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메르세데스 AMG GLC 43 4매틱 시승기 |
컨텐츠 정보
- 558 조회
- 목록
본문
메르세데스 AMG의 GLC 43 4매틱을 시승했다. GLC 최초의 고성능 모델로 라인업 중 유일하게 6기통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최고 출력 367마력과 최대 토크 53.0 kg.m를 발휘한다. 크롬 핀으로 장식된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 트윈 파이프로 디자인된 양쪽 테일 파이프, 21 인치 AMG 5-트윈스포크 알로이 휠 등으로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AMG GLC 43 4매틱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2016년 메르세데스 AMG의 전 세계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44.1% 증가한 9만 9.235대였다. 최대시장은 미국이었고 이어서 독일, 중국 순이었다. 이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연간 판매대수 증가로도 이어진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BMW와 아우디를 제치고 2016년 글로벌 신차 판매 실적에서 12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6년 사상 최대 실적인 208만 3,888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11.3% 증가하며 2자리수 증가세를 달성했다. BMW는 5.2% 증가한 200만 3,359대, 아우디는 3.8% 증가한 187만 1,350대였다. 이들은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성능은 물론이고 미래 첨단장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것은 ‘저먼 엔지니어링(German Engineering)’이라는 경쟁력으로 요약된다.
독일 프리미엄 3사는 1990년대 연간 판매 60만대로 한정해 희소성 전략을 추구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부의 증가와 함께 금융위기 등 경기 부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세를 계속해 왔다. 그래서 2016년 처음으로 3사 모두가 200만대를 돌파했고 이제는 목표를 400만대로 설정하고 있다.
이들의 성장 배경을 한마디로 말하면 브랜드력이다. 그 브랜드력의 바탕이 되는 것은 성능과 헤리티지, 독창성, 혁신성, 희소성, 그리고 프리미엄 마케팅 등이 있다. 그것을 다른 표현으로 하는 신뢰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검증이 끝났다고 믿는 소비자들이 있다. BMW라는 브랜드로는 어떤 모델을 투입해도 팔린다. 아우디도 이런 저먼 엔지니어링이란 신뢰성을 무기로 하고 있다.
이들은 이처럼 많은 판매를 하면서도 희소성을 지키고 있다. 우선은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1.5~2%에 불과하다는 수치가 그것이다. 또 하나는 양산 브랜드들이 할 수 없는 세분화 전략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라인업은 두 개의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A, B)와 세 개의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C, E, S)가 뼈대를 이루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차체 타입별로 세분화하면 세단에 6개, 쿠페에 6개, 해치백 두 개, SUV 10개, 왜건 한 개, 컨버터블과 로드스터 4개 모델 등 대략 26개의 모델이 있다. 여기에 모델에 따라 90개에서 100개의 트림을 운용한다. 엔진도 모델에 따라서는 10가지 버전을 운용하고 수동과 자동, DCT까지 있다. 전동화 모델도 끊임없이 추가되고 있다. 실제 모델의 가지수는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아진다.
그리고 다시 대부분의 모델에 AMG 라인업이 추가된다. AMG는 43과 45, 63과 65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하위 모델은 43과 45를, 상위 모델은 63과 65를 라인업한다. 같은 43이라도 E클래스에는 401마력 버전이 올라간다. 그 뿐인가. AMG 맛을 내는 AMG 스포츠도 모든 모델에 추가된다. AMG버전에는 BMW M과 달리 PHEV 버전이 아직 없다.
이 모든 모델이 사실은 앞바퀴 굴림방식 플랫폼 MFA와 뒷바퀴 굴림방식 플랫폼 MRA, 스포츠카용 플랫폼 MSA, SUV용 플랫폼 MHA 등 모두 내 개의 뿌리에서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이 플랫폼도 2개로 줄인다. GLC는 C클래스와 같은 MRA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차만들기 프로세스가 20세기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바뀌었다. 양산 브랜드든 프리미엄 브랜드든 비용저감을 하면서 다양화, 즉 세분화가 가능한 플랫폼을 개발해야만 하는 시대이다. 그것을 메르세데스 벤츠를 비롯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선도하고 있고 다른 자동차회사들은 따라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흐름이다.
AMG 43버전은 SLK에서 SLC로 바뀐 로드스터를 시작으로 C 클래스 쿠페, C클래스 카브리올레, E클래스 세단에 이어 다섯 번째로 GLC에 라인업됐다.
