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채영석 | 인피니티 Q30S 2.0t 프리미엄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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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의 첫 컴팩트카 Q30을 시승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MFA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유용한 배지 엔지니어링 모델이다. 급성장하는 프리미엄 소형차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된 Q30은 크로스오버 QX30과 함께 인피니티 브랜드의 유럽시장에서의 존재감 강화와 중국시장에서의 볼륨 증대를 노리고 있다. 인피니티 Q30S 2.0t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지금 자동차회사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시장은 프리미엄 소형차다. 판매대수도 급증하고 있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가 내놓는 대형 세단의 수요가 세계 4~5위를 달릴 정도로 기형적(?)인 구조이지만 다른 대부분의 시장에서는 소형 프리미엄카의 시장이 가장 ‘핫’하다. 물론 그 중심은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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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은 판매대수면에서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들여다 보면 보조금으로 중저가 소형차의 판매가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그 비율이 낮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판매대수는 대부분 세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것이 프리미엄 소형차다.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의 2016년 글로벌 판매 중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인 A, B클래스의 판매 비율이 40%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BMW와 아우디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프리미엄 소형차라는 분석이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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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Q30은 그런 시장의 흐름 속에 개발된 모델이다. 우선은 해치백 모델로 유럽시장에서 주행성으로 존재감을 강화하고 그를 바탕으로 브랜드력을 키워 중국시장에서 볼륨을 늘리고자 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이 Q30은 배지 엔지니어링 모델이라는 점이다. 좀 더 쉬운 표현으로는 모델 공유다. 배지 엔지니어링은 두 가지 형태가 있다. 같은 모델을 만들어 엠블럼만 바꾸어 달아 OEM으로 납품하는 것과 기본 메커니즘을 공유하면서 디자인을 차별화하는 것이 있다. Q30은 후자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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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닛산과 다임러는 2010년 이래 폭넓은 업무제휴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일련의 제휴 내용 중 닛산은 인피니티 브랜드의 라인업 모델의 일부 아키텍처를 메르세데스와 공유하고 있다. 이미 Q50(일본 시장 스카이라인)의 2리터 모델에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Q30은 한 발 더 나아가 MFA 플랫폼을 축으로 하는 A클래스계의 가로배치 FF계 아키텍처를 채용하고 있다. BMW와 토요타가 스포츠카 플랫폼과 엔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공유하고   GM과 푸조가 중국 자동차 메이커들과 함께 차량 개발에 열을 올리듯 이제 자동차 메이커 간의 공동 개발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두 회사간의 제휴에는 르노 캉구와 메르세데스 벤츠 시탄과 같은 배지 엔지니어링 모델이 이미 있었고 파워트레인의 상호공급과 멕시코 신공장에서의 공동생산 등 그 내용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두 회사간에 처음으로 공동 개발하는 스마트 포포와 르노 트윙고간의 EV모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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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멕시코 아구스칼리엔데스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공동 조립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17년부터 인피니티의 차세대 프리미엄 컴팩트카와 2018년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생산이 예정되어 있으며 2020년까지 연간 23만대 이상의 생산이 이루어진다. 메르세데스-벤츠를 위한 1톤 픽업 트럭도 공동 개발 중이다. 닛산의 신형 ‘NP300’ 아키텍처의 일부를 공유해 생산되며 생산은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에 있는 르노 공장 내에 설치 한 전용 라인에서 닛산이 담당하게 된다.

 

