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한결같은 '플래그십', 폭스바겐 투아렉 3.0 TD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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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3세대 투아렉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그룹 내 MLB evo 플랫폼을 베이스로 개발되었으며 V8TDI까지 있는 폭스바겐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앞 얼굴에 3 Eyes 디자인 컨셉을 채용하고 각종 편의 장치를 추가한 것이 포인트다. 12.3인치 곡면 계기판과 15인치 터치 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풀 디지털화는 여전히 큰 세일즈 포인트다. 4년 만에 부분 변경된 3세대 투아렉 3.0 V6 TDI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투아렉이 올해로 데뷔 24주년을 맞았다. 1세대 모델에는 V형 10기통 엔진까지 탑재됐었다. 그것이 2세대에서 V형 8기통으로 다운사이징 됐다. 파워트레인에서 알 수 있듯이 브랜드 플래그십으로 고가의 모델이다. 거기에 독일차라는 프리미엄까지 더하고 있다.
투아렉은 1세대 모델의 개발 과정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임무를 부여받은 모델이다. 양산 브랜드의 약점을 커버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등장한 것이다. 처음부터 BMW X5와 X3, 아우디 Q7과 Q5, 그리고 같은 플랫폼을 공유한 포르쉐의 카이엔 등까지도 경쟁 상대를 표방하며 등장했다.
3세대 모델은 중국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됐다. 세상이 그렇게 변했다. 그때 폭스바겐그룹의 연간 판매대수는 1,097만 대를 넘었고 중국 시장은 0.6%가 늘었다. 특히 폭스바겐 브랜드는 627만 8,300대로 사상 최고 판매를 기록했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대부분 업체의 판매가 감소했지만 1.7% 증가한 316만 3,200대가 팔려 전체 판매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폭스바겐 그룹 중 중국 시장에 가장 먼저 눈을 돌린 것은 포르쉐였다. 다음으로 아우디에 이어 폭스바겐도 3세대 투아렉을 중국 베이징에서 가장 먼저 공개했다. 중국 시장의 하락세와 더불어 명암이 엇갈리는 가운데 여전히 중국 시장에 투자를 늘리는 업체가 있고 아예 철수하는 업체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대부분이 중국 시장이 부진을 벗어나면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연구개발센터 건립은 물론이고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등 세 확대를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 브랜드들의 부상으로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입지는 좁아졌다. 폭스바그룹은 중국시장에서 2019년 423만 대를 판매했으나 2023년에는 100만 대가 줄어든 324만 대에 그쳤다. GM도 2017년 400만 대에서 2023년 210만대로 200만대 가까이 폭락했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174만 대에서 2023년 25만대로 그보다 더 심한 부침을 겪었다.
지금 이들 글로벌 플레이어는 시장 확대로 수익을 올려야 하고 전기차, SDV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해야 한다. 폭스바겐은 2026년부터 내연기관을 개발하지 않는다고 했었다. 그로 인해 생산은 2033년 정도까지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그 몇 년 사이 세상은 또 변했다. 지역과 국가에 따른 에너지 수급의 차이로, 전기차로의 전환이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소프트웨어 기술의 부족으로 전기차 시대를 위한 E/E 아키텍처 완성도 2025년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됐다.
쉽게 말해 돈을 벌어야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데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외부의 파괴적 경쟁자들이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갈 기세다. 그 속에서 폭스바겐 브랜드는 그동안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테슬라는 물론이고 현대차그룹과, 토요타 자동차, GM과 동일 선상에서 경쟁해야 한다. 자칫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제품이다. 오늘 시승하는 투아렉은 티구안처럼 볼륨 모델은 아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리드해야 한다. 전기차 라인업 ID시리즈로 매끄럽게 전환해야 하는 임무도 있다.
Exterior & Interior
디테일로 성격을 표현하는 전기 SUV와 비교하면 ‘선과의 대화’라는 디자인 언어에 걸맞게 간결하다. 군더더기 없는 선과 면의 조화가 특징이다.
