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자동차생활 롱텀, BMW i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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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로망의 장소이지만 최근 필자에게는 업무 관련 비즈니스 출장으로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 일정이어서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그러던 중 일주일간의 연휴 동안 온 가족을 데리고 제주도를 찾았다. 평소 누리지 못했던 여유로운 휴식을 꿈꾸며 가족과 함께 찾은 이곳에서 좌충우돌 전기차와 관련된 온갖 생활 체험을 잔뜩 하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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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좋은 곳이다. 필자는 최근 전기차 관련 업무로 제주도를 종종 오갔지만 이곳을 여유롭게 즐길 시간이 없어 늘 아쉬워했었다. 그러던 차에 일주일간의 긴 연휴기간이 있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다 오는 걸 목표로 제주도로 향했다. 연휴 기간이다 보니 비행기 표를 구하기 힘들어서 하루 일찍 갔다가 하루 늦게 돌아오는, 무려 7박 8일로 일정이 늘어났다. 긴 시간을 무작정 놀 수만은 없으니 연휴 앞뒤로는 업체 방문회의를 빡빡하게 잡아놓았다.

막상 일정이 확정되고 나니 부모님과 여동생네도 오겠다고 해서 갑자기 대식구가 되어버렸다. 당장 호텔은 예약을 했지만 차를 어떻게 할까 고민되었다. 연휴 기간이니 거래처의 전기차가 놀고 있을 것 같아서 물어봤더니, 역시 예상대로 차를 안 쓰니 필요하면 가져다 쓰라고 했다. 근데, 차종이 레이 EV와 급속 충전이 안 되는 SM3 Z.E.인데 괜찮겠냐고 물어본다. 음~ 급속충전이 안 되는 SM3는 도대체 뭘까 싶었는데, 알고 보니 초기에 보급된 SM3 Z.E. 전기차 중에는 완속 충전만 되는 모델도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사실 i3도 급속 충전이 옵션이라고 한다. 물론 한국에 들어오는 i3는 급속이 지원되는 옵션이 기본으로 들어간 모델이다.

일단 가족 수가 많으니 차 한 대로는 부족했는데 두 대를 확보했으니 큰 문제는 없겠다 싶었다. 그러던 중에 아는 분을 통해 수소문해 연휴기간 동안 안 쓰는 i3도 추가해서 구할 수 있었다.

하루에 두 번이나 경험한 충전량 엥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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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도착해서 차를 전달받으면서 충전소 정보를 물어봤더니, 크게 두 가지로 구분이 되었다. 늘 사용하던 환경부 급속 충전기와 그 외에 몇 군데 사업자들이 설치한 충전기가 있었다. 그 중에서 제주 전기차 서비스의 충전기가 가장 많이 보급되어 있었고(BMW 충전기 포함) 두 개의 충전 카드도 이상 없이 전달받았다. 환경부 충전기는 급속이니 서울과 다를 바 없을 테고, 제주 전기차 서비스는 완속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월정액을 내고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문득 ‘누가 이걸 돈 주고 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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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전달받고 숙소인 서귀포를 향해 출발하는데, 숙소 근처 충전소를 확인해보니 역시나 익숙한 이마트가 있었다. 이마트에서 1분 거리에 있는 주민센터에도 급속 충전기와 완속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어 충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별로 크지도 않는 섬인데 여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거라 편하게 생각을 하고 유명한 돼지고기집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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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아이들은 아내와 함께 i3를 타고 제주도로 이사 온 큰아들 친구네를 만나러 가고, 필자는 레이 EV를 몰고 제주첨단단지에 있는 거래처에 업무 회의를 하러 출발했다. 내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 아무 생각 없이 주행하면서 전화통화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갑자기 빨간 경고등이 켜지면서 주행가능거리가 10km 미만이라고 표시되었다. 어, 도착지까지는 한참 남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지? 알고 봤더니 날이 춥다고 짧은 거리이니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히터를 켰고, 경로가 서귀포에서 성판악을 올라가는 급한 오르막길인데도 차의 성능을 테스트할 겸 마구 밟았더니 이런 일이 생기고 만 것이었다. 일단 히터를 끄고 차량 소유회사에 전화해서 상황을 이야기했더니, “주행가능거리가 상당히 보수적으로 나오니 잘 타고 와보세요”라고 답을 한다. 돌아가는 길도 멀고 근처에 충전소도 없으니 일단 오르막의 끝인 성판악까지 가보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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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까지 4km쯤 남았다고 하는데 차의 배터리 게이지는 이미 0을 가리키고 있었다. 헉. 어찌어찌 하여 겨우 성판악에 도착해서 내리막길이 시작되고 나서야 한숨을 돌리는데, 그때부터는 발이 시려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중간중간 나오는 약간의 오르막에서는 엉덩이에 힘을 빼면서까지 용을 쓴 덕분에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 배터리 게이지는 여전히 0. 후다닥 주차장으로 들어가서 충전소에 골인. 충전기가 어찌나 반갑던지…….

누가 왜 두고 간 케이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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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가 끝나고 서귀포 이마트에 레이 EV를 세워두고 가족과 함께 i3를 타고 서귀포 시장으로 향했다. i3의 배터리도 10km 미만으로 바닥이 났기에 바로 옆 주민센터의 급속 충전기로 잠깐 보충하고 갈까 싶었는데, 헉! 이미 차가 2대나 대기 중이었다.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얼마 남지 않는 배터리로 서귀포 시청 주차장으로 가는데 역시나 목적지 3km를 남겨두고 차량 배터리 잔량이 --로 표시되며 계기판이 필자를 향해 웃고 있었다. 옆에서 아내가 이러다가 차가 서면 어떻게 하냐는 잔소리가 시작되었고, 오전과 똑같이 긴장된 상태로 서귀포 시청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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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는 각기 다른 모양의 충전기가 여러 개 있었다. 음, 이런 광경은 서울에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역시 제주도에는 전기차가 많군. 환경부 급속 충전기 1대와 제주 전기차 서비스의 완속 및 기타 완속 등 충전기가 5대나 있었다. 카드가 2장이라 급속과 완속 둘 다 사용할 수 있는데 무의식적으로 급속 충전기를 사용하려던 순간, 이걸로 충전하면 30분 정도면 충분할 텐데 차를 빼줘야 되니 충전될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시장에 가면 최소 1~2시간은 구경을 할 테고 여기서 10분은 걸어야 하니 차라리 완속으로 충전하는 게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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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속 충전기는 이케아에서 봤던 것과 비슷한 제품도 있고 처음 보는 것도 있었다. 하여간 케이블이 없는 타입인데 누군가가 케이블을 설치해 두었다. 마침 차에 케이블이 안 실려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충전기에 설치된 케이블을 사용했다. 그런데, 상태와 굵기가 왠지 이상해서 확인을 해봤더니 3Kw까지 허용된 기아 레이 EV나 현대 블루온이 사용하는 케이블이었다. 위험성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어서 그냥 사용했다. 나중에 충전기를 뺄 때 확인해보니 좀 많이 따끈따끈(?)한 게,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을지 걱정이 되었다. 차 안에 있는 케이블을 꺼내기가 귀찮아 그냥 충전기에 꼽혀 있는 걸 쓸 수도 있을 텐데, 용량까지 확인하고 사용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낡아서 뜯어진 걸로 볼 때 제법 오랫동안 사용한 것 같은데. 이 케이블은 도대체 누가 여기에 기증(?)을 한 것일까?(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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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최영석
제공
자동차생활(www.carlif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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