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선웅 | BMW i3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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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파리모터쇼에서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은 자사의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를 공개하고, 앞으로의 전동화 전략을 더욱 공고히 했으며, 모터쇼 이후 바로 판매를 시작할 전기차를 소개했다. 특히, 주행거리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어 가고 있는 점은 반가운 일이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출시될 대부분의 전기차들이 300km~400km를 주행 할 수 있다는 점은 그간 전기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덜어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폭스바겐이 디젤게이트 이후 전동화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고,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EQ를 런칭하면서 전동화 전략은 자동차 메이커들의 미래를 만드는 핵심전략이 되고 있다. 그리고 BMW는 i브랜드를 통해 자사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를 선보였다. BMW의 전기차 i3는 출시된 지 3년이 되어 가지만 여전히 매력적이다.
BMW는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브랜드인 i브랜드와 i브랜드를 통해 쌓아온 전동화 기술을 BMW의 라인업에 적용한 i-Performance를 운영하고 있다. 2016년 1~8월까지 'i'브랜드의 판매량은 1만 6,855대로 지난 해 동기 대비 판매량을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8월 한달 간 i3는 2,248대가 판매되어, 전년 동월 대비 73.2% 증가했다. 대용량 배터리의 탑재로 주행가능거리를 300km까지 늘린 새로운 i3가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BMW는 i브랜드를 전동화 전략의 인큐베이터라고 설명하고 있다. i브랜드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BMW 브랜드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BMW 가 배터리 전기차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i를 시작한 것은 2007년 중반이었다. 프로젝트-i의 목표는 안전을 바탕으로 BMW의 독자성을 잃지 않으면서 수익성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를 위해 새로운 기술로 업계를 리드해야 하며 미래지향적인 회사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것이었다. BMW는 이미 1972년부터 전기차를 개발해 실험을 해왔다. 매번 다양한 형태의 시작차를 만들어 실험을 하던 것을 2007년 프로젝트i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최근 BMW는 기존 60Ah 대신 33kWh/94Ah용량의 신형 배터리를 탑재한 i3를 공개했다. 최대 11 kW의 충전 용량을 가진 새로운 충전 기술과 보다 강력해진 월박스로 가정에서 보다 간편하고 신속하게 단상 및 삼상 충전을 가능하게 한 것도 특징이다.
시승차량은 순수 전기차 버전인 i3. 전체 길이 3999mm × 전폭 1775mm × 전고 1578mm라는 아담한 사이즈의 차체 크기에 짧은 전후 오버행이 민첩성을 강조하고 있다. 타이어는 155/70R19의 전용 저 구름저항 타이어가 기본으로 리어 타이어의 경우 175/60R19로 편평률이 더 낮다. 수치를 보지 않더라도 극단적으로 폭이 좁은, 연비를 위한 선택이다. 여기에 두 가지 색상으로 구성된 차량컬러는 경쾌한 모습이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i3 디자인은 출시 3년이 지난 지금도 신선하다. 전면부 디자인에서 BMW 의 키드니 그릴을 제외하면 그간 BMW가 보여온 디자인 요소들과는 차별화를 보인다. 물론 외형만 참신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BMW i3와 i8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환경 친화적인 이동성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모터와 베터리로 구성된 파워트레인만이 i3의 특징은 아니다. 알루미늄 섀시의 차체에 탄소섬유 강화수지(CFRP)가 더해진 구조로 철저한 경량화가 이루어졌다. 또한 단순히 고효율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청정 에너지원을 자원으로 사용하는 전용 공장에서 생산되는 i3는 자동차가 태어나서 폐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진정한 친환경을 지향하고 있다. BMW가 I브랜드를 통해 추구하는 전략은 매우 야심찬 프로젝트이다.
MINI 클럽맨과 같은, 여닫이 방식의 코치도어가 적용된 i3는 센터 필러가 없기 때문에 뒷좌석 탑승도 용이하다. 이러한 구조도 CFRP의 높은 내구성이 있어야만 가능했던 구조이다.
천연 소재와 재활용 소재 등이 대거 적용된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간 보아왔던 전기차들은 전기모터와 베터리라는 파워트레인의 구성을 제외하면 베이스가 된 내연기관 차량의 소재와 거의 유사한 품질을 보였다. 하지만, i3는 독자적인 브랜드로 탄생된 모델인 만큼 차별화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가 가장 인상적이다. 소재의 고급감이나 얇은 시트 덕분인지 북유럽 가구 같은 느낌도 풍긴다.
