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채영석 | 재규어 XE 20d 인제니움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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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의 D세그먼트 세단 XE를 시승했다. 재규어의 첫 번째 모듈러 플랫폼, 첫 번째 모듈러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다. 패널을 비롯해 차체의 75%를 알루미늄으로 해 경량화를 추구해 효율성을 높인 것도 눈길을 끈다. 주행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장비는 물론이고 디지털 세대를 위한 커넥티비티 시스템도 경쟁 모델보다 한 발 앞선다. 재규어 XE 20d 인제니움의 스페인 북부 비토리아-팜플로나 일대와 나바라 서키트에서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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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랜드로버의 국제 시승회는 전문 기자들에게는 항상 호평을 받는다.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서키트 시승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야 말로 질주 본능을 만끽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번에도 프랑스와 인접한 스페인 북부 비토리아에 있는 1주 3.933km의 나바라 서키트와 팜플로나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 일반도로, 산악 와인딩 도로 등 520여 km를 달릴 수 있었다.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이벤트 진행 방식에서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감각을 보여 준다. 전세기로 영국 런던에서 스페인으로 가는 도중 비행기 안에서 아이패드로 제품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텍스트와 동영상이 섞인 자료는 두 시간 가까이의 시간 동안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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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는 판매대수의 한계로 인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훨씬 강한 독창성을 표방하는 만큼 신차가 나올 때마다 동급 모델보다 앞선 기술들을 선보이며 브랜드력을 키워가고 있다. 유럽시장 기준 D세그먼트에 속한 만큼 독일 프리미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과 같은 수준의 기술만으로는 어필하기 어렵다는 얘기이다. 재규어가 사운을 걸고 개발했다고 하는 XE에 그런 그들의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


XE는 재규어 브랜드의 미래를 위한 혁신이라고 할만큼 많은 변화를 보여 주고 있다. 세계 최초로 재활용 알루미늄을 75%나 사용한 것을 비롯해 재규어 첫 번째 모듈러 플랫폼과 모듈러 엔진 도입, 뒷바퀴 굴림방식 주행성 향상을 위한 ASPC (All Surface Progress Control, ASPC), 커넥티비티 시스템인 인카 컨트롤 앱스, 재규어 첫 전동 파워 스티어링 등 수많은 기술을 채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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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알루미늄 인텐시브 차체. 도어와 트렁크 리드 등을 제외한 패널과 차체 구조제, 엔진 블럭등 차체의 75%를 재활용 알루미늄을 사용해 만들었다. 재규어는 완전 알루미늄 차체에 대한 많은 공을 들인 바 있으나 XE에서는 알루미늄과 강철을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타입으로 정리했다. 뉴 XE에는 5세대 알루미늄 기술이 적용됐다. XJ와 F타입 등을 통해 입증된 본드와 리벳 접합 기술이 적용된 알루미늄 기술이다. 고강도 알루미늄 소재인 ‘RC5754’를 세계 최초로 XE에 도입했다 190kg의 무게를 줄이고 그로 인해 차체 앞뒤 중량 배분을 이상적인 50 : 50 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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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모듈러 플랫폼. 프리미엄, 양산 가리지 않고 비용저감이 과제인 것은 여전하다. 그 핵심기술 중 하나가 모듈러 플랫폼이다. 폭스바겐은 3개의 모듈러 플랫폼으로 연간 750만대 이상을 생산한다. 재규어는 XJ용과 그 외의 차체에 사용하는 두 개의 플랫폼이 있다. 이번에 XE를 통해 알루미늄 모노코크 구조의 모듈러 플랫폼을 도입했다. XE에 이어 차세대 XF에도 적용되며 장기적으로는 재규어의 모든 모델들이 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나오게 된다. 랜드로버의 크로스오버에도 채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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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모듈러 엔진. 한국에는 볼보 드라이브E를 통해 가장 먼저 소개된 모듈러 엔진은 BMW가 시작했다. 공용 실린더 하나를 만들어 다양한 배기량의 엔진을 만들어 낸다. 같은 구조이기 때문에 하나의 공장에서 생산이 가능하다. 생산 측면에서 비용저감을 위한 또 다른 혁명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디젤과 가솔린의 출력과 토크 특성을 비슷하게 했다. 두 엔진 모두 중저속에서의 토크는 물론이고 고속에서의 출력을 매끄럽게 추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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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ASPC. 저속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유사한 트랙션 관리 시스템이다. 눈 덮인 도로, 겨울철 빙판, 젖은 노면 등 접지력이 낮은 노면에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오프로드용 트랙션 시스템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3.6km/h와 30km/h사이에서 작동하며, 스티어링 휠에 있는 크루즈 컨트롤 스위치를 누르면 끝이다. 차가 알아서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페달을 밟지 않아도 유연한 주행이 가능하다. 자동 변속기를 탑재한 모든 엔진 모델에서 사용할 수 있다. 스노우 타이어를 장착하면 성능은 배가된다.


