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보편타당한 차만들기의 정석, 폭스바겐 티구안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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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티구안을 다시 시승했다. 수입차 시장에서 누계 7만 대를 처음으로 돌파한 볼륨 모델이다. 시대에 충실하고 만인을 위한 차라는 캐치 프레이즈에 걸맞은 차만들기가 특징이다. 더 많은 사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성격을 주장한다. 패밀리카의 대명사인 폭스바겐의 볼륨 모델 타구안 2.0TDI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기술은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
금방이라도 모두 전기차로 바뀔 것 같았다. 지금은 테슬라까지도 로드맵을 수정하고 있다. 연간 2,000만 대 판매 목표를 철회했다. 애초에 쉽지 않은 것이었다. 기가 상하이보다 더 큰 200만 대 공장 10개를 건설한다는 것이 간단치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가장 적극적이었던 볼보도 2030년 전기차로의 전환을 수정했다. 그래도 소폭 후퇴라는 점이 시선을 끈다.
시장이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과 인프라 등으로 인해 사용자들이 원하는 데로 소비패턴을 바꾸지 않은 탓이다. 사용자 탓도, 자동차회사 탓도 아니다. 지역별로 국가별로 천차만별의 에너지 수급 문제부터 충전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그리 쉽게 한쪽으로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당위성과 시장성이 부딪힌 것이다.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전면에 내 세우고 있지만 사람들은 당장에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것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하는 것이 정치이다. 그런데 작금 세계의 정치권은 모두가 자신들의 이익 우선 때문에 신경을 쓰지 못한다. 표가 필요한 사람들은 정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 특히 포퓰리즘 정치로 인류의 미래 따위(?)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래도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과도기적인 역할 수행을 하고 있다. 그만큼 기술적인 발전도 있다. 대부분이 소 배기량 내연기관 베이스의 시스템을 채용하면서도 파워가 부족하지 않다.
그런데 디젤 엔진을 탑재한 차도 판매된다. 그것은 시장이 있다는 것이다. 폭스바겐 디젤 스캔들은 우선은 폭스바겐의 책임이 크다. 그 못지않게 그것을 판매하도록 형식승인을 내준 각국 정부 책임도 크다. 자가인증제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하면 안 된다. 그 프로세스로 인해 문제가 생겼다면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하지만 지금 어느 국가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인천 전기차 화재 사건은 150대의 자동차가 불타고 아파트 5개 동이 정전이 발생했다. 가장 먼저 그것을 관리 감독할 당국의 부실 대응을 비판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모든 미디어는 전기차와 배터리만 잡는다. 그들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세 대나 다섯 대 정도만 불타도 될 것을 150대까지 키운 당국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디젤 엔진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질소산화물이다. 그것이 미세먼지를 발생시킨다. 폭스바겐 등 유럽 메이커들은 트윈 도징이라는 기술로 거의 제로에 가깝게 제거했다. 그런데 디젤 스캔들로 신용을 잃은 것을 복구하기는 난망해 보인다. 그럼에도 시장에는 수요가 있다. 지역과 사용자에 따라 다를 뿐이다.
물론 당장의 문제는 지역 공해인 질소산화물보다 지구 공해로 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다. 그런데 메탄가스를 천연가스라고 호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은 함구하고 있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지구 온난화에 85배나 더 영향을 미친다. 가솔린과 경유도 땅에서 나온 천연 오일이다. 용어로 호도하는 것에 무신경한 사회 탓도 있다. 세계에서 메탄가스 버스가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다. 한국은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 4위이다.
Exterior & Interior
파사트가 그렇듯이 티구안도 전형적인 폭스바겐의 선과 면을 사용하고 있다. 정리된 선으로 만인을 위한 차라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강한 아이콘이 없지만 독일차라는 프리미엄으로 어필한다. 시승차는 3년 전에 등장한 부분 변경 모델이지만 그 정체성은 변함이 없다. 파격적인 변화보다는 기본에 충실히 한다는 원칙이 만들어 낸 것이다.