센터페시아에는 iDrive 디스플레이 창 뿐만 아니라 계기판에도 TFT 모니터가 사용되는 등 아날로그 방식은 찾아볼 수 없다..자연 친화적인 소재와 디지털화된 화면들의 조화가 재미있다.
스타트버튼을 눌러 시스템을 부팅시키고 손잡이를 안쪽으로 돌려 D레인지에 놓으면 출발을 위한 준비는 끝. i3는 우선 기대 이상의 가속이 인상적이다. 발을 디딘 순간 허리가 시트 백에 떠 맡겨지는 강력함도 최고 출력 170ps의 높은 출력에 차량 중량이 1300kg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예를 들어 닛산 리프는 109ps, 1430kg으로 기존 전기차들과 중량과 출력의 차이는 분명하다. 게다가 가속시의 느낌도 조용하고 부드러운, 고급스러움을 맛볼 수 있다.
주행성은 최상이다. 용량 18.8kWh의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있는 덕분에 무게 중심이 낮게 유지되고 게다가 구동방식은 BMW답게 후륜인 만큼, 코너링에서의 경쾌함이 일품이다. 분명 운전이 즐거워지는 주행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래도 베터리잔량를 생각하면 풀가속을 하긴 쉽지 않다. 아직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승을 마치고 돌아갈 정도는 남겨야 하니 말이다. 주행거리를 늘린 최신 i3라면 얘기가 달랐을 것이다.
승차감도 불만스러운 부분을 찾기 어렵다. 차체 강성이 높기 때문에 상당히 과격한 움직임에도 불필요한 거동없이 잘 움직여 준다. 댐핑스트로크가 짧아 요철을 지날 때 둔탁한 느낌이다. 굳이 찾은 불만이라면 이 정도. 후륜구동 방식이지만 직진안정성도 우수하다. BMW다운 주행성을 잃지 않고 있다.
회생브레이크로 인한 브레이킹도 전기차임을 실감케 하는 부분이다. i3의 회생브레이크는 일반적인 브레이크에 비해 답력이 높다. 브레이킹을 통해 전력을 얻기 위한 시스템으로 가속페달에서 발을 때는 것만으로도 완전히 차량을 정지 시킬 수 있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서도 말이다. 물론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때보다 앞 차와의 거리를 적절히 유지하고 미리 가속패달에서 발을 땐 다면 굳이 브레이크패달을 밟지 않아도 된다.
BMW i3는 작은 차체에 경쾌한 주행성, 넓은 시야와 고급스런 실내 소재 등으로 딱히 단점을 찾기 어려운 차량이다. 스티어링 휠을 잡고 운전을 하고 있으면 어딘가 멀리 떠나고 싶은 충동마저 든다. 다양한 차들을 만나고 시승하게 되지만 모든 차들에게서 이런 감흥을 느끼긴 어렵다. 눈부신 성능의 차량이더라도 함께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다. i3는 분명 아주 멀리 떠나고 싶은 종류의 자동차이다.
그러나 전기차인 만큼 항속 거리에는 한계가 있다. 여전히 국내 판매 중인 차량의 경우 완전 충전 상태에서 일반적으로 120km, 에어컨까지 제어해 최대 주행 거리를 끌어내는 ECO PRO 모드에서 140km가 최대이다. 주행거리가 늘어난 신형 i3가 출시되기까지는 설사 구매력이 있다 해도 구입까지는 쉬운 결정이 아닐 것이다. 순수 전기차에만 적용된 보조금 문제로 주행거리를 늘린 i3 레인지 익스텐더는 국내 시장에 출시되지 못했다.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i3는 최근 공개되고 있는 전기차의 성능에 비할 바는 못된다. 하지만, I브랜드가 추구하고 있는 가치를 느끼기엔 충분했다. BMW는 끊임없는 시장과의 대화를 통해 각기 다른 변화를 예측하고 그것을 리드해 가고자 하고 있다.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와 함께 미래 사회의 환경과 문화를 바꾸기 위한 시험 도구로서 역할을 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BMW i 커넥티드 드라이브이고 서비스이다.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BMW는 카 셰어링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작에는 i3가 있었다. 그만큼 의미있는 모델이자 전기차를 논하는데 빠질 수 없는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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