크로스오버 장르의 흥행을 이끈 장본인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에는 닷선 브랜드의 디자인과 인피니티의 디자인을 주로 다뤄왔다. 그런 시로 나카무라가 물러난 자리에 닛산 브랜드는 인피니티의 알폰소 알바이자(Alfonso Albaisa)가, 인피니티 브랜드는 BMW의 카림 하비브(Karim Habib)가 책임을 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닛산자동차의 글로벌 전략과 맞물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닛산자동차의 위상이 빠른 속도로 강화되고 있다. 이제는 르노로부터 자본 수혈을 받았었던 때와는 다른 경쟁력을 갖추기에 이르렀다. 2016년 말 미쓰비시를 인수한 것도 그런 힘을 보여 준 것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판매 상황을 보면 닛산의 현재를 알 수 있다. 2015년 기준 르노 그룹이 280만 1,592대, 닛산자동차가 542만 1,804대, 인피니티 21만 5,250대 등이었다. 그룹 전체 852만 8,887대에 미쓰비시의 2015년 실적을 더해 960만대 규모가 됐다. 닛산자동차만으로 보면 2014년의 418만 5,000대보다 30% 가량 증가했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은 5.7%다.
세 확대의 결과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2017년 상반기 실적으로 나타났다. 르노 그룹, 닛산, 러시아 아브토바즈, 미쓰비시 자동차를 포함해 526만 8,079대가 판매되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2위는 폭스바겐 그룹 515만 5,600대, 3위는 토요타로 512만 9000대, 4위는 GM의 468만 6,038대였다. 르노그룹는 물론이고 닛산 그룹이 제휴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의 변화는 고성능 브랜드에 관한 것이다. 현재 인피니티 라인업 중 가장 출력이 높은 자동차는 3.0L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00마력을 발휘하는 인피니티 Q60 쿠페다. 인피니티는 공식적으로는 PHEV버전의 고성능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닛산 GT-R과 르노 F1 머신에 탑재됐던 파워트레인, 차체 제작 기술을 살펴보면 초고성능 모델도 제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래 메르세데스 벤츠를 경쟁 모델로 표방했던 인피니티의 현 상황을 보면 메르세데스 벤츠 AMG나 BMW M, 아우디 RS 등과 같은 별도의 고성능 디비전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인피니티는 2017년 들어 미국 판매량에서 22%의 증가세를 보이며 경쟁 브랜드인 아큐라를 앞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피니티의 미국 판매량 증가에 기여하고 있는 모델은 메르세데스 GLA 클래스의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빌려 제작한 인피니티 QX30이다. 지금까지의 판매량으로 예측해 봤을 때, 어큐라의 올해 판매량은 약 151,000 대, 인피니티의 판매량은 168,000 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QX60 등 SUV의 라인업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QX60은 볼보 XC90과 아우디 Q7 등을 경쟁 모델로 표방하고 있다.
Exterior
앞 얼굴은 익숙한 인피니티의 그래픽을 바탕으로 2017년형을 라디에이터 그릴이 매시타입으로 바뀌었다. 얼굴은 시로 나카무라의 작품인 컨셉트카 에센스에서 모티브를 가져 온 것이다. 에센스는 우아함과 역동성을 표방하는 모델이면서 동시에 친환경 차량을 컨셉으로 하고 있다. 공격적이기보다는 좀 더 슬릭(Sleek)한 분위기다.
지금까지의 인피니티의 스타일링 디자인은 하나의 컨셉을 바탕으로 변화해 오고 있다. 바뀐 모델들을 나란히 세워놓고 보면 그 선과 면에서 분명한 차이가 보인다. 일본 정원의 더블 아치를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한 앞 얼굴의 패밀리 룩은 인피니티의 아이콘이다. 이제는 독일차처럼 강한 패밀리 룩으로 자리잡았다. QX60은 전체적인 이미지를 결정짓는 패널의 캐릭터 라인과 그것의 종합체인 실루엣에서 다른 모델들과 약간은 다르다.
앞 얼굴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주간 주행등을 포함한 헤드램프, 아래쪽의 안개등이 그릴의 이미지를 흐트러트리지 않는 정도의 범위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긴 후드가 루프라인과 어울려 SUV의 터프함보다는 세단 분위기를 내려 하고 있다.
측면 실루엣은 브랜드 내 다른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곡면이 적고 직선을 좀 더 살렸다. 그것이 슬릭(Sleek)하게 느끼게 하는 포인트다. A, B, C, D필러가 뚜렷이 드러나는 전형적인 박스카의 프로포션이다. D필러 부분의 그래픽에 대해 초승달을 형상화했다고 표현하는데 자연에서 모티브를 찾아 내는 시로 나카무라팀의 성격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20인치 휠은 7인승 SUV의 밸런스를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뒤쪽에서는 루프 선단의 차체 일체형 스포일러가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 리어 글래스가 큰 것은 개방감을 중시하는 패밀리카로서의 성격을 표현하는 것이다. 번호판 위 아래 크롬 도금 가니시도 라디에이터 그릴과 마찬가지로 더블 아치형으로 해 유기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Interior
인테리어 디자인의 주제도 화려함이다. 인테리어의 질감을 표현하는 방법에서도 인피니티만의 그래픽이 확실하다. 시간이 지난 만큼 신선한 맛은 적지만 지금도 올드 해 보이지는 않는다.
