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 유발자, 더 뉴 아우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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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처음으로 탄생한 초대 아우디 TT는 모델 출시 당시 파격적인 디자인과 탄탄한 달리기 실력으로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뼈대부터 모두 새로워진 3세대 아우디 TT가 한국 땅을 밟게 되었다. 지난 10월 29일 정식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판매를 개시한 아우디의 3세대 TT는 쿠페(Coupe)와, 로드스터(Roadster), 그리고 고성능 TTS 버전 등 3가지 모델로 출시되었다. 뼈대부터 모든 것이 새로워진 모습으로 돌아 온 3세대 TT를 시승하고, TT의 변화와 질감, 그리고 매력을 짚어 본다.
시승한 아우디 TT는 기본 사양에 해당하는 쿠페 모델이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가격은 5,750만원이다. 뉴 아우디 TT의 외관은 초대 1세대 모델에서 볼 수 있었던 모더니즘을 추구하는 바우하우스 디자인 스타일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심었다. 더불어 현대적인 단순함과 선의 조화가 적절하다. 기본사양으로 장착되는 풀LED 매트릭스 전조등과 브레이크등은 한눈에 보아도 3세대 아우디 TT의 정체성을 효율적으로 표시한다.
아우디 특유의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점등되는 LED 방향지시등 또한 기본 탑재되어 현재 아우디의 주 디자인 트렌드가 잘 반영된 것을 볼 수 있다. 지난해 독일 디자인 협회에서 실시한 `Innovation of the Year` 최우수상으로 선정될 만큼 이번 3세대 아우디 TT의 디자인 체인지는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시승 차량의 색상은 `탱고 레드 메탈릭`색상으로, 농도가 높고 채도가 강한 붉은 색상이다. 차량 제원상 크기는 길이 4,183mm, 너비 1,831mm 높이는 1,351mm로 전 세대 대비 길어지고 넓어졌다. 공차중량은 1,445kg으로 상시 4륜구동 콰트로 시스템을 추가하고도 가뿐한 편이다. 이는 실질적인 경쟁자라 할 수 있는 BMW Z4 로드스터 보다 55kg, 메르세데스-벤츠 SLK 로드스터 보다 25kg 더 가벼운 수치다. 경쾌한 주행성능과 다이내믹한 몸놀림을 즐기기 위한 로드스터에 있어서 경량화는 중요한 가치다.
외관의 첫인상은 현대적이고 매끈하다. 뒷모습은 짧게 떨어지며 TT특유의 풍성함과 단단함을 연출한다. 트렁크 리드에는 실내에서 개별 작동이 가능한 `엑티브 리어 스포일러`가 장착되어 있다.
저속에서는 차량의 루프라인과 함께 깔끔하게 이어진 모습을 하고 있다. 120km/h를 넘어서면 자동으로 전개되며 주행안전성을 높여준다.아우디 TT의 전통적 디자인의 특징 중 하나인 알루미늄 주유구는 전보다 더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변경되었다. 3세대부터는 주유캡이 없는 `캡리스` 디자인으로 주유가 더욱 편리해졌다. 타이어는 앞/뒤 동일하게 245/40R18타이어와 18인치 휠이 장착 되어있다. 차량의 성능과 주행 성향을 잘 고려한 제조사의 셋팅이 뉴 아우디 TT의 주행성능을 짐작하게 한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아우디 특유의 `웰컴톤`과 함께 중저음의 배기음이 들려온다. 정차 중의 실내는 조용하며, 적당히 단단한 시트는 몸을 잘 감싸준다. 시트 조정은 4방향 요추받침을 포함하여 12방향 전동조절이 가능하다. 뒷좌석이 있지만 실질적인 활용성은 없다고 봐도 좋다. 새롭게 디자인된 스티어링 휠은 적당한 굵기와 직경으로 조작하는 손맛을 배가시켰고, D컷 베이스와 알루미늄색상 마감으로 특징을 주었다. 스티어링 시스템은 전자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을 탑재했다.
