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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걱정 말아요 그대,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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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롯데월드부터 신행주대교를 거쳐 다시 한강대교까지. 프리우스 프라임에 충전된 전기만으로 주행한 거리다. 차량 기능 시험을 위해 일부러 엔진을 구동한 구간 20%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양화대교 정도일까. ‘일반적인 직장인의 평균 출근거리를 전기 모터만으로 감당할 수 있다’는 PHEV의 실제 능력을 확인하고 나니 믿음이 생긴다. 게다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엔진도 있으니 더 안심이 된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4세대 프리우스를 기반으로 다듬은 PHEV이다. 하이브리드에 만족하지 않고 전기차를 이용하고 싶지만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전기차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운전자들을 노린다. 한 마디로 ‘단거리 전기차, 장거리 하이브리드’인데, 어느 쪽이든 휘발유의 소모와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전기차 쪽에 좀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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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프리우스의 PHEV 모델 등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내에는 판매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3세대 프리우스를 기반으로 다듬은 PHV 모델이 판매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용량이 적은 배터리를 적용해 1회 충전 시 약 20km밖에 주행할 수 없었고, 국내에 충전 인프라도 적어 본격적인 국내 보급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프라임은 8.8kWh 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적용해 1회 충전 시 40km를 주행할 수 있고, 당시와는 달리 충전 인프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대형마트 등을 중심으로 충전기가 보급되고 있다. 아직 부족하다고는 해도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예전보다는 많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휘발유 소모를 좀 더 적극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배경이 프라임의 국내 출시에 영향을 끼쳤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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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프리우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프라임은 기본적으로 프리우스와 동일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전면과 후면의 디자인에서 프리우스와는 차이를 두고 있는데, 추가 부품 탑재 등으로 인해 전체적인 차체 길이가 길어졌기 때문이다. 휠베이스는 그대로이지만 전면으로 25mm, 후면으로 80mm가 길어졌으며 이로 인해 측면의 모습이 기존 프리우스보다 조금 더 날렵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전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가로로 나란히 배열된 4개의 사각형 LED 헤드램프다. 킨 룩을 기반으로 하는 과감한 라인은 동일하지만, 헤드램프와 프론트 그릴 디자인의 변형만으로도 다른 자동차라는 인상을 풍기며, 프리우스보다는 좀 더 친숙한 인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세로로 긴 형태의 방향지시등과 주간주행등도 앞모습의 포인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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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은 프리우스와 동일하다. 에어로다이나믹을 고려한 캄 테일 디자인과 측면 하단을 가로지르는 과감한 형태의 캐릭터라인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C 필러를 검은색으로 도색한 플로팅 루프를 적용한 것도 동일한데 후면의 더블 버블 백 도어 윈도우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더욱 더 역동적인 인상을 만든다. 해치를 열면 보이는 카본이 인상적인데, 실제로 카본을 적용하면서 해치의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강성을 높였다고 한다. 트렁크 리드를 한 바퀴 두르는 형태의 독특한 브레이크 램프는 독특함과 시인성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며, 리어 범퍼 양 끝단에 세로로 긴 형태의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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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프리우스와 동일한 형태로, 계기반에 표시되는 정보가 약간 다르다는 것을 제외하면 차이가 없다. 본래 프라임은 센터페시아에 세로로 긴 형태의 11.6인치 T-커넥트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네비게이션과 기타 기능의 연동 문제, 국내에서 필요없는 기능 삭제를 진행하면서 평범한 형태의 7인치 모니터가 적용됐다고 한다. 기능이 삭제된 것은 아쉽지만 에어컨에 물리 버튼이 적용되어 있어 오히려 다루기 쉽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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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노브가 센터페시아에 위치하기 때문에 광활한 센터터널에는 다양한 물품을 수납할 수 있다. 