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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준중형 SUV인 X3가 달라졌다. 디자인이 달라진 것은 물론 최신 기술로 다듬어진 엔진과 플랫폼을 적용해 기존 모델보다 좀 더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2000년대 초에 등장했던 1세대 모델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조금은 어색한 모습을 했던 과거 모델에서 말쑥하면서도 SUV다운 풍채를 지닌 지금의 모습을 보고 ‘잘 컸다’라고 감탄을 내뱉을지도 모르겠다.

 

BMW는 자사의 SUV 라인업에 포진하고 있는 모든 모델들을 SUV가 아닌 SAV라고 불러주길 원한다. 비록 SUV이지만 BMW 특유의 역동성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뜻인데,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1세대 X3 모델에서는 이러한 명칭은 잘 어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경험했던 1세대 X5 모델이 성능과 승차감 면에서 너무나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X3가 평가절하된 면도 있지만, 아무래도 SUV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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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2세대 모델은 자갈과 흙이 섞여있는 거친 임도에서 고속으로 주행하면서 극한까지 경험해 본 적이 있는데, 이 때 SAV라는 명제에 조금은 동의할 수 있게 되었다. 정확히는 일반도로에서의 모습보다는 임도를 고속으로 주행하는 모습에서 WRC 머신의 향기를 느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면서 앞트임을 단행한 전면의 디자인도 인상적이었지만, 1세대부터 이어져오는 독특한 형태의 테일램프도 눈길을 끌었었다.

 

그리고 이제 3세대 모델로 진화한 X3가 기다리고 있다. BMW 특유의 디지털 장비를 온 몸에 두르고, 최신 디자인 코드를 반영하면서 또 한 번의 변화를 이루어내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성능 역시 기존 모델보다 조금 더 향상된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2세대부터 조금씩 느껴지고 있는 SAV라는 주장에 좀 더 충실한 형태의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제는 도심과 임도를 자유롭게, 빠르게 오갈 수 있는 자동차로 진화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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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졌다. 최근 BMW의 모델들이 키드니 그릴의 크기를 키우고 있는데, X3 역시 세대가 바뀌면서 기존 모델보다 키드니 그릴이 아래로, 옆으로 조금씩 더 커졌다. 이로 인해 좀 더 힘차게 달려줄 것이라는 신앙이 생겨난다. 헤드램프는 앞트임을 진행했던 기존 모델과 달리 키드니 그릴에서 떨어져 독립적인 형태로 다듬어졌고, 그 안에 품은 LED DRL은 이제 새로운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각을 품은 코로나 링 형태로 다듬어졌다.

 

기존 2세대 모델도 마찬가지였지만, 3세대로 바뀌면서 보닛의 길이가 조금 더 길어진 느낌이다. 루프와 벨트라인은 시야와 공간 확보를 위해 비교적 평범한 형태로 다듬어졌지만, 그런 아쉬움을 측면에 강하게 돌출된 캐릭터라인과 휠하우스에 마련한 이중 주름을 통해 보완하고 있다. 시승차는 M 스포츠 패키지를 적용한 모델이기 때문에 프론트와 리어 범퍼는 물론 사이드스커트도 차체에서 돌출되어 강렬한 인상을 부여하는 데 일조한다. 프론트 펜더에 마련된 에어벤트는 이 차의 성능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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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램프는 기존 X3의 디자인 코드를 이으면서도 곡선을 살려 좀 더 부드러운 형태로 다듬었다. 자세히 보면 테일램프에도 굴곡이 마련되어 있어 바람이 테일램프를 살며시 누르다가 떠날 수 있는 길을 만들어두고 있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러한 디테일 하나가 운전자를 만족시킨다. 리어 범퍼 하단은 무광검정 플라스틱으로 처리해 투톤을 만들었고, 양쪽에 마련된 머플러가 역동적인 인상을 만든다.

