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2015 아우디 A6 55 TDI S라인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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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중형 세단 A6의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2011년 데뷔한 7세대 모델이 4년만에 내외장을 일신하고 파워트레인을 업그레이한 것이다. 전 차종 엔진 출력이 이전 모델보다 향상되었으며 새로운 엔진도 추가됐다. 다운사이징의 시대에 수익성 높은 중형 모델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엔진이 유로 6를 충족하는 2015년형 A6의 55 TDI S라인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브랜드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라고 하는 구호가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아우디는 12개의 자동차 브랜드가 있는 폭스바겐 그룹에 속해 있다. 폭스바겐 그룹의 2014년 전 세계 판매대수는 1,014만대. 그 중 아우디의 판매대수는 174만대로 그룹 전체 판매의 17.1%에 달한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그룹 전체 126억 9,700만 유로 중 아우디 브랜드가 40.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절대적이다.
단순히 브랜드력이라고 표현하지만 들여다 보면 이유가 있다. 그만한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2014년 아우디는 신기술과 뉴 모델 개발에 사상 최고액인 45억 유로 이상을 쏟아 부었다. 이는 2013년보다 25% 증가한 것이다. 참고로 같은 해 다임러 AG는 48억 유로, BMW는 61억 유로를 썼다. 절대 수치로는 적지만 그룹 내 폭스바겐과 스코타, 세아트, 포르쉐 등 다른 브랜드와 폭 넓은 협력관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아우디는 세분화 시대에 대응해 모든 장르와 세그먼트의 모델을 망라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라인업을 더 확대한다.
이런 투자는 판매대수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아우디의 2015년 4월 글로벌 판매대수 전년 4월보다 2.5% 증가한 15만 2,850대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64개월 연속 전년 실적을 웃돈 것이다. 50개국 이상에서 사상 최고 판매실적을 올렸다. 모델별로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된 A6가 호조를 보였다. A6의 1~4월 누계 판매대수는 15.8% 증가한 3만 2,250대. 아우디 브랜드의 1월부터 4월까지 누계 글로벌 판매대수는 5.2% 증가한 59만 1,050대였다. 2014년 실적으로는 A6 시리즈 전체 판매대수가 30만 3,501대에 달해 32만 7,570대가 팔린 A4시리즈와 맞먹는 실적을 올렸다. 수익성 측면에서 보자면 효자 차종인 셈이다.
아우디 브랜드력의 근저에는 ‘기술을 통한 진보’, ‘진보하는 성능’이라는 슬로건이 있다. 콰트로로 대변되는 풀 타임 4WD를 비롯해 1930년에 세계 최초 양산 앞바퀴 굴림방식차 DKW F1의 발표, 1937년에는 역시 사상 최초로 최고속도 400km/h 벽을 돌파하는 기록 달성 등이 그것이다. 1938년네믐 세계 최초로 충돌안전실험을 시작했고 1994년 양산차에 세계 최초로 알루미늄 보디를 채용한 것도 역시 아우디였다.
르망24시간 레이스에서 디젤엔진을 탑재한 머신이 우승을 차지해 이 부문에서도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해 보였다. 5밸브형 엔진, 프로콘텐 시스템,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등등 신기술 개척에 있어 독일 브랜드다운 면모를 과시해 오고 있다.
아우디는 2008년 8세대 A4를 통해 BMW 3과 메르세데스 벤츠 C보다 큰 차체, 완전히 달라진 플랫폼에 토크 배분과 중량배분을 뒷바퀴 굴림방식의 특성과 비슷하게 처리해 스포티한 주행성을 더욱 강조해 주목을 끌었었다. 그 해 등장한 뉴 모델 중 가장 혁신적인 평가를 받았었다. 그 결과는 고객의 충성도 제고로 나타난다.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증가하면 그만큼 판매가 는다.
