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은 수동이에요. 오! 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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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모닝과 레이는 4단 자동변속기를 쓴다. 차체 디자인만 다를 뿐 모든 걸 공유한다고 보면 된다. 쉐보레 스파크에는 무단변속기 C-테크와 수동기어가 올라갔다. 하지만, 이번에 5단 자동기어를 얹으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5단 자동기어는 ‘이지트로닉’으로 불리는 수동 기반의 자동기어다. 쉽게 이야기하면, 클러치가 없는 수동변속기로 생각하면 된다. 클러치를 밟고, 기어를 바꾸는 행동을 자동으로 해주기 때문에 운전자는 자동기어처럼 가속페달만 밟으면 그만이다. 이 방식으로 유명한 브랜드가 푸조다. MCP라는 변속기가 바로 수동 기반의 자동변속기인 것. 호불호가 갈렸지만 푸조 2008이 엄청난 대박을 쳤던 건 확실하다.
▲ C-테크 가격은 163만 원이지만, 이지트로닉은 80만 원이다. 마케팅만 잘하면 되겠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시동을 걸고 기어레버를 만졌다. 얼핏 보면 수동변속기처럼 생겼다. 왼쪽으로 ‘툭’치면 D모드와 M모드가 번갈아 가면서 설정된다. 12시 방향은 시프트업, 6시 방향은 시프트다운. 오른쪽으로 밀면 중립이고, 오른쪽으로 밀고 6시 방향으로 내리면 후진이다. 레버는 어느 지점으로 밀어도 다시 중앙으로 되돌아온다. 후진을 넣으면 스파크는 후진을 준비하며 후방 상황을 모니터로 보여주지만, 레버는 다시 중앙에 돌아와 있다. 기어레버를 건드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쏙쏙 손길을 빨아들이지만, 이내 원위치하며 다음 명령을 기다린다.
MCP는 변속할 때 꿀렁거리는 느낌으로 인해 외면 받기도 했다. 물론, 꿀렁거림은 변속타이밍에 가속페달에서 살짝 발을 떼고 변속 후 다시 밟아주면 부드럽게 가속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처음 운전하는 이들에게는 불편한 요소였다. 스파크는 변속시점에 가속페달을 신경 쓰지 않아도 부드럽게 기어를 바꿔 물며 속도를 올렸다.
▲ 한국에서 애플 카 플레이를 가장 먼저 달고 나왔던 스파크
심리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수동변속기는 기어를 바꾸려면 우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클러치를 밟은 뒤, 변속한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차는 속도가 준다. 운전자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었기 때문에 속도가 줄어드는 것을 몸으로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MCP나 이지트로닉의 경우 운전자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았는데도 트랜스미션이 자동으로 기어를 바꿔 물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데 차가 멈칫 한다’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변속시점에 맞춰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기어가 바뀐 후 다시 밟아주면 부드럽게 느껴지는 이유다.
주행 중 12시 방향이나 6시 방향으로 기어레버를 건드리면 바로 수동모드로 돌입. 그렇다고 특별한 건 없다. 단지 기분내기용? 그래도 수동모드에서는 계기반에 기어변경 시점을 안내해주기도 한다.
<카> 매거진의 전속모델 레이는 시속 100km에서 3천300~3천400rpm이지만, 이번 스파크는 3천100rpm 정도에 머물렀다. 이지트로닉은 리터당 14.7킬로미터, C-테크 리터당 14.3킬로미터. C-테크 에코 모델은 리터당 15.4킬로미터로 가장 높긴 하지만 낮은 구름저항 타이어와 아이들링 스톱 앤 고 시스템으로 가격이 좀 세다. 스파크 수동기어에서 C-테크를 얹으려면 163만 원이 들지만, 이지트로닉은 80만 원만 보태면 된다. 제법 가격차이가 컸지만 이지트로닉의 등장으로 촘촘한 그물망을 완성했다.
LOVE : 매력적인 가격, MCP보다 부드러운 변속감
HATE : 아이들링 스타트 스톱 달고 나오면 얼마나 좋아
VERDICT : 수동변속기에 자신 없던 예비 경차 오너들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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