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르노삼성 SM6 프라임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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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중형 세단 SM6 프라임을 시승했다. 2.0리터 가솔린 엔진에 변속기를 CVT로 바꾸고 선호도가 높은 선택 사양만 채용해 가격을 낮춘 것이 포인트다. SM6 최상급 모델이 3,210만원인데 비해 프라임은 2,268만원부터 시작한다. 르노삼성 SM6 프라임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르노삼성은 니치 브랜드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르노닛산미쓰비시얼라이언스 중 르노그룹에 속하는 양산 업체에 속하지만 한국시장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분류한다.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르노삼성이 처한 입장에서 니치 브랜드로서의 포지셔닝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니치 브랜드로는 볼보와 재규어랜드로버가 대표적이다. 각각 50만대와 40만대 규모의 연간 판매를 보이고 있다. 이 수치는 1,000만대가 넘는 양산 메이커와 300만대를 돌파한 프리미엄 브랜드들에 비하면 존재감이 크지 않다. 그런 수치상의 분류와는 별도로 볼보와 재규어랜드로버는 강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강한 브랜드력을 갖춘 업체를 우리는 니치 브랜드로 분류한다. 미니도 BMW그룹에 속하지만 니치 브랜드로 분류할 수 있다. 물론 볼보와 재규어랜드로버, 미니의 모델들이 양산 브랜드나 프리미엄 브랜드의 그것과 전혀 별개의 세상에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추구하는 성격으로 차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디자인이나 주행성, 타겟 마켓을 확실히 정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물론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애스턴 마틴 등 하이엔드 브랜드들도 있지만 이들은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와 마찬가지로 산업적인 측면에서 규모와는 관계없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니치 브랜드는 이들과는 달리 브랜드 가치의 제고는 물론이고 판매대수를 늘려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 한마디로 애매한 입지에 있지만 그 속에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로서 성장해야 한다.
르노삼성은 르노그룹에 속하지만 독창적인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일부 르노제를 들여와 판매하고 있지만 주력인 SM6와 SM3, SM5, QM6 등은 자체 개발에 의한 모델들이다. 이 라인업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현대기아나 쉐보레와는 다르다. 아니 달라야 한다. 제품의 성격을 바탕으로 독창성을 형상화해야 한다. 보편타당성을 무기로 만인을 위한 모델을 생산하는 양산 브랜드들과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족한 라인업을 보강할 수 있는 트림 다양화도 필수조건이다.
르노삼성의 태생인 삼성 시절에는 SM5 하나의 모델로 그런 방향성을 추구했었다. 제품은 닛산의 모델을 베이스로 했지만 소비자 대응에서 그때까지 없었던 오토 매니저 제도를 도입하는 등 특화된 서비스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다. 그것이 니치 브랜드가 가야 할 방향성 중 하나다. 르노삼성으로 바뀐 이후에는 여러가지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후 QM3로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하는 등 독창적인 라인업을 통해 제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그 힘을 바탕으로 SM6와 QM6를 개발해 냈다. 그동안의 우여곡절을 생각하면 대단한 반전이다.
르노삼성은 모델 라인업이 많지 않지만 나름대로의 차별화된 라인업 전략을 추구해왔다. 2006년 SM7 프리미에르라는 서브 네임을 시작으로 SM5 뉴 임프레션, SM7 뉴 아트, QM5 시티, SM5 플래티넘, QM5네오, SM3 네오, SM5 노바 등의 이름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리고 다시 이번에는 SM6 프라임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대수를 늘리기 위한 모델을 내놓았다. 부분 변경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2019년형 SM6라고 할 수 있지만 서브 네임을 부여해 신차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도 있다.
르노삼성의 규모로 볼 때 라인업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차별적인 마케팅을 통해 끊임없이 새 차를 쏟아 내는 양산 브랜드들과는 다른 소비자와의 소통을 해야 한다. 차별화된 사후관리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전략이 대표적이다. 당연히 마케팅 비용이 필요하겠지만 르노닛산얼라이언스의 규모를 활용할 수 있기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프리미엄 마케팅을 할 수 있는 프리미엄 마인드를 가진 구성원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니치 브랜드만의 숙제는 아니다.
Exterior & Interior
오늘날 등장하는 자동차 중 날카로운 선을 사용해 눈길을 끄는 예가 늘고 있다. 헤드램프 주변과 사이드 캐릭터 라인 등에서 보여 주는 강렬한 선들을 보고 깜짝 깜짝 놀라곤 한다. 날카로운 선이 아니더라도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해 존재감을 높이고자 하는 시도도 적지 않다.
그에 비하면 르노삼성 모델들의 스타일링 디자인은 밸런스를 중시하고 있다. 공격적이지 않으면서 전체적인 균형을 통해 단단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선과 면의 사용도 과격함과는 거리가 있다. 이런 스타일링은 생명력이 길다. SM5가 데뷔한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시장에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절대 판매대수에서는 SM6에 크게 뒤지지만 올해 1월~11월 누계 판매대수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42.5% 증가했다.
SM6는 데뷔 당시 디자인 언어에서 SM5와 크게 데뷔되는 것으로 비쳐졌지만 ‘간결하고 감각적이고 따뜻함’이라는 주제도 결국은 밸런스를 중시한 것이다. 물론 들여다 보면 와이드&로를 기반으로 하는 뒷바퀴 굴림방식에 가까운 자세가 보인다. 전체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그릴과 헤드램프의 앞 얼굴은 여전히 신선함을 잃지 않고 있다.
SM6 프라임은 모든 트림의 앞 유리에 열 차단 기능을 추가한 차음 윈드쉴드 글라스를 기본 적용해 정숙성을 강화했다. LED 라이팅 패키지(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LED 전방 안개등), 입체적인 디자인의 18인치 투톤 알로이휠 등의 옵션으로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보인다.
