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2015 메르세데스 벤츠 B200 CD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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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B클래스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을 시승했다. 2012년 출시 이후 2014년 편의 사양에 변화를 주어 상품성을 높인 이어 모델을 내놓은데 이은 부분 변경 모델이다. 내외장을 일신하고 안전과 편의장비의 충실이 하고 엔진을 1.8리터에서 2.1리터로 바꾼 것이 포인트다. 디지털 세대를 위한 커맨드 시스템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메르세데스 벤츠 B200 CDI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한 발 앞선 행보로 트렌드를 리드한다. 트렌드 세터의 의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트렌드 세터다. 자율주행차가 화두로 떠 오르면서 ADAS(Advanced Driver Assistant SysteM), 즉 적극적 안전장비의 선구자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기술력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끌고 있다. 볼보와 함께 안전이라는 부문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해 온 결과다.
세상의 글로벌 플레이어들, 메이저 자동차업체들이 이제는 거의 비슷한 기술력을 갖게 되었다고들 말한다. 그렇지 않다. 여전히 신기술 개발에 앞장 서는 메이커가 있고 그것을 따라 하는 업체가 있다. 심지어 이미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은 새로운 트렌드를 한 발 늦게 적용하는 자동차회사도 있다. 기술력이 없어서도 그럴 수 있지만 조건은 갖추고 있는데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데 결정 장애가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다운사이징에 대한 메이커별 차이가 나는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여전히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의 존재감을 확고히 하고 있는 것은 그런 자동차업계의 기술을 리드해 왔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자동차회사는 뉴 모델을 먹고 산다는 최고의 진리를 실행해 왔다는 측면에서도 경쟁 브랜드를 앞서왔다. 새로운 세그먼트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인승 경량 로드스터 SLK도 BMW와 아우디보다 먼저 내놓았고 프리미엄 SUV ML 클래스도 마찬가지로 경쟁 브랜드보다 먼저 뛰어 들었다. 오늘 시승하는 컴팩트 크로스오버도 1997년 선 보였던 A클래스로 한 발 앞선 행보를 보였다. 피플 무버, 혹은 모노 볼륨카라는 용어를 만들며 등장했던 A클래스는 샌드 위치 플랫폼이라는 혁신적인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초대 A클래스가 지금은 폭스바겐 골프와 경쟁하는 세그먼트로 자리 잡은 대신 B클래스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B클래스의 현행 모델은 2세대 모델이면서 파워트레인은 물론이고 플랫폼까지 새로 설계했다. 선대 모델보다 훨씬 젊은 감각을 살리고 스포티한 주행성을 추구한 것이 포인트다.
현행 B클래스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새로운 소형차 전략에 기초해 개발됐다. 전혀 새로운 앞바퀴 굴림방식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개발한 것이 그 의지의 표현이다. 이 플랫폼을 메르세데스 내부에서는 MFA(Mercedes Benz Frontdrive Architecture)로 칭한다. 현행 A클래스와 CLA, GLA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에는 뒤쪽에 연료전지 스택과 CNG 봄베, 또는 레인지 익스텐더용 파워트레인, EV용 배터리 등을 탑재하기 위한 하부 공간을 만들어 내는 구조다. 이는 샌드위치 컨셉의 승화판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 내에서 B클래스에 부여된 임무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역시 파워트레인과 라인업 다양화 및 세분화 시대를 내다 본 앞선 행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플랫폼은 엔트리 급이 MFA이고 MRA(Modular Rear Architecture)와 MHA(Modular High Architecture), MSA(Modular Sports Architecture)로 나뉜다. 뒷바퀴 굴림 플랫폼인 MRA에서는 C, E, GLK, S 클래스가, MHA는 ML, GL, MSA는 SLK와 SL이 나온다.
새로 개발한 이 아키텍처를 유용한 새로운 세단과 SUV의 계획도 이미 진행 중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앞으로 수년에 걸쳐 앞바퀴 굴림방식 플랫폼의 엔트리 클래스 베리에이션을 다양하게 확대한다. 이는 전체 판매대수를 지금의 두 배인 270만대까지 끌어 올린다는 목표 달성을 위한 것이다. 목표 달성과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시기는 2020년으로 잡고 있으며 이를 위해 북미의 현지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
그를 위해 메르세데스-벤츠는 차세대 소형차 개발에 10억 유로를 투자한다. 현재의 라스타트 공장에서는 차세대 소형차가 생산되고, 이번 투자도 설비 업그레이드에 집중된다. 차세대 소형차는 2020년 이전에 선보일 예정이다.