A6라는 차명은 1968년 데뷔한 아우디 100 대신 사용된 것이다. 76년과 82년, 97년 각각 모델체인지를 했다. 1994년 전 라인업의 차명을 알파벳과 숫자의 결합으로 바꾸었다. 당시의 모델은 페이스 리프트 버전이었고 본격적인 A6는 5세대로 1997년 데뷔했다. 2004년 모델체인지에 이어 이번에 7세대 모델로 정리했다. A4도 그런 원칙에 따른 계산으로 8세대 모델로 정리했었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도 20세기 말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유럽 기준 E세그먼트인 A6는 1997년 차명을 바꾸면서 그 성격을 뚜렷이 했었다. 존재감이 강한 E클래스나 5시리즈와의 차별화를 위한 성격 규정이 그것이다. 이 세그먼트의 모델은 독일 내에서 법인 수요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그에 걸맞는 전략이 필요했던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는 부와 권력을 상징하며 공격성을 전면에 내 세워 주행성을 강조하는 5시리즈에 대해 아우디는 중립적이면서 인텔리젠트한 이미지를 확립했다. 그래서 기품(Dignity), 어그레시브(Aggressive), 엘레강스(Elegance)라는 구분이 등장하기도 했다.
7세대 A6는 아우디 내에서는 C7이라는 코드네임으로 불리운다. 선대 모델 C6가 진보한 것으로 기본적은 컨셉과 DNA는 그대로 살리고 있다. 레볼루션(Revolution)이 아니라 에볼루션(Evolution)이라는 얘기이다. 그러면서 내용면에서는 아우디가 생각하는 자동차의 미래를 설득력있게 표현하고 있다.
Exterior & Interior
7세대 A6의 개발 컨셉은 차체 경량화와 혁신적인 기술, 환경보전과 스포티한 성능의 양립, 높은 품질 기준과 프리미엄 장비다.
알루미늄 하이브리드 바디인 A6는 보닛과 펜더 부분에만 알루미늄을 사용했던 것에 비해 좌우 도어와, 트렁크 리드, 트렁크 선반 등에까지 사용 폭을 늘렸다. 스트럿 마운트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도 20% 정도를 알루미늄 소재를 채용해 스틸에 비해 15% 중량 저감을 이루었다. 측면 충돌에 대하 캐빈을 감싼 프레임을 특수 성형 스틸로 처리했다. 차체 각 부분에 사용되는 재질은 중량과 안전성, 그리고 메이커에 따라서는 비용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부분 변경 모델에서는 항용 그래왔듯이 디테일의 변화만으로 신선함을 표현한다. 그릴 가운데 바가 크롬 도금 처리된 것이 눈길을 끈다. 이것인 차체를 더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낸다. 안개등이 있는 좌우 에어 인테이크의 그래픽도 달라졌다. 앞뒤 범퍼 디자인을 바꾸면서 차체의 전장이 18mm 길어졌지만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시승차인 S라인에는 S6에 채용되는 스포츠 배기 시스템이 채용됐다. 립 스포일러와 에어 스커트 등 S라인 킷이 채용된 것과 어울려 당당한 자세를 표현하고 있다.
램프의 선구자답게 LED 헤드램프와 LED리어 컴비내이션 램프를 기본 적용했다. 2014년 아우디 A8에 처음 선보였던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인테리어는 기본적으로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A7과 같다. 주제는 A8과 같은 호화 요트. 우드와 알루미늄, 레저 등의 조화로 고급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넓어 보이기 위해 항용 사용하는 랩 어라운드 스타일이지만 넓은 것보다는 감싸는 듯한 느낌이 더 강하다. 인테리어에서의 높은 질감은 아우디의 장기. 다만 메탈과 플라스틱 트림의 질감의 차이가 뚜렷하다. 대시보드의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아우디 라인업 전체에 적용되고 있는 것과 같다.
