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로 돌아온 미니…감성이냐 주행거리냐, 그것이 문제로다[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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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한결 기자. |
BMW 미니(MINI)가 전기차로 돌아왔다. '미니 일렉트릭'은 기존 내연기관차인 미니 쿠퍼S를 기반으로 제작된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차로, 오는 2030년 이후 모든 라인업을 전기차로만 출시하겠다는 미니의 야심찬 출사표다.
다만 짧은 주행거리가 문제다. 전기차 구매시 고려사항 1순위로 꼽히는 주행거리지만 미니의 경우 1회 충전시 159㎞(복합)를 간다. 경쟁 모델인 르노 조에(309㎞), 푸조 e-2008(237㎞) 등보다 짧다. 도심주행시 168㎞로 늘어나지만, 동절기에는 153㎞까지 떨어진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도 미니의 인기를 막지 못하고 있다. 사전예약을 지난 1월 시작한 이래 올해 국내 예상 물량의 90%인 700대가 이미 나갔다. 미니 측은 미니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선호하는 팬덤이 적극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보고있다.
과연 미니 일렉트릭의 감성은 짧은 주행거리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지난 11일 서울 시내에서 직접 시승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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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도 미니 특유 감성 그대로 살렸다━
/사진=정한결 기자. |
미니 일렉트릭은 기존 미니의 감성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순수전기 모델을 강조하기 위해 노란색을 사용했다. 차량을 처음 보면 샛노란 사이드미러가 눈에 들어온다. 앞뒤에 붙은 엠블럼과 휠 등 곳곳에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실내에도 동글동글한 미니의 감성이 계승됐다. 전 모델에 기본 장착되는 8.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도 그대로 탑재됐으며, 시동 버튼에는 노란색이 입혀졌다.
주행은 즐겁다. 미니 특유의 '고-카트 필링'을 그대로 접할 수 있다. 고카트는 프레임 위에 차체가 장착되지 않은 1인용 오픈 휠 자동차를 의미하는데 민첩한 핸들 반응과 빼어난 가속력 등이 특징이다. 미니는 그동안 고카트 같은 주행 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전기차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사진=정한결 기자. |
코너링은 민첩하며, 모터를 사용하는 전기차답게 가속력도 나쁘지 않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7.3초, 시속 60㎞까지 걸리는 시간은 3.9초다. 기존 내연기관보다 무게중심이 30㎜ 낮아 차체 무게 배분이 최적화돼 묵직한 맛이 있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5kg·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차체가 작아 도심 좁은 골목에서도 움직이기 편리하다. 시승한 지난 11일 서울 압구정과 한남동의 비좁은 골목길 사이로 다녔지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우수한 코너링 성능 덕에 남산 소월길에서도 즐겁게 운전할 수 있었다. 미니 특유의 디자인과 주행감성을 그대로 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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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용량, 신경 안쓸 수가 없다…시내 주행용 세컨드카에 적합━
/사진=정한결 기자. |
그러나 주행거리와 연비는 기존 모델과 확연히 달랐다. 내연기관 차량인 미니 쿠퍼S의 경우 연비가 리터당 12.6㎞, 주유량은 44ℓ다. 이론상 완전 주유시 554.4㎞ 주행이 가능해, 서울에서 부산을 갈 수 있다. 반면 미니 일렉트릭의 복합 주행거리는 159㎞로 서울에서 대전까지 갈 수 있는 수준이다. 배터리 총량은 32.6kWh, 전비는 복합 4.5㎞다. 급속충전 시 80%까지 약 35분 소요되며 완속충전시에는 4시간이다.
실제로 운전 내내 배터리 잔량이 신경 쓰였다. "시내주행에 최적화됐다"는 미니 측의 안내로 도심 위주로 주행했음에도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계속 눈길이 갔다. 연비운전을 딱히 하지 않고 스포츠·그린·그린플러스 등 다양한 주행모드를 시험해본 결과, 이날 주행한 거리는 총 28㎞였지만 배터리는 39㎞ 분량이 소모됐다.
날씨가 따뜻해 에어컨·히터 등도 켜지 않았다. 가속시 급격히 배터리 소모가 심해지는 전기차 특성상 고속도로를 타는 등의 장거리 주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동절기에는 주행거리가 체감상 더욱 짧아질 수 있다.
종합해보면 미니 일렉트릭은 시내 주행 용도의 세컨드카로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미니 특유의 디자인·주행 감성을 그대로 계승해 운전하는 맛이 있다. 출퇴근이나 장보기 등 짧은 거리를 오갈 때에 적절하며 도심 좁은 골목을 오가는데도 특히 탁월하다.
다만 장거리는 뛰지 않는 것이 속편하다. 저속에서의 승차감은 개선됐지만 고속에서는 노면의 충격이 여전히 적지 않아 고속도로보다는 최고시속 제한이 낮은 도심이 여러모로 적합하다.
미니 일렉트릭의 가격은 클래식 트림이 4560만원, 일렉트릭 트림이 4990만원이다. 국고 및 지방자치체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지역에 따라 3000만원 중반대에서 4000만원 초반대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사진=정한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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