그런 메르세데스의 세 확대에 대한 당위성은 판매대수의 증가로 입증되고 있다. 소형차 라인업은 메르세데스의 볼륨을 견인하고 있다. A와 B, CLA, GLA를 포함한 2014년 판매 대수는 46만 3,152대로 24.7%가 올랐다. 2015년 상반기에도 작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89만 8,425대가 팔렸다. 특히 그 판매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B클래스를 비롯한 앞바퀴 굴림방식 소형차 라인업이다. 1997년의 A 클래스 데뷔 이후 메르세데스의 소형차 누적 판매는 400만대를 넘었다.
Exterior & Interior
B클래스는 해치백과 미니밴의 장점을 모두 수용한 크로스오버를 지향하면서 공기 저항계수 0.27을 자랑한다. 공기저항계수는 연비저감을 최우선에 두고 있지만 더불어 앞쪽에서의 바람의 흐름을 원활히 제어하기 위한 설계가 이루어져 있다. 앞 펜더와 휠 부근의 바람의 흐름과 차체 아래쪽으로 들어 가는 바람을 여하히 제어하느냐에 따라 차체의 거동을 안전하게 하고 저항을 줄여 연비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휠 커버의 디자인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A클래스보다 전고가 85mm 높지만 낮게 깔린 자세가 모노볼륨이라기보다는 해치백 형상에 가깝다.
익스테리어의 변화는 크지 않다. 음영을 강하게 도출하는 신세대 메르세데스 특유 디테일이다. LED하이퍼포먼스 헤드램프(LED High Performance Headlamps)가 새롭게 채용되었다. 그릴 안 가로 바도 맨 0아래쪽 하나를 없앴다. 앞뒤 범퍼 디자인도 달라졌다. 앞 범퍼에 강한 캐릭터 라인을 삽입했다. 에어 스커트와 유기적인 처리를 통해 좀 더 강한 인상으로 변했다. 뒷 범퍼 역시 그래픽에 변화를 주고 디퓨저를 알루미늄으로 삽입했다.
인테리어에서는 달라진 부분이 더 많다. 디스플레이 모니터 화면이 커졌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패드가 원형으로 바뀌었다. 계기판 가운데 윗부분 온도와 시계를 표시하는 창이 직각형에서 날개형으로 바뀌었다. 센터 페시아 가운데 부분 자주 사용하는 버튼을 메탈 트림으로 처리한 것도 눈에 띈다.
센터 페시아 위, 대시보드 좌우 끝에 원형 다섯 개의 공기 토출구가 전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센터 페시아 상단에 커맨드 시스템을 위한 디스플레이 모니터가 돌출형으로 설계되어 있는 것도 같은 느낌을 준다. 내비게이션이 없는 것은 그대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젊은 층들에게는 불만 사항이 아닐 수 있다.
질감 향상을 위해 가죽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고급 사양의 경우 대시보드 위와 도어의 손잡이까지 레저로 마감되어 있다.
실렉터 레버는 칼럼식으로 처리되어 있고 패들 시프트도 있다. 기어 레버가 있는 자리는 컵 홀더를 비롯한 수납공간을 만들고 있다. 그 뒤쪽의 센터 콘솔박스의 용량은 크다. 크롬 장식된 라이트 스위치가 2014년형부터 적용되어 있다.
시트는 5인승. 착좌감은 처음과는 달리 약간 단단한 느낌이지만 지지성은 좋다. 60 : 40 분할 접이식으로 시트백 어깨 부분의 레버를 당기면 화물간 플로어와 편평한 공간이 만들어 진다. 플로어 아래에 임시 타이어는 없다. 유럽 사양은 일반 타이어를 장착하고 임시타이어가 탑재되어 있다. 시승차에는 런 플랫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A클래스와 가장 큰 차이는 무엇보다 공간 활용성이다. 리어 시트의 경우 발 공간과 머리 공간이 세단형인 C클래스보다 넓다. 당연히 시트를 젖히면 왜건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평상시에는 488리터, 시트를 눞히면 1,547리터까지 확대된다. 테일 게이트도 다목적차답게 개구부가 넓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1.796cc에서 2,143cc로 바뀌었다. 직렬 4기통 커먼레일 터보 디젤로 최고출력 136마력/3,200~4,000 rpm, 최대토크 30.6kg.m/1,400~3,000 rpm을 발휘한다. 배기량은 달라졌지만 파워 수치는 같다. 대신 연비성능이 15.2km/리터에서 16.5km/리터로 향상됐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25g/km에서 117g/kim로 줄었다. 배출가스 수치는 유로6 기준을 충족한다.
변속기는 메르세데스 벤츠 최초의 습식 듀얼 클러치인 7G-DCT 듀얼클러치 그대로. 스톱&스타트 기능도 채용되어 있다. 이 변속기는 가볍고 컴팩트한 것으로 정평이 있다. 무게는 6단 수동보다 40kg이 무겁지만 동급에서는 가장 가벼운 DCT 중 하나이다.