인테리어는 새롭게 디자인된 가죽 기어 노브와 모든 모델에 기본 적용된 리얼 우드 인레이로 질감 향상을 꾀하고 있다. 빠르게 진화하는 IT 기술에 발맞춰 새로운 플랫폼의 차세대 MMI 내비게이션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중앙 MMI 모니터와 계기판의 7인치 컬러모니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듀얼 모니터 기능, 보이스 컨트롤 시스템, 풀 TPEG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시승차에는 스티어링 휠의 S라인 로고가 보인다.
전동 트렁크, 방음 유리, 컴포트 키, 인치 업 휠 사이즈(기본 18인치 이상) 등도 기본으로 적용된 사양들이다. 시트도 S라인 전용으로 헤드레스트 일체형을 채용했다. 리어 시트는 3인승 구조이지만 성인 두 명이 탈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다. 트렁크의 넓이는 용량은 530~995리터로 의외로 A7의 535리터와 비슷하다. 트렁크 플로어 아래에는 스페어 타이어가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아우디 역시 풀 모델체인지와 별도로 파워트레인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다. 20세기와는 다른 진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역시 부분 변경 모델이지만 모든 엔진의 성능 증강(13~32마력)은 물론 가솔린과 디젤 각각 새로운 엔진 하나씩을 추가했다. 두 모델 공히 바이터보, 트윈 터보 시스템을 채용한 고성능 버전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4종의 TDI 디젤 엔진과 3종의 TFSI 가솔린 엔진 중 선택할 수 있다.
시승차는 3.0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한 55 TDI. 55라는 수치는 토크 범위를 표시하는 것인데 차종을 구분하는데 오히려 햇갈리는 것 같다.
이 엔진은 2014년 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아우디 테크데이에 참석해 경험했었다. 2,967cc V6 TDI 는 기존 엔진보다 효율성이 13% 향상됐으며 유로6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한다. 세 가지 버전으로 구성되며 베이스 엔진은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59.1kg·m/1,250~3,250rpm을 발휘한다. 시승차는 최고출력 320마력/4,250rpm, 최대토크 66.3kg?m/1,450~2,800rpm을 발휘하는 최강 버전. 최근 들어 라이트 사이징(Right sizing) 개념을 표방하고 있는 아우디다운 라인업이다.
커먼레일 시스템의 압력은 2000바, 수냉식 터보차저의 최대 부스트압은 1.6바에서 2.0바로 증가됐다. 미립자 필터(DPF)와 선택환원촉매(SCR) 등의 채용으로 '클린 디젤'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변속기는 6단 MT를 기본으로 CVT, 듀얼 클러치 7단 S트로닉, ZF제 8단 팁트로닉 등이 조합된다. 국내에 들어 오는 것은 8단 팁트로닉 사양. 스톱 & 스타트 기능이 적용되어 있었다. 구동방식은 FF, 콰트로 두 가지. 크라운 기어와 토크 벡터링 기능이 적용됐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8단 1,200rpm 부근, 기존 엔진은 7단 1,500rpm 이었다. 레드존은 5,2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8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5km/h에서 2단, 95km/h에서 3단, 12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저단에서의 기어폭이 넓다. 가속감을 살리기 위한 세팅으로 보인다.
기존 엔진도 그랬지만 오른발에 힘을 주지 않아도 속도계의 바늘은 순식간에 올라간다. 저속에서의 두터운 토크감, 그리고 넓은 토크 밴드는 한층 숙성됐다. 엑셀러레이터 응답성이 아주 빠르다. 이렇게 되면 가솔린과 디젤 엔진의 선택에 고민이 생긴다. 필자의 경우 지금까지는 디젤 우선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디젤의 경험이 없는 유저들은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망설여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직분사 기술의 도입으로 가솔린 엔진의 발전도 만만치 않다.
