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포르쉐 카이엔 S-E Hybrid 독일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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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카이엔S-E Hybrid 모델을 시승했다. 수퍼 수포츠카 918 스파이더와 파나메라에 이어 카이엔에까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라인업했다. 배터리와 전기모터 용량을 늘려 효율성과 고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컨셉이다. 카이엔 S-E 하이브리드는 양산 모델로는 처음으로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한 네바퀴 굴림방식 SUV이다. 2010년에 출시된 2세대 카이엔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에 PHEV버전을 추가했다.
정통 스포츠카 메이커 포르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퍼스포츠카 918스파이더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4도어 모델 파나메라에 이어 카이엔에까지 PHEV 버전을 추가했다. 이는 결코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2014년 포르쉐를 비롯한 독일 메이커들은 모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공개하고 국제 시승회를 개최했다. 아우디의 e-Tron을 비롯해 BMW i8과 X5, 폭스바겐 골프 GTE, 메르세데스 벤츠 S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그것이다. 이쯤 되면 세계 자동차회사들은 그들의 방향성에 대해 결정을 내릴 단계가 왔음을 알게 된다. 자동차 기술의 트렌드세터인 독일 메이커들이 앞 다투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는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물론 이에 대해 일반인들은 마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내연기관 엔진을 대신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 이야기는 조금 복잡해진다. 에너지 문제에 대한 의견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주류 경제학자들과 환경론자들은 석유고갈론과 이산화탄소의 지구 온난화 야기론을 부르짖고 있다. 하지만 한 편에서는 화석연료의 고갈은 정치적 구호였고 지구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산화탄소로 인해 온난화가 야기된다는 논리는 이제 그 빛을 상당히 잃어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잔존량이 30년 분량(세계석유개발자협의회)이었던 석유가 2005년에는 45년으로, 2010년에는 46년으로 늘었다. 여기에 지금은 셰일 가스와 셰일 오일까지 등장했다. 미국에 매장되어 있는 셰일 가스의 양만도 70억 지구인이 1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중국과 러시아의 매장량이 훨씬 많지만 그것은 계산에 넣지도 않았다. 당장에 확인된 석유 잔존량은 400년 분량이라는 통계도 나와있다. 그것 말고도 말레이시아는 최근 그들이 60년 동안 채굴했던 만큼의 석유가 매장된 유전을 발굴했다고 밝히고 있다.
셰일 가스에 대한 데이터 역시 신빙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화폐전쟁5(폭풍전야, 2014 RHK刊)의 저자 쑹훙빈과 한계비용제로사회(2014, 민음사 刊)의 저자 제러미 리프킨 등은 이미 2010년에 셰일 가스 채굴량이 피크를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누가 옳은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그런 와중에 미국은 40년만에 처음으로 2014년 7월 초경질유를 수출하며 에너지 수출국의 길을 열었다. 그리고 한국 주유소의 기름값은 야금야금 내려가 어느새 휘발유가 1,700원~ 경유는 1,500원대까지 내려갔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생산을 늘려 앞으로도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석유가 고갈될 것인지에 대해 진정한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또 하나의 이슈인 이산화탄소로 인한 지구온난화론. 이 이론을 처음 주장했던 것은 영국의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 기후센터다. 유엔산하협의체 IPCC의 지구온난화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는 단체다. 2009년 코펜하겐 기후회의 보름 전에 이 기후센터의 컴퓨터가 해킹 당했다. 주된 내용은 기상 전문가들의 연구결과가 허점 투성이이고 심지어 그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데이터는 삭제하거나 조작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따라서 이산화탄소가 기후 변화를 초래한다는 이른바 지구온난화는 가공된 이론이라고 주장이 재기됐었다. 그럼에도 2009년 월스트리트 저널의 지적처럼 이는 여전히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쪽이 옳으냐보다는 어느 논리의 지지자가 더 많은가에 대한 것 밖에 알 수 없는 현실이다. 그만큼 세계의 전문가들은 서로 힘을 합해(?) 그들의 의견에 대한 정치경제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금융산업이 지구를 구할 것이라고 전 세계인이 믿게 했던 역사처럼 이 역시 과연 믿을 수 있느냐 하는 이론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회사들은 연비성능이 좋고 유해 배기가스 배출이 적은 자동차를 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각국의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고 그 시장에서 판매를 위해서는 좀 더 깨끗한 자동차를 만들어야만 한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들의 득세는 바로 그런 규제 충족을 위한 목적도 있다.
하지만 단지 규제 충족만을 위한 것이라고 하기에는 투자가 너무 많다. 인류는 처음에 불을 에너지로 사용했었다. 그것이 산업혁명을 계기로 회전력으로 바꾸었고 미래에는 어떤 에너지 원을 사용하든지 전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인류학자, 미래학자들의 의견이 많다. 실현의 시기는 알 수 없지만 태양열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차든, 수소 연료전지전기차든 결국은 전기로 구동할 수밖에 없다는 가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원자력은 원자로의 냉각을 위해 국가 전체 담수 소비의 43%를 차지하고 있는 프랑스의 예에서 보듯이 결코 미래를 책임질 수단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1899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고안했던 포르쉐는 그들의 그런 역사적인 배경을 과시라도 하듯이 양산 메이커들보다 더 빨리 하이브리드의 길을 가고 있다. 이미 라인업된 하이브리드 버전도 그렇고 이번에 선보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행보도 예상 외로 빠르다. 그것은 그들이 효율성의 추구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그들의 에너지관리시스템 기술이 세계적이라는 것을 과시하고는 것이기도 하다.
