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전천후 고성능 패밀리 세단? 아우디 A4 45TFSI 콰트로 스포츠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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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아우디 A4는 이전보다 조금 더 커진 차체에 조금 더 강력한 심장, 그리고 최신 아우디의 디자인 흐름을 반영한 성숙한 디자인에다 버추얼 콕핏을 비롯한 최신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탑재했다. 45 TFSI의 콰트로 모델은 0~100km/h 가속을 5.8초에 끝낼 정도로 강력한 성능도 갖췄다. 전 방위적으로 한 단계 진보를 이룬 A4가 점점 더 치열해 지고 있는 럭셔리 컴팩트 세단 시장의 폭풍 속으로 뛰어 들었다.

럭셔리 브랜드의 컴팩트 세단 시장은 원래 1975년 등장한 BMW 3시리즈가 터줏대감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런 작은 차엔 원래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BMW가 7시리즈로 대형 세단 시장 공략을 강화하자 메르세데스도 1982년 C클래스로 컴팩트 세단 시장에 반격을 가한 것이다. 이후 아우디가 '80' 모델의 후속으로 'A4'를 1994년에 투입하면서 독일 3사의 럭셔리 컴팩트 세단 전쟁은 본격적인 3파전 궤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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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는 와중에 최근 재규어가 XE로 출시표를 던졌고, (사실 과거에 X타입을 투입하긴 했으나 역부족으로 퇴장했었다.) 캐딜락이 ATS로 가세한데다, 제네시스, 포르쉐 등도 곧 선수를 출전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독일 3사의 전쟁이 늘 그렇듯이 이들은 신차를 내 놓을 때마다 경쟁자들을 앞서는 무기를 들고 나와 잠시 동안 천하를 호령하곤 한다. 지난 4세대 A4가 등장할 당시 동급 최대의 휠베이스와 크기, 그리고 매력적인 디자인, 첨단 장비들로 퀀텀 점프를 하면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부각시켰었다. 이후 3시리즈는 조금 커지는데 그쳤지만, C 클래스가 엄청 커지면서 동급 최대 휠베이스 모델 자리를 차지한데다 S클래스를 닮은 고급스런 내외장 디자인과 향상된 파워트레인으로 무장해 또 한 번 시장을 흔들었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시장의 절대강자는 3시리즈다. 그런데 과연 3시리즈가 앞으로도 계속 권좌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쟁자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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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는 5세대로 진화하면서 많은 부분에 변화를 줬지만, 지난 3세대에서 4세대로 바뀔 때 만큼의 변화에는 못 미치는 느낌이다.

차체 사이즈는 4세대 4,701 x 1,826 x 1,427mm에 휠베이스 2,808mm에서 5세대 4,725 x 1,840 x 1,425mm, 휠베이스 2,820mm로 길이 24mm, 너비 14mm가 커지고, 높이는 2mm 낮아지고, 휠베이스는 12mm 길어졌다. 아주 살짝 커진 것이다. 참고로 4세대는 3세대의 휠베이스 2,650mm에 비해 158mm나 길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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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좀 더 직선이 강조됐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커지고, 측면으로 각이 생긴 것을 비롯해, 헤드램프에도 안쪽으로 각을 더했다. 헤드램프의 각진 부분은 움푹 파인 곳이 있어서 고속으로 달리다 벌레 등이 끼게 되면 세차할 때 좀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범퍼 아래 공기흡입구들도 기하학적인 다각형 모양이 더 강조됐다. 좌우의 알루미늄 장식은 최근 볼보가 선보이고 '토르의 망치'도 살짝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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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모습의 지붕 라인은 최근 많은 모델들이 쿠페를 닮은 모습을 강조하는 것과는 달리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에 유리한 정통적인 스타일을 하고 있다. 늘씬하게 길어 보이는 스타일에서 A6의 그림자가 깔려 있다.

