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자동차생활 롱텀, 푸조 308G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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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의 인테리어는 정말 매력적이다. 300km 남짓 타는 동안 반해버렸다. 308과 아직 친해지진 못했지만, 동급 최고 수준의 인테리어라는 것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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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 전에 푸조 308 1.6을 새 식구로 맞이했다. 하지만 연말연시에 여러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차를 탈 기회가 많지 않았다. 며칠간 출퇴근 때 함께한 게 전부다. 심지어 이제껏 주유도 한 번 못해줬다. 출고 당시 채워져 있던 연료가 남아 있으니 말 다했다. 때문에 아직 차와 충분히 친해지지 못했다. 우리, 여러모로 서로 어색한 사이다.

그러나 그 짧은 사이에 피부에 확연하게 와 닿은 매력이 있다. 그건 바로 인테리어의 뛰어난 완성도다. 기자의 출퇴근 차였던 현대 i30(2세대)나 수차례 시승했던 폭스바겐 골프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급스럽다. 디자인, 레이아웃, 소재, 조립 품질 등이 특히 눈부시다. 정말이지 탈수록 더 사랑스러워진다.

프리미엄급 완성도의 인테리어

이전 시승 때도 느꼈지만 308의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개성 짙은 레이아웃이다. 특히 윈드실드와 대시보드가 만나는 지점으로 계기판을 올려붙여 시선 분산을 줄이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스티어링 휠의 직경이 작아 림이 계기판을 가리는 일도 없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역할은 비슷한데, 훨씬 많은 정보를 전달하니 더 실용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햇빛 아래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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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붙인 대시보드 어퍼 패널은 납작하게 누른 뒤 마음껏 비틀었고, 센터페시아는 센터터널과 합친 뒤 간결하게 정리했다. 이런 독특한 조형미를 시도 때도 없이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적지 않은 재미다. 심지어 도어트림도 마치 조소 작품처럼 입체감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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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선택과 처리는 프리미엄 모델에 버금간다. 단언컨대 이 부분만큼은 동급에서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다. 팔이 안으로 굽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금속성 패널을 아낌없이 사용했고, 우레탄의 표면은 사피아노 가죽처럼, 플라스틱 패널의 표면은 촉촉한 피부처럼 다듬었다. 특히 스티어링 휠을 잡았을 때가 감동적이다. 가죽 품질은 둘째치더라도, 두꺼운 실로 과감하게 엮은 스티치 장식이 짜릿한 감각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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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 품질도 동급 최고 수준이다. 308이 왜 데뷔하자마자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할 수 있었는지 납득이 간다. 솔직히 예전에 경험했던 일부 푸조는 센터터널이 좌우로 흔들리는 등 그다지 단단하게 조립돼 있는 느낌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각각의 패널들이 치밀하게 맞물려 있다. 구석구석을 눌러봐도 잡소리 하나 내지 않는다. 백미는 변속레버 커버다. 저마다 소재가 다른 다섯 개씩의 패널과 버튼이 치밀하게 엮여 있다. 센터페시아를 단순화한 대신 이 부분의 완성도에 집중한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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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완성도도 흠잡을 곳이 없다. 공조장치, 트립컴퓨터, 미디어 재생, 내비게이션 등의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한다. 아직 한글화가 안 된 것이 단점이긴 한데, 메뉴가 직관적이고 단순한 데다, 스마트 폰 등의 외부 기기가 보내는 한글(재생 목록, 통화 목록 등)은 전부 표시하니 크게 아쉽지는 않다. 아틀란 내비게이션과의 연계도 뛰어난 편이다. 반응과 전환 속도, 화질, 시작 메뉴 디자인 등이 모두 만족스럽다. 수입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국산 내비게이션의 조합 중 가장 이상적인 사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의 답답하던 푸조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잊어도 좋다.

물론 단점도 있다. 가령 편의장비는 국산차만 못하다. 기존에 타던 i30가 각종 장비를 다 때려 넣은, 이른바 ‘풀옵션’이었기에 그런 아쉬움이 더 클 수도 있다. 특히 가죽시트가 아니라는 점과 뒷좌석 송풍구가 제외됐다는 점은 아쉽다. 시트는 조만간 가죽을 씌워줄 업체를 수소문할 예정이다. 물론 308 1.6의 직접적인 경쟁상대인 골프 1.6 TDI가 이보다 더 ‘깡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것도 별로 흠잡을 거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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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뒷좌석 무릎공간은 확실히 빠듯한 편이다. 앞 시트 등받이 크기를 줄여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지만, 경쟁자들에 비해서는 좁은 편이다. 기자는 총각이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지만, 조금 큰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버거울 것 같다. 물론 둘이 타기에는(싱글이라고 했지 솔로라고는 안했다) 쾌적하다. 비록 크기가 작고 직물 커버를 씌운 시트이지만 착좌감도 훌륭하다.

벌써부터 체감되는 고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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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 후 주행한 거리는 300km다. 현재 트립컴퓨터는 아직 380km를 더 달릴 수 있다고 표시하고 있다. 차를 받았을 때 53L의 연료 탱크가 가득 찬 상태였으니 L당 12km대의 연비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정확한 계산법은 아니지만 영하를 넘나드는 날씨, 복잡한 시내 출퇴근, 새 엔진, 트립 평균 주행속도 19km/h 등의 조건을 따져보면 준수한 수준이다. 적어도 기자가 타던 현대 i30 1.6 VGT(6단 자동)보다는 체감효율이 높다. 역시 연비 좋은 디젤 하면 푸조다.

정확한 연비와 주행성능에 대한 이야기는 길들이기를 마친 후에 할 생각이다. 사실 길들이기를 500km만 할지 1,000km를 해야 할지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참을 인(忍)자를 100개는 썼다. 벌써부터 퇴근길이 걱정이다. 쓰다 보니 마치 500km가 마지노선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다음호에는 주행성능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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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민 기자
사진
민성필
제공
자동차생활(www.carlif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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