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아! 옛날이여. 캐딜락 XT6 3.6 V6 AWD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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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대형 SUV XT6를 시승했다. 에스컬레이드보다는 작지만, 전장이 5m가 넘는 3열 시트가 있는 대형으로 분류되는 모델이다. XT5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리어 오버행을 늘려 3열 시트와 적재 공간을 늘린 것이 포인트다. 캐딜락 XT6 3.6 V6 AWD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01년 CTS라는 이름으로 캐딜락 르네상스를 외치기 시작한 지 벌써 20년이 지났다. CTS는 GM의 부활을 위해 야심 차게 준비했던 `역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CTS는 독일 프리미엄 3사와 경쟁을 목표로 해 개발도 아예 독일에서 진행한 것으로 명성을 얻었었다. 주행성 강화를 위한 것으로 데뷔 당시에는 그 파격적인 디자인과 함께 적어도 미국 시장에서 독일과 일본 세에 확실하게 대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한 번 실추된 이미지는 그리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과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2008년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다시 한번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10년여의 세월이 흘렀다. CTS는 2014년 3세대 모델이 출시된 지 제법 시간이 지났지만, 판매는 잘 나갈 때 4만 대 수준에서 2만 대 이하로 하락하면서 CT5라는 차명으로 바뀌게 됐다.
캐딜락은 2015년을 전후해 다시 한번 새로운 차명과 라인업으로 변화를 추구했다. 세단은 CT, SUV는 XT라는 이니셜과 등급을 표시하는 숫자의 조합으로 바뀌었다.
캐딜락의 글로벌 신차 판매 대수는 2016년에 30만 8,692대를 판매하며 30만대를 돌파했다. 그리고 2019년에 39만 458대를 판매했다. 이는 GM은 2020년까지 캐딜락 브랜드에 8개의 신차를 추가해 연간 판매 대수를 50만대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다. 그래도 그동안의 부진을 고려하면 준수한 실적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가 15만대 수준으로 해외 판매 비중이 증가한 것이 시선을 끈다.
이는 캐딜락의 라인업 확대에 힘입은 바가 큰 것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살려냈다고는 할 수 없다. 캐딜락은 2014년에 CT2와 CT3, CT4, CT7, CT8, XT2, XT3, XT4, XT5, XT6, XT7, XT8 등의 상표를 등록했다. SUV의 경우 가운데 T 자만 빼면 BMW의 라인업에서 아래는 1이라는 숫자가 없는 대신 위에는 8이 있는 것이 다르다. 지금은 다른 브랜드들이 그렇듯이 세단보다는 SUV에 더 비중을 두는 라인업 구성으로 또다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캐딜락은 링컨과 함께 20세기 중후반까지 럭셔리카의 대명사로 불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20세기 말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많은 빈 카운터스들에 의해 미국 차들의 브랜드 가치는 하락했다. 그 자리는 물론 렉서스가 차지했고 지금은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가 자웅을 겨루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GM 전체로 봐도 미국 시장 전용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픽업트럭과 대형 SUV를 제외하면 많은 브랜드가 사라졌고 무엇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힘을 발휘해야 할 양산 브랜드 쉐보레도 약화했다. GM의 현 상황을 고려하면 캐딜락의 상승세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고 있다.
Exterior
캐딜락 XT6는 전장이 5m가 넘고 3열 시트가 있는 모델로 세단과 같은 세그먼트 구분으로 한다면 E1, 또는 F세그먼트로 분류되는 가장 큰 크기의 모델이다. 하지만 미국에는 5.6미터가량의 에스컬레이드가 있어서 가장 큰 세그먼트는 아니다. 국내에는 포드 익스플로러가 독주하다가 현대 팰리세이드와 쌍용 G4렉스턴, 기아 모하비 등이 등장했고 제네시스 GV80까지 가세해 그야말로 대형 SUV의 춘추 전국시대가 도래했다.
앞 얼굴에서는 신세대 캐딜락의 그래픽이 중심을 잡고 있다. 2016년에 콩쿠르 엘레강스를 통해 선보였던 컨셉트카 에스칼라를 통해 선보였던 가느다란 헤드램프와 세로형 주간주행등, 고휘도의 크리스털 매시 그릴이 중심이다. 신세대라고 하지만 20세기 캐딜락 영광의 시대부터 이어져 온 수직형 램프와 21세기 들어 파격적인 직선으로 전위적인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냈던 CTS부터 시작된 Art&Science라고 하는 컨셉이 발전해 조합된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해외 사용자들에게는 신선할 수 있겠지만 캐딜락의 헤리티지를 알고 있는 사용자들에게는 이질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LED 광원을 개별로 제어해 대형차 등을 현혹하지 않으면서 최대한의 조사범위를 확보하는 인텔리전트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를 채용하고 있다.
범퍼를 중심으로 좌우와 아래쪽에 배치한 에어 인테이크는 공력성능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다. 좌우 세로 형태의 에어 인테이크는 디자인 요소로서만 기능한다.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액티브 그릴 셔터도 설계되어 있다.