Exterior & Interior
이번에 시승한 카이엔S-E Hybrid는 지난 여름 발표된 2세대 모델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2010년에 출시된 현행 2세대 카이엔은 누계 30만 3,000대가 팔려 명실공히 포르쉐의 볼륨 모델이다. 초대 모델까지 합하면 누계 모델은 58만대이므로 카이엔의 인기가 갈수록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앞 얼굴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상하 폭을 줄여 좌우로 넓게 보이게 했다. 범퍼의 디자인에도 변화를 주었다. 좀 더 날카로워진 느낌이다. 헤드램프는 바이제논으로 바꾸었다. LED 주간전조등도 채용됐다. 뒤쪽에서도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의 상하 폭을 줄였다. 방향지시등을 좌우로 길게 처리하고 별도의 제동등을 네 개의 LED등으로 해 변화를 주었다. 해치게이트 가운데의 가니시를 없앤 것도 눈에 띈다. 범퍼 아래쪽 가니시 부분의 투 톤 처리를 강조해 정통 SUV다운 터프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차체의 공기저항계수(Cd치)는 0.36. 전면 투영면적 2.81㎡. CdA 1.012. 일반인들이 이것을 산술적으로 계산하는 것은 어렵지만 공기저항계수와 전면 투영면적을 알아야 실제 공기저항 정도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데이터의 발표는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연료 탱크 용량이 100리터에서 80리터로 줄었다.
인테리어에는 새롭게 디자인된 다기능 스티어링 휠에 패들 시프트를 기본으로 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918스파이더의 것을 베이스로 했다고 한다. 계기판의 바늘이 연두색인 것은 하이브리드 모델부터 적용된 것이다. 아날로그 속도계는 없고 그 자리에 파워 미터가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 창에는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각종 정보가 표시된다. 센터페시아의 AV모니터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위한 정보가 표시된다. 터치 스크린 방식이 아니다.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메이커마다 사고방식의 차이가 여전한 부분이다.
연료계기판에는 배터리 충전 상태를 보여 주는 아날로그식 계기판이 있다. 전기 주행 가능거리를 보여 주는 TFT 디스플레이도 새롭다. 배터리 충전 수준을 기준으로 E파워 모드로 주행 가능한 거리와 함께 연료량을 기준으로 남은 하이브리드 주행 가능거리를 고려해 계산한다.
리어 시트의 쾌적성도 높였다. 시트 통풍구도 옵션으로 설정했다. 트렁크 용량은 플로어 아래 배터리 때문에 670~1780리터에서 580~1,690리터로 줄었다. 충전을 위한 케이블 케이스가 있는 것도 다른 점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2.995cc V형 6기통 수퍼차저 가솔린 엔진이 베이스다. 최고출력 333마력/5,500~6,500rpm, 최대토크 44.5kgm/3,000~5,250rpm이다. 이는 최근 공개된 메르세데스 벤츠 S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엔진의 333마력/48.8kg.m과 최고출력은 똑 같다.
전기모터는 95마력, 시스템 출력은 416마력. 배터리팩은 삼성전자로부터 셀을 공급받아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으로 충전용량이 10.8kWh 리튬 이온. 카이엔 S 하이브리드는 니켈 수소였으나 높은 에너지 밀도를 위해 리튬 이온을 사용했다. 2차 전지는 382볼트 축전용량 10.8kWh의 리튬 이온. 하이브리드 버전은 1.7kWh의 니켈 수소다. 여기에 7.2kWh의 충전기로 가정용 전원에 연결하면 3.6kWh모드의 표준 모드로 세 시간 반 만에 완충된다. 삼상 전원에 연결하면 90분 안에 끝난다.
EV모드로 최고속도 125km/h까지 가속이 가능하다. 엔진과 모터를 풀 가동시키면 0-100km/h 가속성능 5.9초, 최고속도 243km/h의 성능을 발휘한다. 연비는 하이브리드 버전이 12km/리터인데 비해 S-E하이브리드는 29.5km/리터(NEDC 기준)로 크게 차이 난다.
트랜스미션은 8단 팁트로닉 AT. 마칸과 달리 PDK를 채용하지 않은 것은 SUV로서 3.5톤에 달하는 견인력과 험로주파성을 고려한 것이다.
구동방식은 LSD 채용의 풀 타임 4WD. 앞 액슬에 전기모터가 있고 엔진과 트랜스미션 사이에 또 하나의 모터가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한다. 기본적인 토크 배분은 앞 42 : 뒤 58. 파워 트레인을 공유하고 있는 파나메라 S-E하이브리드는 뒷바퀴 굴림방식으로 두 차의 가장 큰 차이이다.
