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세단 전쟁이 시작됐다, 르노삼성 SM6 2.0 GDe, 1.6 TCe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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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6는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먼저 호감을 불러 일으킨다. 주력 모델인 SM6 2.0 GDe는 7단 DCT 덕분에 150마력이라는 수치를 능가하는 경쾌한 달리기로 국내 중형 세단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보인다. 최고급 모델을 선택할 경우 중형차에서 경험하기 힘든 고급스러운 실내와 최첨단 안전, 편의 장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1.6 TCe는 낮은 배기량의 장점에 190마력, 0~100km/h 가속 7.7초의 강력한 달리기가 어우러져 고성능 세단을 원하는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겠다. 가격 경쟁력은 2.0 GDe의 중상급 트림에서 매우 높게 책정됐다.
지난해 7월 유럽에서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르노의 새로운 중형 세단은 그 동안 르노가 보여왔던 디자인에서 진일보한 내 외관 디자인이 큰 반향을 일으켰고, 국내에도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르노삼성은 이미 르노 '캡쳐'를 'QM3'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성공적으로 소개한 터라 탈리스만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게 된 것이다. 특히 수입차의 지속적인 공세와 SUV의 폭발적인 인기, 그리고 뛰어난 경쟁력을 가진 준중형 모델들에 둘러싸여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투입되는 만큼 오랜만에 등장하는 르노삼성의 신차가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런 기대에 부응하도록 르노삼성은 SM6의 공식 출시가 3월인데도 지난 1월에 미디어를 초청해 사전 프리뷰 행사를 가졌고, 2월 1일 사전계약을 개시하면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시승행사를 열었다. 이렇게 벌써 다 보여주고 나서 3월까지 너무 뜸을 들이는 것은 좋지 않겠지만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면서 기대를 높인다는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그만큼 르노삼성으로서는 SM6의 성공이 절실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르노 탈리스만의 국내 판매 모델명은 SM6다. 기존에 있던 SM5와 같은 중형 세단으로 개발됐지만 SM5의 후속모델로 선보이지 않고, 기존 SM5 외에 추가로 SM6로 포지셔닝했다. 일반적으로 3, 5, 7 시리즈가 있는 상황에서 추가되는 6시리즈는 가지치기 모델인 경우가 많은데, SM6의 경우 쿠페나 4도어 쿠페 같은 가지치기 모델이 아님에도 별도의 라인업으로 자리한 것이 독특하다. 르노삼성이 지목한 폭스바겐 파사트와 CC의 경우에도 CC는 4도어 쿠페 스타일의 고급 가지치기 모델인 것을 감안하면 역시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SM6는 포지셔닝이 다소 애매하다. SM5와 동급으로 봐야 하는지, 혹은 SM5 윗급으로 봐야 하는지 말이다. 르노삼성 내에서라면 아무래도 SM5보다 고급모델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지만, 경쟁모델과 비교해 보면 이제서야 쏘나타나 K5와 제대로 경쟁할 만한 중형 세단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즉 현대 기아차 중형 세단과는 거의 동급으로 봐야 하겠다. 하지만 SM5가 아닌 SM6라는 포지셔닝 덕분에 이미지 상으로는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는 점에서 나름 유리할 수 있겠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SM6가 QM3와는 달리 수입차가 아니고 국내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국산차라는 점이다. 더욱이 유럽에서 개발된 모델을 들여와 생산만 하는 것이 아니고, 개발 단계에서부터 국내 연구 개발팀이 큰 역할을 담당했으며, 그 과정에서 부품 개발에도 국내업체가 많이 참여해 프랑스로 수출도 많이 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럽에서 먼저 발표되고, 판매도 먼저 시작하긴 했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SM6는 순수 우리 모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만큼 더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차체 사이즈는 4,850 x 1,870 x 1,460mm에 휠베이스가 2,810mm로 현대 쏘나타의 4,855 x 1,865 x 1,475mm, 휠베이스 2,805mm와 비교하면 길이가 5mm 짧고, 너비는 5mm 길고, 높이는 15mm 낮으며, 휠베이스는 5mm가 더 길다. 전반적으로 크기가 대동소이하지만, 내용면에서는 낮고 넓은 차체로 좀 더 안정적이면서 역동적일 수 있는 비례를 가졌다고 할 수 있겠다.
디자인은 르노 탈리스만이 소개되면서부터 계속해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선명한 라인의 조화가 두드러지는 쏘나타에 비하면 다소 복잡하긴 하지만 우아한 곡선이 강조된 스타일이다.
앞모습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연결된 헤드램프 상단의 길게 뻗은 직선이 차체를 더욱 넓어 보이게 한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그 가운데 태풍 마크는 최근 르노삼성 모델들에서 많이 봐온 모습과 닮았지만 어딘지 신선한 느낌을 선사한다. 아무래도 아래쪽으로 감아 도는 주간 주행등의 역할이 커 보인다.