다섯 번째로 인 컨트롤 앱. 이는 커넥티비티 시스템으로 인컨트롤 리모트와 인컨트롤 시큐어,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인카 테크 중 일부다. XE 자체가 스마트 기기이다. 와이파이 핫스팟(Wi-Fi hotspot) 기능을 통해 여러 대의 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iOS 및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자동차에 연결할 수 있다. 8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스마트폰처럼 앱을 통해 다양한 차량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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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 연료 확인, 도어 잠금/해제부터 온도 조절 시스템에 대한 7일간 예약 설정까지 다양한 기능이 가능하다. 도난 추적과 위치 파악이 가능하고 고장이 발생하면 차량의 위치와 진단 데이터를 전송해 지연을 최소화한다.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SOS 전화를 발신해 응급 서비스를 요청하는 것은 당연하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디지털 유목민 뿐 아니라 디지털 원주민들의 입맛까지 맟춰줄 수 있는 스마트카 시대를 발빠르게 주도해 가고 있다. 국내 사양에는 당장에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섯 번째로  동급 최초로 적용된 스테레오 카메라 기술을 중심으로 한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응하는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ant System). 전방 도로를 3D 뷰로 제공하며, 자동 비상 브레이크(AEB, Autonomous Emergency Braking)와 교통 표지 인식 시스템이 채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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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뷰 미러의 앞면에 내장된 스테레오 카메라는 최대 100미터 전방에 있는 차량까지 감지할 수 있다. AEB 컨트롤 모듈의 알고리즘이 충돌이 발생할 것 같다고 판단을 하면, 브레이크 시스템은 이에 대비해 계기판, 또는 특정 경우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시각적 경보를 보낸다. 운전자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풀 브레이킹을 한다. AEB 시스템은 최대 시속 80km/h까지 충돌 방지, 완화 기능을 활성화한다.


교통 표지 인식 시스템은 스테레오 카메라를 이용해 해당 도로의 제한 속도(공사 중 임시 제한속도 포함)를 운전자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준다. 카메라 데이터는 시스템의 내구성을 보장하기 위해 항상 네비게이션 시스템의 제한 속도 정보를 상호 참조한다. 운전자는 제한 속도를 초과하는 경우 경고 해주긷도 한다. 기능을 선택하면 제한 속도 초과 시 제한 속도 이미지 주위가 점멸되며 청각적 경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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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레오 카메라는 도로 표지 외에 노면 표시도 감지해 XE의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에 활용된다.


또한 운전자가 전면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능적인 헤드램프 컨트롤은 하이빔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해 밤길 운전을 더욱 안전하게 만든다. 헤드라이트 모듈이 카메라의 이미지 처리 알고리즘과 연결돼 상대편 차량이 감지되면 하이빔 보조 기능이 하이빔을 자동으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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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E는 2015년 1월 파리에서 개최된 제30회 국제자동차 페스티벌에서 「MOST BEAUTIFUL CAR OF 2014(가장 아름다운 차)로 선정됐다. 1959년 데뷔한 MKⅡ를 모티브로 한 XE의 얼굴은 XJ이고 차체 비율과 스탠스는 F타입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그렇듯이 강한 아이덴티티로 패밀리 룩을 만들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건 중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희소성이라는 측면에서 재규어의 가치는 더 높아지고 있다. 그것을 살려 주는 것이 그들만의 DNA를 살려 독창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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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얼굴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XJ와 XF와 같은 컨셉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래픽에서 차이가 있다. 키드니 그릴의 높이와 너비의 차이로 세그먼트를 구분하는 BMW와 같은 수법이다. 날카롭게 휠 하우스 가운데쪽으로 뻗어 있는 헤드램프가 재규어 브랜드의 공격성을 표현하고 있다. 그 안의 J 블레이드(J-Blade) 주간 주행등 역시 재규어 패밀리임을 강조하는 그래픽이다. 보닛 위 두 개의 캐릭터 라인도 공격성을 표현하기 위한 기법.


