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자동차생활 롱텀, 기아 쏘렌토 (5)

컨텐츠 정보

본문

타이어는 주행감각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 달에는 꽤 괜찮은 옵션 타이어를 단 쏘렌토와 높아지는 기온에 이상 증상을 보인 윈터 타이어 사양의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를 번갈아 타며 타이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실하게 깨달았다.

이미지 1

필자는 모험적인 소비를 지양한다. 어떤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접하면, 그곳을 또 찾았을 때 같은 메뉴를 주문하는 편이다. 타이어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타이어 구매는 취향이 반영되는 ‘경험성 소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늘 쓰던 것만 찾는다.

이런 소비패턴 때문에 다양한 타이어를 경험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취향만큼은 뚜렷하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 때는 타이어에 대해 무지해 앞에는 편평비가 낮고 접지면이 넓은 고성능 타이어를 달고, 뒤에는 오래된 출고용 타이어를 달고 주행하다 사고를 낸 적도 있다. 그러나 월 평균 주행거리가 4,000~5,000km에 이르면서 금세 타이어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고 타이어에 대한 입맛도 상당히 까다로워졌다.

칭찬할 만한 타이어 옵션 정책

이미지 2

2010년 이전 대부분의 국산차는 컴포트 성향의 국산 타이어를 달고 출시됐다. 주행성능을 그리 중시하지 않았고, 타이어 역시 그런 성격에 맞게 세팅되어 있었다. 승차감은 좋았지만 낭창거려 고속주행이 불안했고 접지력도 부족했다. 그러나 운동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며 국산차들도 체질을 바꾸고 수입 타이어를 출고용으로 적용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물론 국산 타이어의 신뢰도도 높아졌다. 최근에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출고용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진 일부 제품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아직 수입 타이어 브랜드처럼 라인업이 촘촘하지 않고, 모든 제품의 완성도가 높지도 않다.

이미지 3

필자는 미쉐린 타이어를 선호한다. 이전에 타던 BMW 3시리즈(E90)에 PS3(파일럿 스포트3)를 사용하며 받은 좋은 인상 때문이다. PS3는 구형 포르쉐 911, 메르세데스 벤츠 E63 AMG 등의 고성능 차들이 출고용 타이어로 사용할 만큼 신뢰도가 높다. 일상 용도에서는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성능을 내면서 3시리즈의 열악한 승차감을 완화시켜줄 만큼 부드럽다. 특히 노면 온도와 컨디션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가격까지 저렴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필자는 4개씩 3세트를 아주 만족하며 사용했다.

이미지 4

이런 미쉐린 충성 고객인 필자에게 올 뉴 쏘렌토의 미쉐린 타이어 옵션(34만원)은 필수나 다름없었다. 쏘렌토에 제공되는 미쉐린은 프리미어 LTX로 2015년 출시된 사계절 SUV용 타이어다. 성향은 ‘프리미엄 컴포트’ 정도로, 최근 출시된 신형 렉서스 RX도 이 타이어를 사용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5개월간 쏘렌토로 약 1만4,000km를 달렸다. 기온이 그리 낮지 않던 11월부터 탔으니 타이어의 특성을 파악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쏘렌토의 타이어 사이즈는 235/55 R19. 미쉐린 제품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승차감, 소음, 접지력(마른 노면/젖은 노면) 등 어느 것 하나 치우침 없이 적절한 균형 감각을 보여주었다. SUV 전용 컴포트 제품이라 접지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필자와 같이 평범한 운전자가 일반도로에서 다소 과격하게 조작하는 정도는 능숙하게 소화한다.

정숙성도 좋아서 쏘렌토를 한 급 높은 차처럼 느끼게 한다. 저소음 타이어 중 일부는 노면 컨디션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 타이어는 콘크리트 포장로에서도 매우 정숙하다. 미쉐린 측에서는 빗길 제동성능을 강조하고 있는데 실제로 배수가 잘 되도록 직선 그루브를 아주 깊게 파놓았다.

이미지 5

가장 큰 장점은 온도가 낮든 높든 일정한 성능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영하 10~15도에서도 영상의 기온처럼 안락한 승차감을 낸다. 또한 눈길에서 알파인 윈터 타이어에 맞먹는 트랙션과 그립을 보여주는 점도 인상적이다. 중앙 접지면이 겨울용 타이어와 같이 미세한 홈들로 이루어진 트레드 디자인이 그 비결. 미쉐린 또한 이 타이어가 가벼운 눈길 주행까지 고려한 사계절 제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윈터 타이어는 저온에 최적화된 컴파운드 특성 탓에 날이 따듯해질수록 차의 거동이 불안해지고 접지력과 주행성능이 떨어진다. 때문에 제때 타이어를 교환해줘야 한다. 필자처럼 집에서 타이어를 보관하는 사용자들은 일 년에 두 차례, 타이어 네 개를 싣고 정비소에 다녀와야 한다. 하지만 프리미어 LTX 정도라면 굳이 윈터 타이어를 달 필요는 없을 듯싶다.

이미지 6

쏘렌토와 번갈아 타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W212)는 고속에서 우측 쏠림 현상이 두드러져 2월 한 달 동안 정비소를 세 번이나 찾았다. 처음엔 코니시티 현상인가 싶어 타이어 위치를 두 번이나 바꾸고 휠 얼라인먼트도 두 번이나 점검했다. 벤츠의 정밀한 하체 조립, 설계 능력을 재차 확인한 뒤 하체 변형의 의구심을 거두어 들였지만 차는 여전히 쏠렸다.

그러다 날씨가 따뜻해져 윈터 타이어를 빼고 일반 타이어로 교체했더니 증상이 말끔히 사라졌다. 원인은 높아지는 기온에 윈터 타이어의 성능이 떨어졌던 것. 큰 고장은 아니었으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증상에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이렇듯 자동차에 있어서 타이어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벤츠 E클래스를 저질차로, 기아 쏘렌토를 고급차로 만들기도 하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적은 금액으로 차의 특성을 부각시켜주는 고급 타이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기아의 옵션 정책은 칭찬받을 만하다. 쏘렌토의 기본 타이어는 금호 크루젠 프리미엄으로 2016년 3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1본당 약 13만원이며 옵션인 미쉐린 프리미어 LTX는 약 21만원이다.

이미지 7

총 주행거리 : 1만4,456km

이달 주행거리 : 5,094km

주유비 : 46만3,290원

글, 사진
이인주
제공
자동차생활(www.carlife.net)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자동차 시승기

최근글


  • 글이 없습니다.

새댓글


  •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