 

길이 4,710mm, 너비 1,890mm, 높이 1,670mm로 전체적으로 2세대 모델보다 크기가 커졌지만, 디자인적으로는 기존 모델보다 좀 더 날렵한 인상을 추구하고 있기에 크게 보이지는 않는다. M 스포츠 패키지도 그런 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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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역시 BMW의 최신 디자인 코드에 맞게 다듬어졌다. 계기반에서는 더 이상 아날로그 바늘을 찾아볼 수 없고, 대시보드 위로 당당하게 돌출된 LCD 모니터는 아이드라이브 뿐만 아니라 터치 조작도 지원한다. 센터페시아의 버튼 배열 역시 5 시리즈 모델을 통해 익숙한 형태이다. 물론 세세한 면은 다르고, 에어컨 조작부에는 물리 버튼이 조금 더 많이 적용되어 있다. 센터페시아와 송풍구의 디자인으로 인해 스타트 버튼이 약간 비스듬한 형태로 적용되어 있는데, 직관적으로 누르기는 쉽지 않지만 손을 뻗는 데 익숙해지면 신경쓰지 않게 된다.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모델이어서 스티어링 휠도 역동적인 형태로 다듬어진 3 스포크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림이 굵고 엄지손가락을 올리는 부분이 돌출되어 있어 손에 쥐는 맛이 있으며, 그 뒤에 있는 패들시프트를 통해 적극적인 수동 모드 변속이 가능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편한 방식대로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단지 제스쳐 컨트롤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개량이 필요해 보이는데, 몇 번이고 오디오 볼륨을 조절해봐도 인식이 잘 안되는 것은 물론이고 세밀한 조작도 힘들어 직접 다이얼을 잡고 돌리는 것이 좀 더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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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형태로 다듬어져 있기 때문에 좌우 지지력은 크게 기대할 수 없다. 운전석에 앉아 오른팔을 센터터널 콘솔박스 위에 자연스럽게 올리고 기어를 잡으면 포지션이 딱 맞는다. 2열 시트는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필요 시 40:20:40 비율로 접는 것도 가능하다. 루프는 상당히 넓은 영역이 유리로 구성되어 있어 2열에서도 하늘을 바라볼 수 있고, 밤에는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에서 엠비언트 라이트가 빛난다. 트렁크는 기본 550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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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X3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적용하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엔진은 4기통 2L와 6기통 3L 디젤 엔진이다. 시승차는 3L 사양으로 4,000rpm에서 최고출력 265마력, 2,000~2,500rpm에서 최대토크 63.3kg-m을 발휘한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와 BMW 특유의 4륜구동 시스템인 xDrive를 조합한다.

 

BMW의 모델들은 대부분 가속 감각이 경쾌하고 이는 X3도 예외는 아니다. 가볍게 가속 페달을 밟기만 해도 약 2,000rpm까지 가볍게 회전하고, 이 즈음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되기 때문에 도심에서도 다른 자동차들과 나란히 또는 추월해서 달리는 감각이 좋아진다. 아직까지 직렬 6기통 특유의 소리까지는 정밀하게 구분해 낼 수 없지만 회전 감각은 매력적이고, 높아지는 엔진 회전에 맞춰 들려오는 낮은 엔진음도 주행 감각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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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존은 5,500rpm에서 시작하지만 자동 변속 모드에서는 4,700rpm 즈음에서 변속을 수행한다. 주행 모드를 컴포트로 두고 가속하면 40km/h에서 2단, 70km/h에서 3단, 110km/h에서 4단으로 가속한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전환하고 수동 변속 모드에 돌입하면 회전을 레드존 직전까지 쓸 수 있고 강제 변속도 이루어지지 않아 스포츠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디젤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6기통의 감각과 스포츠 주행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아직은 스포츠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다가온다.