7G-DCT에는 3개의 프로그램이 내장된다. E(Economy)는 일반 AT의 D 모드와 같은 성격으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빠르게 변속을 진행해 연비를 높인다. S(Sport) 모드에서는 반응이 빨라지는 것은 물론 변속 시간도 짧아진다. 그리고 운전자는 시프트 패들로 수동 조작도 가능하며 반응도 보다 빨라진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50rpm. 기존 엔진은 1,800rpm이었다. 레드존도 4,200rpm부에서 4,600rpm으로 높아졌다.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3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30km/h에서 2단, 50km/h에서 3단, 80km/h에서 4단, 115km/h에서 5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상당히 바쁘다. 다단화에 더해 듀얼 클러치를 채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이 발전됐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최근 파워트레인 트렌드가 연비 최우선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기존 모델은 발진시 약간은 부자연스러운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특징이 나타났었는데 이번에는 없어졌다.
여전히 두터운 토크감이 우선 다가온다. 무엇보다 엔진회전계의 바늘과 속도계의 바늘이 같은 속도로 올라가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공차 중량이 1,580kg으로 가벼운 편은 아닌데 끌고 간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폭발적이지는 않다. 통상적인 국도나 시내 주행에서는 엔진회전계의 바늘이 1,500rpm을 넘지 않고도 필요한 가감속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엔진 사운드는 여전히 메르세데스 디젤의 장기이다. 마치 가솔린 엔진 같은 느낌이다. 매끄러운 디젤엔진의 특징이 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미세한 쇳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조용해졌다기보다는 사운드의 질감이 달라졌다고 하는 것이 옳은 표현일 듯 싶다. 동시에 엔진 룸으로부터의 차음성도 수준급이고 로드노이즈는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최근 디젤 엔진들이 그렇듯이 고속 순항시에는 가솔린 엔진과 다를 바 없다.
서스펜션은 앞 스트럿, 뒤 위시본 트레일링 암. 스트로크는 상대적으로 길다. 리어 액슬의 설계가 뚜렷이 선대와 다르지만 부드러운 승차감을 지향한다는 점은 같다. 이는 20mm 낮아진 최저 지상고와 함께 핸들링 성능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 때문에 흔히 표현하는 어질러티(Agility)라는 용어를 사용해도 무리없는 주행성을 보여 주고 있다. 분명 어깨에 느끼는 것은 부드러움인데 계속되는 와인딩 로드에서 라인 추종성이 좋다. 가끔씩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기도 하지만 이내 자리를 잡아 주는 회두성이 운전자를 자극한다.
무엇보다 선대 모델에 비해 낮아진 무게 중심고의 효과가 뚜렷하다. 선대에서도 특별히 부족함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개량의 정도가 분명히 다가온다는 얘기이다. 당연히 ESP가 확실하게 제어되는 느낌도 좋다. 이 때의 움직임도 ESP 시스템의 선구자답게 세련되어 있다. 그로 인해 롤링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의 거동도 자연스럽다.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응답성은 빠르다. 뒷바퀴 굴림방식의 메르세데스의 중대형 세단보다는 다루기가 휠씬 쉽다. 조종안전성을 중시하는 메르세데스의 일관된 사상의 반영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한 부분이다. 다만 전동 파워 스티어링 휠의 감각이 미세하지만 부자연스러운 감은 있다. 런 플랫 타이어로 인한 거동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게중심을 낮추고 새로 설계한 서스펜션으로 인해 안정성과 민첩성은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안전장비로는 레이더 베이스의 CPA(COLLISION PREVENTION ASSIST PLUS)가 PLUS로 바뀌었다. 추돌 위험을 경감하는 자동 부분 브레이크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이외에 사각지대경고 장치, 어텐션 어시스트의 작동 속도역이 60km/h에서 200km/h까지로 바뀐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액티프 파킹 어시스트, 브레이크 홀드, 힐 홀드, 디스트로닉 플러스 등이 있다.
메르세데스의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들의 전체적인 특징은 거동이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루기 쉬운 앞바퀴 굴림방식의 특징을 살리면서 주행성도 부족함이 없다.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만이 표현할 수 있는 스포티한 주행에서는 한계가 있지만 사용편의성과 다목적성 등을 고려한 필요 충분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 중에서 B클래스는 사용편의성과 다목적성을 가장 강조한 모델이다. 해치백 모델이지만 왜건형으로서의 사용도 가능한 모델이다.
이 역시 세분화의 일면이다. 같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아니다. 같은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도 아니다. B만의 성격이 있다. 그러면서 다양한 엔진 베리에이션과 변속기 등으로 지역적인 수요를 커버하고 있다. 한국시장은 디젤이 대세다. 그래서 B200 CDI로 들여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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