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2016 볼보 V40 D3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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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V40의 2016형 모델을 시승했다. 올 초에 2015년형으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등장했는데 국내에는 2016년형으로 소개하고 있다. 내외장의 일부 변화와 D3엔진의 탑재가 포인트다. 높은 주행성과 다양한 적극적 안전장비를 무기로 하고 있다. 볼보 V40 D3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신제품은 거저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 회사의 상황을 반영한다. 볼보는 질리의 산하로 들어간 후 날개를 달았다. 자동차를 산업화한 미국의 포드가 가지고 있지 않았던 프리미엄 마인드를 중국의 질리가 인정한 결과다. 타타의 라틴 타타 회장도 그런 마인드의 소유자로 재규어랜드로버가 일취월장하게 했다.
볼보의 2014년 글로벌 판매대수는 46만 5,866대였다. 2013년의 42만 7,840대에서 8.9%가 증가한 것이다. 영업 이익도 17.4%가 증가했다. 폭스바겐처럼 볼보의 최대 시장은 중국이다. 2014년 중국 판매가 8만대를 넘겼다. 오늘날은 중국 판매가 가장 많은 브랜드가 속속 늘고 있다. GM의 뷰익은 112만대 중 90만대 이상을 중국에서 팔아 중국 브랜드가 되었다. 머지 않아 많은 브랜드들이 중국을 주무대로 하게 될 것이다.
볼보는 2020년까지 글로벌 판매를 8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라인업 확대는 필수다. 그래서 다수의 신차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 4년 동안 7개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2세대 XC90이 신차 공세의 시작이다. S80과 V70의 후속 모델 S90과 V90등이 포함돼 있다. 주된 목표는 신선한 라인업이다. 빠른 모델 개발과 출시를 통해 라인업을 신선하게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볼보는 SPA(Scalable Platform Architecture)라는 새 플랫폼을 개발했으며 가장 먼저 나온 모델이 XC90이다. 앞으로 나올 대부분의 볼보도 이 플랫폼을 공유하게 된다. 2016년에는 업데이트된 XC60도 준비 중이다. 그리고 2017년 상반기에는 S60의 후속 모델도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는 CMA(C-segment Modular Architecture) 플랫폼이다. 이는 볼보와 질리가 스웨덴에 오픈한 R&D 센터에서 개발 중이다.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R&D 센터는 CEVT(China Euro Vehicle Technology)로 불리며, 볼보와 지리의 소형차를 위한 모듈러 플랫폼이 개발된다.
볼보가 주도하는 모듈러 플랫폼은 소형차를 위해 개발된다. 이 플랫폼에서는 볼보와 질리 브랜드의 다양한 모델들이 생산되고, 다양한 세그먼트의 차종도 나온다. 개발에는 엔진과 변속기는 물론 AWD와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포함돼 있다. 새 플랫폼에서 나오는 첫 모델은 2016년 하반기에 출시될 계획이다. 그 첫 모델은 차세대 V40으로 벨기에 헨트 공장에서 나온다.
새로 개발된 CMA는 현행보다 유연하다. 따라서 한 플랫폼에서 더 많은 모델의 생산이 가능하다. 그리고 CMA에서는 V40 아래급의 새 엔트리 모델과 XC40도 나온다. XC40의 경우 2018년으로 출시가 잡혀 있으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도 고려 중이다. 현재 벨기에 헨트에서는 S60과 V40, XC60이 생산되고 있다.
볼보도 다른 대부분의 메이커가 그렇듯이 중국시장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청두에서는 XC60이 생산되고 있으며 다킹에서는 SPA 플랫폼의 차들이 나올 예정이다. 그리고 판매 증가에 힘입어 스웨덴의 토슬란다 공장도 3교대로 전환했다. 새 드라이브 E 파워트레인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동시에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공장을 설립한다. 총 5억 달러가 투자되며 연간 생산 규모는 10만대이다. 2018년부터 생산이 시작될 전망이다. 볼보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볼보는 미국 시장이 살아나면서 현지 생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 자체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워즈오토는 2020년이 되면 북미의 자동차 생산은 2,0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많은 회사들이 미국과 멕시코의 생산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볼보의 주력 시장 중 하나이다. 2014년 판매는 5만 6,000대로 8%가 감소했지만 2018년까지 10만대를 자신하고 있다.