 

물론 가족을 태우고 있다면 조용히 다녀야 할 것인데, 일상적인 주행도 아주 편안하게 받쳐준다. 가속 페달만 조금 신경써서 조절하면 엔진음을 크게 높이지 않고 주행할 수 있으며 100km/h에서도 1,250rpm만을 사용한다. 가족에게는 편안함을 주고 연비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공인 복합 연비는 11,3km/l인데 전용도로 주행 시 얻은 연비는 약 13km/l이상이니 가속 페달 컨트롤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연비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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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영역에서의 주행 감각은 안정적이다. 최근에 출시되는 BMW 모델들과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영향이 있어서인지 각 자동차의 주행 성향도 조금씩 비슷해져가는 면이 있는데, 자세히 느껴보면 조금씩 다른 점은 있다. 초고속 영역에 잠시 진입했다가 다시 빠져나오기는 했지만 그 영역에서도 앞부분이 불안정해지거나 하는 감각은 거의 없다. BMW가 새로 만든 모듈러 플랫폼의 성능이 극단적으로 입증되는 부분이면서 한편으로는 각 모델간의 주행 가성을 찾기 힘들어지는 시점이기도 하다.

 

뭔가 다른 영역에 있는, 역동성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모델이 아니라면 개성을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는 앞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알려진 X3M 모델이 기대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일반 세단 또는 쿠페가 고성능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SUV의 고성능 모델은 아직까지는 특별하면서도 몇 대 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안정적인 플랫폼의 위력을 고속 주행 중 또는 코너링 시 체감해 보면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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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5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과속방지턱도 부드럽게 넘을 수 있도록 해 준다. 다소 깊은 코너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와인딩 코스에서도 유연하게 버텨주는 모습은 X3를 SAV라고 스스로 칭하는 데 부끄러움이 없는 자세이다. 핸들링은 전체적으로는 언더 성향이지만 엔진 회전과 코너 진입 시 균형만 맞으면 머리 속에서 그리는 궤적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 준다. 언더스티어가 일어나는 것은 타이어가 버티지 못하고 밀리는 상황이 더 많다. 물론 가족을 태우고 있을 때는 이렇게 운전하면 안되며, 어디까지나 승차감의 향상을 위한 서스펜션임을 알아야 한다.

 

최근 BMW의 모델들이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크루즈 컨트롤은 ACC기능이 제거된 것이며, 차선 이탈은 경고만을 진행한다.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시스템이 자동으로 긴급 전화를 걸어주는 인텔리전트 이머전시 콜이 적용되어 있는데, 시승 중에는 사용할 일이 전혀 없었다. 이 시스템은 유럽에서는 이제 의무적으로 자동차에 적용하도록 되어 있는데, 국내에서도 서서히 보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운전자가 사고로 의식을 잃는다면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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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로 거듭난 X3는 외형의 변화가 크기보다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으로 위력을 떨치는, 주행 능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편의장비도 확보하고 있지만 이는 부가적인 것으로, 그 본질은 BMW가 주창하고 있는 SAV에 대한 정진이다. 일반도로를 역동적으로 주행하다가 그대로 임도에 들어설 수 있는, 어떤 상황에서도 역동성을 잃지 않으며 그 속에서 동승한 가족들의 승차감을 챙길 수 있는 그런 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X3는 영리한 변화를 단행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쿠페를 살 수 없다면, 결정권을 쥔 누군가(?)가 세단까지도 반대한다고 해도 X3라면 역동적인 주행에 대한 목마름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가족이 있을 때는 가속 페달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하겠지만 말이다.

주요제원 BMW X3 xDrive30d M 스포츠 패키지

 

크기
전장×전폭×전고 : 4,710×1,890×1,670mm
휠베이스 : 2,864mm
공차중량 : 1,970kg

 

엔진
형식 : 2,993cc 6기통 터보 디젤
보어X스트로크 : 84X90
압축비 : 16.5 : 1
최고출력 (마력/rpm) : 265/4,000
최대토크 (kg·m/rpm) : 63.3/2,000-2,500
연료탱크 용량 : 68리터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스텝트로닉
기어비 : 5.000/3.200/2.143/1.720/1.313/1.000/0.823/0.640/ R 3.478
최종감속비 : 2.813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5링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타이어 : 245/45R20, 275/40R/20
구동방식 : AWD

 

성능
0-100km/h : 5.8초
최고속도 : 240km/h
복합연비 : 11.3km/L(도심 10.5/고속 12.3)
CO2 배출량 : 175g/km

 

가격

xLine : 8,060만원

M 스포츠 패키지 : 8,360만원

 

(작성일자 2018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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