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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를 왜 몰랐을까! 아우디 S4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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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15년 전만 해도 300마력은 고성능차의 기준이었다. 이를 넘느냐 넘지 않느냐는 브랜드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중요한 가치였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기술은 더 빠르게 발전했다. 이제는 국산차도 300마력을 우습게 넘기는 시대다. 나도 모르게 고출력차에 무뎌졌고, 300마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도 잊고 지냈다. 이렇게 무뎌진 숫자 개념은 아우디에서 S4가 나왔다는 소리에도 별다른 관심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아우디 S4아우디 S4

경솔했다. S4는 숫자를 훌쩍 뛰어넘는 즐거움으로 그 시절의 설렘을 다시 느끼게 해줬다. 운전에 집중하게 되는 몰입감과 한치도 흔들리지 않는 차체 밸런스, 스포티한 외관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 등 순식간에 S4에 빠져들었다. 겨우 '일상에서도 만끽하는 고성능차'라는 말로 형용하기에는 너무도 모자랐다. 이런 만족스러운 시승이 대체 얼마 만이었나 절로 흥분됐다.  

# 순한 맛? 그냥 고성능인데?

S4는 생각보다 크다. 전장X전폭X전고는 4770X1845X1410mm다. 경쟁 모델인 BMW M340i(4714X1827X1440)와 비교해 더 길고 넓으면서도 낮다. 이런 숫자를 모르더라도 아우디를 보면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게 다 차를 아름답게 만드는 비율 덕분이다.   

아우디 S4아우디 S4

크고 낮은 차체는 직선 위주의 디자인과 결합해 한층 더 강렬하다. 각이 또렷한 싱글 프레임 그릴과 길게 찢어진 에어 인테이크가 넓고 공격적인 인상을 준다. LED 램프와 주간주행등의 디테일들마저 또렷하게 각이 잡혀있다 보니 날카로운 느낌은 더 강하다.

측면과 후면도 비슷한 느낌이 이어진다. 다림질을 한 듯 날이 서 있는 라인은 '프레스 공정에서 어떻게 찍어냈을까?' 싶을 정도로 예리하게 접혀있다. 그 흔한 크롬 장식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도 특징이다. 

아우디 S4아우디 S4

실내 곳곳에는 고성능 냄새를 풍기는 섬세함이 숨어있다. 스티어링 휠 아래에 S 로고를 더했고, 곳곳에 스티치를 넣었다. 대시보드 트림에 내장된 카본파이버와 운전자의 몸을 잘 잡아주는 스포츠 시트는 물론, 다이아몬드 패턴으로 마감된 퀼팅 장식도 고급스럽다.

2열 만족스럽다. 전륜구동 베이스이다 보니 경쟁 차량보다 훨씬 넉넉하다. 시트 위치를 표준으로 놓고 성인 남성이 앉아도 주먹 한 개 정도의 다리 공간이 나온다. 발 아래로 사륜구동 시스템이 지나가는데도 센터 터널은 그리 높지 않다.

아쉬운 건 대시보드다. 0.5세대 정도 뒤처진 듯 요즘의 감각이 아니다. 물론, 용도에 맞게 버튼 배치도 잘 되어있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선 애플 카플레이 같은 다양한 기능들도 쓸 수도 있다. 그래도 어딘가가 부족하다.

# 몰입감을 높여주는 퍼포먼스

S4의 배기음은 제법 거칠다. 대부분의 라인업이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쓰고 있지만, S4만큼은 순수 내연기관을 고집하고 있다. 스타트 모터가 돌 때부터 원초적이다. 가속 페달을 자극할수록 점점 거친 사운드가 쏟아져나오니 참지 못하고 연신 가속 페달을 밟게 된다. 운전자를 어떻게 홀리는지 너무나 잘 아는 요물이다. 

아우디 S4아우디 S4

빠르기는 또 얼마나 빠른가. 최고출력 354마력을 내는 3.0리터 V6 TFSI 엔진과 8단 팁트로닉 변속기는 순식간에 속도계 바늘을 오른쪽으로 돌려버린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도 4.7초면 충분하다. 가솔린 엔진이 354마력을 낸다는건 절대 무시할게 아니다. 500마력이 넘는 전기차와도 비할 바가 아니다. 더 재밌고 자극적이다.   

절묘한 하체 감각은 S4를 더 빠르게 해준다. 전체적으로는 부드럽고 편안한 세팅인데, 속도를 높이면 스포츠 세단 특유의 탄탄한 피드백을 보여준다. 과격한 스티어링의 움직임을 하체가 넉넉하게 받아준다. 내가 이렇게 운전을 잘 했나 착각될 정도로 안정적으로 기교를 부린다. 

아우디 S4아우디 S4

아우디 콰트로 시스템은 BMW xDrive가 주는 맛과 다르다. xDrive는 구동력 배분을 0:100까지 끊어낼 수 있지만, 콰트로는 네 바퀴 모두를 포기하지 않는다. 도로를 꽉 움켜쥐고 놓을 줄 모른다. 고속에서도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고, 코너에서는 매끈하게 돌아나가는 그립 주행의 묘미를 발휘된다. 

전륜 기반 사륜구동이라고 운전 재미가 떨어지는 건 결코 아니다. 코너 안쪽으로 앞머리를 깊숙이, 그리고 빠르게 찔러넣는 재미가 쏠쏠하다. 재가속을 할 때도 즉각적으로 튀어나오는 출력과 점점 커지는 배기음이 더해지니 엄청난 몰입감에 빨려 들어간다. 

# 아우디 S4, 몰입감이 주는 재미

아우디 S4아우디 S4

아우디 S4는 하드웨어에 충실한 차다. 넉넉한 출력과 절묘한 하체 감각, 귀를 때리는 배기음과 안정감 위주의 핸들링 성능을 갖췄다. 이걸 아우디만의 비법으로 잘 버무려 내 스포츠 드라이빙에 한참을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순한 맛 고성능'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 이상이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그 여느 차 못지않게 재미있게 탈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아우디에게 무관심했을까. 자책과 기쁨이 동시에 느껴진 시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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