앞 얼굴에서는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의 디자인이 좌우 각각 두 개의 주간주행등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IQ•라이트-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는 지능형 제어 기능인 ‘다이내믹 라이트 어시스트’를 통해 시인성 향상과 도로의 다른 사용자를 배려하고 있다. 이 간단해 보이는 장비로 디지털 시대임을 표현하고 있다. 그 헤드램프와 연장선에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조화는 시대적인 트렌드다.
범퍼를 중심으로 아래쪽 에어 인테이크와 구분하는 레이아웃은 안정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 뒤쪽에서는 LED 후미등이 중심을 잡고 있다. 다이내믹 턴 시그널은 바깥쪽으로 흐르듯이 점등한다. 아우디가 시작한, 오래된 기능인데 폭스바겐에도 적용되고 있다.
인테리어도 디지털화와 빛을 소구로 하는 것 등으로 엑센트를 주고 있다. 포인트는 커넥티비티 기능이 확장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IB3를 전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했다는 것이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레디 투 디스커버(Ready 2 Discover) 및 디스커버 프로(Discover Pro) 등 커넥티비티 기능을 강화했다. 무선으로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할 수 있다.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창이 8인치에서 9.2인치로 커졌다. 진화한 음성인식은 물론 동작 인식 기능을 채용한 것도 새롭다.
다기능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도 간단한 처리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스포크상의 리모콘 버튼 부분에 메탈 부분이 없이 같은 톤으로 처리되어 깔끔해 보인다. 스티어링 휠 뒤의 10.25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도 아우디처럼 스티어링 휠 스포크 상의 VIEW 버튼으로 계기판 그래픽을 바꿀 수 있다. 그래픽과 표시하는 내용이 달라졌다. 30가지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트가 기본으로 적용됐다. 빛이 디자인인 시대에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온전히 사용자의 몫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현행 티구안의 국내 시판이 시작됐던 2019년 초부터 2.0TDi 만 들어왔다. 구조는 그렇지만 엔진 헤드가 크게 달라졌다. 시승차는 1,968cc 직렬 4기통 DOHC TDI 디젤로 최고출력 150ps, 최대토크 36.7kgm로 토크가 2.0kgm 증대됐다. 최대출력과 최대토크 발생영역에도 변화가 있다. 물론 2,000rpm 이하에서 대부분의 통상 주행속도를 커버하는 것은 같다.
이 엔진은 2019년 하반기에 미세먼지의 원인인 질소 산화물의 배출을 실도로 주행 시에도 80%가량 줄인 트윈 도징 기술을 채용한 것으로 EA288 evo라고 불리는 것이다. 직렬로 배치한 두 개의 SCR의 상류로부터 애드블루가 주입되는 것이 특징으로 실험실 측정에서는 질소산화물이 거의 배출되지 않고 실도로 주행테스트(RDE)에서도 20~30g/km로 유로 6 기준 80g/km를 크게 밑돈다. 8세대 골프에 가장 먼저 채용된 기술로 이제 모든 모델에 채용되고 있다. 연비가 기존 14.7km/리터에서 15.6km/리터로 높아졌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1g/km에서 121g/km로 낮아졌다.
변속기는 7단 DSG. 구동방식은 앞바퀴 굴림방식을 기본으로 4모션이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시승차는 앞바퀴 굴림방식이다. 스톱 &고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1,500rpm부근. 데뷔 당시에는 1,700rpm 부근이었으나 튜닝이 있었다. 레드존은 4,5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000rpm 전에 2단으로. 그다음부터는 4,3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35km/h에서 3단, 55km/h에서 4단, 95km/h에서 5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풀 스로틀시 약간의 휠 스핀이 발생한다.