GLC에 메르세데스 AMG의 얼굴을 입히면 공격적으로 분위기가 달라진다. 크롬 핀으로 장식된 다이아몬드 래디에이터 그릴 가운데 수평 바가 두 개인 것은 메르세데스 벤츠 라인업에서 스포츠 모델을 표현하는 것이고 하나로 바뀌면 AMG 패밀리가 된다. 범퍼의 디자인도 바꾸고 에어 인테이크를 크게 해 사다리꼴로 그래픽을 바꾸면 랠리카 분위기가 나면서 이미지가 강해진다. 상당히 오래된 정석이지만 오늘날까지 많은 브랜드들이 채택하고 있다.
측면에서는 휠 디자인 정도가 차별화 포인트다. 여전히 짧은 오버행이 균형을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타이어도 스포츠 모델답게 앞뒤 사이즈가 다르다. 뒤쪽에서도 아래 머플러를 트윈 더블로 한 것 정도로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인테리어도 C클래스 에스테이트부터 시작된 GLC를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AMG 카본 트림을 비롯해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 패들 시프트 커맨드 컨트롤 등 AMG 전용 장비들이 채용되어 있다. AMG 전용 플로어 매트와 빨간색 디지뇨 시트벨트를 엑센트로 처리한 것을 비롯해 가죽의 바늘땀도 빨간색으로 하고 있다. 작은 것이지만 강한 인상을 준다. 사용자들은 그 정도로 AMG만의 독창성을 인정한다. D컷 타입 스티어링 휠도 주행성은 물론이고 시각적으로 스포츠 모델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장비이다. 계기판도 레이아웃은 같지만 클러스터 등은 모두 AMG 전용이다. 스티어링 칼럼 왼쪽에 있는 헤드램프 조절 다이얼 위 6개의 버튼에 360도 카메라를 비롯해 스티어링 보조 장비인 DTR+과 차선유지보조장치 버튼이 추가되어 있다.
시트는 5인승으로 운전석과 동승석 12웨이 전동 조절식으로 역시 AMG 전용이다. 풀 버킷 타입으로 타이트하게 몸을 잡아준다. 착좌감은 양산 브랜드들의 그것과는 분명 다르다. 하드한 느낌인데 체감하는 것은 전혀 딱딱하지 않다. 리어 시트의 레이아웃은 GLC와 같다. 무릎 공간이 GLK보다 넓어졌다는 느낌은 여전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AMG에는 3.0리터 V6의 43과 2.0리터 직렬 4기통 45, 4.0리터 V8/5.5리터 V8의 63과 6리터 V12의 65 등이 있다. 3리터 V6보다 2리터 직렬 4기통의 파워가 더 강하다. 그 중 오늘 시승하는 차는 AMG GLC 43으로 GLC 모델 중 최강 버전이다. 2,996cc V6 DOHC 트윈 터보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367ps/5,500~6,000rpm, 최대토크 53.0kgm/2,500r~4,500pm을 발휘한다.
AMG는 V형 8기통이 생명이다. AMG가 전용 설계하고 한 사람의 엔지니어가 엔진 조립의 전 과정을 담당하는 것이 전통이다. 그러나 276M30이라는 코드네임의 V6 엔진은 AMG가 설계는 하지만 생산은 메르세데스 벤츠 공장에서 이루어진다. 캐릭터가 다른 이유다.
변속기는 ‘9G트로닉’으로 통상 9단 자동변속기로 ZF제다. 7G트로닉의 후속으로 '다이렉트 시프트'라는 컬럼식 레버에서 기어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기어 노브가 있던 부분에는 컵 홀더가 추가되었다. 7G-Tronic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저감됐으며 소음도 줄었다. 아이들링 스톱(스톱&고)도 채용되어 있다. 구동방식은 4매틱. 기본 모델은 앞뒤 구동력 배분이 50 : 50 으로 실용적인데 비해 AMG라인은 40 : 60 으로 약간 선회측을 의식한 스포티한 설정이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9단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550rpm 부근. 메르세데스 벤츠의 다른 가솔린 모델보다는 약간 높다. 레드존은 6,3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2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0km/h에서 2단, 70km/h에서 3단, 100km/h에서 4단, 140km/h에서 5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시내 주행에서 가속감이 경쾌했다면 풀 가속시에는 폭발적이다. 통상적인 주행에서 배기음을 강조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무심코 밟았다가는 놀랄 수도 있다. 물론 매끄러운 상승감으로 위화감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 V8이상의 대 배기량 시대를 감안하면 가속감이 없이 속도계의 바늘만 끌어 올리는 이 시대 스포츠카의 특성이 그대로 묻어난다.