포르쉐는 시승코스를 짧은 아우토반에 국도를 주로 하는 50여km로 잡았다. 통상적인 포르쉐의 시승코스와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는 내용이다. 관계자들은 가능한 전기모드를 많이 사용해 보기를 바라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주행성이야 이미 입증된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물론 거기에는 EV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18~36km나 된다는 자신감도 있을 것이다. 최고 125km/h까지 전기모터로만 주행도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매니저라고 명명한 주행모드는 E-Power모드와 하이브리드 모드, E차지 모드가 있다. E차지 모드는 주행 중에 엔진에 의해 충전이 되고 100% 충전이 되면 자동으로 E-파워 모드로 전환된다.
실제로 아우토반에 들어서며 주변 차량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속해 보았다. E파워 모드에서 전기차의 부자연스러움이 전혀 없이 가속이 이루어진다. 기어는 물론 시프트 업이 진행되고 있다. 파워계의 바늘은 파워 미터의 전기 모드 범위의 끝에서 멈추어 있다. 130km/h에 이르자 엔진 시동이 걸린다. 제원표상에는 125km/h까지 전기모드로 달릴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것도 가운데 커다란 엔진회전계의 바늘이 올라간 것을 보고 알 수 있다.
그 상태에서 계속 정속 주행을 하면 포르쉐가 처음 채용했던 코스팅 기능이 작동된다. 셰일링이라고도 하는 이 기능은 배터리 잔량이 충분하고 토크가 필요 없을 경우 엔진 시동이 꺼지는 것이다. 작동이 아주 자연스럽다. 엔진의 시동이 걸리고 꺼지는 것을 체감할 수 없다. 하이브리드카에서 위화감을 주었던 것이 최근에는 많이 줄었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아예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 물론 코스팅 기능은 연비 성능 향상에 큰 역할을 한다.
시내 주행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가솔린 엔진이 작동하지 않는다. 당연히 엔진음은 없다. 회생 에너지 기능이 있는 브레이크의 감각도 인상적이다. 앞뒤 액슬에 별도의 회로가 작용하는 듀얼 서킷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하이브리드카 특유의 소음이 없다. 전기 모터 또는 인터버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잘 차단돼 있다.
전기차 모드로 주행하다가 필요에 의해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어느 영역에서든 엔진이 시동된다. 또한 언덕길 등이 계속되면 토크가 필요해 시동이 되기도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가속 페달을 어느 정도 밟아도 전기차 모드가 유지된다. 이 부분이 하이브리드와 차이이다. 하이브리드카는 전기차 모드 유지를 위해 아주 조심스럽게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
가속감은 포르쉐다.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동시에 작동하며 2,350kg에 세 명의 탑승자를 태운 차체를 거세게 밀어 붙인다. 이 대목은 약간 의외다. 어쩌면 일반 하이브리드에 대한 선입견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 맛은 강력한 사운드의 포르쉐는 아니다. 그것을 원하면 SPORT나 SPORT PLUS모드로 달리면 그만이다. 물론 최근 카이맨 GTS에서 경험했던 사운드 버튼은 별도로 없다. 그래도 뒤쪽에 등을 때리는 배기음으로 포르쉐임을 확인할 수 있다.
짧은 시승이었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특별히 전기모드가 강조된다거나 하는 것보다는 그냥 포르쉐의 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스포츠카 브랜드로서의 조건을 타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기존 카이엔 S 하이브리드보다 낮은 가격을 설정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주요 제원 포르쉐 뉴 카이엔 S-E Hybrid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55×1,939×1,705mm
휠베이스 : 2,895mm
트레드(전/후) : 1,655/1,669mm
공차중량 : 2,350kg
적재용량 : 580~1,690리터
연료탱크 용량 : 80리터
엔진
형식 : 2,995cc V형 6기통 DOHC 수퍼차저
보어×스트로크 : ---mm
압축비 : 10.5 :1
최고출력 : 333마력/5,500~6,500rpm,
최대토크 : 44.5kgm(440Nm)/3,000~5,250rpm
전기 모터 및 시스템
전기모터 최고출력 : 95마력/2,200~2,600rpm
최대토크 : 31.4kgm/0-1,700rpm
배터리 : 382볼트 10.8kWh 리튬 이온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AT 팁트로닉
기어비 : 4.92/2.81/1.84/1.43/1.21/1.00/0.83/ 후진 0.69
최종감속비 : 3.27
섀시
서스펜션(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스티어링 형식 : 랙&피니언
브레이크(앞/뒤) : V.디스크(6피스톤/4피스톤 캘리퍼)
구동방식 : 4WD
타이어 : 255/55R/18
성능
최고속도 : 243km/h
0-100km/h 가속성능 : 5.9초
출력 당 중량 : ---
리터당 출력 : 111.2마력/리터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29.5km/리터(NEDC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 : 79g/km
복합전력 소비량 : 20.8kWh/1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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