볼보의 얼굴을 한 스타일링 익스테리어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앞 범퍼의 양 끝, 헤드램프의 아래쪽에 LED 라이트가 채용된 것이 보인다. 기존에는 크롬 도금 바로 처리되었으나 주간주행등을 헤드램프와 동시에 점등하는 드라이빙 램프로 변경했다. 알루미늄 휠도 7.5J×17 인치에 225/45R17의 사이즈였던 것이 7J×17인치에 205/50R17로 바뀌었다. 참고로 16인치는 최소회전반경이 5.2m인데 대해 17인치는 5.7미터다.
전체적으로 고급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는 여전히 유효하다. 크롬도금을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잘 표현해 냈다. 1970년대의 P1800ES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한 부분도 있다. 선대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C30처럼 앞 부분보다는 뒷부분의 디자인이 더 도드라진다. 각을 크게 준 테일게이트의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실내에서도 화려한 디스플레이가 여전히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볼보보다 좀 더 화려하다. 계기판 디자인은 가운데 속도계가 있고 양 옆에 회전계와 에코 게이지 등이 세로로 배치돼 있다. 양 옆의 게이지는 오너의 취향에 따라 바꿀 수 있다. 모드는 퍼포먼스 (PERFORMANCE), 엘레강스 (ELEGANCE), 에코 (ECO) 세가지 모드로 변경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퍼포먼스 모드를 선택하면 계기판 중앙에 디지털 속도계가 표시되고 오른쪽의 타코 미터는 엔진의 출력을 보여주는 파워 게이지로 변한다. 그러니까 보다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모드이다. 속도계도 바늘의 상하 10km/h 정도만 조명하는 타입이 적용됐다. 이 역시 보기가 좋다.
실내의 마감이나 재질의 고급감을 표현하는 점은 여전히 강점이다. 동급의 경쟁 모델보다 내장재가 더 좋다. 시트는 직물인데 조절은 전동이다. 3명분의 메모리 기능도 있다. 직물이지만 웬만한 가죽보다 질감이 괜찮다.
센터페시아는 익숙한 디자인이다. 크롬 도금 프레임 처리를 한 상단의 모니터가 엑센트다. 블루투스로 연결이 가능한 통합 인터넷 연결 네비게이션 기능을 제공하는 새로운 볼보의 센서스 시스템(Senses System)이 적용됐다. 정차 중에만 연결이 가능한데 접속 속도가 너무 느리다. 2016년형 모델에 새롭게 적용되는 한글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한글로 안내되는 3D 네비게이션을 지원한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방향전환 정보를 계기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턴바이턴(Turn By Turn)' 안내 지원이 가능하며, 연 4회의 지도 무료 업데이트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한글로 저장된 휴대폰의 전화 번호부와 문자 메시지 수신 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웹 브라우저를 통해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접속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단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리어 시트는 3인승이지만 성인 두 명 정도 탈 수 있는 공간이다. 여유있다고 할 수 없다. 2열 시트 포지션은 1열보다 약간 높다. 335리터의 트렁크 용량도 동급 해치백보다 작은 편이다. 트렁크를 열면 안쪽까지 꼼꼼하게 마감재를 적용한 게 눈에 띈다.
엔진은 1,969cc 직렬 4기통 싱글 터보 디젤로 최고출력 150ps/3,750rpm, 최대토크 32.6 kgm/1,750~3,000rpm을 발휘한다. 엔진 실린더는 토크를 중시하는 롱 스트로크 타입. 이를 트윈 터보로 하면 D4가 된다.
볼보의 신 병기인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은 모듈러 엔진으로 출시 이후 갈수록 평가가 좋아지고 있다. 엔진은 토크에 따라 가솔린과 디젤 공히 네 개의 파생 버전을 만든다. 가솔린에는 T6, T5, T4, T3, 디젤은 D5, D4, D3, D2가 있다. 과거와 달리 이니셜 뒤에 붙은 숫자는 출력 범위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T4는 150~199ps 범위, T5는 200~249ps 범위의 엔진을 칭하는 것이다.
디젤 엔진의 경우 i-ART 기술이 적용됐다. 커먼레일 압력이 2,500바로 높아진 것이 포인트다. 각 인젝터에 압력센서가 채용된 것도 지금까지와 다른 점이다.
변속기는 아이신 AW제 6단 기어트로닉 AT. 아이들링 스톱을 채용하고 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800rpm 부근으로 오늘날 트렌드에 비하면 조금 높다.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300rpm을 넘어서면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0km/h에서 2단, 70km/h에서 3단, 100km/h에서 4단, 130km/h에서 5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발진 감각은 매끄럽다. 초기에는 디젤 엔진이라고 실감할 수 없을 정도의 반응이다. 그만큼 소음과 진동이 억제되어 있다.