인피니티는 같은 일본의 럭셔리 브랜드들 중에 토요타의 렉서스보다는 늦고 혼다 아큐라보다는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피니티는 현재 세계 5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판매되지 않는다. 닛산 브랜드와 인피니티 브랜드의 완전 분리가 되지 않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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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첫 번째 목표로 삼는 유럽시장에서는 2017년 1월 판매가 40% 증가하면서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이 차가 닛산의 영국 선더랜드 공장에서 생산된다는 점도 일조를 하고 있다. 2016년 봄 미국시장부터 출시되기 시작했다. 아우디 A3와 BMW 1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 등을 경쟁 모델로 표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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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의 컴팩트카는 해치백 Q30과 크로스오버 QX30 두 가지 모델이 있다. 해치백이라고 표현하지만 플랫폼을 공유하는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와는 성격이 다르다. 전고가 더 높아 이 역시 크로스오버로 분류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두 모델 모두 QX30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한다. 새로운 장르의 창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기본적인 차이를 바탕으로 Q30이 내세우는 것은 디자인이다. 지금은 물러난 시로 나카무라가 만든 인피니티의 디자인은 볼륨감 넘치는 선을 사용하면서도 한 덩어리의 형상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것을 C세그먼트 해치백에 적용해도 이질감이 없다는 것이 디자인의 생명력이다. 전체적으로는 좀 더 날카로운 맛이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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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얼굴에서는 예의 더블 아치 그릴로 중심을 잡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연결되어 좌우로 치켜 올라가는 헤드램프는 이 시대의 트렌드에 비해 과하지 않으면서 공격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범퍼 아래쪽의 에어 인테이크를 설정한 것도 이 장르의 모델들의 달리기 성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측면의 실루엣은 패스트팩 형상이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흐르는 캐릭터 라인이 만들어 내는 역동감이 우선이다. 루프라인을 타고 C필러에서 만들어 내는 선으로 경쾌함을 표현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에어 스커트가 강조되어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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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서도 무난함보다는 화려함을 추구하고 있다. 과거 볼보 C30때 ‘뒤태가 아름답다.’고 했던 표현이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숄더라인이 더 강조되어 보인다. 해치백인데도 리어 글래스의 비율이 적은 것도 통상적인 것은 아니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 4,425×2,083×1,495mm(프리미엄) 스포츠는 1,475mm, 휠 베이스 2,700mm.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가 4,305 x 1,770 x 1,445mm, 2,700mm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숫자를 보고 알 수 있듯이 전고와 지상고가 전통적인 유럽의 C세그먼트 차량들보다 높다. Q30은 전고가 1,495mm로 힙 포인트(531mm)가 더 높다. 높은 전고와 지상고는 차를 타고 내리기 편하게 하고 더 나은 전방 시야를 제공한다. 스포츠 그레이드는 전고가 20mm 낮게 설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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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에는 인피니티만의 세밀함과 고급감을 살리고 있다. 무엇보다 패키징 면에서 평가할만하다. 더불어 독일차와 일본차의 실내 질감은 분명 다르다. 그것은 차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사람과 문화의 차이에 기인하지만 사실은 독창성을 위한 것이다. 느낌상으로는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소재들의 질감이 우선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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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체적인 레아이웃은 운전자 중심의 성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안정감을 우선시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인다. 운전자의 손이 닿는 부분, 도어 손잡이나 센터페시아, 스티어링 휠의 촉감은 부드럽고 매끄럽다. 가죽소재와 표면질감이 우수한 플라스틱 소재가 적절히 혼재한 때문으로 보인다. 내비게이션 모니터가 작아 보이는 것은 C세그먼트 모델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비게이션 지도가 국내 업체인 것은 독일차들과의 볼륨차이로 인한 한계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D컷 타입으로 스포티함을 표현하고 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의 디자인과 도어 트림의 시트 조절 버튼과 실렉터 레버 옆의 드라이브 모드 버튼은 메르세데스류 그대로다. 그렇다고 분위기가 바뀐 것은 아니다. 레이아웃에서 인피니티 만의 독창성을 살리고 있다. 좌우 비 대칭형 레이아웃으로 인피니티의 고급 모델인 Q50과 Q70보다 인피니티 다운 스포티함을 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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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5인승. 알칸타라 버킷 타입의 앞 시트를 헤드레스트 일체형으로 해 스포티성을 강조하고 있다. 시승차는 검은색과 흰색 투톤으로 젊은 취향이다. 리어 시트는 60 : 40 분할 접이식. 해치백의 특성답게 풀 폴딩을 하면 적재 공간이 된다.
 
