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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진짜 콤팩트 SUV. BMW X1 xDrive 2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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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X1이 2세대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레이아웃을 바꾸고 몸집을 키워 한결 당당하고 넉넉해졌다. 성격도 달라졌다. 애매모호했던 색채를 버리고 SUV가 가진 장점에 집중했다. 진짜 콤팩트 SUV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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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작은 차에 강하다. 대중 브랜드는 물론, 어떤 프리미엄 브랜드도 넘볼 수 없을 만큼 입지가 탄탄하다. 특히 후륜구동 콤팩트카라는 장르에서는 독보적이다. 3시리즈는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재규어 XE 등의 끈질긴 도전에도 오랜 시간 왕좌를 지켜오고 있고, 1시리즈와 2시리즈 쿠페는 동급 유일의 FR로서 자신의 영역을 확고하게 다지고 있다.

그런 BMW가 앞바퀴를 굴리는 콤팩트카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기존의 레이아웃만으로는 판매를 더 늘리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륜구동 방식이 실내공간 확보에 유리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 때문에 뒷바퀴굴림 방식을 고집하던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전륜구동에 주목하고 있다. 실내가 넉넉하되 작은 차를 원하는 소비자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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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X1에도 이런 변화가 스몄다. 핵심은 달라진 레이아웃이다. X1은 이제 앞바퀴굴림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 운전 감각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다. 이건 BMW니까. 같은 UKL 플랫폼을 사용하는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가 이미 입증을 끝냈다. 또한 경쾌한 운동 성능을 자랑하는 미니도 BMW의 전륜구동이다. 참고로 BMW는 UKL 플랫폼으로 7개의 모델을 더 선보일 예정이다. 그 중에는 1시리즈의 후속 모델도 포함되어 있다.

애매했던 이전의 X1은 잊어라

후륜구동에서 전륜구동 기반으로 바뀌며 엔진은 가로로 돌아앉았고, 이로 인해 꽤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이전 X1과는 다른 차처럼 느껴질 정도다. 가장 큰 변화는 한층 당당해진 외모다. 너비 23mm, 높이 53mm를 키우긴 했지만 A필러를 앞으로 당기고 코끝과 어깨를 바짝 끌어올려 얻은 효과가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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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X1은 낮게 깔린 루프 라인 때문에 껑충한 왜건처럼 보였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올로드 컨셉트와 비슷한 스타일이이다. 이게 바로 BMW의 의도다. 소형 SUV 시장과 왜건 시장을 모두 잡기 위한 전략인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크로스오버인 GLA를 두고 SUV라고 주장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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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형 X1은 다소 애매모호한 이들과는 다르다. 누가 봐도 듬직한 SUV다. 최저지상고도 183mm로 넉넉하다. 스타일링과 형태는 다른 ‘X’ 형제들과 비슷하다. 얼핏 보면 X3와 구분이 힘들 정도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는 분리해 두었지만, X자를 암시하는 마스크나 빵빵한 뒤태 등이 고스란히 겹친다. 머플러를 좌우로 나눠 달아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한 것도 눈여겨 볼 부분. 가변플랩, 에어로 블레이드, 리어 스포일러 등으로 무장해 공기저항계수(Cd)도 0.29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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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도 굉장히 넉넉해졌다. 엔진룸을 줄이고 남은 공간을 전부 실내에 사용한 덕분이다. 뒷좌석 무릎공간의 경우 37mm가 커졌다. 앞뒤로 130mm 움직이는 조절식 시트를 선택하면 29mm 더 늘일 수 있다. 시야 역시 이전보다 한결 쾌적하다. 앞뒤 시트를 각각 36mm, 64mm 높인 까닭이다. 여러모로 구형 X1의 실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 이제 성인 4명이 타도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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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좌석 풍경은 형제차인 액티브 투어러와 비슷하다. 낮아진 센터터널 덕분에 구성에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액티브 투어러보다는 전통적인 BMW에 한층 더 가깝다. 센터페시아 중간에 수납함을 넣은 액티브 투어러와는 달리, 공조장치를 위쪽으로 올려붙여 긴장감을 높였다. 물론 변속레버 앞쪽에 컵홀더를 포함한 수납공간을 만들어 실용성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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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보다 편의 및 안전장비의 구성도 화려하다. 풀 LED 헤드램프, 헤드업 디스플레이, 전방충돌경고 시스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발차기 오픈식’ 전동 테일게이트 등을 기본 또는 옵션으로 갖춘다. 짐공간 역시 85L 커진 505L. 40:20:40으로 나뉘어 접히는 뒤 시트를 모두 접으면 1,550L까지 늘어난다. 트렁크 바닥에는 100L의 추가공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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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다운 구성과 운전감각

