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쉐보레 2세대 볼트(Volt) 미국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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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볼트(Volt) 2세대 모델을 시승했다. 볼트는 항속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로 분류된다. 볼트는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을 동시에 탑재하고 충전도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속한다. 구동은 전기모터로만 하고 가솔린 엔진은 발전용으로 사용된다는 점이 다르다. 파워트레인과 에어로 다이내믹, 경량화까지 모든 면에서 걸쳐 업그레이드 됐다. 그로 인해 효율이 좋아지면서 주행 거리도 더욱 늘어났다. 쉐보레 볼트의 미국 디트로이트에서의 짧은 시승 느낌을 적는다.
GM의 이벤트는 항상 그들이 생산하는 모델 대부분을 한 자리에서 짧게 나마 스티어링 휠을 잡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디트로이트에서 개최된 2015 Chevrolt : Powered by Innovation Program)의 마지막 날, 쉐보레는 미니카인 신형 스파크부터 대형 픽업 트럭 실버라도에 이르기까지 모두 동원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쉐보레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콜벳의 초대부터 7세대까지의 모델을 모두 동원해 잠깐씩이나마 맛을 볼 수 있었다.
그 중 지난 1월 디트로이트오토쇼를 통해 데뷔한 볼트의 2세대 모델의 스티어링 휠을 가장 먼저 잡았다. 2014년에 독일 5사 모두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국제 시승회에 참석해 새로운 흐름을 읽게 된 것이 관심을 갖게 한 배경이다.
20세기 말 레이건의 금융강국 정책으로 인해 내리막길을 걷던 GM의 매뉴얼을 다시 살려내 짧은 기간에 재생의 길을 가능하게 한 인물은 밥 러츠(Robert Lutz)다. 그는 "자동차산업은 좋은 자동차를 만들면 성공한다."라고 간단하게 정의한다. 그런 그가 볼트에 대해 수많은 비판이 난무하던 2011년 쓴 책 Car Guys vs Bean counters(빈카운터스, 2012년 비즈니스북스 刊)에서 주장한 말은 지금도 인상적이다.
"나는 앞으로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이 볼트와 같은 차랭을 개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향후 10년, 20년간 아무리 기존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 혹은 전기 배터리만으로 움직이는 차들의 성능을 개선하더라도 '무공해 운전'과 '장거리 주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볼트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 GM이라면 무조건 혐오하는 사람들, 리튬 이온 배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 모두가 결국은 어쩔 수 없이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다. 볼트는 전기자동차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했고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첫 전기자동차로서 GM의 기술력과 의지를 보여 주었다."
그의 말대로 2013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는 독일 5사를 비롯한 많은 자동차회사들이 앞다투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컨셉트카를 쏟아냈고 2014년부터는 하나 둘씩 시판화에 들어갔다. 현대기아차그룹도 곧 쏘나타와 K5 PHEV 버전을 출시한다.
오늘날 전동화 차량은 법적인 문제, 즉 규제와 기술적인 문제를 나누어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법적으로는 각 나라별로 강화되는 배기가스 규제 기준을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런 사전 예고법이 반드시 그대로 시행될 지는 두고 봐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배터리 전기차의 항속거리가 단시간 내에 현실성있게 확대될 수 있느냐이다. 배터리 전기차를 대대적으로 부각시켰던 미국은 물론이고 BEV와 PHEV에 대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내 세운 중국시장에서도 예상 외로 판매가 늘지 않고 있는 것은 항속거리와 인프라, 그리고 열관리로 대표되는 기술적인 한계 등 실용화에 걸림돌이 산재해 있다.
자동차회사들은 당장에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하이브리드 등을 비롯해 내연기관의 열 효율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캘리포니아주의 ZEV크레딧이 어떻게 바뀔지에 따라 또 다른 변동이 예상된다.
Exterior
외관 스타일링은 구형의 흐름을 잇고 있지만 세부적인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구형에 비해 스포티함을 더 강조했다. 전동화 차량이라는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면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액티브 그릴 셔터까지 적용했다. 앞 얼굴은 전용 전동화 차량이 그렇듯이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그릴과 에어 인테이크 부분의 매탈 트림 커버가 주도한다. 좌우의 LED 헤드램프의 그래픽이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다.
측면의 이미지도 선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극단적인 풀 웨지 형상은 통상적인 세단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웨지형상임에도 리어가 극단적으로 높은 실루엣이 특징이다. 뒤쪽에서는 스포일러의 형상으로 인해 엉덩이가 더 높아 보인다.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의 그래픽은 앞쪽과 마찬가지로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사전 정보가 없다면 특별히 전동화 전용차량이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582×1,809×1,432mm, 휠 베이스 2,694mm. 현행 모델 4,498×1,788×1,430mm, 2,685mm보다 전체적으로 커졌다. 차체 크기는 커졌지만 차체 중량은 110kg 가벼워졌다. 배터리 팩의 무게는 9.8kg 가벼워졌다.
