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예쁜車 인데…1억 넘는 레인지로버 벨라, 돈 값 할까?[차알못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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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 한 번 하려면 긴 시간동안 대기해야 했다는 점 충분히 인정한다"
로빈 콜건 신임 재규어랜드로버 대표가 올해 3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부터 대기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비센터의 가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고객 문의를 받는 방식으로 프로세스를 완전히 바꿀 예정"이라며 밝힌 말이다.
'수입 SUV의 대명사'였던 재규어랜드로버는 국내 시장에서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부품 성능 문제, 수리 기간이 심하게는 수개월까지 걸리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연이어 누적되면서다.
1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용산 하얏트 호텔에서 진행된 '재규어랜드로버 2021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로빈 콜건 재규어랜드로버 대표이사가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
콜건 대표는 "부품 불량 문제도 소수점 다섯자리까지 데이터를 축적하며 전담팀을 구성해 관리하고 있다"며 "현재 부품 퀄리티를 괜찮은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만약 부품 수급 문제가 생기면 긴급 항공운송까지 동원해서라도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소비자'만을 위한 변화도 모색했다. LG전자와 협업해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피비프로', SK텔레콤와 협력해 'T맵'을 올해 출시된 모든 재규어랜드로버 차량에 탑재한 것. 소비자들이 선택할만큼 큰 발전이 있었을까.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레인지로버 벨라 P400 R-Dynamic HSE를 시승해봤다.
재규어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P400 R-Dynamic HSE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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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시키지 않는 화려한 내외관…비싼차라면 있을 법한 옵션 다들어갔다━
재규어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P400 R-Dynamic HSE 측면부/사진=이강준 기자 |
2021년형 레인지로버 벨라는 외관상 큰 변화점은 없다. 다만 그 디자인은 '2018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을 수상할만큼 모든 요소를 다 떼놓고 본다면 완벽에 가까웠다.
비싼 고급차라면 들어갈만한 외관 옵션도 다수 들어갔다. 벤츠 S클래스가 뒤늦게 적용하기 시작한 히든 도어는 이미 레인지로버에도 진작에 탑재됐다. 평소에는 문 손잡이가 감춰져있다가 운전자가 문을 열고자하면 튀어나오는 기능이다.
재규어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P400 R-Dynamic HSE의 손잡이/사진=이강준 기자 |
아우디의 상징인 '시퀀셜 라이팅'도 들어갔다. 방향지시등이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기능인데, 주로 고급 세단에서 볼 수 있지만 레인지로버 벨라에도 전후면 탑재됐다. 손이 모자랄 때 가볍게 발을 트렁크 밑으로 갖다대면 문이 열리는 '킥모션 트렁크'도 들어갔다.
레인지로버 벨라는 내부가 하이라이트다. 센터페시아에 두 개의 터치스크린을 배치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넣었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공조장치 조절, 드라이브모드 선택, 통풍·열선시트 조작 등을 할 수 있는데 다이얼을 그대로 남겨둬 주행 중에도 온도조절을 용이하게 할 수 있게 했다. 디자인과 안전을 동시에 잡은 선택이다.
재규어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P400 R-Dynamic HSE 내부/사진=이강준 기자 |
재규어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P400 R-Dynamic HSE의 후면 라이트/사진=이강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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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비프로·내장 T맵은 매우 편리하지만…'브랜드 이미지에 비해 너무 비싸다'━
재규어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P400 R-Dynamic HSE 센터페시아/사진=이강준 기자 |
재규어랜드로버가 앞세운 '피비프로'만으로도 이 차를 구매할만 했다. 별다른 설명서 없이도 차량을 운전자에 맞게 설정할 수 있었고 '여기 어딘가에 있겠거니'하면서 터치스크린을 뒤져보면 기자가 원하는 조작이 직관적으로 가능했다.
기본으로 내장된 'T맵'은 타 수입차 브랜드가 절대 쫓아올 수 없을만큼 편리했다. 국내 르노삼성차도 T맵을 내장했지만 터치스크린 반응속도가 느려 활용도가 높지 않았던 반면, 레인지로버 벨라의 T맵은 사용하는데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재규어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P400 R-Dynamic HSE의 HUD. T맵이 실시간으로 연동돼 길안내 정보를 보여준다./사진=이강준 기자 |
또한 자체 네비게이션이기 때문에 계기판, 헤드업디스플레이(HUD)에도 T맵의 길안내가 그대로 적용돼 편의기능간 시너지 효과가 남달랐다. 모바일 T맵과도 연동돼 차량을 탈 때마다 스마트폰을 연결하기 위해 씨름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단점이 꽤나 크다. 우선 가격이 재규어랜드로버의 브랜드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있다. 기자가 시승했던 레인지로버 벨라 P400 R-Dynamic HSE는 1억1460만원, 이보다 낮은 트림들인 P250 R-Dynamic SE는 9520만원, P400 R-Dynamic SE는 1억 920만원이다.
재규어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P400 R-Dynamic HSE 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
이 가격들을 고려하면 편의사양이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우선 주행 중 차량간 간격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들어갔지만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은 없다. 따라서 크루즈 운행시에도 운전자가 개입해야하는 부분이 크다. 내장된 T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 역시 없다.
종합적으로 '레인지로버'의 충성 고객이라면 피비프로, T맵 등으로 편의기능이 대폭 개선된 벨라를 구매할 가치가 있지만, 가성비가 아쉬운 소비자라면 구매시 신중해야 할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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