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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르노삼성 QM3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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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미세먼지를 해결해 줄 봄비가 내린다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던 날, 기자는 한껏 긴장한 채로 QM3의 스티어링을 붙잡고 있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는 아스팔트가 미끄럽고 그만큼 주행 중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QM3는 이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보였고 그저 밟을 수 있을 만큼만, 돌릴 수 있을 만큼만 가면 된다고 속삭였다. 작은 차체에서 느껴지는 뜻밖의 의연함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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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소형 SUV QM3는 한 때 르노삼성의 생계를 책임졌을 정도로 매력이 넘치는 차였다. 지금은 SM6와 QM6라는 막강한 형님들을 모시게 되면서 그 위상이 약간 줄어든 듯한 면도 있지만 SUV의 전성시대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유럽에서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공개되면서 생명력이 계속 연장될 기세이고, 이 모델은 한국에도 들어올 것 이다.

 

그렇다면 QM3가 지금까지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에서 조립되어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차의 감성? 르노만의 튀는 것 같으면서도 단정한 디자인? 아니면 디젤 엔진과 DCT가 갖고 오는 경제성일까? 같은 등급의 경쟁 모델들을 몇 대 시승하면서 대략적인 이유를 짐작하고자 했지만 역시 최상의 방법은 QM3를 직접 시승하는 것이었나 보다. 시승 이후에야 매력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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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시 때부터 단정하면서도 파격적이었던 QM3의 외형은 지금도 매력을 갖추고 있다. 르노의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을 반영하는 독특한 그릴은 중세 기사의 투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하단의 돌출부 길이나 크기 등을 달리 해 변화를 주고 있다. QM3의 경우 소형 SUV인 만큼 하단을 작게 만들고 양 끝이 날개처럼 보이게 해 경쾌함을 살려주고 있다. 양 끝의 헤드램프는 럭비공과 비슷한 형태이면서 그릴과 연결되어 일체감을 주고 있다.

 

측면의 모습은 소형 SUV라기 보다는 해치백에 가까운 형태다. 벨트 라인이 프론트 윈드실드보다 아래에 있는데다가 쿼터 글래스가 적용되어 있어 사각지대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 휠하우스와 차체 하단을 매트 블랙 플라스틱으로 감싸서 SUV라는 점을 강조했고, 루프와 사이드 미러의 색상은 차체와 다르게 설정해 개성을 부여했다. 시승차는 ‘에투알 화이트’색을 적용하고 루프에 검은색을 적용한 버전으로 클래식을 강조하는 색상이다.

 

후면은 상당히 간단하게 처리되어 있다. 테일램프는 방향지시등을 브레이크 램프가 감싸는 형태를 취하고 있고, 트렁크 리드는 단정하게 다듬어졌다. 특별함을 강조하면서도 안정적인 디자인이다. 프렌치 디자인의 진수는 역시 소형차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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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르노의 소형차다운 디자인으로 심플하게 다듬어졌다. 버튼이 좌우에 2개씩 배치된 3스포크 스티어링 휠, 회전계와 연료 게이지는 아날로그, 중앙의 속도계는 디지털로 처리한 계기반,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원과 버튼으로 이루어진 형태의 에어컨 스위치는 단순함의 미학을 보여준다. QM3는 색상에 따라 센터페시아와 스피커의 둘레 색상이 변하는데 시승차인 에투알 화이트는 프로스트 색상을 적용하고 있다.

 

직물과 인조가죽이 조합된 시트는 본격적인 버킷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승하차 시에 편리하다. 시트 높이도 선 상태에서 그대로 앉으면 될 정도의 적절한 높이를 갖추었기 때문에 여성들이 탑승하기에 편할 듯하다. 단, 앞좌석 시트의 등받이 기울기를 조절하는 다이얼이 오른쪽에 있는데다가 암레스트를 한 번 젖혀야 하기 때문에 시트포지션 조정을 자주 한다면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좌석에 거인이 탑승하지 않는다면 뒷좌석에서 약간의 무릎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헤드룸도 확보가 되어 있다.

 

가죽 부츠가 적용된 기어는 D 레인지에서 좌측으로 젖히면 수동 변속이 가능한 타입. 아래로 당기면 +, 위로 밀면 – 변속이 되는 방식은 르노가 스포츠 주행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T맵이 적용된 네비게이션이 기본이며 스피커는 Bose를 적용하고 있어 준수한 음악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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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3의 파워트레인은 단 하나,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 kg-m을 발휘하는 1,461cc dCi 엔진과 독일 게트락에서 공급받는 6단 DCT의 조합이다. 엔진은 르노 또는 닛산의 다른 자동차들에 폭넓게 적용되면서 검증을 이미 거쳤고, 변속기 역시 BMW, 벤츠 등 다양한 자동차들에 적용되어 검증을 마쳤다. 두 개의 조합이 QM3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며 편안한 주행부터 다소 역동적인 주행까지 폭 넓은 영역을 커버할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풀 스로틀을 진행하면 레드존을 살짝 넘긴 4,700rpm 부근에서 변속이 이루어진다. 35 km/h에서 2단, 65 km/h에서 3단, 100 km/h에서 4단으로 변속되며, 고속도로에서 자주 사용하게 될 100 km/h 정속 주행 시 엔진 회전은 1,900 rpm으로 연비 절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진의 출력과 차량의 특성 상 스포츠카 수준의 가속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가속이 안 되어 답답함을 느낄 수준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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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영역에서 가속을 하면 변속 충격이 느껴지지 않으며, 풀 스로틀을 진행해도 변속 시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오른발에만 아주 약간의 충격을 전할 뿐이다. 그만큼 DCT와의 궁합이 좋다는 증거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연비 주행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확한 연비 측정은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15 km/l 전후의 연비를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일상 영역에서는 더 높은 연비를 손쉽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래 프랑스 자동차들은 코너링 시 상당한 즐거움을 제공하는데, 이 점은 르노삼성의 막내 등급인 QM3도 마찬가지다.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토션빔 서스펜션 조합은 소형차에 자주 사용되는 구성이지만, 도로의 땜질이 된 부분을 고속으로 지나면서도 요철을 지나면서도 충격이 실내로 전달되지 않는다. 스티어링을 감아서 코너를 돌기 시작하면 QM3가 얼마나 코너링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차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세가 흐트러지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운전자가 몸으로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면서 차체를 잡아주는 그 오묘한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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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는 예리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필요충분한 제동력을 제공한다. 긴급하게 짧은 정지 거리가 필요하다면 그만큼 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된다. 풍족한 전자장비를 갖추지는 않았지만 경사로 밀림방지장치, 차체자세 제어장치, 급제동 경보 시스템, EBD-ABS 등 필요한 전자장비는 갖추고 있어 스티어링을 붙잡고 정확한 운전을 구사한다면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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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3는 처음 출시되었던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이끄는 디자인과 경제성, 역동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그러한 높은 상품성이 올해 3월에 QM3가 1,600대가 넘도록 팔리게 한 원동력일 것이다. 도심 속에서 개성이 넘치면서도 너무 튀지 않고 적절한 성능을 갖춘 소형 SUV를 원한다면, 특히 부드러운 변속 감각과 연비가 정말 필요하다면 QM3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QM3는 아직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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