주행속도에 따른 적절한 스티어링 무게감을 선사하며, 노면의 상태나 전륜의 느낌등을 충실히 전달한다. 전자식 스티어링의 인위적인 느낌 때문에, 전통적인 방식의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시승 동안 아우디 TT의 전자식 스티어링은, 조향에 따른 불만족스러운 경우는 없었다.
`아우디 버추얼 콕핏` 디자인이 적용된 센터페시아는 실내 공간을 보다 깔끔하게 만들었다. 공조 작동 버튼들은 송풍구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직관성과 효율성을 살렸다. 계기판에는 12.3인치 고해상도 TFT디스플레이를 배치시켰다. 차량제어, 사운드, 라디오, 미디어, 전화 및 내비게이션 정보를 선택하여 표시할 수 있다. 기존의 MMI 시스템을 대신하는 구조로 실내공간의 효율적인 구성을 가능하게 했다.
3세대 뉴 아우디 TT는 싱글 터보 2.0리터, 인라인 4기통 TFSI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여, 4,500~6200rpm 에서 최고출력 220마력, 최대토크 35.7kg.m 성능을 발휘한다. 제원 상 0-100km가속 시간의 경우, 시승한 쿠페 모델은 5.2초, 로드스터 모델은 5.6초다.
전 세대 모델과 비교 최고출력은 9마력, 최대토크는 약 9.9kg.m 증가했다. 안전 최고속도는 210km로 제한 되고 변속기는 민첩하기로 이름 난 6단 S트로닉 DCT 변속기가 장착된다.
눈여겨볼 점은 새로운 콰트로 시스템의 탑재다. 아우디의 스포츠카, `R8`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할덱스 토크 벡터링(Haldex Torque Vectoring)`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주행 상황에 맞추어 토크를 0%에서 100%까지 전륜과 후륜에 동일 혹은 차등 분배한다. 또한, 브레이크 시스템과 연동하여 운전자에게 더욱 민첩한 선회 능력과 이에 따른 최적의 접지력을 제공한다.
또한 이번 3세대 뉴 아우디 TT에는 MQB(Modularer Querbaukasten) 섀시가 새롭게 적용 되었다. MQB 섀시는 풀 알루미늄이 사용된 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과 다르게 하이브리드 컨스트럭션(Hybrid Construction)으로 개발된 섀시다. 차체의 하부에는 초고장력강판과 종래의 강판을 혼합 배치하여 차대의 틀을 구성하고, 그 외 부분은 모두 알루미늄 강판을 적용했다. 이로 인하여 전 세대 대비 섀시 강성은 25%나 증가하였고, 무게는 45kg이나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스포츠 주행 시, 차대의 뒤틀림을 최소화하고 저 중심의 차량 무게 배분으로 이상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특징을 가진다.
도심구간에서의 승차감은 비교적 단단한 댐핑 세팅 때문에 노면의 진동이 느껴지지만 몸이 피곤할 정도는 아니다. 시트가 충분히 편안하고 타이어의 편평비도 40R으로 노면의 진동을 잘 걸러준다. 어차피 도심구간은 규정 주행속도에 따른 정속 주행이 필요하며, 각종 방지턱과 노면의 결함 등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승차감이다.
연비 측정을 위해 도심 주행 및 고속도로 정속 주행을 해본 결과, 제원상 연비와 비슷하거나 혹은 더 좋은 연비를 보여주었다. 스톱/스타트가 많은 도심구간에서 리터당 12.8km, 고속도로를 100km/h로 정속 주행에서는 리터당 18.8km까지의 연비를 보여주었다. 가벼운 차체와 적절한 기어비로, 스포츠 쿠페로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연비를 기록했다.