0→100km/h가속 성능이 5.0초. 이는 기존 3.0TDI의 6.1초보다 1초 이상 앞당겨진 것이고 역시 기존 가솔린 사양 A7 3.0 TFSI의 5.8초보다 빠르다. 일반 유저들이 이 차이를 체감할 수 있을까. 제원표상에는 최고속도는 250km/h(스피드리미터). 이 속도역은 레이싱 서키트에서나 경험할 수 있겠지만 초고속역에서의 당기는 맛이 극한 상황이 아니라면 가솔린 사양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다.
무엇보다 그런 느낌을 가능하게 한 것은 소음과 진동이다. 세련된 회전 감각은 물론이고 가솔린과 구분이 힘들 정도의 진동 수준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최근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엔진의 비율이 70% 수준에 달하지만 그 중에서도 엔진별로 차이는 있다. 재규어의 엔진이 정숙성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3리터급 엔진에서는 직접 맞대놓고 비교해 보기 전에는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다. 디젤끼리도 그렇지만 가솔린 사양과 한정된 공간에서 비교해 보고 싶어진다.
서스펜션은 앞 5링크, 뒤 트레퍼조이달. 댐핑 스트로크는 짧은 편. 하지만 BMW의 하체와는 분명 다르다. 재규어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제어를 하는 타입이다. 여기에 콰트로 시스템까지 더해져 주행안정성을 높여 준다. 옵션으로 스포트 디퍼렌셜을 고를 수 있다. 운전자는 컴포트와 오토, 다이내믹 이외에도 인디비주얼과 연비 위주의 이피션시 모드를 고를 수 있다.
A6는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와 경쟁해야 한다. 시장마다 선호도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 세계 어느 시장에서나 공통된 시스템과 세팅을 지향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특성대로 완성도면에서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하체 특성에서 아주 타이트한 쪽을 원한다는 아무래도 5시리즈쪽이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고 좀 더 여유로운 특성을 바란다면 E클래스다.
A6의 특성은 이 두 모델과 뚜렷이 구분된다. 앞바퀴 굴림방식이 베이스였던 아우디 콰트로는 과거에는 와인딩 로드 등에서 거동이 원활치 않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현행 A4에서부터 프론트 액슬을 앞으로 당기고 변속기, 콰트로 장비 등의 위치를 변경해 차체의 중량 배분을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에 가깝게 했다. 헤어핀에서의 반응은 네 바퀴가 노면을 잡고 돈다는 느낌이 우선 든다. 노면 요철에 대한 어댑티브 정도가 한 단계 진보한 느낌이다.
이론적으로 4WD는 FR이나 FF에 비해 주행안정성에서 앞선다. 웬만한 코너링에서는 자신의 속도보다 20km/h 정도는 더 달릴 수 있다. 그러면서 플랫 라이드를 실현한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안전성이다. 그것을 우리는 포텐셜이라고 표현한다. 중량이 늘고 가격이 비싼만큼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현행 A6부터 국내 사양에 처음으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운전자의 눈으로부터 약 2.3미터 앞 보닛 상에 262×87mm 크기의 버츄얼 윈도우가 보인다. 화면이 훨씬 깔끔하다. 물론 내비게이션도 보인다. 내비게이션 지도는 아우디 자체 제작인데 한국형 지도에 익숙한 유저들에게는 그래픽이 직관적이지 않을 수도 있을 성 싶다.
안전장비 중 하나인 차선 이탈 방지 장치의 작동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차선이 분명할 경우 복원이 아주 부드럽다. 계속해서 그대로 두면 다시 반대쪽 차선에서도 같은 반응을 보인다. 다음에는 직접 조향을 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자율주행차를 위한 각종 첨단 장비가 결국은 안전장비라는 것을 말해 주는 내용이다.
아우디 뉴 A6는 컴팩트카에 집중하고 있는 시대적인 흐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중핵 모델로서의 견고한 판매대수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BMW와 순위 다툼을 시시각각 알려야 할 때가 머지 않아 보인다. 그들의 경쟁은 결국 소비자들에게는 즐거움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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