선을 연결하지 않고도 휴대폰 무선충전이 가능하고, 센터콘솔은 깊고 용량이 크다. 가죽을 적용한 시트는 엉덩이에 부담을 안 주는 형태이며, 2열 좌석에서도 머리가 천정에 닿지 않는다. 대신 프리우스와는 달리 2열 중간에는 사람이 탑승할 수 없도록 암레스트를 설치했다. 트렁크에는 대용량 배터리가 적용되어 있어 프리우스보다 화물 수납 용량은 줄었지만 그래도 골프백 2개는 수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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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 프라임에 적용된 1,797cc 앳킨슨 사이클 엔진은 최고출력 98마력, 최대토크 14.5kg-m을 발휘하며, 메인 모터의 최고출력도 72마력으로 모두 프리우스와 동일한 스펙을 갖고 있다. 시스템 최고 출력도 122마력으로 동일하다. 그러나 프라임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최고출력 31마력의 발전용 모터를 출력 향상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전기차 모드에서 급가속 시 두 개의 모터를 사용해 130 km/h 까지 모터만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이 때 즉각적인 가속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전기차를 경험해보지 않은 운전자들이라면 ‘전기차가 조용하고 진동이 없다’는 선입견에 빠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엔진 소리가 없으면 다른 감각들이 예민해져서 평소에 느끼지 못하던 진동도 느끼게 된다. 특히 정차 중에는 이상하게 진동과 소리에 민감해지는데, 스티어링을 잡자마자 느껴지는 진동에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 사실 엔진으로 구동하는 다른 차보다 정숙하고 진동이 적은 건 사실이며, 익숙해지거나 주행 중이라면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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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을 위해 올림픽도로로 접어들자 서울 도로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끝없는 정체가 반긴다. 마치 거북이랑 달리기 경주라도 하는 양 느린 도로이지만, 사실 전동화 자동차가 위력을 발휘하는 곳이 이런 느린 구간이기도 하다. 발진과 정지를 반복하면서 회생제동을 쓰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느린 속도로 줄어드는 배터리 용량, 하나도 줄어들지 않는 휘발유를 보며 오랜 시간을 버티니 드디어 조금씩 정체가 풀리는 구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오른발에 힘을 주어 가속 페달을 밟으니 그동안의 느린 주행과는 전혀 다른, 빠르면서도 조용한 가속이 진행된다. EV 모드에서는 배터리 용량만 충분히 남아있다면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엔진은 깨어나지 않으며, 모터의 ‘쉬잉’ 소리만이 들려오는 가운데, 순식간에 고속 영역에 진입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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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코스에는 와인딩 로드는 없지만 가속과 감속, 좌우로 급격한 이동을 진행하면서 차체의 거동을 시험해 보니 프리우스보다 조금 더 차체의 거동이 좋아졌다는 느낌이 전해져 온다. 프리우스의 전후 무게배분이 62:38인 것에 비해 배터리의 무게와 위치로 인해 프라임의 무게배분은 스포츠카와 비교할 수 있는 56:44를 기록한다.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제창했던 ‘운전의 즐거움’이 프라임에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배터리가 바닥나면 그 뒤는 자동으로 하이브리드 모드로 엔진이 종종 깨어나서 일을 한다. 엔진이 깨어나도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는 한 소음이 크게 들려오지는 않는다. 하이브리드 모드가 되어도 우수한 연비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시승을 마칠 때까지 연료계의 눈금 변화는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 엔진은 내구성이 우수하도록 설계해 평소 전기주행 모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1년간 엔진 가동을 멈추었다가 갑자기 가동한다 해도 이상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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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 연장 전쟁에 돌입한 장거리 주행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300 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매력이 있지만, 그만큼 무거운 배터리를 항상 내장하고 다녀야 한다는 비효율적인 문제가 있다. 단거리 주행 전기차는 그만큼 무게를 덜어낼 수 있지만 전기가 떨어진다는 부담 속에서 운전해야 한다. 그 부담을 엔진으로 커버하는 것이 바로 프라임이고, 여기에는 ‘실용적인 전동화 자동차 제작’이라는 토요타의 생각이 담겨있다.

 

전기차에 관심이 있는데 충전으로 인해 불안이 엄습한다면, 이제는 PHEV를 적극적으로 생각해 볼 시기일지도 모르겠다. 주거지 사정으로 인해 충전을 하지 못한다 해도 다음날 운전에 지장이 없으니 말이다. 평소에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하고 마트 가는 날만 충전한다고 해도 그만큼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으니, 도심 내 대기질 개선에 조금이나마 보탬도 될 것이다. ‘걱정이 없는 전기차’, 그것이 프리우스 프라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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