‘여유롭고 품격있는’ 인테리어를 주제로 하는 실내에서는 세로형 태블릿 PC개념의 센터 페시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S링크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이다. 디지털화가 대세인 이 시대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장비가 주는 즐거움을 누릴 수는 없지만, 주행에 필요한 기능이 생략된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서 차값만 올린다는 생각을 하는 소비자도 있다.
SM6 프라임 SE 트림의 경우 운전석 파워 시트를 비롯해 뒷좌석 열선시트,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크루즈 컨트롤 및 스피드 리미터, 하이패스 기능을 담은 전자식 룸미러, 좌우 독립 풀오토 에어컨, 레인 센싱 와이퍼, 매직 트렁크, 열선 스티어링 휠 등을 기본 적용했다. 그로 인해 PE보다 230만원 비싸다. 7인치 컬러 TFT 클러스터(계기판)도 옵션 폭을 넓혔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2.0리터 가솔린 CVTC II. 이 엔진은 기존 SM6 LPe 의 가솔린 버전이다.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9.7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자트코(JATCO)사의 7단 수동모드를 지원하는 무단변속기(CVT) ‘X-tronic’. 자트코는 일찍이 X-tronic CVT를 개발했으며 닛산과 르노삼성, 스즈키, 미쓰비시, 쉐보레에 납품하고 있다. 기어비의 범위를 확장한 것은 물론 풀리 및 강철 벨트를 개선하고 자동변속기용 고성능 오일을 적용하고 있다. 전자 제어 시스템과 유압 시스템의 구성 요소를 개선해 기존 CVT보다 약 30% 빠른 속도로 변속을 진행하며,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즉각적인 반응을 제공할 뿐 아니라 자연스러운 가속감도 실현한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00km/km에서 1,900rpm. 레드존은 6,0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1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 지는 느낌이 든다. 무단변속기 특유의 미끄러지는 듯한 느낌을 없애기 위한 가상의 기어 단수를 설정한 때문이다. 그로 인해 토크 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 느낌이 난다. SM6뿐 아니라 최근 CVT를 채용하는 모델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CVT는 처음에는 효율성 중시를 위해 등장했다가 풀리 특유의 미끄러짐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사라진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지 불식간에 다양한 모델들에 탑재되고 있다. 단점도 많이 보강됐다.
발진시의 감각은 부드럽다. 2.0리터의 배기량에 1,465kg의 차체 중량은 여유 동력을 느낄 수 있는 비율이다. 오늘날 내연기관은 성능 증강과 두터운 토크가 특징이다. 배기량을 낮추고 터보차저로 가능한 모든 파워를 추출해 내는 타입보다는 오히려 느긋하게 가감속을 즐길 수 있다. 2.0GDe보다 최고출력이 10마력 낮지만 통상적인 운전에서 그 차이로 인한 불편은 없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회전계의 바늘은 빨리 상승하지만 속도계의 바늘은 꾸준히 올라간다. 두터운 토크감의 디젤엔진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날카롭지 않은 반응에 불만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고속역 이상으로 올라갔을 때이고 제한 최고속도 전후까지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다만 풀 가속시 부밍음이 약간 크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어댑티브 모션 링크. SM6 데뷔 당시 리어 서스펜션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출시 이후 잦아 들었다. 댐퍼의 용량 등으로 인해 대형 세단의 안락성과는 차이가 나지만 이 등급의 모델로서는 부족하지 않다. 댐핑 스트로크는 길다. 여전히 안정적인 거동으로 승차감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록 투 록 2.7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에 가까운 언더 스티어다. 다루기 쉬운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의 전형이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이 날카로운 쪽은 아니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의 조작에 거의 1 :1로 따라오는 거동은 그대로다. 만인을 위한 패밀리 세단이 갖추어야 할 자세를 보여 준다. 여전히 전체적인 느낌은 타이트함보다는 안락함이 우선이다. 그러면서도 거동을 제어한다. 롤 각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ADAS 장비는 대부분 생략됐다. 요즈음은 시승하면서 차로 유지 보조 기능에 대한 특성을 살펴 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 기능이 없어도 특별히 이상할 것이 없다. 아직은 ACC기능이 채용되는 비율에 비해 이용하는 사용자가 많지 않다. 어쩌면 당연하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자동운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기로 업계와 미디어가 합의하기도 했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하는 프라임은 ADAS가 없다고 특별히 불편한 것이 없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SM6는 QM6와 함께 르노삼성의 지주 모델이다. SM6는 1.5리터 디젤과 1.6리터 가솔린, 2.0리터 가솔린 등을 기반으로 12개의 트림을 운용하고 있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다. 가격 폭이 1,000만원에 달한다. 각종 편의장비의 유행으로 차량 가격이 높아진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진 소비자도 있다. 프라임은 그런 면에서 의미있는 시장과의 소통이라고 할만하다.
주요제원 르노삼성 SM6 프라임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50×1,870×1,460mm
휠베이스 : 2,810mm
트레드 앞/뒤 : 1,615/1,610mm
공차중량 : 1,465kg
엔진
형식 : 2.0 가솔린 CVTC II
배기량 : 1,998cc
최고출력 : 140ps/6,000rpm
최대토크 : 19.7kgm/4,800rpm
변속기
형식 : CVT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어댑티브 모션 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25/55R 17
구동방식 : FF
성능
0→100km/h 가속 : ---
최고속도 : ---
연비 : 11.1km/ℓ(도심 9.9 / 고속도로 12.8)
이산화탄소 배출량 : 154g/km
시판가격
PE : 2,268 만원
SE : 2,498 만원
(개소세 인하 반영가격)
(작성일자 : 2018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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