뒷 모습도 차체를 더 넓어 보이게 강조하면서 A6를 많이 닮은 모습이다. 뒤쪽 방향지시등에는 진행 방향으로 조명이 흐르는 후방 다이나믹 인디케이터가 장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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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에 비해 실내는 상당히 큰 폭의 변화를 거쳤다. 디테일에서는 공유하는 부품이 많지만 데시보드와 센터페시아, 센터터널 부분의 디자인이 크게 바뀌었다. 과거 운전자를 중심으로 'ㄱ'자 형태로 감싸는 형태였는데, 이번에는 데시보드를 가로로 길게 뻗어 실내를 더 넓어 보이게 했다. 가로 스타일은 아래 모델인 A3를 통해 먼저 선보인 후 여러 모델로 계속 확대하고 있는 중이고, 데시보드를 가로 지르는 얇은 공기 배출구 라인은 Q7과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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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시보드 상단의 모니터는 여전히 터치 스크린을 지원하지 않고, MMI를 통해서 조작할 수 있다. MMI 다이얼 상단은 터치 패드로 되어있으며 손으로 쓴 한글도 곧잘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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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A4의 실내에서도 가장 주목할 부분은 TT이후 확대되고 있는 12.3인치 버추얼 콕핏의 적용이다. 스티어링 휠 좌측의 'VIEW' 버튼을 누르면 회전계와 속도계 원을 크게 보여주는 전통적인 방식과, 두 개의 원을 좌우에 조그맣게 위치시키고 가운데 화면 전체를 정보창으로 사용하는 방식의 2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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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좌우 화살표와 위아래 다이얼로 정보창의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대표적으로 화면 가득 네비게이션을 보여주는 방식이 가장 눈에 띈다. 네비게이션은 폭스바겐 그룹이 개발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주소 검색이 우선이고, 명칭 검색은 조작이 쉽지 않은데다, 글자 입력이 터치스크린 방식이 아니어서 여전히 많이 불편하다.

국내 출시된 A4는 한가지 엔진과 변속기에, 2가지 구동방식, 그리고 총 5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시승한 모델은 45 TFSI 콰트로 스포츠 트림으로 S라인 스타일이 기본으로 적용돼 있다. 그러다 보니 시프트 패들이 적용된 D컷 스포츠 스티어링 휠이 장착됐고, 시트에는 독특한 패턴이 돋보이는 알칸타라 소재가 가운데 부분에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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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간은 상당히 넉넉하다. 아우디 측에서는 동급 최대의 실내 공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휠베이스를 기준으로 보면 메르세데스-벤츠 C 클래스와 재규어 XE가 A4보다 길긴 하지만 이들은 뒷바퀴 굴림이고, A4는 콰트로를 위한 세로배지 엔진 타입이지만 앞 차축의 위치가 구조적으로 앞바퀴 굴림과 비슷함을 감안하면 A4의 실내가 동급 최대라는 점은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어 보인다.