Interrior
인테리어도 전체적으로 전동화 차량이라는 인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 센터 페시아 가운데 태블릿 PC타입의 모니터를 설계한 신세대 쉐보레의 아이콘이 포인트다. 모니터 아래쪽의 다이얼이나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는 것은 특별하지 않지만 아예 컴퓨터 한 대가 인대시 방식으로 장착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 신선하다. 이미 많은 모델들이 디지털 방식의 모니터를 채용하고 있지만 쉐보레는 아예 태블릿 PC 자체의 느낌을 살리고 있다.
쉐보레 커넥티비티 시스템인 마이링크의 미러링을 통해 휴대폰과 연동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온스타와 4G LTE 연결이 가능하다. 출시되는 쉐보레 브랜드의 모든 차는 기본적으로 온스타와 4G-LTE를 이용할 수 있는 장비가 장착된다. 18년 전에 시작된 GM 의 온스타는 더 이상 회비를 받지 않는다. 4G-LTE는 통신 장비이기 때문에 통신비를 스마트폰과 같은 개념으로 지불하고 사용도 같은 형식으로 한다.
4G-LTE는 99%의 사용자가 사용 조건과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고 한다. 91%의 구매 고객이 딜러십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서비스의 내용을 습득하고 있다는 것도 시대의 변화를 실감하게 하는 부분이다. 18년 전 시작된 온스타에 익숙한 미국시장이기에 가능한 얘기이다. 또한 와이파이를 사용해 본 사용자는 대부분의 아주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단다. 중국에는 올 해, 유럽에는 2016년부터 채용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는 출고 차량 70%에 4G-LTE 장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디자인의 개념 변화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물리적으로 획일적인 디자인보다는 태블릿 PC 안에 자체적인 애플리케이션은 물론 각자의 사용 용도에 맞는 앱을 다운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자동차 안으로 옮겨온 것이다. 자동차 자체가 하나의 단말기인 것이다.
3스포크 스티어링 뒤쪽 패들을 통해 운전자가 능동적으로 회생 에너지 생성을 제어할 수 있는 온 디맨드 리젠 시스템(Regen on Demand™)이 채택되어 있다. 그 안으로 보이는 녹색으로 표시되는 계기판은 가운데 커다란 클러스터가 전동화 차량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디지털 원주민들에게는 익숙하게 받아 들여질 수 있는 그래픽이다.
그 점을 제외하면 선대 모델에 비하면 이질감은 훨씬 덜하다. 시트는 5인승이지만 리어 시트의 공간은 성인 두 명이 여유있게 탈 수 있는 정도다. 수치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트렁크 공간도 더 커졌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2세대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로 발전했다. 거의 모든 부품을 새로 설계했다. EV 모드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볼텍(VOTEC) 시스템을 쇄신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 용량의 증가와 구동 유닛의 고효율화, 경량화 등이 그것이다.
2차 전지는 LG화학이 공급하는 리튬 이온 방식 배터리 셀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라미네이트 타입 배터리 셀의 수가 288개에서 192개로 감소했다. 그 셀을 기본으로 배터리 팩은 미시건 주에 위치한 브라운스타운(Brownstown) 공장에서 생산된다. 그만큼 팩의 중량이 13kg 가벼워졌고 팩의 위치는 더욱 낮아졌다. 배터리의 탑재 위치는 현행 모델과 마찬가지로 센터 터널과 뒷좌석 아래 T자형. 전기 충전 용량은 18.4kWh로 증가했다. 배터리만으로의 주행거리는 기존 61km에서 80km로 길어졌다.
열관리 문제가 중요한 만큼 방열성을 높이기 위해 라미네이트형 셀 두 장을 한 개조로 해 셀 사이에 방열판을 배치해 셀 그룹으로 한 것도 달라진 점이다. 그 셀 그룹 96개조만을 합해 배터리팩을 구성했다는 얘기이다. 기존 모델도 방열 구조가 설계되어 있지만 하나하나의 셀 사이에 방열판을 배치하고 있다. 그만큼 방열판의 매수도 줄었다.