옆모습은 상당히 세련됐다. 지붕이 낮아진데다 지붕에서 C필러로 떨어지는 라인도 쿠페 스타일이고, 낮은 차체 덕분에 더 길어 보이는 옆면과 캐릭터 라인까지 어우러져 속도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C필러 쪽으로 가면서 허리 라인이 살짝 치켜 올라가는 모습도 역동성을 더하는데 현대 그랜저를 살짝 닮았다.
뒷모습도 수평으로 길게 뻗은 리어 램프 덕분에 넓고 낮은 자세가 돋보인다.
휠은 16인치부터 19인치까지 준비했는데, 19인치 알로이 휠은 국산 중형 세단 최초로 적용되는 사이즈이기도 하고, 디자인도 컨셉트카에서 선보였던 휠 디자인이 잘 반영됐다. 시승차에는 모두 245/40ZR19 사이즈 금호 솔루스 마제스티 타이어가 적용됐다.
실내는 미래지향적인 프리미엄 디자인을 추구한다. 첫 눈에 들어오는 센터페시아의 8.7인치 모니터로 표시되는 S-링크가 미래지향적인 느낌이라면 우드와 다이아몬드 스티치 가죽으로 꾸민 실내가 프리미엄을 잘 표현하고 있다. 시승차는 1.6 TCe와 2.0 GDe 모두 최고급 트림에 일부는 풀 옵션이어서 나파 가죽의 고급스러움이 중형차급 이상으로 화려하다.
센터페시아에 세로로 장착된 8.7인치 모니터는 해상도 768x1024 픽셀의 HD급 모니터다. 최근에 많이 보급되는 풀 HD가 아닌 점이 살짝 아쉽고, 사이즈도 바깥으로 넓은 블랙 하이그로시 베젤이 있어서 첫 눈에 상당히 커 보이는 것에 비해 사실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국내에 소개되는 최초의 통합 모니터 시스템인 것을 감안하면 실내에서 가장 매력적인 요소 중의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모니터를 통해 작동되는 S-링크 시스템은 안드로이드 OS와 정전식 터치가 적용돼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홈 버튼을 누르면 위젯으로 꾸며진 메인 화면이 나온다. 홈 화면은 2분할, 3분할, 혹은 4분할로 원하는 앱을 배치할 수 있다. 메인 화면을 여러 가지로 저장해 뒀다가 원할 때 수시로 바꿔 쓸 수도 있다. 주요 메뉴는 네비게이션, 멀티미디어, 전화, 라이브 링크, 차량, 시스템 등이며, 각 메뉴마다 세부 항목을 열람하거나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모든 조작은 안드로이드 OS로 작동되므로 스마트폰처럼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다.
S-링크의 모든 메뉴들은 화면 터치와 화면 오른쪽 면에 위치한 몇 개의 메뉴 버튼을 활용하거나, 센터 터널 기어 레버 아래 쪽에 위치한 커맨더를 통해서도 조작할 수 있다. 죠그 다이얼 주변에 홈, 백, 옵션 버튼이 위치하고, 그 아래에는 르노삼성 SM6의 자랑인 멀티 센스 버튼이 위치한다. 스포츠, 컴포트, 에코, 뉴트럴, 퍼스널의 5가지 모드로 변환이 가능한 멀티 센스로 바로 들어가는 버튼이다. 모드가 바뀌면 계기판과 엠비언트 라이트도 함께 바뀌면서 실내 분위기를 다른 느낌으로 꾸며준다.
모니터 아래에는 몇 개의 에어컨 조절용 버튼과 좌우 온도 조절 다이얼이 자리한다. 온도 조절을 다이얼로 하도록 한 것은 정말 마음에 든다. 모든 기능을 모니터에 통합해 넣으면서 온도 조절까지 메뉴를 찾아 들어가 화면을 터치하도록 하는 것은 정말 불편한 인터페이스다.
계기판에도 7인치 모니터가 적용됐다. 그래픽으로 각종 다이얼과 눈금을 표시해 주고 멀티 센스 모드에 따라 색상도 바꿔준다. 가운데 원의 중앙에는 디지털로 속도를 표시해준다. 7인치 모니터도 해상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고, 응답속도도 그리 빠른 편도 아니고, 그래픽도 그리 화려한 편은 아니다. 그냥 무난한 수준이다. (사실 S클래스 같은 모델 때문에 눈이 너무 높아져서 이런 평가가 나오는 것임을 고백한다.)
SM6에는 옵션으로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마련됐다. BMW 모델들에 적용되는 것처럼 유리창 너머로 직접 투영되는 방식은 아니고, 미니와 푸조처럼 데시보드 상단에 작은 유리 모니터를 세워서 거기에 투영하는 방식이다. 내용은 속도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네비게이션의 진행 방향 등이 표시된다.