이 파워트레인의 조합은 차종에 따라 특성이 다른 것 같다. 그만큼 약간 뜸을 들이며 가속한다. 1년 전 시승할 때는 가속하는 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부밍음이 있었으나 다시 데뷔 당시처럼 낮아졌다. 엔진의 회전 상승감이나 질감 등은 더 좋다. 통상적인 발진에서도 토크감이 강하지 않는 것이 오늘날 등장하는 모듈러 엔진의 전형적인 특성이다. 그래서인지 배터리 전기차를 주로 타던 사용자들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속도계의 바늘은 꾸준히 상승한다. 당연한 반응이지만 대부분의 글로벌 플레이어는 스포츠 모델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밸런스를 중시하는 타입으로 하고 있다. 폭스바겐도 그런 점에서 다르지 않다. 최고속도 영역에서는 출력의 한계가 보인다. 같은 엔진을 탑재한 아테온은 190마력 사양이 탑재되어 있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평범한 수준이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골프와 비슷한 특성을 보인다. 코너링과 헤어핀에서의 ESP개입 포인트는 CP지점을 지나서다. 롤각은 조금 과장하면 해치백인 골프와 큰 차이가 없다. 물론 무게중심고가 높은 만큼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다를 것이다. 전체적으로 섀시의 반응은 직설적이지는 않지만 흐트러지지 않는 거동이다.
록 투 록 2.6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4모션 사양은 록 투 록이 2.1회전이었다. 기어비의 차이가 나지만 응답성이 다른 것 같지는 않다. 패밀리카로서 다루기 쉬운 차의 특성이라는 정석은 변함이 없다. 물론 차체 강성과 비틀림 강성의 향상으로 인한 안정적인 거동이 그 배경에 있다. 코너링에서 원심력이 네바퀴 굴림방식과 거의 비슷하게 억제되어 있다.
전체적인 섀시의 특성은 엔진과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당시만 해도 선대 모델보다 비약적으로 발전한 승차감은 여전하다. 다만 시트의 특성이 한국차보다는 약간 하드한 쪽이다.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독일 업체들은 시트 설계 시 혈액순환을 중시한다. 장시간 운전 시 피로 경감에 영향을 미친다.
ADAS 기능은 스톱&고와 연동되는 ACC를 비롯해 차로 이탈 방지 장치, 자동 긴급 제동장치 등 대부분이 채용되어 있다. ACC는 기존보다 반응 속도가 달라졌다. ON한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약 10초 후에, 계기판에 스티어링 휠을 잡고 운전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다시 5초가량이 지나면 경고음이 동반되고 그래도 잡지 않으면 브레이크를 밟은 듯이 멈칫하는 동작을 보인다. 그리고 다시 2~3초 후에 다시 한번 멈칫하며 해제된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이런 반응이었으나 최근 출시되는 차에서는 사라졌다. 터치 감응식 스티어링 휠에 손을 데면 다시 활성화된다.
티구안은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단일 모델로 7만 대를 돌파한 모델이다. 양산 패밀리카가 갖추어야 할 조건이 그 배경이다. 미디어에서는 강한 독창성을 강조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부각하지만, 사용자들의 선택은 그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폭스바겐 브랜드에 대한 신뢰성이기도 하다.
세상은 뉴스와는 달리 빨리 달라지지는 않는다. 변하는 것은 맞지만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래서 여전히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다양한 성격의 자동차가 시장에 나오고 있다.
주요 제원 2022 티구안 2.0 T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510×1,840×1,635mm
휠베이스 : 2,680mm
트레드 : ---
공차중량 : 1,696kg
엔진형식 : 1,968cc
직렬 4기통 터보차저 TDI 디젤
최대출력 (마력/rpm) : 150/3,000~4,200
최대토크 (kg•m/rpm) : 36.7/1,600 -2,750
연료탱크 용량 : 58리터
트랜스미션형식 : 7단 DSG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디스크
타이어 : 235/55 R18 (기본형 215/65 R17)
구동방식 : 앞바퀴 굴림방식
성능
0-100km/h : 9.4 초
최고속도 : 200 km/h
복합연비 : 15,6km/리터(도심 14.2/고속 17.6)
CO2 배출량 : 121g/km
트렁크 용량 : 145~1,665 리터
최소 회전반경 : ---
시판 가격
2.0 TDI 프리미엄 : 4,548만원
2.0 TDI 프레스티지 : 4,961 만원
(작성일자 : 2024년 9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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