1세대 볼트 대비 45kg 가볍고 효율이 최대 12% 향상된 새로운 드라이브 유닛은 49 km/h까지의 가속성능을 19% 향상시킨 2개의 모터로 구성되어 있다. 구동용 모터의 최고출력은 111kw(150hp), 발전용은 45kW(61ps)다. 소음과 진동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무게도 45kg이나 감소했다. 반면 효율은 12%가 향상됐다. 성능이 높아지면서 가속 성능도 개선됐다. GM에 따르면 0→30마일(48km/h) 가속은 2.6초로 19%, 0→60마일(96km/h)는 8.4초로 7%가 좋아졌다. 2개의 모터 중 하나는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았다.
전기모터도 성능은 향상시키면서 중량은 15kg 가벼워졌다. 전지에서 모터까지의 전력의 흐름을 관리하는 인버터 모듈은 소형 경량화하기 위해 구동 유닛에 조합했다.
충전 시스템도 개량했다. 볼트는 주행하지 않을 때 충전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같다. 그런데 GM에 따르면 볼트 사용자 80%가 엔진을 구동하지 않고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특성에 맞춰 충선 스케줄 기능에 GPS를 조합해 보다 간단하게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고. GPS로 통상의 충전기가 있는 자택을 인식하고 자동차가 집에 있을 때만 충전되도록 한 것이다. 배터리 잔량을 파악해 당장에는 충전할 필요가 없더라도 미리 특정 요일의 사용 계획을 설정해 두면 야간 등 전기요금이 저렴한 시간 등에 충전을 해 다음 주행에 대비할 수 있다. 편리한 사용과 보관을 위해 새롭게 고안된 휴대용 충전 케이블도 제공한다.
발전용 내연기관 엔진은 새로 개발한 전용 1.5리터 4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최고출력 101ps(75kW)/5,600rpm을 발휘한다. 배터리가 충전이 필요한 상황이 되고 가솔린 엔진이 작동한 상태로 주행을 한다면 총 주행거리는 675km가 된다. 그렇게 해서 EPA(미국 환경보호청) 기준 연비성능이 기존 38마일/리터에서 40마일/리터로 향상됐다.
시승은 디트로이트 강 안의 벨 에어라는 조그만 섬 짧은 구간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전체적인 특성을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시동키를 누르면 계기판에 Ready라는 녹색 글씨가 보이는 것도 이제는 흔한 것이다. 1997년 처음 토요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가 등장했을 당시, 그리고 2009년 배터리 전기차가 수면 위로 부상했을 때 머지 않아 대부분의 차가 이런 시스템을 채용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들이 있었지만 세상 일이 그렇게 생각대로는 되지 않고 있다.
발진시의 감각이 훨씬 이질감이 적어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가속시 전기모터의 강력한 토크로 인해 그 자체만으로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전기모터의 회전이 3만 rpm에까지 이르기 때문에 감속기어로 회전을 줄여 사용하는 드라이브 트레인의 특성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처럼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엔진이 구동되는 타입이 아니기 때문에 풀 가속을 해도 그냥 미끄러져 나간다.
스티어링 휠 뒤 회생 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은 이질감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종류의 장비가 처음인 사용자에게는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스티어링 휠과 하체의 반응이 특별히 다르다거나 하지 않다. 배터리로 인한 무게 중심고와 차체 중량 배분의 차이도 저속 시승에서는 느낄 수 없다. 고속도로와 산악로등에서의 시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내 생각을 접었다. 오늘날 배터리 전기차는 분명 도시에서 일정거리를 운행하는 세컨드카로서의 사용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것이다. 그런 개념이 없이 아예 지금 사용하는 내연기관차의 대체품으로 간주한다면 실망이 더 클 수도 있다.
안전 장비로는 운전석 및 조수석 무릎 에어백 포함 모두 10개의 에어백 시스템을 비롯해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시스템, 응급제동, 자동주차 등 첨단 능동안전 시스템이 채용되어 있다.
1세대 모델 시승 때도 그랬지만 가능한 장거리를 운전해 내연기관 엔진이 가동되는 것을 느껴 보지 못했다. 달라진 점이라면 이제는 전기모드로만 주행하는 것이 그렇게 위화감을 준다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트렌드가 무어의 법칙에 따라 빠른 속도로 확대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한 예상을 할 수 없다는 점도 마찬가지이다. 2009년 당시에는 2030년 전동화 차량(BEV, HEV, PHEV, FCEV)의 판매 점유율이 30%에 달할 것이라고 했던 전망이 최근에는 20%로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이 그런 의견을 뒷받침한다.
시장 확대를 통해 유해 배기가스를 줄이고자 하는 정치적 차원의 노력과 그것을 실현시켜야 하는 자동차업계의 박자가 얼마나 잘 맞을 것이냐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그런 점에서 모두에 언급한 밥 러츠의 전망이 '탁월하다.'라고 하는 의견이 많아지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쉐보레 볼트는 전동화 차량의 흐름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주도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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