스티어링 휠은 아래 부분을 살짝 평평하게 다듬은 D컷 타입(?)이다. 좌측에는 크루즈 컨트롤 조작 버튼이 자리하고, 오디오 조작 리모컨 버튼들은 우측 칼럼에 위치한다.
오디오는 S-링크 패키지 II 옵션에서 13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르노삼성에 적용됐던 보스 시스템 중 서라운드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고음질 무손실 음원 FLAC 파일까지 재생가능 해 디지털 음원으로도 보스 시스템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물론 CD플레이어도 준비했다.
음질은 해상도가 매우 높은 편이지만 출력 면에서는 중형 세단 급에서 높게 평가할 만한 정도다. 출력 수치를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대충 400마력 수준이라는 언질을 받았다.
시트는 중형 세단임에도 전 트림에 세미 버킷 타입이 적용됐다. 프리미엄 시트 패키지를 선택하면 퀼팅이 적용된 가죽 시트가 제공된다. 패키지 II와 III에서는 퀼팅 시트에 라이트 그레이 나파가죽이 적용되고, 데시보드와 도어트림에도 퀼팅 가죽이 적용된다. 퀼팅 가죽이 적용된 데시보드는 그야말로 중형차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시트에는 강도와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마사지 기능도 추가됐다. 반면 통풍시트는 LE 트림과 RE 트림에서만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통풍시트를 사랑하는 기자로서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뒷좌석에도 트림에 따라 2단계로 조절되는 히팅 기능이 적용됐고, 지붕이 낮아진 탓에 뒷좌석 머리 공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기자가 앉아도 머리가 닿는 정도는 아니어서 크게 아쉬운 수준은 아니었다.
사실 SM6는 완전히 새롭게 등장한 모델인데다 중형 세단치고는 넘치는 장비들을 갖추고 있어서 설명할 것이 정말 많고, 솔직히 짧은 시승 동안 다 확인해 보지 못한 부분도 많다. 아쉽지만 다음에 개별 시승 기회가 있을 때 다시 더 자세한 소개를 드리고자 한다.
SM6는 우선 3가지 파워트레인을 선보였다. 주력이라 할 수 있는 2.0 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2.0 GDe, 퍼포먼스를 담당하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의 1.6 TCe, 그리고 LPG를 사용하는 2.0 LPe가 그것이다. 상반기에 디젤 엔진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 시승회에서는 1.6 TCe와 2.0 GDe가 준비됐다. 2인 1조로 서울 양재동 AT 센터를 출발해서 용인-서울 고속도로와 영동 고속도로, 에버랜드 주변 도로와 일반 국도를 다양하게 거쳐서 기흥에 있는 르노삼성 중앙 연구소까지 가는 구간과 돌아오는 구간에서 1.6 TCe와 2.0 GDe를 번갈아 시승했다. 물론 중간에서 운전자 교대를 통해 각자 2가지 모델을 모두 타 볼 수 있게 했다.
기자는 1.6 TCe를 먼저 시승했다. 1.6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5,750rpm과 최대토크 26.5kg.m/2,500rpm을 발휘하며, 7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어울려 0~100km/h 가속 7.7초의 강력한 가속 성능을 뿜어낸다.
가속은 말 그대로 시원시원하다. 중형 세단에 1.6리터 엔진으로 만나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가속력이다. 7초대면 7.5초를 기록하는 폭스바겐 골프 GTD를 떠 올리면 된다. 물론 차체가 더 크고, 승차감이 부드러워서 체감 가속력이 GTD 수준까지 이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 강력한 것은 사실이다. 엔진 사운드는 스포츠 모드에서 커스텀 엔진 사운드가 적용됐다. 스피커를 통해서 인위적으로 부스팅된 사운드가 울려 퍼진다. 하지만 심하게 과장된 정도는 아니고, 6기통이나 8기통 느낌이 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적당히 경쾌한 수준이다.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DCT는 동력 전달이 무척 깔끔하다. 190마력이 변속기를 거치는 동안 전혀 손실되지 않고 그대로 바퀴로 전달되는 느낌이다. 기어를 내릴 때 속도에 맞게 회전수를 높여주는 기능이 있긴 하지만 반응이 매우 빠른 편은 아니다. 계기판의 반응 속도까지 느리다 보니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기어를 내릴 때 경쾌하게 회전수를 높여주는 맛은 기대에 못 미친다. 기어 레버를 조작하는 조작감도 강력한 190마력에 비하면 많이 덤덤하다.
반면 기어를 조작할 때 레버를 앞으로 밀면 기어가 내려가고(-), 레버를 당기면 기어가 올라가는(+) 방식은 QM3와 BMW 계열 차들과 같다. 와인딩이나 서킷에서는 이 방식이 더 다이나믹한 주행을 돕는다.