볼보의 드라이브 E는 이미 가솔린과 같은 조건에서의 비교 시승을 통해 경험해 보았다. D4와 T5를 동시에 운전했을 당시 강한 인상은 고속에서의 파워가 가솔린 못지 않게 살아난다는 점과 중속역부터 찰진 느낌 등이었다. 가솔린인 T5는 날카로운 가속은 보이지만 밀어 올리는 맛은 D4가 분명하게 우위였다. 고속역에서는 그런 차이가 더 뚜렷해 진다.
D3 역시 중속역에서부터는 찰진 느낌의 가속이 좋다. 변속기는 토크 컨버터 타입으로 DCT의 직결감과 크게 다르지 않아 불만은 없다. 넓고 두터운 토크 밴드와 중속 이상으로 올라가면 오히려 매끄럽게 느껴지는 가속감이 오른발을 더 자극하는 특성도 같다.
저속역에서 1,500~2,000rpm 사이에서 자유롭게 가감속이 가능한 특성도 그대로다. 파워를 살리면서도 연비 성능을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추는 것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21세기형 엔진의 특징을 느낄 수 있다.
달리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명제가 그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고속역으로 올라가 급가속을 반복하면 좋은 연비성능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연비성능이 S60 D4는 16%, S80 D4는 20% 향상됐다고 한다. 볼보는 아예 노골적으로 BMW,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를 경쟁 상대로 표방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진화를 표방하고 나서고 있는 이유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중간 수준. 노면의 요철에 대한 반응은 충실하게 전달하면서 다리 이음매나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과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부드럽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는 차체 강성이 최고 50%까지 향상된 다이나믹 섀시를 채용한 덕이다. 강성이 확보되어야 하체의 성능도 강화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고속역에서의 직진안정성이 중형 세단 못지 않은 수준을 보인다.
부드러운 것이 이 차의 하체가 갖는 전체적인 특징이다. 자연스러운 스티어링 휠과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 등의 반응이 조작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오버하지 않는다.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 감각이라고 하는 표현을 써도 무방할 것 같다. V40부터 처음 채용한 전동 파워 스티어링의 감각도 부드럽다. 그것은 반복되는 코너링에서 플랫 라이드를 가능하게 한다.
다만 산악 와인딩 도로에서는 언더 스티어 특성을 보이는 것은 변함이 없다. 이 등급에서 4WD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크로스컨트리에는 AWD 가 옵션을 설정되어 있다. 트랙션 컨트롤이 개입해 해소하기는 하지만 네바퀴 굴림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한편 2015년형에서 쾌적성 중시의 투어링 섀시를 새로 개발해 V40 T4 SE와 T4에 설정하고 있다. 다이나믹 섀시보다도 소프트한 앞뒤 스프링과 역시 소프트한 앞 스태빌라이저를 채용했다. 리어 댐퍼는 새로 개발한 트윈 튜브식으로 했다. 타이어의 편평률을 45%에서 50%로 변경한 것도 쾌적성을 위한 것이다.
안전장비를 얘기할 때 볼보의 선진성은 빠지지 않는다. 긴급제동 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를 세계 최초로 적용한 것이 선진성을 말해준다. V40시리즈는 적외선 레이저로 전방의 차량을 감지해 추돌을 회피하는 시티 세이프티와 보행자 에어백을 시작으로 차선 이탈 경고 장치 등 능동적 안전 기술을 만재하고 있다.
참고로 볼보는 자동차의 추돌 방지 시스템과 관련된 연구에서 자사의 '시티세이프티' 기술이 전방 추돌 사고를 28% 감소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스웨덴에서 시티 세이프티가 적용된 차량의 전방 추돌 사고로 인한 보험금 지급 청구율이 그렇지 않은 차량 대비 28%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밀리파 레이더와 카메라로 보행자를 감지하는 휴먼 세이프티와 모든 차속에서 앞 차를 추종해 정지까지 자동으로 제어하는 ACC 등을 포함한 세이프티 패키지가 시장에 따라 옵션 또는 기본으로 채용된다. 다만 2015년형부터 전 모델에 표준으로 채용한 인텔리세이프가 빠져 있다.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 감지 기능과 차선 유지 정보 기능 등 일부 적극적 안전장비는 D4 Summum에만 적용되어 있다.
볼보는 니치 브랜드다. 판매대수와 혁신성으로 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금 그 과정을 거치고 있다. 세분화라는 시대적인 명제에 걸맞는 라인업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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