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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생활 롱텀 쏘울 EV (Final) : 사촌 동생의 탄생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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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를 장려하는 한 사람으로서 전기차 모델과 제조사가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쏘울 EV는 공간효율성이 높은 박스카라 이를 선호하는 필자는 매우 만족하지만 박스카는 아무래도 틈새시장용이라는 한계가 있다. 그런 면에서 매끈한 5도어 해치백 스타일에 쏘울 EV보다 가볍고 효율도 크게 개선된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등장은 무척이나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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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도움으로 제주도청 전기자동차 담당 공무원 몇 분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수도권에 장마 비구름이 걸려 있던 날 서울을 출발했는데, 제주도에 도착하니 하늘이 마치 지난호에 소개한 히말라야의 그것과 같을 정도로 청명했다. 제주도는 우리나라 전기자동차의 절반 가량이 보급되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제주도에 가면 도로에서 전기차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제주도청 주차장에는 급속 및 완속을 포함해 총 6대의 충전기가 있지만, 전기자동차의 수는 이미 이를 넘어섰다. 필자가 이곳을 찾았을 땐 완속 충전 중인 쏘울 EV 두 대와 일반 주차장에 서 있는 쏘울 EV 두 대까지 모두 네 대가 있었고, 르노삼성 SM3 Z.E. 등 다른 메이커의 전기자동차도 많았다. 육지에서는 이렇게나 많은 쏘울 EV를 동시에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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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찾은 시기가 절묘하게도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출시된 직후라 혹시 이 차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가졌는데, 너무나도 쉽게 이 차를 볼 수 있었다. 역시 제주도청 주차장에서였는데, 흰색과 오렌지색 두 대나 볼 수 있었다. 과연 제주도청 주차장은 전기자동차의 종합전시장이라 부를 만했다.

장족의 발전 이룬 아이오닉 일렉트릭

잠시 족보 이야기를 꺼내자면, 이번에 나온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 내놓은 네 번째 전기자동차다. 기아 쏘울 EV 입장에서 보면 큰아버지댁 막내아들이 태어난 것이니 사촌 동생의 탄생이라 할 만하다. 현대·기아차 그룹의 첫 전기자동차는 2010년 선보인 현대 블루온으로, 일반 판매는 하지 않고 소량을 일부 관공서에만 공급했다가, 2011년 말 동일한 모터와 배터리를 기아 레이에 장착해 일반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필자가 타는 쏘울 EV가 개발되어 2014년 판매에 들어갔다. 한동안 현대차 브랜드로는 전기자동차가 없었던 셈인데, 이번에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나오면서 현대 브랜드도 전기차를 보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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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를 많이 타도록 장려하는 사람으로서 전기차 모델과 제조사가 늘어나는 것은 열렬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과거 롱텀 시승기에서 여러 번 밝혔지만, 주변에서 쏘울 EV의 성능에 대해서는 대부분 좋은 평가를 해주었지만, 중대형차나 SUV 등 다양한 전기차의 부재는 아쉬움으로 꼬집었다. 쏘울 EV는 CUV 가운데에서도 박스카라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경쟁자가 많지 않은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스타일 때문에 북미 시장에서는 큰 인기를 얻고 있고, 필자 역시 박스카가 갖는 공간효율성에 반해 쏘울 EV를 선택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박스카는 아무래도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모델이라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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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현대 아이오닉은 5도어 해치백 스타일이다. 공기역학을 고려해 뒤 유리창의 경사가 완만하고 유리창이 두 개로 구분된 게 특이하지만 보디 형태가 낯설지 않은 소형 해치백이라 훨씬 대중을 파고들기에 유리하다. 특히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뒤 유리창의 경사가 완만한 덕에 리어 와이퍼를 달지 않아도 되어 보디 스타일이 더욱 매끈하다. 참고로 필자의 쏘울 EV는 뒤 유리창이 수직에 가깝게 세워져 있어 공기흐름에 불리하고 빗길 주행시에는 빗방울이 쉽게 유리창에 달라붙는다. 또한 흙먼지 길에서도 먼지가 해치게이트에 많이 달라붙는데,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그런 면에서 뒤창은 물론 해치게이트도 쉽게 더러워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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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모터 효율이 개선되고 무게도 쏘울 EV보다 가볍다. 덕분에 상당히 뛰어난 효율을 보여준다. 2인승 마이크로 전기차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양산 전기차로는 최고 수준의 전기소비효율을 보여준다. 이 부분도 상당히 고무적인데, 필자는 과거 롱텀 시승기에서 이미 배터리와 모터는 효율 개선 폭이 얼마 남지 않아 발전의 여지가 많지 않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이 말을 한 것을 머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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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하이브리드 모델, 즉 엔진이 있는 모델과 겸용 설계를 했다. 이는 쏘울 EV도 마찬가지다. 앞바퀴굴림 구동방식이기에 모터와 감속기가 차지하는 공간은 매우 적지만, 모터와 인버터 등 무거운 부품을 앞바퀴 축 부근에 배치해야 한다. 때문에 배터리를 바닥에 깐 전기차라 하더라도 엔진을 얹는 일반적인 차량처럼 어느 정도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전기자동차임에도 흔히 말하는 엔진룸 정도의 공간이 필요한 이유다. 한편 아이오닉의 트렁크는 쏘울과 비교도 안 될 만큼 깊긴 하지만 키가 큰 쏘울과 달리 높은 짐을 싣기에는 어렵다. 특히 트렁크 좌우 공간이 생각보다 좁은데, 이는 콤팩트한 해치백 형태라 휠하우스가 트렁크공간을 상당 부분 침범한 때문으로 보인다.

쏘울 롱텀 시승기는 이번 스무 번째를 끝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렇게 오랜 기간 롱텀 시승기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아직 전기자동차가 낯설고 보급이 많이 안 된 탓에 독자들께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쏘울 EV보다 참신한 전기차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고, 고객의 욕구와 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전기차가 판매될 날도 멀지 않았다. 그동안 쏘울 EV 롱텀, 그리고 전기자동차에 관심을 가져준 많은 독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총 주행거리 : 41,683km / 이달 주행거리 : 2,048km / 평균 전기소비율 : 7.7k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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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조성규 (전기자동차 인프라 네트워크 연구소장 & Geo-Line 대표 )
제공
자동차생활(www.carlif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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