측면의 비율은 전형적인 스포츠카의 그것이다. F타입을 연상케 하는 롱 노즈 숏 데크를 비롯해 승객석이 뒤쪽으로 밀려 나 있는 비율 등은 역동성을 강조하는 스포츠 세단의 전형적인 비율이다. F타입을 모티브로 했다고 하는 것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당연히 쿠페라이크한 루프라인은 강한 어깨선과 유기적으로 어울려 다이나믹성을 표현하고 있다. 극단적으로 짧은 앞 오버행과 긴 노즈도 그런 이미지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리어 휠 하우스도 당당한 스탠스를 만드는 중요한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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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의 주제는 심플함이다. 엉덩이가 치켜 올라가는 듯한 자세이지만 오버하지 않는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XJ와 XF보다는 수수한 맛이다. 좌우로 길게 뻗은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가 차체를 넓게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범퍼 아래쪽 배기 파이프는 차종에 따라 듀얼과 트윈으로 나뉜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670×1,850×1,415mm, 휠 베이스 2,835mm.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가 4,700×1,810×1,465mm/2,840mm, 아우디 A4가 4,701×1,826×1,427 mm/ 2,808 mm이므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전고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것이 XE를 차별화해 주는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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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차체 비율로 XE의 공기저항계수는 재규어 모델 중 가장 낮은 Cd 0.26. 이는 1,200회에 달하는 컴퓨터 유체 역학 시뮬레이션과 8백만 시간 이상의 프로세스를 거쳐 얻은 결과다. 공기의 흐름을 앞 휠의 표면 위로 유도해 항력을 저감시켜주는 전방 범퍼 덕트(bumper duct)가 새로 도입됐다. 이는 후방의 배기파이프로 연결된 언더 패널과 함께 공기저항을 줄여준다.


재규어측은 XE를 C/D세그먼트의 모델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C세그먼트의 모델을 만들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지금의 메르세데스나 BMW, 아우디처럼 A, B, C세그먼트 모두 확장하기에는 당장에 무리라는 얘기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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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도 플래그십 모델 XJ의 모티브를 차용하고 있다. 호화 요트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고 하는 윈드실드 맨 하단까지 연결되어 있는 랩 어라운드 타입의 패널. XJ처럼 우드트림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탑승공간을 아늑하게 감싸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는 같다. 희소성을 강조하는 럭셔리 모델임을 표방하기 위한 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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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대시보드의 디자인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달리 모델마다 그래픽에서 차이를 주고 있다. 이 역시 전략이다. 차별화를 해 희소성을 더 강조하기 위함이다. 디자인의 주제는 간결함이다. 8인치 AV모니터 안에는 재규어가 공을 들인 디지털 시대를 위한 인카 컨트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채용되어 있다.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XJ에 처음 채용된 듀얼 뷰 기능도 있다.


인카 테크놀러지에 속하는 인컨트롤 앱으로 스마트폰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컨퍼런스 콜, 주차 정보 확인, 호텔 예약까지 모든 것이 간단하게 처리된다. XE가 하나의 단말기가 된 것이다.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지역에서 스마트폰의 핫스팟 기능을 이용하듯이 XE가 핫 스팟이 되어 차 안에 있는 탑승자들이 각자의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를 통해 연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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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셔리카들이 높은 비중을 두는 카 오디오는 영국제 메리디안 오디오 기술을 도입했다. 11 스피커와 서브우퍼가 설계되어 있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XF 등 상급 모델과 같다. 휠 직경이 작게 해 스포티한 맛을 살리고 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F타입처럼 원뿔형이다. 두 개의 클러스터 가운데 디스플레이 창은 각종 차량정보를 비롯해 내비게이션의 방향 표시 기능까지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앞 유리창 밖 2미터 거리에 보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도 방향이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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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페시아 앞쪽에는 재규어의 아이콘인 시동키를 돌리면 솟아 오르는 실렉트 드라이브는 여전히 신선하다. 에어벤트가 위쪽으로 돌면서 열리는 기능은 없다. 그 뒤로 커다란 컵 홀더가 두 개 배열되어 있다.