앞 얼굴에서 그래픽의 변화는 크지 않다. '3 Eyes' 디자인 컨셉 적용했다. 내용이 달라졌다. 첨단 지능형 인터랙티브 라이팅 시스템 'IQ.라이트 H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가 브랜드 최초로 탑재됐다. 운전자는 물론 다른 도로 사용자에게도 유용하다. 좌우로 바뀌는 방향에 따라 조사각을 최적으로 조절해 준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에어 인테이크보다 큰 것은 여전하다. V8 TDI에만 채용됐던 LED메트릭스 램프가 V6에도 채용됐다. 헤드램프 유닛 상단의 방향지시등은 OLED방식으로 오늘날 트렌드다. 와이드한 이미지를 살리는 에어 인테이크도 그대로다.
측면에서는 그린하우스가 좁고 그것이 약간 경사진 듯한 루프라인과 어울려 다이나믹한 분위기를 살린 것이 포인트다. 뒤쪽에서도 심플함이 주제다.
풀 디지털화가 주제인 인테리어는 12.3인치의 곡면형 계기판과 15인치 터치 스크린 디스플레이창이 연결된 듯한 배치가 그로테스크하다.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는 람보르기니 우루스나 아우디 A8보다 크다.
보쉬와 공동 개발한 이노비전 콕핏은 여전히 신선하다. 실렉터 레버 노브와 몇 개의 다이얼, 스위치는 유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조작은 터치 스크린에 통합됐다.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개발 기법을 참고로 했다고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듯이 터치 스크린의 애플리케이션은 작동하는데 아주 익숙한 느낌이다. 반응 속도도 충분히 빠르다. 스크린에 손을 가까이하면 서브 메뉴가 위아래 나타난다. 모뎀과 eSIM 카드의 시스템온칩(SoC)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운전자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은 운영체제 VW·OS에 의한 것이다. 앞으로는 이 부분에서의 변화에 더 비중을 둘 것이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인터페이스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2024년형 모델에서는 다인오디오 사운드 시스템, 소프트 도어 클로징, 루프 로드 센서, 엠비언트 라이트 업그레이드 등이 추가됐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3.0리터 V6 가솔린과 디젤, 그리고 V8 터보 디젤, 그리고 V6를 베이스로 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 등이 있다. 시승차는 2,967cc V6 DOHC 터보 디젤로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61.2kgm를 발휘한다. 토크 수치에서 우선 압도하는 것은 물론이고 질소산화물을 획기적으로 저감시킨 트윈 도징 기술도 2023년형 모델에서 채용됐다.
변속기는 토크 컨버터 방식 8단 AT. 구동방식은 네 바퀴 굴림방식인 4모션.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50rpm 부근. 레드 존은 4,600rpm 부터.
정지상태에서 풀가속을 하면 4,000rpm을 막 넘기면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0km/h에서 2단, 65km/h에서 3단, 10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1년 전 시승에서는 풀 스로틀시에는 약간은 뜸을 들이는 듯한 반응을 보였으나 개선된 것 같다. 그만큼 차체 중량에 대한 부담이 적어졌다. 회전 상승감과 질감은 일품이다. 처음 무심코 가속 페달을 밟고 전진하면서 전기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정도다. 디젤에서 가솔린 시대로 회귀하면서 엔진 사운드나 소음에 대한 비교가 있어 왔으나 신형 V6디젤은 전체적으로 매끄러우면서도 조용하다.
통상적인 감각으로 달리면 대형 세단 수준의 소음 억제라고 할 만하다. 여기에서 다시 한번 이 시대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이 파워트레인의 매칭시 밸런스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폭발적인 가속감보다는 전체적인 밸런스와 차체 중량을 의식하지 않을 정도의 파워로 효율성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5링크.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제이션을 채용한 에어 서스펜션을 중심으로 한 댐핑 스트로크는 중간 수준이다. SUV라는 장르를 감안하면 댐핑 스트로크를 약간 길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오늘날의 트렌드를 반영해 온로드의 주행성을 중시한 타입이다. 물론 차체를 최저 -45mm까지 낮추거나 최대 70mm까지 높일 수 있어 어쩌다 만나게 될 험로에서의 사용도 고려하고 있다.
