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푸른바다와 찰떡궁합, 푸조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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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날, 따뜻한 남쪽 제주도로 떠났다. 아주 오랜만의 방문이라 더욱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떠났다. 일정은 1박 2일로, 짧은 시간 동안 신속하고 부담 없이 제주 구석구석을 누빌 그런 차량이 필요했다. 그리고 나온 답은 현재 CUV 시장의 핫이슈 푸조 2008이었다. 2008은 지난 10월에 베스트셀링카 1위를 기록했다.
제주 공항의 ‘렌터카 하우스’에는 한불모터스가 직접 운영하는 렌터카 부스가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푸조렌터카 대여를 진행할 수 있다.. ‘렌터카 하우스’를 이용하면 공항 내에서 차를 받아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편리했다. 주차장에는 1박 2일간 함께할 2008이 서 있었다.
제주도에서 만난 2008은 조금 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작은 차체임에도 풍만한 볼륨감과 안정적인 비례를 갖추고 있는 스타일은 여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줄 것처럼 느껴졌다. 푸른색의 2008은 제주도의 푸른 바다와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또한, 사이드미러, 도어 하단, 안개등 라인 등에 사용된 크롬을 통해 2008만의 챠밍 포인트를 뽐내고 있다. 특히나 바디 아래쪽의 무광 플라스틱과 크롬 스키드 플레이트를 통해 CUV라는 정체성을 보여준다.
실내는 조금은 부족하지만 갖춰야 할 것은 다 갖추고 있다. 마치 여행자들의 짐과 같이 말이다. 여기에 계기판 테두리의 LED 조명은 선글라스와 같이 간단하면서도 멋을 낼 수 있는 '잇템' 역할을 한다.
스티어링 휠은 2008의 매력을 뽐내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다. 앙증맞지만 두툼한 스티어링 휠은 만족스러운 그립감을 제공하고 패들시프트는 스포티함 뿐만 아니라 운전의 편의를 제공한다.
또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시트에 대한 만족감이다. 버킷 타입의 시트는 실제로 제주도 산간도로를 달릴 때도 생각보다 괜찮은 홀딩력을 보여주며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이와 더불어 편안함까지 충분히 느낄 수 있어 시트는 이 차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1박 2일의 여행인 만큼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공항을 나섰다. 여행은 제주공항을 출발하여 산간의 오름과 서쪽의 협재해수욕장을 방문한 뒤 서귀포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동쪽의 섭지코지와 성산 일출봉을 거쳐 산악도로를 이용해 제주공항으로 돌아오는 200km 정도의 코스였다.
여기서 2008을 선택한 이유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유류비 부담이 없는 여행을 하기에는 2008이 최적이었다. 여행 시작과 동시에 3만 원을 주유하고 반납 때 까지 주유한 기름의 절반밖에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연비를 측정하지는 못했지만 2008의 공인연비는 17.4km/L이고 공인연비는 우습게 뛰어넘는다는 사람들의 평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2008에는 푸조의 자랑, 1.6L e-HDi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디젤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소음과 진동이 심하지 않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92마력, 최대토크 23.5kg.m을 발휘한다. 제원상의 수치는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수치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제한속도가 낮고 수없이 많은 과속카메라와 방지턱이 있는 제주도에서 출력에 대한 아쉬움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초반부터 꾸준히 나오는 토크 덕분에 튀는듯한 움직임을 맛 볼 수 있다.
푸조의 MCP 변속기는 높은 연비를 제공하지만 변속 시 느껴지는 울컥거림과 이질감 때문에 선호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2008 역시 MCP의 울컥거림과 이질감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 MCP 변속기는 오히려 제주도에서 만큼은 좋은 모습으로 다가왔다. 제주도는 일부 시내 지역을 제외하고는 교통정체를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출발이나 변속 시 나타나는 특유의 울컥거림을 많이 느끼지는 못했다. 오히려 수동기반인 MCP의 빠른 반응 속도와 체결감은 한적한 도로나 산간도로에서 시프트 레버로 기어 변속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때 패들쉬프트를 이용하면 좀 더 스포티한 주행감각을 느낄 수 있다.
2008의 또 다른 매력은 승차감이다. 프랑스 차다운, 안정적이면서 탄탄한 하체를 지니고 있는데 와인딩 코스에서 높은 차고에도 불구하고 꽤 안정적인 자세로 코너를 돌아나간다. 물론 CUV답게 조금은 무른 서스펜션 세팅이지만, 불안한 느낌은 아니고 오히려 방지턱이나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장거리 주행의 부담을 덜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높은 차고는 웬만한 비포장도로는 거침없이 다니는 데 큰 도움이 된다.
1박 2일은 차의 모든 것을 파악하기엔 짧은 시간이다. 게다가 여행 중에는 아무래도 차보다 여행에 집중하기 때문에 차가 기억에 남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2008은 인상 깊었다. 준수한 외관과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던 성능, 갖출 것은 다 갖춘 실내와 부담을 덜어주는 연비까지. 딱히 못나지 않고 뭐든 괜찮았던 차. 여행에서 돌아와서 다시 한 번 더 타보고 싶은 차. 여행지에서 느낀 2008에 대한 총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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