신형 X1에는 3기통 가솔린/디젤, 4기통 가솔린/디젤 등 총 4종의 엔진이 준비된다. 출력, 구동방식, 패키지 등을 조합하면 세부 모델은 셀 수 없이 많아진다. 국내에는 x드라이브 18d, x드라이브 20d, x드라이브 20d M스포츠 패키지 등 출력과 옵션을 달리한 2.0L 디젤 사륜구동 모델 3종이 우선 수입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을 낮춘 전륜구동(s드라이브) 모델도 들여오면 좋으련만. 참고로 x드라이브 18d는 150마력 사양이며, x드라이브 20d M스포츠 패키지는 서스펜션이 더 단단하고 최저지상고가 10mm 더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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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x드라이브 20d 모델로 320d와 같은 신형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90마력을 4,000rpm에서, 최대토크 40.8kg·m을 1,750~2,500rpm에서 낸다. 그러나 변속기는 가로배치 엔진용 아이신 8단이다. 물론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다. 엔진의 힘을 끈끈하게 전달하는 것은 물론 정지 가속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는 론치 컨트롤과 상황에 따라 동력 전달을 끊어 효율을 높이는 코스팅 기능(에코 프로에서 작동)을 갖췄다. 실제 가속 성능도 320d와 비슷한 수준으로 0→시속 100km 가속을 7.6초 만에 끝낸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변속레버가 전자식이 아닌 기계식이라는 것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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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륜구동 시스템은 평소 앞바퀴만 굴려 토크 손실을 약 30% 줄인다. 뒷바퀴는 필요할 때 전자 유압식 펌프를 이용해 다판 클러치를 물려 굴린다. 구동력 배분은 DSC(다이내믹 스테빌리티 컨트롤)가 책임진다. 배분율은 차속, 횡/종 가속도, 스티어링 각도, 각 바퀴의 속도, 차체 기울기 등 여러 변수를 살핀 후에 결정한다. 필요에 따라 뒷바퀴에 모든 힘을 집중시킬 수도 있다.

엔진의 반응은 영락없는 BMW다. 정숙하진 않지만 회전이 경쾌하다. 운전감각 역시 마찬가지. 빠릿빠릿한 핸들링이 BMW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잽싸게 방향을 비트는 앞머리의 반응도 놀랍지만, 흔들림 없이 따라붙는 꽁무니의 움직임이 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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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무게중심도 낮고, 무게이동 과정도 생생하다. 굳이 앞뒤 무게 배분이 50:50이라는 걸 강조할 필요가 없다. 스티어링 휠을 잡아보면 안다. 가고 서고 돌 때의 움직임이 왜곡 없이 운전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차체도 예상보다 단단하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갖춘 콤팩트 BMW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 거친 산길을 달릴 때도 잡소리나 차체가 비틀리는 느낌 하나 없이 짱짱하게 버틴다. 바위를 타고 넘는 본격 오프로더는 아니지만, 웬만한 험로는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는 수준이다.

SUV다운 소형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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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X1은 6년여 동안 무려 73만 대 이상이 팔리며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BMW는 X1의 성격을 완전히 바꿨다. 왜건이나 해치백의 특징을 섞으려하지 않고 장르가 가진 장점에 집중했다. 물론 이전의 방식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BMW의 전략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기존 X1이 가지고 있던 다양한 장점은 이제 UKL 플랫폼에서 태어날 다른 모델들이 나눠가질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환영할 만한 변화다. 동급에서 신형 X1만큼 SUV 성격이 뚜렷한 모델도 없기 때문이다. 변화구보다 직구가 더 잘 통할 때가 있다. 바로 지금의 소형 SUV 시장이 그렇다. 그동안 소형 SUV들이 SUV같지 않았던 건, 크기가 아니라 브랜드들의 전략 때문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소형 SUV를 찾는 사람들은 SUV다운 성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BMW가 이를 모를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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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민 기자
사진
임근재
제공
자동차생활(www.carlif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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