측면에서는 역시 크기를 우선으로 하는 미국 차다운 투 박스카의 전형이 도드라진다. 도어 패널의 캐릭터 라인과 억양, 도어 핸들을 잇는 캐릭터 라인, C필러의 경사진 처리 등으로 날렵한 이미지를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다. 루프라인도 경사가 있기는 하지만 오늘날 유행하는 쿠페라이크한 그래픽과는 거리가 있다. 다만 같은 전장이지만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휠 베이스로 그로 인해 길어진 앞뒤 오버행은 전체적으로 역동감보다는 안정감이 더 강조되어 보인다.
뒤쪽에서는 앞 얼굴에서와 마찬가지로 1950년대의 테일 핀 디자인에서 기인한 수직형 테일 램프가 중심을 잡고 있다. 전폭기 꼬리 날개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여전히 캐딜락의 아이콘으로써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사각형 크롬 도금 배기구는 그래픽이 아니라 실제로 배기 파이프와 연결되어 있다. 범퍼 가운데 부분에는 견인 고리가 내장되어 있다. 아직 한국의 도로에서는 트레일러를 연결하고 운행하는 것이 드문데 대형 SUV들이 늘어나고 코로나 19로 인해 이동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 새로운 문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Interior
인테리어는 넓이가 우선이다. 좌우와 앞뒤 공간 모두 넉넉하다. 대시보드의 레이아웃은 XT5 와 같다. 수평 기조의 대시보드를 바탕으로 계기판 카울과 연결해 에어 벤트를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인터페이스의 디지털화로 인해 에어 벤트가 기능성보다는 그래픽의 요소로 사용되는 시대적인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센터패시아는 천연 가죽과 원목, 카본 파이버로 고급스러움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동급 경쟁 모델들과 비교하면 우위에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센터패시아의 10.2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창도 차급을 생각하면 조금은 작게 느껴진다. 디스플레이창에 대부분의 기능을 통합해 그 아래 공조 패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는 XT5와 다르지 않다. XT5가 데뷔했을 때는 애플 카플레이만 적용됐었는데 이제는 안드로이드 오토에도 대응한다. 다만 무선 연결이 아니라 USB 케이블이 있어야 한다.
T자형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XT5보다 더 정리된 리모컨 버튼의 나열이 특징이다. 패들 시프트도 있다. 물론 캐딜락의 엠블럼이 도드라지는 것이 장점이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좌우 아날로그 클러스터와 가운데 온 보드 컴퓨터 디스플레이 창이 배치되어 있다. 오늘날은 중형차까지 풀 디지털화하는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그래도 이온 발생기를 채용한 트라이존 에어컨과 시트 히터 (1, 2열) 울트라 뷰 파노라마 선루프, 정숙성을 높이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시스템 등을 표준으로 하는 등 쾌적성을 위한 장비에는 공을 들였다. 오디오도 14개의 스피커가 있는 BOSE 퍼포먼스 시리즈 사운드 시스템을 채용했다.
실렉터 레버 주변은 간결하다. 레버 뒤쪽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컨트롤러가 있는 것이 이 차의 등급을 말해 주고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UE(캐딜락 유저 익스피리언스)과 NFC 기능도 당연한 장비다. 차량 후방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보여 주는 룸미러는 미러의 크기에 비해 넓은 화각의 영상으로 처음 접하는 사용자는 익숙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시트는 7인승과 6인승 두 가지. 시승차는 6인승. 시트에 앉으면 에스컬레이드를 처음 탔을 때의 트럭 수준은 아니지만, 넓이와 높이가 동시에 다가온다. 착좌감은 미국차다운 안락성 우선이다. 시트 쿠션과 시트백의 지지성은 부족함이 없다.
2열 시트와 3열 시트는 각각 독립식으로 가운데 워크스루가 있다. 랜드로버가 디스커버리3를 통해 처음 선보였던 스타디움 시트와 같이 시트 위치가 2열과 3열 시트가 각각 조금씩 높다. 2열 시트는 젖힐 때는 트렁크에 있는 버튼으로도 가능하지만, 다시 세울 때는 직접 수동으로 작동해야 한다. 3열 시트는 모두 전동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2열 시트가 여유로운 것은 당연하지만 3열 시트는 동급 모델 중에서는 가장 여유가 있다. 히프 포인트가 약간 높기는 하지만 무릎과 머리 공간 모두 성인이 앉아도 답답하지 않다. 그보다는 2열 시트와 3열 시트를 젖히면 풀 플랫이 된다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캠핑 등에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공간은 휠 베이스는 XT5와 같은 2,860mm이지만 리어 오버행을 늘려서 가능한 것이다. 트렁크 플로어 커버를 들어 올리면 수납함이 있고 그 아래에 임시 타이어가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3,649cc V형 6기통 DOHC 자연 흡기로 XT5와 같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8kgm를 발휘한다. 엔진 블록은 CT6의 것과 같지만 디튜닝된 것이다. 배기량을 고려하면 오늘날 등장하는 터보차저 엔진과는 출력과 토크 모두 절대 수치가 낮다. 하지만 미국차들이 그렇듯이 여유동력을 중시하는 세팅으로 인해 VVT를 통해 저 회전의 두터운 토크감과 빠른 응답성, 고회전에서의 출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행 상태에 따라 6기통 중 2기통이 멈추는 기통 휴지 기능도 있다. 계기판에 V4라는 표시가 뜨는 것을 보고 확인할 수 있다.