공간도 넉넉하고, 몸을 잘 잡아주는 시트도 일품이고, 운전 자세도 부족함이 없다. 사실 경쟁모델 들 중 가장 독일스러우면서 잘 짜여진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모델이 A4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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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45 TFSI 모델에는 4기통 2.0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이 장착되어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8.0kg.m를 발휘하며, 7단 S트로닉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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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0km/h 가속력은 구동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기본형인 앞바퀴 굴림의 경우 6.3초가 걸리고, 콰트로를 장착하면 0.5초가 빨라져 5.8초를 기록한다. 최고속도는 모두 210km/h에서 제한된다. 이전 세대 A4 40 TFSI 콰트로는 최고출력이 235마력이었고, 0~100km/h 가속은 6.4초였었다. 신형은 최고출력이 17마력 높아지고, 가속력도 빨라지면서 이름이 40 TFSI에서 45 TFSI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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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력은 강력하다. 45 TFSI 모델인 만큼 사실 기본형 모델이 아니라 중급 이상 고성능 모델이라 봐도 될 수준이다. 초반 가속 뿐 아니라 최고속 영역까지도 너무 쉽게 가속된다. 210km/h에서 속도 제한에 걸린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이번에 시승한 A4는 45 TFSI 콰트로 중에서 스포츠 트림 모델이어서 서스펜션이 기본형보다 20mm 더 낮아졌다. A4는 지난 세대부터 주행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졌었다. 안락함과 안정성이 매우 조화롭게 세팅됐었는데, 사실 이번에는 이전 세대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을 찾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시승 모델이 스포츠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있어, 더욱 직접 평가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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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형 A4는 이전보다 다소 부드러워졌을 것으로 추측해 보는데, 시승차는 평소 주행에서도 단단한 승차감으로 인해 요철의 진동이 꽤나 경쾌하게 전달됐고, 고속에서의 안정성은 두말할 나위 없이 안정적이었다. 시승을 막 시작할 때는 평소 개인적인 선호보다 다소 딱딱하다는 느낌이었는데, 며칠 지나자 충분히 익숙해지면서 안정적인 느낌과 매우 기분 좋은 주행감을 전달했다.

콰트로 시스템은 평소에 앞바퀴에 40, 뒷바퀴에 60의 구동력을 배분하다가 상황에 따라서 앞쪽에는 최대 70%까지, 그리고 뒷쪽에는 최대 85%까지 구동력이 배분된다. 콰트로 초기에는 50:50이 기본이었는데, 좀 더 역동적인 주행성을 위해 몇 년 전부터 40:60으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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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딩에서는 쉽게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가 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는 오버스티어 성향이지만, 코너에서 강하게 가속하면 차체가 옆으로 살짝 미끄러지는 듯할 때 ESP가 개입해 자세를 바로 잡아준다. 충분히 강력한 파워를 갖고 있지만, 콰트로 시스템 덕분에 와인딩에서 컨트롤하기 힘들 정도의 과격한 힘은 아니어서 거의 모든 코너를 힘차게 밀어부치면서 재미있게 달릴 수 있다. 와인딩을 즐기기에 딱 알맞은 수준의 파워라는 생각이다.

연비는 앞바퀴 굴림의 경우 복합 12.5, 도심 11.1, 고속 14.8km/L이며, 콰트로의 경우 복합 11.6, 도심 10.2, 고속 13.9km/L다. 실제 시승 중 고속도로에서는 16km/L를 살짝 넘기는 연비를 기록했고, 고속도로 주행이 많았던 시승 총 연비는 13.6km/l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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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들어오면서 헤드업 디스플레이, 통풍시트,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의 기능들이 빠졌다. 오디오도 보스 오디오 등 프리미엄 제품이 아닌 아우디 기본형이다. 오토 스타트/스톱은 오토 홀드와 연동되지 않는다. 차가 정차할 경우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지만, 오토 홀드가 작동한 것을 감안해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 걸려 버린다. 타사 모델의 경우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시동이 꺼진 상태를 유지하면서 브레이크도 잘 잡고 있다. 지난 세대부터 지적된 부분인데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안전장비로는 '프리 센스 시티'가 적용돼 있어 전방에 보행자나 자동차가 있는데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을 경우 경고를 보내 주고, 그래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차를 멈춰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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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5세대 아우디 A4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넓은 실내 공간,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의 조화가 뛰어나고, 2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강력한 성능을 제공한다. 콰트로 모델을 선택할 경우 어떤 도로 상황에서도 탁월한 안정성을 제공하며, 보다 강력한 가속력도 즐길 수 있다. 지난 세대 A4가 등장하면서 3시리즈, C클래스와 당당히 경쟁할 만큼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에 5세대로 진화하면서 좀 더 성숙한 경쟁력으로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내리게 된다.

박기돈기자 nodikar@naver.com
제공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터리언 (www.motori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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