논란이 많았던 AM 링크 서스펜션은 일상 주행은 물론 고속과 코너링에서도 안정성과 안락함에서 큰 무리가 없었다. 프랑스의 르노가 손 본 차답게 안정성과 안락함은 적절하게 조화를 잘 이뤘다. 운전자 교대 후 뒷좌석에 앉아서 승차감과 안정감을 느껴보려 애 써 봤는데, 솔직히 일체형 서스펜션의 느낌이 조금 남아 있는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안락한 승차감이나, 요철을 지날 때의 진동 전달이나, 코너링에서의 지지력 등에서 거의 아쉬움을 찾기 힘들었다. 굳이 멀티 링크 서스펜션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다른 부분에서 SM6에 많은 호감을 가진 분들이라면 일상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하고 AM 링크에 대해서는 잊어 버리는 편이 낫겠다.
돌아오는 길에는 2.0 GDe 모델을 시승했다. 최고출력 150마력/5,800rpm과 최대토크 20.6kg.m/4,400rpm을 발휘한다. 현대 쏘나타의 168마력, 20.5kg.m에 비해 출력이 다소 열세다. 하지만 토크 컨버터 자동 6단 대신 습식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적용됐다. 2.0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엔진이기도 하다.
190마력의 1.6터보 엔진을 먼저 경험한 후라 150마력이 많이 약하게 느껴질까 살짝 우려가 됐다. 하지만 막상 주행을 시작하자 우려보다 훨씬 경쾌한 달리기 실력에 살짝 놀랐다. 150마력이라는 출력이 높아서가 아니라 DCT와의 결합이 이뤄낸 시너지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느낌 상으로는 쏘나타의 168마력 2.0 CVVL 엔진에 비해 더 경쾌한 느낌이다. 동력 손실 없이 150마력을 그대로 바퀴와 노면에 잘 전달하면서 경쾌함에서 전혀 아쉬움이 없었다. 물론 전체적으로는 1.6 TCe에 비해 부드러운 주행에 더 초점을 맞춘 세팅이다. 변속기는 매끄럽고, 힘은 필요충분하며, 사운드도 적당하다.
1.6 TCe와 2.0 GDe를 모두 타 보고 난 평가는 개인적으로 2.0 GDe가 더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물론 절대적인 달리기 실력은 1.6TCe가 앞서지만 가격을 고려해 보면 평소 전혀 부족함이 없고, 또 쏘나타 대비로도 더 경쾌한 달리기를 제공하는 정도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2.0 GDe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실제 판매도 2.0 GDe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르노삼성이 2.0 GDe를 매력적인 파워트레인 조합으로 완성해 낸 데 박수를 보낸다. 숫자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한가지 옥의 티를 들자면 최상위 트림에서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이 정지와 원터치 재출발까지 지원하는 최신 버전이 아니고, 30km/h 이하로 속도가 떨어지면 기능이 해제되는 이전 버전이라는 점이다. 고속도로에서라면 이 정도로도 충분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구간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최신 버전에 비하면 아쉬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연비는 2.0 GDe가 18"&19" 타이어 적용 시 복합 12.0km/L (도심 10.5, 고속도로 14.4)이며, 1.6 TCe는 18"&19" 타이어로 복합 12.3km/L (도심 11.0, 고속도로 14.1)이다. 연비에 도움이 되는 엔진 오토 스타트/스톱은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됐다.
가격은 2.0 GDe가 2,420만원 ~ 2,950만원, 1.6 TCe가 2,805만원 ~ 3,250만원이다. 여기에 각종 패키지 옵션이 추가된다. 현대 쏘나타와 비교해 보면 2.0 GDe는 중간 트림 정도에서는 쏘나타가 경쟁력이 높고, 상위 트림 풀옵션 기준으로는 SM6가 경쟁력이 높아 보인다. (물론 사양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아 정확한 비교는 다소 어렵다.) 1.6 TCe는 SM6가 절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1.6 TCe를 모든 장비를 적용한 이미지 리딩 모델로 설정하고 있어서다. 반면 쏘나타는 1.6 T-GDi 모델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장비가 많지 않고, 2.0 T-GDi가 이미지 리딩 모델에 해당한다.
르노삼성이 오랜만에 선보인 신차 SM6는 르노삼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그래서 중형 세단 시장에서 절대 강자인 쏘나타에 정면 승부를 걸고 나섰다. 우선 디자인과 상품성, 가격 등 여러 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승을 통해서는 주력 모델인 2.0 GDe의 경쟁력이 매우 높게 평가됐다. 이로서 한 동안 이렇다 할 경쟁 모델이 없어 맥이 빠져 있던 중형 세단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박진감 넘치는 전투가 전개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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