노면의 요철은 충분히 흡수한다. 튕겨 내거나 말랑말랑한 반응을 보이는 섀시는 이제는 과거의 얘기이다. 차체 강성과 감쇠력 제어 등의 수준은 과거처럼 모델체인지할 때마다 획기적인 변화를 보이지는 않는다. 게다가 주행 상태에 따라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전자식 댐퍼 컨트롤의 채용으로 오늘날의 운전자는 과거처럼 스파르탄한 감각의 스포츠 주행처럼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그만큼 스포츠 주행을 해도 체력 소모가 많지 않을 정도로 전자제어로 거동을 컨트롤해 준다.
그보다는 최근 등장하는 신차들이 대부분 4WS(Wheel Steering)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는 것이 더 주목을 끈다. 동위상과 역위상이라고 하는 어려운 이야기보다는 우선은 유턴 등에서 최소회전반경이 작아진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실제로 도로상에서 유턴해 보면 차체의 전장을 의심할 정도로 차 머리가 빨리 돌아준다. 37km/h 이상의 속도에서는 앞뒤 바퀴가 같은 방향, 즉 동위상으로 조타하는데 저속에서와는 달리 실제 주행에서는 체감이 쉽지 않다.
ADAS장비도 이 시대 등장한 대부분을 채용하고 있다. ACC를 ON 한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약 15초 후에, 계기판에 경고 문구가 뜬다. 기존에는 10초였다. 다시 10초 후에 경고음이 동반되며 2~3초 후에는 ‘삐~~’하는 경고음과 함께 해제된다.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일부만 활성화된다. 이 부분은 그룹 내 다른 브랜드들의 그것과 대동소이하다. ADAS 장비 중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이 없는 것은 아쉽다.
그럼에도 폭스바겐이 투아렉을 통해 보여준 디지털화의 기술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개념의 자동차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눈앞에 나타날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게 해 주는 것은 분명하다. 차 앞뒤의 좌우 상황을 센서로 감지해 주고 가감속도 내비게이션과 연동해서 자동으로 하고 야간에 나이트 비전으로 눈을 대신해 주며 주차도 저절로 하는 시대다. 여기까지도 빠른 속도로 진화했는데 앞으로는 더 빠른 속도로 운전자들의 주의를 대신해 줄 기능들이 채용될 것 같다.
투아렉은 폭스바겐 브랜드 플래그십 모델이다. 오늘날 트렌드인 SUV라는 장르의 모델이지만 그보다는 미래의 탈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모델이다. 스타일링 익스테리어나 디자인보다 인테리어의 인터페이스의 기능을 확인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하고 있다. 이것이 이 시대 자동차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또 다른 차원에서의 숙제다.
여전히 가속성능을 비롯한 아날로그 감각의 성능 분석을 하기도 하는데 적어도 동급 모델에서 경쟁 모델과의 차이가 현격히 좁혀졌다. 경쟁력의 중심이 달라졌다. 아날로그를 강조하는 운전자들의 수는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그만큼 새로운 그 무엇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 자동차회사의 임무다.
오늘날 세상은 모든 분야가 달라지고 있다.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 마차 시대에서 자동차 시대로 바뀐 것 이상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20세기 패밀리카의 대명사로 명성을 쌓은 폭스바겐이 21세기에는 어떤 가치로 어필할지 궁금하다.
주요제원 2024폭스바겐 뉴 투아렉 3.0 T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80×1,985×1,700mm
휠베이스 : 2,899mm
트레드 : 1,656/1,676mm
차체중량 : 2,250kg
트렁크 용량 : 810/1,800리터
연료탱크 용량 : 85리터
엔진
형식 : 2,967cc V6 디젤 직분사 터보
최고출력 : 286마력/3,500~4,000 rpm
최대 토크 : 61.2kg.m/2,250~3,250 rpm
보어×스트로크 : 83×91.4
압축비 : ---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자동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5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타이어 : 285/45R/20
구동방식 : 4WD
성능
최고속도 : 235km/h
0-100km/h 가속 시간 : 6.1초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10.9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185g/km
시판가격
프레스티지 : 1억 99만원
R라인 : 1억 699만원
(작성일자 : 2024년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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