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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생활 롱텀, 쏘울 EV (16) : 전기자동차에 대한 다섯 가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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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인식 개선을 위해 틈나는 대로 지인들을 쏘울 EV에 태우면서 그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주변인들의 전기차에 대한 오해는 많이 줄었지만 블로그나 인터넷을 보면 여전히 안타까운 오해들이 많다. 그래서 이번호에서는 쏘울 EV에 대한 시승기보다 전기차에 대한 대표적인 다섯 가지 오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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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전기자동차가 가져올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예상하고 이를 전하기 위해 ‘2025 전기자동차의 미래’라는 책을 출간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와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틈나는 대로 지인들을 쏘울 EV에 태워 궁금증을 풀어주고자 노력했더니 이제 필자의 지인들 중 전기자동차에 대한 오해를 하는 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블로그나 인터넷 기사 댓글을 보노라면 안타깝고 서글픈 내용들이 너무도 많아 맥이 빠지곤 한다. 전기자동차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글들이 지지를 얻는 것을 볼 때면 더욱 그렇다.

그동안 자동차생활에 쏘울 EV 장기 시승기를 쓰면서 크고 작은 사건과 이벤트 위주로 기고를 하다보니 아무래도 가장 두드러진 단점을 찾아 글을 쓸 때가 많았다. 시승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기자동차에 대한 문턱을 낮춰줘야 하는데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이번호에는 쏘울 EV에 대한 시승기보다는 전기차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다섯 가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 오해, 전기차가 대중화되면 전기요금이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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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시민들이 정부가 전기자동차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는 이유는 일단 전기차의 보급대수를 늘리고 보자는 얄팍한 수가 아닌지 하는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전기자동차로 인해 줄어드는 유류 관련 세수에 대한 걱정도 포함되어 있다. 일면 타당해보이는 내용으로, 많은 시민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COP21에서 우리나라는 37%의 이산화탄소 배출저감을 선언했다. 배출량 저감을 위해서는 전기자동차가 필수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전기차를 늘려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전기요금을 올려 수요를 조절하기는 힘들 뿐더러 전기자동차에 적용되는 전기요금만 올리기도 매우 어렵다. 전기차용 요금만 올리게 되면 결국 다른 전기요금이 적용되는 일반 건물이나 사무실, 공장 같은 곳으로 전기차를 가져가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 현재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에 징벌적인 누진제를 적용할 수 있는 이유는 주택이 이동성이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오해, 전기자동차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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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는 고가의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개발비를 제쳐두더라도 차값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실제 전기차 구입가격이 그렇게 비싼 것은 아니다. 판매가격이 곧 구입가격인 일반차와 달리 전기차를 구입하면 주요 시도 거주자와 법인에 대해 1,2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지자체에 주민등록 또는 법인등록을 하고 있다면 아무런 제약 없이 누구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자동차회사 관계자가 아닌 이상 소비자들은 실제 구입가격만 고려하면 되니 전기자동차가 화석연료차보다 비싸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세 번째 오해, 전기차에 쓰이는 전기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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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들여다보면, 세상의 모든 전기는 모두 동일한 것이다. 전자의 이동이 전기인데 이 전자는 1.5V 건전지에 저장된 것이나 220V 돼지코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물론 심지어 정전기나 천둥번개에서 나오는 전자도 모두 같은 것이다. 그래서 이론적으로는 1.5V 전지를 많이 연결해 전기자동차를 달리게 할 수도 있고, 정전기나 천둥번개를 이용해 전기자동차를 충전할 수도 있다. 다만 정전기나 천둥번개를 이용하는 것은 기술적인 어려움과 실효성 문제로 개발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1.5V 건전지와 비슷한 크기의 18650 리튬이온(Li-Ion) 배터리가 있다. 이것은 주로 노트북 배터리로 사용되는데, 테슬라가 18650 배터리를 무한하게 연결시켜 만든 전기자동차가 바로 모델 S다.

전기자동차는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 따라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전기를 받아들여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전기차는 전세계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충전할 수 있도록 프리볼트로 만들어진다. 쏘울 EV를 타고 한국에서는 220V, 배에 실어 미국에 가서는 120V로 충전할 수 있도록 차량 내부에 OBC(온보드차저)가 설치되어 있으며, 안전을 위해 전기선만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EVSE라는 안전회로가 적용된다.

네 번째 오해, 지금보다 주행거리가 늘어나야 살 만하다

이것은 ‘스마트폰은 배터리가 빨리 소진돼 지금보다 5배 정도 오래가는 스마트폰이 나올 때까지 구입을 보류하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사실 스마트폰 보급 초기에는 스마트폰 배터리에 대한 불만이 무척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2016년 현재 우리는 스마트폰에 익숙해져서 틈만 나면 집과 사무실, 카페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룻동안 장소를 이동하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 않기 때문에 별 무리 없이 잘 충전해 쓰고 있다. 따라서 전기자동차의 주행가능 거리 또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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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수도권에서 직장까지의 거리가 40~50km를 넘어서면 출근하는 데 2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시간적, 경제적 부담 때문에 이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 번 충전으로 150km를 달리는 전기차로는 웬만한 거리는 대부분 출퇴근이 가능하다. 그리고 집 주차장뿐만 아니라 직장 주차장에서도 충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출퇴근 용도로는 부족함이 없다. 출퇴근뿐 아니라 장거리 이동에서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되니 이미 전기자동차로 가지 못하는 대한민국 영토는 거의 없는 셈이다.

다섯 번째 오해, 전기차는 기술개발이 많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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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오해가 전기자동차를 ‘지금’ 구입하기 꺼리게 한다. 그러나 2016년 현재 국내 자동차회사들의 전기자동차 기술 완성도는 매우 높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고 말한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모터에서 동력으로 전환하는 효율은 이미 90%를 넘어섰다. 달리 말해 배터리 용량과 자동차 무게를 유지한 상태에서 기술발전으로 주행거리가 더 이상 큰 폭으로 늘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1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조금씩 효율이 개선된 화석연료차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고속주행시 효율이나 추운 겨울의 효율을 개선하는 기술들이 꾸준히 연구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기술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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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배터리의 밀도를 높이는 기술이 해마다 진일보하고 있으나 반도체처럼 급격한 것이 아니라 아주 조금씩(해마다 수% 정도) 발전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기술 수준이 아직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은 억울한 오해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전기자동차가 힘이 약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전기차를 한번 타보면 생각이 완전히 달라진다. 앞서 말한 다섯 가지 오해들은 전기자동차를 아주 잠깐만 시승해보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 그래도 왠지 꺼림칙한 기분이 든다면 카쉐어링이나 시승센터 등을 이용해 일단 한번 전기차를 타보라. 그리고 현재 전기차를 운행하고 있는 이들에게 당부하건대, 가급적 여러 사람들을 태워 전기차는 미래가 아닌 현실임을 널리 알려주길 바란다.

총 주행거리 34,219km

이달 주행거리 1,717km

평균 전기소비율 6.5k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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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조성규 (전기자동차 인프라 네트워크 연구소장, Geo-Line 대표)
제공
자동차생활(www.carlif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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