시트는 5인승. 세미 버킷 타입의 시트는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12웨이 전동 조절식. 시트 재질은 직물을 기본으로 차종에 따라 토러스 가죽이 채용된다. 착좌감은 부드러운 쪽. 리어 시트는 40 : 20 : 40 분할 접이식. 3인승 공간이지만 성인 두 명이 탈 수 있는 정도. 머리 공간은 부족하지 않지만 무릎과 팔 공간에서는 유럽산 D세그먼트들이 그렇듯이 넉넉하지는 않다. 트렁크 용량은 455리터를 기본으로 830리터까지 확대된다. 플로어 커버를 들어 올리면 스페어타이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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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2.0 가솔린과 디젤, 그리고 3.0 V6 가솔린 등 세 가지. 가솔린은 이미 다른 차를 통해 경험한 것이고 2.0 디젤이 모듈러 엔진인 인제니움이다. 가솔린 인제니움은 올 하반기에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승 현장에서는 세 가지 엔진 사양을 모두 타 보았지만 이번 시승기에서는 새로운 2.0 인제니움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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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cc 직렬 4기통 DOHC 커먼레일 터보 디젤은 두 가지 버전이 있다. 한국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최고출력 180ps/4,000rpm, 최대토크 43.9kgm/1,750~2,500rpm을 발휘한다. 최고출력은 가솔린 사양보다 약간 낮지만 토크는 두 배 이상이다. 커먼레일 압력은 1,800바. 엔진의 분리 냉각 시스템, 맵핑된 온도 조절 장치, 완전 가변 기계식 워터 펌프를 채용하고 있다. 냉각수는 실린더 헤드 내에서 횡으로 흐르는 크로스 플로우(cross flow) 방식을 통해 순환된다. 엔진의 워밍업이 더 신속하게 이루어져 마찰이 감소되고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배기가스 재순환 시스템과 배기가스 후처리 기술을 통합하고 선택적 촉매 환원(SCR: 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시스템을 채용해 유로6를 충족한다.