실내공간은 의외로 넉넉하다. Q30의 앞 좌석 너비는 1,393mm, 뒷 좌석 너비는 1,349mm이다. 2열 시트의 무릎부분이나 헤드룸도 여유가 있다. 보통 이러한 스타일의 차량은 2열의 헤드룸이 좁아 스타일을 살린 헤어스타일이라면 아슬아슬하게 머리가 닿기 마련이지만 그런 점은 없다. 트렁크 공간은 430리터. 여유있는 편은 아니지만 동급 모델보다는 넓다. 플로어 커버 아래에는 타이어 수리 장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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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것을 차용하고 있다. 엔진은 4기통 다섯 가지. 가솔린이 1.6리터 122ps와 156p, 2.0리터 211ps 세 가지이고 디젤은 1.5리터 109ps와 2.2리터 170ps 등 두 가지가 있다. 시승차는 1,991cc 직렬 4기통 DOHC 터보차저 가솔린으로 최고출력 211ps(155kW)/5,500rpm, 최대토크 35.7kgm(350Nm)/1,200-4,000rpm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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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7단 DCT와 6단 MT. 국내에는 7단 DCT 사양만 들어온다. 구동방식은 앞바퀴 굴림방식을 기본으로 일부 모델에는 전자제어 방식의 풀타임4WD도 있다. 국내 사양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50rpm으로 배기량을 감안하면 낮은 편이다. 레드존은 6,700rpm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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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5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0km/h에서 2단, 65km/h에서 3단, 11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이루어진다. 3단과 4단의 변속 폭이 넓게 설정되어 있다.

 

발진시의 감각은 DCT 특유의 울컥거림 대신 약간 느슨한 가속을 한다. 통상시의 주행에서는 느낄 수 없지만 풀 가속시에는 그런 특성이 나타난다. 그것도 잠깐 매끄러운 회전 상승과 함께 경쾌하게 속도계의 바늘을 끌어 올린다. 소음 대책은 정숙성을 중시하는 일본차의 특성이다. 정속 주행시에 조용하던 사운드는 풀 가속을 하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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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속 이상에서의 토크감이 압권이다. 회전수가 높아지면 출력이 살아나며 폭발적인 가속감으로 바뀐다. 이런 특성이 전 영역에서 나타나면 좋을 성 싶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타입. 댐핑 스트로크는 약간은 짧은 편에 속한다. 해치백이라는 차체를 감안하면 당연한 설정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드하지는 않다. 롤 각 억제도 충분하다. 중저속은 물론이고 고속 코너링에서의 거동도 안정적이다. 차선을 물고 코너링을 할 필요가 없는 플랫 라이드한 움직임이다. 여기에서는 독일차의 전형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접지력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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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들 시프트가 있는 록 투 록 2.5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오버.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예민하다. 급 차선 변경시의 거동에서는 핸들링 최우선의 차만들기를 하는 푸조와 르노 등 프랑스차의 특성도 보인다. 미세한 스티어링 휠의 조작에 대한 반응이 아주 좋다. 코너링에서 리어 휠이 자세를 받쳐 주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밀어 주기도 하며 핸들링 특성을 살려 주는 것이 ‘Fun’을 살리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는 중량 배분 등 프로포션에서 주행성을 중시하는 차의 성격을 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너링과 헤어핀에서의 주저함이 없는 거동은 민첩성과 기동성이 우선인 해치백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다. 하지만 아주 직설적인 거동을 보이는 과거 BMW류와는 다르다. 전고가 약간 높은 탓도 있겠지만 쾌적성을 더 중시 여기는 일본차만의 성격이 보인다. 연성화되어가는 시대적인 흐름을 읽은 세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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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와 스포츠, 매뉴얼 등 세 가지로 설정된 드라이브 모드는 좋은 장비이다. 하지만 운전자에 따라서는 굳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이 차의 특성을 즐기는 데는 크게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안전장비로는 7개의 에어백을 비롯해 ESP, VDC,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주차 보조 시스템,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 통상적인 것들은 대부분 채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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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는 Q30 출시 이후 유럽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을 했다. 일단 긍정적인 결과다. 2017년 들어서도 상승세는 더 가파라지고 있다. 글로벌 판매는 2월에만 21% 늘었고 미국시장 3월 판매도 32%나 증가했다. 신차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제 렉서스 못지 않은 존재감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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