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이러면 G90은? 2025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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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을 시승했다. 3년여만의 부분 변경 모델이지만 이 시대 전기차들이 그렇듯이 기술적인 진보의 폭이 크다. 디지털이 크지만, 아날로그 기술도 발전했다. 제네시스라는 브랜드가 어울리는 전통적인 차 만들기는 물론이고 전기차로써의 성능, 커넥티비티와 인포테인먼트의 진화도 부분 변경의 수준을 넘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보인다. 2025년형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전략에 앞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양산 브랜드로써 800볼트 시스템을 채용한 것이 포인트다. 그로 인해 상품성 평가에서 톱 수준에 올랐다. 지금은 다음 단계를 제시해야 한다. 중국 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다음 단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1세대 E-GMP 플랫폼 베이스의 전기차 모델들은 월드 카 오브 더 이어 등 각종 수상이 입증하고 있다. 지금은 차세대 플랫폼 IMA(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를 개발하고 있다. IMA 아키텍처는 두 가지 플랫폼으로 나뉜다. 모든 세그먼트의 전기 승용차용 eM과 특수 차량용 eS(Purpose-Built-Vehicles, 줄여서 PBV)가 그것이다.
동일한 플랫폼의 모델 사이에서만 구성 요소와 모듈을 공유할 수 있는 E-GMP와는 달리 IMA는 세그먼트나 차량 유형과 관계없이 브랜드 라인업 전체에서 80개 이상의 모듈을 공통화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IMA는 섀시뿐만 아니라 모터 및 배터리 시스템도 셀 투 팩 기술로 표준화한다. 이는 규모의 경제를 많이 증가시키고 복잡성을 줄일 수 있다.
여담이지만 플랫폼과 아키텍처의 논란은 한마디로 비용 절감을 위한 전화의 결과라고 요약할 수 있다. 자동차회사의 개발 부서 엔지니어들은 판매 부서의 마케팅 담당자들과 수시로 대화한다. 새로운 기술이나 개념이 등장하면 그것을 형상화해 소비자들에게 기술 우위성을 어필한다. 지금은 전기전자제품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그 폭이 더 확대됐지만 결국은 비용 절감이라는 숙명의 결과물이다.
그것을 엔지니어들은 펑션((Function : 기능)이라고 한다. 소비자들이 체감하거나 느끼는 것은 피쳐(Feature: 현상)로 분류한다. 소비자들이 굳이 펑션을 알 필요가 없다. 알 수도 없다. 자동차회사의 설명을 보고 그렇구나 한다.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을 보는 것으로 평가한다. 그것을 굳이 미주알고주알 설명한다고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는 피쳐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물론 자동차회사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들의 기술이 우수하다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속적으로 입력한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GV60은 E-GMP를 베이스로 하는 배터리 전기차이지만 다른 전동화 모델은 기존 모델의 개조 버전이다. 당연히 전용 전기차 플랫폼과 다른 거동을 보이고 또 내연기관 버전과의 가격 차이가 뚜렷이 드러난다.
그러나 특히 한국 시장에서 제네시스 사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다. 그래서 BMW처럼 기존 모델의 전기차 버전을 통해 거부감을 줄이고자 하는 전략을 택했다. 해외시장에서 미국의 경우 2023년에는 큰 폭으로 증가하며 6,403대를 팔았으나 지금은 힘을 잃었다. 국내 전기차 판매 부진과도 맥을 같이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이 시장의 사용자들은 변화를 주저하는 정도가 더 크다.
이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이미지와도 연계될 수 있다. 그동안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온 상황에서 그것을 어떻게 전기차로도 이어 가느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핵심 모델인 G80의 배터리 전기차 버전은 생산자 입장에서는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겠지만 그것이 오래갈 수는 없다.
더 크게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GM의 판매 급증에서 알 수 있듯이 포트폴리오의 문제다. 유럽도 그렇고 저가 전기차가 라인업되어야 판매가 증가할 수 있다. 고가 모델로 이미지를 구축했다면 지금은 본격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대중화가 되면 다시 프리미엄의 자리를 구축할 수 있는 상황이다.
