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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게 죄라면 미니 쿠퍼는 무기징역…2030이 사랑에 빠진 이유[차알못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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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미니 쿠퍼s 3도어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뉴 미니 쿠퍼s 3도어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한국은 '소형차'의 무덤이라 불린다. 유럽에서 날고 긴다는 경차들도 한국에만 오면 낭패를 본다. 한 때 소형 SUV 붐이 일었지만 그 시장 규모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그마저도 국내 소형 SUV가 해외에선 '중형'으로 분류되고, 중형 SUV나 세단은 타 국가에서는 대형이 된다.

하지만 BMW그룹의 '미니'는 딴 나라 얘기다. 미니는 브랜드 이름처럼 작고 날렵한 차들만 만드는데, 미니 중에서 가장 큰 차인 '컨트리맨'도 기아 소형 SUV 셀토스보다 크기가 작을 정도다.

이렇게 작디작은 브랜드인데도 2019년에 메이저 수입차 브랜드의 기준인 연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모회사인 BMW를 비롯해 다른 브랜드에서 전혀 볼 수 없는 확실한 콘셉트의 디자인으로 2030과 젊은 여성들을 사로잡은 덕분이었다.

이미 궤도에 오른 미니가 단점으로 지적받던 '편의·첨단기능'을 대폭 강화한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반자율주행으로 알려진 어댑티브 크루즈 등이 탑재됐다.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약 3시간동안 미니 쿠퍼S 3도어 클래식 플러스 트림을 시승해봤다.


미니 쿠퍼는 내부가 '반전'…키 187㎝ 기자가 앉아도 넉넉하고, 트렁크엔 숨은 공간이


뉴 미니 쿠퍼s 3도어 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뉴 미니 쿠퍼s 3도어 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부분변경인만큼 주행성능·외장에 큰 변화는 없었다. 기존 복잡했던 트림 이름이 '클래식·클래식 플러스'로 단순해졌고 루프탑 그레이, 아일랜드 블루, 제스티 옐로우 세 가지 색상이 추가됐다.

승차감은 '미니'가 추구하는 방향 그대로였다. 핸들은 무거웠고, 서스펜션은 매우 단단해 요철·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충격이 허리로 그대로 올라왔다. 다만 스포티한 주행을 할 때는 차가 도로에 달라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안해 '단단함'이 '안정감'으로 다가왔다. 차 크기가 작아 민첩하게 움직이면서 '어떤 방식으로 운전하든' 차가 버텨줄 것만 같은 믿음도 생겼다.

내부 공간은 반전이었다. 1열 좌석은 물론 의외로 2열 좌석까지도 키 187㎝기자가 앉기에 큰 무리가 없었다. 당연히 무릎 공간이나 머리 공간은 넉넉하진 않았지만 평균 신장의 사람이 앉기에는 무난한 공간이었다.

/사진=이강준 기자
/사진=이강준 기자

트렁크 역시 뒷좌석을 폈을 경우 공간이 부족했지만, 2열 시트를 접으면 골프백 등 긴 물건을 적재하기에는 충분했다. 트렁크 하단에도 깊게 파인 공간이 있었는데, 기자가 노트북 등을 가득 넣고 다니는 여행용 백팩을 넣어도 넉넉했다.

이번 미니 부분변경의 핵심은 내장이다. 미니를 이미 좋아하는 매니아 층을 넘어서 외연을 넓히기 위해 고급스러운 내장재를 활용했다. 스티어링 휠(핸들)에 그립감을 늘려주는 '나파 가죽'을 사용했고, 센터페시아는 기존에 쓰던 저렴한 플라스틱 대신 피아노에 쓰이는 하이글로스(하이그로시) 재질로 마감됐다.

뉴 미니 쿠퍼s 3도어의 운전석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뉴 미니 쿠퍼s 3도어의 운전석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편의기능 확충됐지만 여전히 아쉬운 가성비…"흔한 벤츠·BMW가 싫은 2030 소비자에겐 제격"


뉴 미니 쿠퍼s 3도어에서 스마트폰을 '무선 충전'하는 모습. 크기에 맞게 플라스틱 받침대가 이동해 스마트폰을 고정시킨다./사진=이강준 기자
뉴 미니 쿠퍼s 3도어에서 스마트폰을 '무선 충전'하는 모습. 크기에 맞게 플라스틱 받침대가 이동해 스마트폰을 고정시킨다./사진=이강준 기자

특히 다소 늦었지만 요즘에 나온 차라면 다들 갖고 있는 편의기능이 대폭 확충됐다. 핸들 열선이 추가됐고 앞차와의 간격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어댑티브(액티브) 크루즈'도 추가됐다. 차선 이탈 경고, 보행자 경고 및 제동 기능 등 안전 사양도 확충됐다.

또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등 스마트폰과 자동차가 연동되는 기능도 탑재됐다. 신차에도 잘 없는 '무선' 방식으로 지원해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과 좋은 콜라보를 이뤘다. 미니의 무선 충전 패드는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위치해있는데, 플라스틱 받침대가 스마트폰 크기에 딱 맞게 조정돼 차가 아무리 흔들려도 스마트폰은 안정적으로 충전됐다.

뉴 미니 쿠퍼s 3도어 내부/사진=이강준 기자
뉴 미니 쿠퍼s 3도어 내부/사진=이강준 기자
미니의 결정적인 단점은 낮은 가성비다. 여러 옵션이 추가됐다고는 하지만 적게는 3000만원부터 많게는 5000만원까지하는 차량이 편의기능이 아직까지도 부족하다. 통풍 시트,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오토 홀드', 차선 변경시 사각지대에서 나오는 차량이 있으면 경고를 해주는 '후측방 경고 기능'도 없었다.

특히 반자율주행이라고 알려진 크루즈 기능이 추가됐지만 차선 이탈 경고만 있고 '차선 중앙 유지' 장치는 없기에 크루즈 주행이 다소 피곤했다. 창문도 '이중접합 유리'를 쓰지 않아 풍절음이나 외부 소음도 크게 들린다.

종합적으로 미니는 디자인이 1순위로 중요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이나 편의기능에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 소비자라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국산차는 싫고 너무 흔한 벤츠·BMW 차도 싫으면서도 적당한 '고성능'차를 원하는 2030 소비자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동승자가 많거나 정숙한 차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권하기 어렵다.

뉴 미니 쿠퍼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상이하며 3-도어가 3310만원에서 5210만원, 5-도어는 3410만원부터 4450만원이며, 컨버터블이 4380만원에서 564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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