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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백 4초에 현대차 전기차 중 가장 예쁘다…GV60 타보니[차알못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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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로서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현대차가 2025년부터 제네시스에서 나오는 신차는 모두 순수전기차, 수소전기차로만 내놓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의 역사는 타 경쟁사들의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매우 짧지만, 전동화 속도는 가장 빠른 편이다. 토요타의 렉서스, GM의 캐딜락 등을 보면 전기차 모델은 커녕 전동화 전략 자체도 명확하지 않다.

제네시스는 이미 G80기반 전기차 'G80e'를 출시했고, 이번엔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한 'GV60'을 출시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특징인 '초고속 충전', 자동차 배터리에 220V 외부 전원을 연결해 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은 기본으로 탑재됐다. 지난 3일 오전 9시 경기도 하남시에서 GV60 퍼포먼스 트림을 시승해봤다.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아이오닉5·EV6보다 화려해진 디자인·편의사양…'지문·안면 인식' 기능으로 키 없어도 바로 주행 가능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 측면부. C필러에 각진 선이 탑재됐다./사진=이강준 기자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 측면부. C필러에 각진 선이 탑재됐다./사진=이강준 기자

외관은 큰 틀에서 기아 EV6와 닮았지만 세세히 살펴보면 현재까지 나온 현대차 전기차 중에서는 디자인이 가장 훌륭했다. 전면 라이트는 현대차 아이오닉5에 들어간 '픽셀' 디자인이 들어갔고, 측면부는 EV6의 형태와 비슷했다.

지붕 라인은 부드럽게 디자인됐으면서도 C필러에는 별모양의 각진 선이 들어갔다. 휠 역시 각진 선을 과감하게 활용했고, 후면부 라이트는 GV70, GV80 등 제네시스 패밀리룩을 그대로 계승해 고급감도 잡았다.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의 디지털 사이드 미러/사진=이강준 기자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의 디지털 사이드 미러/사진=이강준 기자

인상적이었던 건 디지털 사이드 미러 디자인이었다. 아이오닉5에서는 먼저 탑재된 기능이지만 너무 크고 두꺼워 오히려 미관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번 GV60에서는 더 얇아졌으면서도 차체와 같은 색상을 사용해 일체감을 높였다.

내부에서는 아이오닉5·EV6와는 전혀 다른 모델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안간힘을 쓴 듯 했다. 시동을 걸면 회전해 튀어나오는 '크리스탈 스피어' 변속기, 시동을 끄면 가운데 터치스크린에서 나오는 화려한 제네시스 로고까지 고급감을 살릴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활용했다.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의 시동을 걸면, 변속기 '크리스탈 스피어'가 회전하며 작동을 시작한다(위) 시동을 끄면 등장하는 제네시스 로고(아래)/사진=이강준 기자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의 시동을 걸면, 변속기 '크리스탈 스피어'가 회전하며 작동을 시작한다(위) 시동을 끄면 등장하는 제네시스 로고(아래)/사진=이강준 기자

편의사양에서도 차별점을 뒀다. 아이오닉5, EV6가 갖고 있는 편의사양에 '지문·안면 인식' 기능이 추가됐다. 차 키가 없어도 운전자의 생체 정보가 등록돼있으면 차문을 잠그고 여는 것은 물론 차량 시동까지 자유롭게 키고 끌 수 있다.

지문과 기자 얼굴을 등록하는 것도 1분도 안 돼 간단하게 끝났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거나 다른 보안 절차를 거치는 번거로운 과정이 전혀 없었다. 가장 놀라웠던 건 높은 인식률이었다. 갤럭시의 지문 인식이나, 아이폰의 페이스아이디처럼 GV60의 지문·안면 인식 속도가 매우 빠르고 정확했다.

기자가 '안면 인식' 기능을 활용해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의 차 문을 여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기자가 '안면 인식' 기능을 활용해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의 차 문을 여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주행성능·정숙성 잡았지만…'짧은 주행 가능거리', '좁은 내부'는 단점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 운전석/사진=이강준 기자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 운전석/사진=이강준 기자

승차감, 주행 성능도 '제네시스' 다웠다. 프리미엄 브랜드 답게 전좌석 이중접합유리가 들어가 풍절음을 훌륭하게 차단했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 후 핸들에 '부스트' 버튼을 누르면 출력이 일시적으로 상승해 제로백이 4초까지 줄어든다. 풀액셀을 밟으면 통제가 힘들정도로 차가 빨라져 당황스러웠다.

첫 모델은 항상 완벽하지 않다. 제네시스 첫 플랫폼 기반 전기차 GV60도 마찬가지다. 우선 주행 가능거리가 앞선 아이오닉5와 EV6에 비해 짧다. GV60 스탠다드 후륜 모델은 최대 주행 가능거리가 451㎞지만, 퍼포먼스 모델은 368㎞까지 떨어진다. 같은 77.4kWh 배터리를 쓰는 기아 EV6 GT라인(약 430㎞)에 비해 70㎞가량 부족하다.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 뒷좌석/사진=이강준 기자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 뒷좌석/사진=이강준 기자

또 플랫폼 기반 전기차인데도 내부 공간이 매우 좁다. 특히 2열은 큰 폭으로 떨어지는 지붕때문에 헤드룸(머리공간)이 부족해 키187㎝인 기자가 앉기에는 불편했다. 트렁크 역시 2열 시트를 접기 전까지는 골프백 하나 싣기에도 역부족해보였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때문에 오늘 당장 주문해도 올해 내에 차를 받기 어려운 점도 걸림돌이다.

종합적으로 디자인, 고급감 측면에서는 현재 출시된 전기차들 중에서는 단연 상위권이지만, 짧은 주행 가능거리·좁은 차체는 아쉬웠다. 4인 가족이 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포티한 주행과 동승 인원이 많지 않은 소비자라면 구매 리스트에 충분히 올려볼만하다.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 트렁크/사진=이강준 기자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트림 트렁크/사진=이강준 기자

기자가 시승했던 GV60 퍼포먼스 트림(풀옵션)의 가격은 8769만3499원, 서울시 기준 전기차 보조금·세제 혜택 적용가 7779만1314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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