고속에서의 승차감은 로드스터의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단단하고 정돈된, 그리고 편안한 승차감을 선보인다. 저속에서 다소 불편했던 차체의 단단함이 고속에서는 노면의 요철은 묵직하게 잘 흡수하며 걸러냈으며, 불필요한 차체의 움직임을 바로 바로 정리해 냈다. 고속도로에 올라 주행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변경하자, 곧바로 디스플레이의 회전계와 속도계가 확대되며 필요한 정보들이 표시됐다.
TFT 디스플레이의 엔진 회전계 바늘이 6200rpm까지 한 달음에 치고 오른다. 차체는 이와 비례해 전방으로 세차게 치고 나간다. 디지털화된 계기판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즉각적인 반응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본래 디지털 계기판에 회의적인 입장이었으나, 시승 내내 지연 없이 빠르게 반응하는 디지털 계기판은 만족스러웠다. 디지털화된 계기판과 DCT 변속기의 조합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S트로닉 변속기는 시원시원한 고단과 저단 변속을 선사한다. 킥 다운을 하자 곧바로 저단으로 변속되며 빠르게 가속을 이어나간다. 2리터 4기통 싱글 터보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응답성이 빠른 변속기와 적절한 기어비는 답답함 없는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싱글 터보의 약간의 터보랙 현상이 느껴지나 토크 발생구간이 빨라 이내 잊혀진다.
부담스럽지 않은 토크로 가속은 제한 최고속도까지 손쉽게 도달할 기세이며, 고속으로 갈 수록 그 기세가 살짝 수그러지나 답답하지 않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로 인한 특유의 배기음이 주행의 재미를 더한다. 고속도로에서의 주행테스트 결과, 콰트로 시스템과 더불어 견고하게 무장된 서스펜션은 직진 주행 시, 안정감을 높여주었고 급제동시 우수한 제동력은 자세의 흐트러짐을 최소화시켰다.
와인딩 구간에서의 전자식 스티어링은 빠르고 정확하며 충분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해 준다. 이로 인해 운전자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데 기여하지만 초보자에게는 자칫 오버페이스를 유발시킬 수도 있어 보인다. 공격적인 코너 공략 주행에도 타이어 스키드음이나 트랙션 경고등을 점등 시킬 수 없다. 날카로운 18인치 휠과 두툼한 타이어의 조합, 그리고 새롭게 장착된 아우디 콰트로 시스템의 성능으로, 기계적인 자체 밸런스와 그립이 높은 이유이다. `미드십 구조만 밸런스가 좋은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엔진자체도 `트란스버스 레이아웃(Transverse Layout)`이라, 전륜구동 기반의 사륜구동이면서도 차체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와인딩 구간에서의 저속 코너는 진입속도가 높을 시 약한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나, 주저하지 않고 스티어링을 감아주면 곧바로 차체가 돌아가며 주행라인을 수정한다. 코너 탈출시에도 아우디TT의 적절한 출력과 접지력 덕분에 빠르게 가속으로 전개할 수 있다. 각종 와인딩 구간에서 순정 기어비는 사전에 리허설이라도 한 듯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느낌을 주며, 타이트한 몸놀림과 충실한 성능으로 시승 내내 만족감을 선사했다.
교체주기가 빠른 자동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만족도가 높은 자동차를 선보인다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다. 대체해야 하는 모델이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사례라면, 기대감은 더욱 높아진다. 그래서 신차를 개발하는 제조사는 매번 어려운 과제를 풀어 나가야만 한다. 이번 3세대 뉴 아우디 TT는 이러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모델이 아닌가 생각된다.
주행 성능에 있어서 총체적인 향상을 이루었고, 스포츠 쿠페에 걸맞은 매력적인 스타일링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실내의 품질 개선, 스포츠 쿠페로서는 우수한 수준의 연비를 끌어낸 점 역시 매력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스포츠 쿠페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다. 하지만 스포츠 쿠페가 갖는 용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한다면 크게 문제 삼을 구석은 없다.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향상된 모습을 보여준 아우디의 새로운 TT. 숨가쁜 일과를 마치고 주말 드라이브를 떠나기 최적의 파트너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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