발진감은 2,000rpm 부근부터 최대토크가 거의 그대로 살아나며 오른발의 스트레스를 줄여 준다. 공차 중량이 1,955kg으로 2톤에 육박하는 차중을 의식하지 않고 모든 영역에서 플랫한 토크감으로 가속해 나간다. 풀 가속을 하면 부밍음이 살아나며 자극한다. AMG 배기시스템은 분명 신세대 감각의 부밍음이지만20세기의 그것에 비하면 약하다. 과거의 폭력성을 경험했던 운전자라면 아날로그 시대를 그리워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첫 번째 벽을 돌파한다. 20세기에는 3리터 엔진으로 이 정도의 가속감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귀를 통한 즐거움의 부족은 속도계의 수치가 주는 만족감으로 상쇄할 수 있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짧은 편이다. GLC에 비해 그렇다. AIR BODY CONTROL이라고 하는 에어 서스펜션을 베이스로 한 AMG 전용 스포츠 서스펜션의 반응은 압권이다. 속도역에 관계 없이 제어해준다.
코너링이나 와인딩에서의 롤 억제감이 좋다. 이는 액티브 커브 시스템이라고 하는 전기장치가 앞뒤 스태빌라이저에 능동적으로 개입해 제어해 준 덕이다. 그렇게 돌면서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거나 하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다. 무게중심이 높은 차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이런 점이 오늘날 SUV의 수요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오버. 같은 4매틱을 채용해도 일반 모델에서는 약 언더의 느낌이 나는 것과는 다르다. 이는 타이어가 앞 255/40ZR21, 뒤 285/35ZR21 사이즈로 세팅한 탓도 있어 보인다. 시장에 따라서는 앞 285/40ZR22, 325/35ZR22로 거대한 사이즈가 장착된다. 분명 이 타이어로 인한 거동의 차이는 크다. 타이어 크기를 조정한 것은 스프링 하 하중이 무겁고 저속에서의 승차감이 한국의 소비자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자제어 드라이브 모드 실렉터인 AMG다이나믹 실렉트로 좀 더 적극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당연히 컴포트와 스포츠의 느낌 차이가 뚜렷하다. 가속을 하면 스티어링이 약간 무거워지며 승차감도 단단해진다. 스포츠+로 하면 같은 속도에서 시프트 다운이 되며 거동이 달라진다. 이 성능을 일반 도로에서 만끽하기에는 조건이 좋지 않다. 서키트로 달려 가고 싶은 부분이다. SUV로 서키트 주행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감각적으로는 그렇다.
주행 안전장치도 만재되어 있다. 프리-세이프®(PRE-SAFE®)를 비롯해 사각 지대 어시스트(Blind Spot Assist), 충돌 방지 어시스트(COLLISION PREVENTION ASSIST), 평행 주차는 물론 직각 자동 주차 및 출차 기능까지 추가된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Active Parking Assist)와 LED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 360도 카메라 등이 채용되어 있다.
디스트로닉 플러스의 카메라의 차선 감지율이 높아졌다. 절반 정도로 색이 바랜 부분도 읽어낸다. 차선 이탈 방지 장치의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게 하는 정도도 좋아졌다. 고속도로상의 어지간한 코너에서는 잠깐 동안 스티어링 휠을 높아도 차로를 유지하며 전진해 준다. 시승차는 10정도 지나면 계기판에 빨간색 손이 나타나며 경고음과 함께 기능이 해제된다. 다만 디스트로닉을 작동시키지 않고 스티어링 휠 보조장치나 차선 이탈 방지장치만 개별적으로도 작동시킬 수가 있는데 그때는 감지율에서 차이가 난다.
메르세데스 AMG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세를 확대해 가고 있다. 그것은 메르세데스 벤츠라고 하는 브랜드의 신뢰성이 배경이다. 시대를 리드하는 기술 개발로 독창성을 과시하며 미래에 대한 아젠다를 제시하는 브랜드의 혁신성 또한 중요한 요소다. 부러운 것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서로 경쟁하며 발전을 거듭한다는 점이다. AMG GLC43은 그런 브랜드의 힘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켜 주는 모델이다.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