Exterior & Interior
제네시스는 데뷔 이래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대해서 일관성 있는 자세를 보여왔다. 파격적인 선과 면을 사용하는 현대차나 기아와 달리 보수적인 터치를 지켜오고 있다. 그리고 두 줄 램프라는 도드라진 아이콘을 만들어 전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구매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브랜드의 특성과 매치되는 형상과 프로포션, 그리고 디테일을 완성했다. 디자인팀이 뭐라 해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단순하고 절제된 선과 면이 중심이다. 그래서 오히려 화려해 보인다.
앞 얼굴에서 크레스트 그릴도 두 줄과 어울려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번호판을 보지 않으면 내연기관차와 구분이 쉽지 않다. 등급에 따라 약간씩 다른 터치를 하고 있다. 번호판 위에 작은 카메라를 설치하는 방법에 변화가 있다. 10여 년 전 에쿠스에 글라스 커버를 달았을 때 어색했었으나 지금은 일반화되어 있고 그마저도 사라지는 추세다. 헤드램프 그래픽도 달라져 있다. 기능적인 필요도 있겠지만 가끔은 변화를 위한 변화가 있다. 그릴 오른쪽 히든 타입 충전구도 아이디어다.
측면에서는 균형 잡힌 비율이 중심이다. 쿠페라이크한 루프라인도 안정감을 준다. 도어 패널은 매끄럽게 처리하고 있다. 강한 억양이나 선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휠 베이스를 130mm 늘였는데 그것이 시각적으로 뚜렷한지 기계식 주차장 관리자가 차체 크기를 다시 확인했다. G90과 차이가 없다.휠 캡 디자인과 브레이크 캘리퍼에도 변화를 주었다.
인테리어의 변화는 크다. 처음 데뷔 당시 그랬듯이 우선은 높은 질감이 강조되어 보인다. 고급스러움을 표현할 줄 안다고 평가했던 기억은 지금도 유효하다. 다만 나파 가죽 등이 기존 문법으로는 중요한 요소이겠지만 여기에서도 친환경 패브릭의 사용은 어려운 걸까 생각해 본다.
대시보드에 좌우로 길게 뻗은 OLED 27인치 디스플레이창이 중심이다.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이 통합된, 그냥 컴퓨터다. 스마트폰이 그렇듯이 거기에 표시되는 내용이 중요하다. 완전히 컴퓨터로 구동되는 탈 것이라는 점이 도드라진다. 디스플레이창 전체에 내비게이션을 표시할 수 있는 것이 새롭다. 2분할, 3분할이 가능하다.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표시 방법을 달리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과 에어벤트의 디자인도 바뀌었다. 센터 스택의 컨트롤 패널이 처음 등장했을 때 높이가 낮았으나 이제는 손으로 작동하기 쉬운 형태로 바뀌었다. 이는 작동성도 중요하지만, 안전성과도 관련이 있다. 휠 베이스가 확대된 만큼 실내 공간도 더 여유로워졌다. 길이 뿐 아니라 폭과 높이도 확대됐다. 그래서 쇼퍼 모드를 설정한 것 같다. 사용자가 그것을 받아 들이고 쇼퍼 드리븐카로 사용할지는 알 수 없다. 수치상 크기보다 등급 설정을 따진다. 리어 시트를 위한 디스플레이창에 대한 피드백도 궁금하다.
뱅&울룹슨 오디오 시스템도 바이어스 포인트다. 이 시스템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정숙성이 무기다.