변속기는 토크 컨버터 방식의 9단 AT. 아이들링 스톱 기능이 있다. 구동방식은 앞바퀴 굴림 베이스의 풀타임 4WD. 드라이브 모드는 노멀 모드와 4WD, 스포츠, 오프로드 등 네 가지. 요즘 유행하는 트랙션 모드는 없다. 대신 트윈 클러치가 적용되어 악천후시 그립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9단에서 1,500rpm, 배기량을 고려하면 약간 높은 편이다. 레드존은 7,2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5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5km/h에서 2단, 85km/h에서 3단, 11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다단 변속기답게 기어 폭이 좁다. 변속 감각은 매끄럽다. 풀 가속을 하면 아무래도 같은 엔진을 탑재한 XT5보다는 토크감이 조금 떨어진다. 통상적인 감각으로 주행을 하면 답답하지는 않다. 대신 부밍음이 XT5보다 더 크다. 이럴 때는 가속 페달의 조작을 좀 더 여유롭게 하면 된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길다. 미국차의 전형적인 특성이다. 노면의 요철은 대부분 흡수하고 지나가는 타입이다. 그런데도 통상적인 주행에서는 진중한 거동을 보인다. 무게중심이 높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게 착 가라앉는 느낌으로 노면을 잡아준다. 록 각은 XT5보다 크고 ESC개입 포인트도 약간 빠른 편이다.
록 투 록 2.7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전형적인 AWD 모델의 거동이다. 응답성은 미국의 대형차가 그렇듯이 여유가 있는 편이다. 대형 SUV이기는 하지만 유격이 큰 편은 아니다. 그래도 독일차를 비롯한 유럽차와는 뚜렷이 구분되는 거동이다. 와인딩과 코너링에서의 거동은 높은 차체 강성으로 인해 어색하지 않다.
ADAS 장비로는 ACC를 비롯해 자동 제동 및 보행자 감지 긴급 제동, 야간 주행 시 시인성을 높인 나이트 비전 등이 채용되어 있다. ACC를 ON 한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10초 후에 경고음과 애니메이션이 뜬다. 다시 5초 후에는 붉은색으로 바뀐다. 그래도 해제되지는 않고 녹색으로 바뀌며 작동 중임을 알린다. 차선 이탈 방지 기능은 차선을 밟으면 시트에 진동으로 전달하며 원상 복귀한다. 차로 중앙 유지기능은 없어 시소하는 타입이다. 코너링에서 물리적인 무게로 인해 이탈하는 것은 다른 브랜드들과 같다.
GM은 자율주행기술에서 구글의 웨이모 다음으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시판차에 적용되는 것은 그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 제품 개발 책임자의 사고의 차이에 기인한 것이다. 양산차에 적용하려면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있어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는 것과 가성비를 우선시하는 디트로이트 메이커의 차 만들기의 반영일 수도 있다.
캐딜락은 20세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CTS부터 다양한 시도를 해 왔다. 그런 만큼 링컨보다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판매 대수도 당초 목표에는 미치지는 못했지만, 상승세를 타 왔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다만 캐딜락만의 독창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캐딜락이 ‘타도 독일차’를 기치로 내걸고 있는 것이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동차를 산업으로 만들고 세계 시장을 장악했던 자동차의 왕국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오늘날의 입지는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지금은 쫓아가야 할 대상도 많고 추격해오는 후발 브랜드도 많다. 어쩌면 한국 시장은 캐딜락에는 중요한 시험 무대일 수도 있다.
주요 제원 캐딜락 XT6 3.6 V6 AWD
크기
전장Ⅹ전폭Ⅹ전고 : 5,050×1,965×1,750mm
트레드 : 1,676/1,682mm
휠 베이스 : 2,860mm
공차 중량 : 2,150kg
연료탱크 용량 : 83ℓ
엔진
형식 : 3,469cc V형 6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 ---mm、
압축비 : --- : 1
최고출력 : 314ps/6,700rpm、
최대토크 : 38.0kgm/5,000rpm
변속기
형식 : 9단 하이드라매틱 AT
기어비 : ---
최종 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 P235/55R10
구동방식 : 네바퀴 굴림방식
트렁크 용량 : 535리터
성능
0->100km/h 가속시간 : ---초
최고속도 : ---km/h
최소회전반경 : ---미터
복합연비 : 8.3 km/리터 (도심 7.1/ 고속도로 10.5)
이산화탄소 배출량 : 210 g/km
가격
8,347만원
(작성 일자 : 2020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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