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유로6 심장으로 거듭난 소형 SUV의 강자 - 푸조2008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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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 세그먼트의 대두와 함께 푸조 2008은 지난 2014년 하반기 출시한 당시부터 사전계약 1,000대를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5년에는 공식수입사인 한불모터스의 판매량을 선두에서 견인해나가나 싶더니, 동년 8월부터는 국내보다 판매량이 많았던 PSA 일본 지사의 판매량까지 사상 처음으로 앞지르는 기염을 토했다. 10월에는 수입차 판매량 4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연말까지 총 4,113대의 판매고를 달성하며 동년 수입차 베스트셀러 Top 10에 오르며 수입 소형 SUV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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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한불모터스는 유로6로 변경된 배기가스 규제에 맞춰, 푸조 2008의 유로6 모델을 도입, 2008의 호조를 이어나가고자 한다. 새로운 심장을 품은 2008을 시승하며 그 매력과 가치를 짚어 본다. 시승한 2008은 고급 사양인 1.6 펠린(Feline) 모델이다. VAT 포함 가격은 3,1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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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2008의 외관은 데뷔 초기와 전혀 다르지 않다. 여전히 508, 208, 308로 이어지는 푸조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가감 없이 반영하고 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지의 소형차에서 자주 나타나는 자극적이고 펑키한 스타일링이 아닌, 보다 절제되고 세련된 스타일링을 취하고 있다. 범퍼의 중간 아래로는 무광의 플라스틱 패널을 사용하여, SUV 스타일의 터프한 맛을 가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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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에서는 번쩍이는 크롬 장식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푸조의 모델들 중에서 이토록 크롬 장식을 많이 쓴 차가 또 있을까? 라디에이터 그릴을 시작으로, 윈도 라인, 도어 하단, 안개등 주변, 리어 스포일러에 크롬 장식을 삽입했으며, 심지어 사이드 미러 커버는 통째로 크롬을 입혔다. 여기에 범퍼 하단에 둘러져 있는 반짝이는 스키드 플레이트와 루프랙에 이르면 다소 현란해 보이기까지 한다. 기함인 508보다도 크롬 장식이 많아 보일 정도다. 하지만,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지 않은 느낌을 주며, 재치 있고 자연스럽게 녹아 든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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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역시 전년도와 다른 점은 발견할 수 없다. 형제차인 208과 대부분이 유사한 대시보드 둘레가 그대로다. 간결하면서도 입체적으로 연결된 느낌의 인테리어 분위기는 물론,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과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 그리고 애프터 마켓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연상케 하는 중앙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인상적인 구성이다. 또한, 시승차인 펠린 모델은 푸조가 자랑하는 통유리로 된 글라스 루프가 적용되어 있어, 우수한 개방감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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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2008의 스티어링 휠은 통상적인 스티어링 휠에 비해 직경에 비해 50mm 이상 작다. 작은 만큼 손에 쏙 들어 오며, 속도에 따라 조작량이 가변적으로 제어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스티어링 휠에 비해 다루기가 편리하다. 이 조그마한 스티어링 휠은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적용과 연관되어 있다.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별도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두는 대신 계기판을 통째로 상향 배치하여 가시성을 높이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작게 설계되어 있는 점은 옥의 티다. 계기판 둘레에는 별도의 LED 무드조명이 적용되는데, 원치 않으면 꺼둘 수도 있다. 센터페시아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운전자를 향해 배치되어 있어 조작이 용이하다. 이 때문에 꽤나 전방으로 배치되어 있지만 시선의 이동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이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로 2008에 장비된 블루투스 핸즈프리, 오디오, 내비게이션, 트립컴퓨터, 에코 스톱/스타트에 이르는 대부분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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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의 앞좌석은 불쑥 돌출된 사이드볼스터가 눈에 띈다. 강도도 적당히 단단하여 급격한 코너를 돌아 나갈 때, 탑승자의 옆구리를 든든하게 잡아준다. 착좌부의 질감 역시 약간 단단한 편이며, 가죽 재질과 함께, 부분적으로 직물이 적용되어 있다. 앞좌석의 조정은 하단의 펌핑식 레버와 등받이 옆에 붙은 조그만 레버로 이루어진다. 하단의 펌핑식 레버는 높낮이를, 측면의 작은 레버는 등받이의 각도를 각각 조절한다. 3단계의 열선 기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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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은 B세그먼트의 체급을 감안하면 부족하지 않은 편에 속한다. 착좌감은 앞좌석과 마찬가지로 단단한 편이다. 다리 공간과 머리 공간의 배려는 체급을 감안하면 무난한 편이다. 