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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좋은데 국적이…혼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차알못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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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사진=이강준 기자
혼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사진=이강준 기자
혼다, 토요타는 최고 수준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앞세워 전 세계 완성차 시장을 주름 잡는 브랜드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일본산 불매 운동인 '노노재팬' 영향으로 아직도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혼다는 가장 자신있는 '하이브리드' 신차로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혼다는 뉴 CR-V 하이브리드와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두 모델로만 연간 3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과연 할 수 있을까. 세단 라인업인 어코드를 직접 시승해봤다.

지난 16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야외주차장엔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10대가량이 모두 시동이 걸려있었지만 육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는 이를 절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 넓은 공간, 뛰어난 연비…흠잡기 힘든 성능


/사진=이강준 기자
/사진=이강준 기자
첫 인상은 좋았다. 디자인에서는 큰 변화점은 없었지만 편의기능이 많이 추가됐다. 우선 아이폰의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트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오토'가 무선으로도 연동될 수 있도록 했다. 블루투스에 연결돼 있으면 별다른 연결작업 없이 바로 티맵, 카카오맵을 대화면으로 볼 수 있다.

눈이 많이 오는 한국 날씨도 고려됐다. 간밤에 눈이 쌓여도 와이퍼가 얼지 않게 앞 유리 하단부에 열선을 설치했다. 타브랜드 차종에서는 볼 수 없는 참신한 기능이었다. 와이퍼 근처 열선만 켤 수 있게 버튼도 운전대 좌측에 따로 마련했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에 새로 추가된 편의기능. 까만색 부분에 열선을 넣어 와이퍼가 얼어붙는걸 방지한다./사진=이강준 기자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에 새로 추가된 편의기능. 까만색 부분에 열선을 넣어 와이퍼가 얼어붙는걸 방지한다./사진=이강준 기자
주행 성능도 흠잡을 게 없었다. 서초구에서 인천 영종도까지 평소 주행과 똑같이 했는데도 연비가 리터당 23㎞가 나왔다. 크루즈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앞차와의 간격이 갑자기 좁아지거나 옆차선에서 차선변경을 급하게 해도 부드럽게 반응하며 속도를 줄였다.

내부 공간도 넓다. 키 187㎝ 기자가 허리를 세우고 뒷좌석에 앉아도 지붕에 머리가 닿지 않았고, 살짝 뒤로 기대서 앉아도 무릎 공간이 넉넉했다. 특히 머리가 닿는 부분을 U자 모양으로 더 파내 공간을 확보하는 디자인 센스가 돋보였다.
차는 좋은데 국적이…혼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차알못시승기]
/사진=이강준 기자
/사진=이강준 기자



문제는 성능이 아닌 국적…눈치보면서 사기엔 대안이 너무 많다


/사진제공=혼다코리아
/사진제공=혼다코리아

하지만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문제는 성능에 있지 않다. 이 차의 국적이 가장 문제다. 좋은 주행 성능과 고급스러운 디자인, 편의기능에도 '일본차'라는 인식이 이 차의 브랜드를 깎는다.

노노재팬은 이제 사실 철지난 용어가 됐지만 완성차 시장에서만큼은 다르다. '여덟자리' 번호판이 여전히 '불매운동 이후 구입한 신차'라는 일종의 표시막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차는 국내에서도 고급 외제차로 분류됐다. 그러나 노노재팬으로 혼다 등 일본차 브랜드의 위치가 애매해져버렸다. 국내 브랜드처럼 옵션이 많거나 가성비가 좋은 것도 아닌데 외제차를 탔다고 좋은 이야기만 듣기도 어렵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Touring 모델) 가격은 부가세 포함 4570만원이다. 신차로 이 가격에 구매하기엔 좋은 대안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내가 4000만원 넘게 주고 샀는데 싫은 소리 들을바엔 유럽차를 사겠다'고 생각할 소비자들이 적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사회적 시선'을 걷어내고 보면 적은 소음, 고급스러운 내장재 때문에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유럽차의 로고가 들어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차다. 다만 한국 시장에서 부진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혼다 어코드 만의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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