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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졌다는 테슬라…그래도 T맵은 따로켜야 한다 [차알못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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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를 연 테슬라에 대한 평가는 크게 두 개로 갈린다. 테슬라를 지지하는 쪽은 운전자 주행보조 시스템 중 가장 발전한 형태라는 '오토파일럿'과 자동차를 하나의 전자기기로 발전시킨 원격 업데이트 시스템인 'OTA(Over-The-Air)', 압도적인 주행거리를 칭송한다.

반면 반(反) 테슬라 진영에서는 지금까지 봐온 완성차에서 볼 수 없었던 조립 품질을 지적한다. 테슬라 차주들 사이에선 '정품 인증'이라고 자위할만큼 눈에 띄고 흔한 단차, 잔진동을 전혀 잡아주지 못하는 딱딱한 서스펜션, 7000~8000만원대의 가격에도 이중접합 유리가 없어 꽤나 큰 풍절음 등이 단점으로 손꼽힌다. 느린 사후 관리(A/S), 부족한 내장재도 여러번 언급된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모델3 리프레쉬(연식변경, 페이스리프트) 퍼포먼스 트림을 시승하면서 테슬라의 장점은 더욱 발전하면서도 단점은 개선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일하게 지적받던 품질 문제까지 테슬라가 해결하면, 이 회사와 견줄 수 있는 제조사가 얼마나 있을지 우려될 정도였다.

모델3 리프레쉬는 사실 테슬라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다. 다만 외신에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보통 자동차 업계의 연식변경, 페이스리프트를 대신해 테슬라에 한해서 '리프레쉬'라는 단어가 자리잡게 됐다. 기자가 시승한 모델3 퍼포먼스 리프레쉬는 약 7500만원이다.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리프레쉬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리프레쉬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나무 장식 추가되고, '이중접합'유리 들어가고…"테슬라 품질도 개선은 되네"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리프레쉬 측면부 /사진=이강준 기자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리프레쉬 측면부 /사진=이강준 기자

올해 출시된 모델3는 외관상 큰 변화를 찾기는 어려웠다. 외부 창틀 색깔과 문 손잡이가 반짝거리던 크롬 색상이 아닌 블랙으로 바뀌어 더 고급스러운 마감으로 바뀐 게 전부다.

기능상에서는 정말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트렁크가 '전자동'으로 바뀌었다. 보조금을 제외하면 5000~6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고급차'지만 트렁크를 직접 손으로 닫아야해 이에 불만이 있던 예전 모델3 차주들은 직접 트렁크에 모터를 달기도 했었다.

차 외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겨울철에 주행가능 거리를 더 늘려주는 '히트펌프'도 적용됐다. 히트펌프란 주행 중 발생하는 열을 모아 배터리의 온도를 올려주는 장치를 말하는데, 날씨가 추운 겨울철 배터리 성능 저하를 막아주는 중요한 장치다.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리프레쉬 내부. 플라스틱만 있던 자리에 시트색깔과 어울리는 나무 장식이 추가됐다./사진=이강준 기자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리프레쉬 내부. 플라스틱만 있던 자리에 시트색깔과 어울리는 나무 장식이 추가됐다./사진=이강준 기자

차량 내부의 변화폭은 더 크다. 우선 내부에 정말 '아무것도 없던' 모델3에서 운전석·조수석에 '나무 장식'이 추가됐다. 예전엔 전부 까만색 플라스틱으로만 마감돼있던 내장에 자동차스러운 디자인이 가미된 것이다. 예전 모델3는 아무것도 없다는 느낌이 강했다면, 모델3 리프레쉬는 '심플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 운전석과 조수석에 '이중접합' 유리가 탑재됐다. 풍절음,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기존 테슬라 차량에서는 단일 유리로된 차문만을 갖고 있었다. 체감상으로도 기존 모델에 비해 확연히 풍절음이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급차라면 응당 들어가는 알칸타라 가죽도 많이 사용됐고, 센터페시아엔 USB 타입C 충전포트와 스마트폰 두 대를 동시에 무선충전할 수 있는 공간도 생겼다. 기존엔 없었던 운전대 '열선'도 추가됐다.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리프레쉬 운전석/사진=이강준 기자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리프레쉬 운전석/사진=이강준 기자


회생제동 강도 조절 기능 돌연 삭제, 과속카메라 인식 못하는 테슬라 네비게이션…앞으로 개선해야할 점도 여전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리프레쉬 내부/사진=이강준 기자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리프레쉬 내부/사진=이강준 기자

다만 소비자들에게 납득하기 어려운 변화점도 있었다. 가장 이슈가 많았던 건 테슬라에서 돌연 회생제동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삭제한 것이었다. 삭제된 이유는 알려진 바가 없다.

테슬라는 액셀 페달 하나로만 대부분의 주행을 할 수 있을만큼 회생제동의 강도가 매우 센 편인데,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국내 도심 도로에서는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하는 데는 유리하다.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리프레쉬 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리프레쉬 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하지만 길이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에서는 주행거리 측면에서 불리하다. 동일한 속도로 주행하는 '항속주행'이 어렵기 때문에 모터가 배터리를 사용하면서 계속 일정하게 '가속'을 해줘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차 아이오닉5를 포함해 대부분 전기차들은 회생제동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그 외에도 과속감지카메라를 인식하지 못하는 테슬라 자체 네비게이션도 단점이다. 대부분 차주들은 평소에는 스마트폰의 T맵이나 카카오맵을 사용하고 테슬라 네비게이션은 근처 슈퍼차저를 찾을때만 쓴다. 가운데 대화면 터치스크린의 절반 이상이 네비게이션이지만, 사실상 장식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여전히 품질 부분에서 많은 한계를 갖고 있지만 테슬라의 업력이 쌓일 수록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품질까지 개선하기 시작하면 현재 다른 전기차 양산 업체들과의 격차는 '초격차'로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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