그러나 뒷좌석 등받이의 각도가 꽤나 서 있는 편이고 좌석의 위치도 약간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체격이 큰 성인 남성의 경우, 때때로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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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용량은 360리터로, 차급에 비해 넉넉한 양을 확보하고 있다. 접이식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1,194리터까지 용량이 증대 된다. 6:4 비율로 접히는 뒷좌석이 적용되어 있으며, 트렁크 바닥과 뒷좌석 등받이 뒤편에는 레일 역할을 겸하는 강철 프로텍터가 설치되어 있어, 짐을 부리기 용이하다. 바닥 아래에는 22리터의 추가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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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판매되는 푸조 2008은 파워트레인, 그 중에도 `엔진`에 변화가 있다. 2015년 판매되었던 푸조 2008에는 유로5 규격의 e-HDi 엔진을 탑재하고 있었으나, 올 해부터 판매되는 2008에는 지난 해 308, 508 등을 통해 선보인 바 있는 BlueHDi 엔진이 들어 앉았다. 신규 엔진은 유로 6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system, 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에 DPF(Diesel Particulate Filter, 디젤 입자 필터) 등의 기술을 도입하여, 질소산화물(NOx) 배출이 90%가량 저감되었으며, 미세 입자 제거율은 99.9%까지 향상되었다. 최고출력은 99마력/3,750rpm이며, 최대토크는 25.9kg.m/1,750rpm이다. 변속기는 기존과 같은 6단 MCP 변속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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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심장을 품은 푸조 2008은 시동을 걸었을 때부터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지난 모델에 비해 소음이 약간 줄었다는 느낌이 든다. 반면 실내로 유입되는 진동의 양은 체감할 만큼 감소한 것을 느낄 수 있다. 가속 페달에 대한 반응도 기존에 비해 부드러워진 느낌이 든다. 또한, 3세대 스톱/스타트 시스템의 탑재를 통해, 재시동 시간을 현저히 줄이는 한 편, 작동 중의 이질감을 현저히 줄였다. 주행을 이어나가다 보면, 확실히 새 엔진이 정숙함과 회전질감 등에서 분명히 개선된 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승차감은 기존과 동일하게, 단단함과 부드러움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을 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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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페달을 밟고 속도를 올릴 때의 느낌은 나쁘지 않다. 변속기의 체결감이 좋아 기어가 물린 상태에서는 수치 이상의 체감 가속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6단 MCP 변속기는 자동 모드에서 여전히 답답하고 울컥거린다. 물론, 태생이 수동 변속기인만큼 기어가 체결된 순간부터는 든든하고 착실하게 구동력을 전달해준다. 그러나 다음 기어로 넘어가는 과정이 여전히 굼뜨다.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에 익숙해진 운전자에게는 확실히 답답한 느낌을 줄 수밖에 없다. 그나마 수동변속기를 사용하듯이 변속 중 가속페달을 밟았다 뗐다 하면서 변속을 하다 보면 이러한 현상이 미미하게나마 상쇄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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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성은 기존과 같은 느낌이다. 탄탄한 섀시를 바탕으로 소형 해치백의 경쾌함이 살아 있는 핸들링을 보여준다. 지름이 작고 응답성이 우수한 스티어링 휠과 기민한 차체 반응, 그리고 운전자와의 일체감이 우수한 덕에 다루는 맛이 좋은 편이다. 물론 과거의 팔팔하고 공격적인 푸조 모델들에 비해 아량이 꽤나 넓어진 관계로, 안정감을 추구하는 느낌이 더 강하다. 하지만 고양이과 동물들의 피는 속일 수가 없다.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를 야무지게 달려 나가는 모습에서 푸조의 엔지니어들이 자신들의 본질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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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2008은 엔진이 변경되면서 공인 연비에도 변동이 생겼다. 기존 2008만 해도 도심 16.2km/l 고속도로 19.2km/l, 복합 17.4km/l의 1등급 연비를 자랑했다. 새 엔진을 얹은 2008은 공인 연비도 소폭 높아졌다. 2008 1.6 BlueHDi의 공인연비는 도심 16.9km/l 고속도로 19.5km/l, 복합 18.0km/l로, 도심 0.7km/l 고속도로 0.3km/l, 복합 0.6km/l가 각각 상승했다. 유로6에 대응하기 위해 각종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한 차례 연비가 높아진 것이다. 시승하며 트립컴퓨터로 측정한 연비는 지난 모델과 다르지 않게, 도심-혼잡 15~16km/l, 도심-원활 17~18km/l, 고속도로 23km/l 내외의 평균 연비를 보였다. 스톱/스타트 시스템을 비활성화시킨 상태로 혼잡한 도심 구간을 주행해도 12km/l 내외의 연비를 뽑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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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형 푸조 2008은 엑세스(Access), 악티브(Active), 펠린(Feline)의 세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격은 각각 2,690만원, 2,880만원, 3,120만원(모두 VAT 포함)으로, 첫 출시 때와 비교해서, 엔트리급의 가격이 소폭 상승한 반면, 고급 사양의 가격은 소폭 내려갔다. 글라스 루프를 장착한 고급 사양 모델인 펠린 모델은 가격이 최초 출시 때보다 30만원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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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엔진과 함께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한 푸조 2008은 향상된 친환경 기술을 사용한 새로운 엔진과 매력적인 가격대, 그리고 변치 않는 우수한 연비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소형 SUV의 인기가 식지 않는 한, 푸조 2008은 올 해에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사진
박병하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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