Powertrain & Impression
4세대 고전압 배터리는 축전 용량이 7.3kWh 증대된 94.5kWh.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475km. 듀얼 전기모터는 합산 최대출력 272kW, 최대토크 700 Nm을 발휘한다. 0~100km/h는 5.1초. 배터리 전기차이기 때문에 가능한 성능이다. 다만 그것이 초고속을 위한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당연하지만 가장 큰 특징은 정숙성이다. 그것이 바탕이 된 부드러운 승차감은 전체적인 질감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활용해 노면 상태를 사전에 파악하고 서스펜션 감쇠력을 조절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도 그런 성능에 중요한 요소다. 선회 시 각 바퀴의 토크를 최적 분배해 안정적인 회전을 돕는 다이내믹 토크 벡터링(eDTVC), 회전반경을 축소하고 조향 반응을 높이는 능동형 후륜 조향 등도 이 등급에 맞는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하체 부싱 사양 개선, 안락함을 극대화한 쇼퍼 모드는 그 자체로서는 평가할 만하지만 그것이 이 차가 쇼퍼 드리븐카로 사용될 것인지와는 다른 얘기이다. 반대파형의 소리를 스피커로 송출해 실내 소음도를 낮추는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ANC-R), 쿼터/리어 글라스 두께 증대, 흡‧차음재 확대 적용이 소음을 억제하고 그것이 승차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운전석에서나 동승석에서나 차체 중량이 느껴지는 점이 E-GMP 베이스 전기차들과는 다르다. 내연기관 시대에는 2톤이 넘는 차라는 의미는 아주 무겁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중형 이상의 전기차들은 대부분 2톤이 넘는다 시승차는 2.35톤이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포지셔닝을 차원이 다르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기술력을 시장에서 완전하게 검증을 받았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시장 소비자들은 제네시스의 제품력을 인정한다. 그것이 해외시장에서도 같은 수준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마케팅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뒷좌석의 승차감을 높이는 다양한 서스펜션 기술을 적용했다고 강조한다. 리어 크로스멤버와 차체가 연결되는 부위에 하이드로 부싱을 사용한 것도 그중 하나다. 하이드로 부싱은 내부 유로에 유체를 봉입해 주행 시 진동과 소음을 절연하는 성능이 탁월하다. 그것이 피칭은 물론이고 요잉까지 억제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탑승자의 입장에서는 안정감과 안심감으로 느끼게 된다.
엔지니어들이 무슨 기술을 채용했는지에 대한 설명과 달리 사용자는 정숙성, 승차감 등으로 그들의 느낌을 표현한다. 그것을 경쟁 모델과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감성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그 브랜드의 헤리티지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다.
노면의 요철을 흡수하면서 탑승자에게 전달하는 감각은 아주 중요하다. 특히 빗길이나 거친 노면에서의 감쇠력 차이는 체감 정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것을 경쟁 모델과의 비교를 통해 수치화하기 어렵다는 것이 도전 과제다.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는 실측 데이터를 많이 제공하기로 유명하지만 주로 속도에 관한 것이다. 감성을 수치화할 수는 없다.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프리미엄 마케팅이다. 개발과 생산, 판매,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더 나아가 ESG와 RE100 등 환경 관련 이슈까지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다.
오늘날 컴퓨터로 구동되는 전기차는 가장 최근에 나온 차가 가장 좋은 차라는 명제가 더 뚜렷하게 각인되는 시대다. 시승차도 부분 변경 모델이지만 그 변화의 폭은 크다. 달리고 돌고 멈춘다는 본질이 생각하고 이동한다는 것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그런 변화는 소비자들 끌어들이기에 좋은 요소다. 다만 스마트폰으로 이미 많은 혁신을 경험했던 사용자들에게 무엇을 제공할 것인지가 숙제다.
G80 전동화 모델은 분명 전기차로서의 가치는 물론이고 자동차라는 큰 틀에서의 제품력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모델이다. 디테일에서 많은 진화를 추구하는 자세도 좋다. 그것을 브랜드로 만드는 좀 더 정교한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주요제원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크기
전장×전폭×전고 : 5,135×1,925×1,480mm
휠베이스 : 3,140mm
트레드 앞/뒤 : 1,629/1,636
공차중량 : 2,355kg
승차 정원 : 5명
연료탱크 용량 : --
트렁크용량 : ----배터리
형식 : 94.5kWh 리튬 이온
정격전압 : 523V/180.9Ah
전기모터
최고출력 : 272kW(앞뒤 각각 136kW)
최대토크 : 700Nm(앞뒤 각각 350Nm)
구동방식 : 4WD
트랜스미션
형식 : 1단 감속기
회생제동 시스템
400V/800V 멀티 충전 시스템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멀티링크/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45/45R19, 275/40R19
구동방식 : AWD
성능
전비 : 4.4km/kWh(도심 4.6km/고속도로 4.3km)
1회 충전 주행거리 : 복합 475km (도심 492 / 고속도로 454)
이산화탄소 배출량 : 0g/km
시판 가격
8,919만원
(작성일자 2024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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