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중 유일하게 잘 팔리는 렉서스…왜 그런지 직접 타봤다[차알못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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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품 불매운동인 노노재팬이 완성차 업계에서만큼은 여전히 위력이 거세다. 그러나 렉서스는 달랐다. 토요타, 혼다가 올해도 판매량이 급감하며 고배를 마셨지만 렉서스의 판매량은 도리어 증가했다.
2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렉서스의 올해 2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5% 상승했다. 1월까지 포함하면 13.8%가 올랐다. 렉서스의 홀로 성장은 브랜드 특유의 정숙성과 오래 타도 '고장나지 않는' 튼튼한 이미지가 확고히 자리잡았기에 가능했다.
다이나믹한 주행보다는 유독 한국 소비자가 고급차에 기대하는 '부드럽고 조용한 주행'을 지난 수십년간 추구했다는 점도 브랜드 성공 요인이다. 제품력으로 '노노재팬'을 이겨낸 렉서스를 체험해보기 위해 LS500h 럭셔리 하이브리드 세단을 시승해봤다.
렉서스 럭셔리 하이브리드 세단 LS500h 정면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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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한 번'으로 꾸겨지는 조수석…뒷좌석,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부럽지 않네━
렉서스 LS500h 오른쪽 뒷좌석에서 본 내부 모습. 신장이 큰 기자가 앉아도 공간이 여유로웠다./사진=이강준 기자 |
시승했던 LS500h 플래티넘 가격은 1억7100만원이다.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개인 기사를 불러 이동시간 조차 일해야 할 만큼 바쁜 '사장님'들을 위한 차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편의기능은 가장 상석인 오른쪽 뒷좌석에 전부 몰려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기능은 보조석 '폴딩'이었다. 뒷좌석에 비치돼 있는 디스플레이 터치 한 번만으로도 거의 꾸겨지다시피 조수석이 접혔다. 덕분에 키가 187cm인 기자가 다리를 쭉 펴고 앉을만큼 공간이 나왔다.
동시에 뒷좌석 등받이도 눕혀졌는데,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이었다. 그 와중에 운전자의 사이드 미러 시야를 가리지 않기 위해 조수석의 머리 받침대(헤드레스트)도 90도로 접혔다.
탑승하는 순간 마저도 편하게 하도록 차량 '높이'를 높여주는 기능도 있었다. 운전석에서 버튼을 누르면 서스펜션이 작동해 차체가 스스로 높아졌다.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거동이 불편한 승객이 탑승할 경우 용이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이었다.
'사장님'들은 이동하는 순간마저도 일을 해야 한다. LS500h에는 HDMI 단자도 포함돼있어 운전석과 조수석 뒷편 모니터를 통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COVID-19)로 원격 업무가 일상이 된 지금 유용하게 쓸만한 기능이다. 여가시간엔 노트북을 사용해 넷플릭스로 영화·드라마도 시청이 가능하다.
뒷좌석 천장에는 보통 운전석과 조수석에서만 볼 수 있던 거울이 들어가 있었다. 거울을 여는 순간 조명이 자동으로 켜졌다. 양쪽 창문에 배치된 햇빛 가리개도 버튼을 누르는 즉시 자동으로 올라와 빛을 최대한 차단했다. 트렁크 공간도 골프백 하나는 대충 던져도 들어갈 만큼 넉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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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성'에 올인한 나머지 다소 부족한 편의기능…같은 가격대의 다른 대안도 많다━
주행 성능에서는 렉서스가 할 수 있는 정숙성을 최대치로 넣었다. 기자가 주행하는 동안 저속 구간에서는 옆에 버스, 트럭 등이 지나가도 별다른 소음을 느끼기 어려웠다. 방지턱을 넘을 때도, 오르막을 오를 때도 차는 언제든지 조용했고 엔진이 힘을 쓸 때 나오는 울컥거림이 거의 없었다. 차가 너무 안락해 뒷좌석에서 시트를 눕혀두고 낮잠을 자고 싶다고 느낄 정도였다.
다만 요즘 나오는 럭셔리 차라면 들어갈만한 기능이 LS500h에는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시승행사에서 만났던 렉서스코리아 관계자가 "정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다하지만 기능을 추가하거나 차를 업데이트 하는 데에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측면도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우선 2억원에 가까운 고급차인데도 뒷좌석 컵 홀더에 냉온열 기능이 없었다. 경쟁 모델에도 있는데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고급감을 줄 수 있는 기능이 없어서 아쉬웠다. 스마트폰 연동 시스템인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유선으로만 작동했다.
가장 큰 단점은 일본차들이 가질 수 밖에 없는 '국적'이다. 2억원에 가까운 차값이라면 사실 대안이 너무 많다. 고급 세단의 범위를 벗어나면 선택할 수 있는 차는 더 많아진다. 대안이 많은데 굳이 외부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까지 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조직 내에서 최고경영자(CEO) 같이 높은 직급에 있을 수록 다른 사람의 시선은 더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회사용 법인차량이 아닌 개인 '패밀리카'로 고려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차체가 큰 편이 아니어서 운전하기도 어렵지 않을 뿐더러 외부 크기에 비해 내부 공간은 최대한 넓게 확보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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