단풍 나무 우드와 브러시드 알루미늄의 메탈트림을 다용해 사치스러움을 표현하고 있다. 시로 나카무라팀의 힘은 메탈과 우드트림을 이처럼 많이 사용했음에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오버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2017년형의 인테리어에서 가장 큰 변화는 센터페시아 상단 디스플레이창의 그래픽이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방식으로 다양한 메뉴가 구성되어 있다. 인피니티 인터치 인포테인먼트(INFINITI In-touch Infortainment) 시스템을 탑재했다. SNS 및 검색 기능을 추가해 연결성을 향상시킨 것도 시대적인 흐름을 따른 것이다. 다만 디지털화했으면서 그 아래쪽의 버튼들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른 모델과 달리 가운데 아날로그 시계가 없다.
15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캐빈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인피니티 모델 중 최초로 보스의 최신 기술인 어쿠스틱 웨이브가이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트렁크 플로어 아래의 서브 우퍼와 함께 서라운드 음향을 제공한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의 리모콘 버튼의 정리방법도 다른 모델과는 다르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왼쪽에 엔진회전계, 오른쪽에 속도계라고 하는 전통적인 배치다. 두 개의 클러스터 가운데 온보드 컴퓨터 디스플레이창으로 엑센트를 주고 있다. 실렉터 레버와 패널의 디자인에 변화를 주었다.
시트는 3열 시트가 있는 7인승. 메모리 시트 버튼을 도어 트림 상단으로 옮겨졌다. 히팅 및 쿨링 기능이 있다 3열 시트는 말 그대로 비상용이다. 성인이 앉으면 머리가 천정에 닿는다. 120볼트 파워 아웃렛도 있다. 멀티 모드 시트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2열 시트를 접을 수 있다. 14cm의 전후 이동이 가능한 60 : 40 분할 폴딩식이다. 시트백 어깨 부분의 레버를 위로 올리고 밀면 시트 쿠션이 세워지고 시트가 앞으로 이동한다. 적재 용량은 3열 폴딩 시 최대 1,277리터, 2열과 3열 동시 폴딩 시 최대 2,166 리터.
이 외에도 운전석과 2/3열 시트용이 분리된 두 개의 파워 글래스 선루프와 파워 리어 리프트 게이트 등 가능한 대부분의 전동 장비가 채용되어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QX60의 파워트레인은 3.5리터 V6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버전 두 가지. 시승차는 3,498cc DOHC 직분 가솔린으로 최고출력 269ps/6,400rpm, 최대토크 34.3kgm/4,400rp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6단 수동모드가 설정되어 있는 Xtronic CVT다. CVT가 인피니티 브랜드에 채용된 것은 QX60이 처음이었다. 구동방식은 FF를 베이스로 AWD 사양이 옵션 설정되어 있다.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50rpm 부근. 풀 가속을 하면 6,4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 반응을 보인다. 90km/h에서 한 번 꺾이고 120km/h, 140km/h에서 변속이 진행된다. 가속감은 느긋한 반응이다. 0-60mph 가속성능이 7.5초로 어지간한 세단보다 좋지만 느낌은 부드러움이 우선이다.
수동 모드를 추가한 Xtronic의 반응은 토크 컨버터의 느낌이다. 초창기 나타났던 미끄러짐 현상도 없다. 날카로움보다는 여유동력을 무기로 크루징을 중시하는 타입이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오른발에 크게 힘을 주지 않아도 어지간한 속도역에서는 가감속을 자유롭게 소화해 낸다. 측면 유리에 이중 접합 어쿠스틱 글래스를 적용해 정숙성을 높인 것도 차의 성격을 말해 준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 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2016년형부터 좀 더 단단한 느낌으로 바뀌었다. 다른 인피니티와 비슷한 설정을 하고자 한 의도가 읽힌다. 무게중심고가 높은 차임에도 와인딩에서 과격한 공격을 하지 않는다면 거동이 흐트러지거나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공격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성격도 아니다.
록 투 록 2.9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언더 스티어. 어느정도의 유격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응답성이 나쁘지는 않다. 성격의 차이를 보여 주는 것은 분명하다.
안전 장비로는 앞 측면, 1,2,3열 커튼 타입 등 6개의 에어백, BAS ABS, VDC, EBD, TCS를 비롯해 인피니티가 처음 채용한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이 채용되어 있다.
QX60은 인피니티 브랜드에서 판매량이 많지는 않다. 그러면서 요즘 드문 7인승 레이아웃을 채용하고 있다. 패밀리카로서의 편의성과 더불어 탑승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분화의 시대에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라인업이다. 험로 주파성보다는 다목적성에 포인트를 두었다는 얘기이다.
주요제원 인피니티 QX60
크기
전장×전폭×전고: 5,095×1,960×1,745mm
휠 베이스: 2,900mm
트레드 앞/뒤: 1,670mm / 1,670mm
공차중량: 2,110kg (AWD)
연료탱크 용량: 73.8리터
트렁크용량: 447~2,166리터
공기저항계수 : 0.34
엔진
형식: 3,498cc VQ35DE
최고출력: 269ps/6,400rpm,
최대토크: 34.3kgm/4,400rpm
보어×스트로크: 95.5×81.4 (mm)
압축비: 10.3:1
트랜스미션
형식: 무단변속기 (Xtronic CVT)
기어비: 2.371-0.439 /R 1.766
최종감속비: 5.173
섀시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 앞/뒤: V. 디스크
타이어(앞/뒤): 235/55R20
구동방식: 인텔리전트 AWD
성능
0-100km/h 가속성능: N/A
최고속도: N/A
연비(자동변속기): 8.3/7.4/9.7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211g/km
시판 가격
2WD 모델 6,290만원
(작성일자 : 2017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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