변속기는 새로 개발한 6단 MT를 기본으로 XJ에 사용된 ZF제 8단 AT가 조합된다. 패들 시프트가 있다. XF에서 재규어 최초로 적용했던 인텔리전트 스톱/스타트 기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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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400rpm. BMW의 액티브투어러 모듈러 엔진의 1,50rpm보다 낮다. 레드존은 4,6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4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35km/h에서 2단, 50km/h에서 3단, 90km/h에서 4단, 115km/h에서 5단, 150km/h에서 6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발진시의 느낌은 펀치력보다는 매끄럽다는 것이 우선이다. 이는 엔진의 낮은 회전 저항과 어울려 승차감을 좋게 하는데 기여한다. 가속을 해 나가면서 토크가 살아난다. 최대토크 발생지점을 넘어서도 같은 톤으로 밀어 붙인다. 엔진회전을 올리면 넓은 토크밴드를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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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는 다른 곳에 있다. 볼보와 BMW의 모듈러 엔진이 그렇듯이 중저속에서의 강력한 토크뿐 아니라 고속에서의 출력을 추출해 내는 것도 가솔린에 뒤지지 않는다. 초고속역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그 영역은 서키트에서나 확인할 수 있다. 더 인상적인 것은 소음 저감이다. 재규어의 디젤은 정숙성에서는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모듈러 엔진은 한 단계 더 개량됐다. 고속역에서 풀 스로틀을 하며 가속을 해도 소음은 2.0리터 가솔린보다 오히려 더 조용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진동도 마찬가지다. 다만 정지 상태에서 실렉트 드라이브를 작동하면 약간씩의 충격이 느껴진다고 XF 2.2d에서 지적했었는데 그대로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첫 번째 벽에 이른다. 그 이후로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속도계의 바늘이 올라간다. 이 부분은 가솔린 엔진이 더 우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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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앞 더블위시본, 뒤 인테그럴 링크. 앞 서스펜션은 4WD 옵션까지 고려한 설정이다.. XF는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이다. 댐핑 스트로크는 길게 느껴진다. 그것은 서스펜션 때문이라기보다는 전동 파워 스티어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재규어의 다른 모델들은 모두 유압식이다. XE에 처음 도입한 전동 파워 스티어링을 잡으면 유압식과는 다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전동식을 채용하는 것은 효율성 때문이다.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은 세팅을 잘못하면 위화감을 줄 수도 있다.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기본으로 앞서 언급한 ASPC라고 하는 트랙션 관리 시스템의 채용으로 뒷바퀴 굴림방식의 거동을 제어한다. 이는 감쇄력 연속가변식 어댑티브 다이나믹스와 함께 XE의 주행성을 높여 주는 중요한 요소다. 3.0 V6로 서키트 주행시 그 효과를 실감했다. 800 미터의 직선코스에서 최대한 가속을 해 첫 번째 시케인 코스에 접어 들 때 평소에는 감속을 충분히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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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승석에 앉은 전문 드라이버가 'More Gas' 라고 외친다. 더 밟아도 된다는 것이다. 첫 바퀴에서는 하지 못했다. 다시 두 번째 바퀴부터는 그를 믿고 속도를 낮추지 않고 아웃 인 아웃을 지키며 전진했다. 짜릿한 느낌으로 통과했다. 원칙을 지키고 운전자가 차를 믿으면 일반 운전자라도 서키트에서 이 차의 한계 영역을 경험할 수 있다.


드라이브 모드를 다이나믹으로 하고 변속기를 S모드로 한 상태에서 XE는 플랫 라이드가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 주었다. 물론 이런 형태의 주행을 계속할 수는 없지만 '달리는 즐거움'에 더해 능동적 안전장비라고 이해할 수 있다. 고속에서의 직진 안정성도 좋다. 특히 고속역에서는 차체의 크기 이상의 안정적인 거동이 인상적이다. 그냥 달리고 있으면 E세그먼트 모델에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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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투 록 2.5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스티어 특성은 뉴트럴. 뒷바퀴 굴림방식차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유압식과의 다른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위화감을 줄 정도까지는 아니다. XF를 비롯한 재규어차가 그렇듯이 극단적으로 직설적인 반응은 아니다. 하지만 이에 익숙하면 와인딩 로드에서도 노면을 잡고 헤어핀을 공략할 수 있다. 오히려 이 등급의 경쟁 모델들보다 앞선 손 맛을 느낄 수 있다. 


안전장비는 앞서 언급한 스테레오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한 다양한 첨단 기술이 채용되어 있다. 사각지대 감지 장치(Blind-Spot Monitor) 및 접근 주행 차량 감지(Closing Vehicle Sensing) 등 이 시대에 필요한 자율주행차를 위한 ADAS 장비가 만재되어 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자율주행차 5단계 중 3단계에 들어와 있다. 고속도로에서는 ACC 등을 기본으로 자동 주행이 가능하다. 정확한 거동을 위해서는 또렷한 차선과 카메라가 인식 가능한 각종 표지, 주변 차량의 거동에 대한 신뢰가 확보된다면 스터어링 휠을 잡지 않고 고속도로 주행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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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가 내 놓는 뉴 모델은 항상 동급 경쟁모델들보다 상품성 우위를 표방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첨단 장비를 개발해 선 보이고 있다. 오늘날은 그 대부분을 자율주행을 위한 기술로 통칭하게 되어 버렸지만 재규어 정도 규모의 회사로서는 예상외라고 할만큼 앞선 장비들이 즐비하다. 그러면서 스포츠 세단이라는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는다. 생산 기술 측면에서의 진보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재규어 XE는 '사운을 걸고 개발했다.'고 하는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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