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원선웅 | BMW 740Li xDrive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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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플래그십 세단인 '7 시리즈' 가운데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등급인 740 모델, 그 중 BMW 740Li xDrive을 가평 일대에서 시승했다. 특히 740 가솔린 라인업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판매된 7시리즈 판매량의 36%를 차지할 만큼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차량이다. 특이 이번에 출시된 740Li xDrive 모델은 알파벳 ‘L’이 추가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롱휠베이스 모델. 넉넉한 뒷좌석 공간으로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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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동을 걸었지만 쉽사리 출발할 수가 없다. 손가락을 세우거나 앞뒤로 흔들며 여러 가지 동작들을 시도하다보니 어느새 20분의 시간이 지나 있었다. 출발 시간보다 일찍 와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만큼 새로운 7시리즈의 다양한 첨단 기능들을 경험하다보면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시승 시간이 줄어드는 불상사가 생긴다. 7시리즈를 구입한 사람들에겐 이러한 순간조차 즐거움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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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경험과 그간 만나온 많은 BMW 오너들을 보면 연령에 관계없이 새로운 기술과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BMW라는 브랜드 자체가 기술을 선도하는 면도 있지만, 이러한 성향의 사람들이 BMW를 선택하기도 하는 것이다. 2007년 BMW가 처음으로 iDrive를 선보였을 때도 (액티브 스티어링 때도 그랬지만) 새로운 시스템에 거부 반응을 나타내기는 커녕 지적 호기심이 넘쳐 한참을 몰두했던 기억이 난다. 기자뿐만 아니라 BMW의 오너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누구보다 빨리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온 모습들이 불친절하다고 까지 느껴지게도 했다. 지금은 iDrive 컨트롤러 주위에 별도의 버튼들이 위치해 있고 상단에 터치 패드까지 갖추어져 편의성이 높아졌지만, 새로운 인터페이스 환경으로 처음 iDrive가 도입된 시기에는 어렵고, 귀찮다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했었다. 보수적인 소비자들의 불만은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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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처음에는 오직 다이얼만으로 거의 모든 작업을 하도록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심지어 사이드 미러 조절도 iDrive로 했어야 했다)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은 한참을 다이얼과 씨름해야 했다. 하지만, 최대한 간결한 동작을 위해 구현된 iDrive였던 만큼 시간을 들여 배우고 익숙해지면 오히려 그 간결함에 매료되었다. 

이러한 모습과 대조적이었던 브랜드로는 토요타가 있다. 거의 모든 기능을 문자와 기호를 통해 버튼으로 구현하고 있다. 이러하 것은 물론 직관적이고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오히려 운전자의 행동이 복잡해지고 부산스러워지기 마련이다. 물론 두 방식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BMW의 신형 7시리즈는 그동안 갈고 닦아온 간결하고 깔끔한 인터페이스의 정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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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하는 iDrive 뿐만 아니라 화면에서 직접 조작 할 수 있는 터치 컨트롤, 음성 컨트롤, 심지어 ‘제스처 컨트롤'까지 다양한 기능을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다. 운전자의 머리 위에 위치한 카메라가 손가락을 인식해 손가락 1개를 세워 빙빙 돌리면 볼륨을 조절 하는 식이다. 물론 기본적인 동작은 매뉴얼을 통해 알아두어야 사용이 가능하고 특정 제스처를 임의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기능들을 체험하는 시간만도 한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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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신형 7시리즈는 최장 600m까지 비추는 레이저 라이트, 차 밖에서 키를 조작해 주차 할 수 있는 '리모트 컨트롤 파킹‘ (국내에서는 전파 인증과 관련 법안을 처리 중으로 올해 안에 도입될 예정) 등 상세히 모두 전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최신 기술과 새로운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시승행사 중 리모트 컨트롤 파킹의 시연도 진행되었다. 자동 주차 기능과 리모트 컨트롤 파킹 기능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가장 큰 차이는 차안에 사람이 있어야 하는지, 없어도 되는지의 차이이다. 그리고 리모트 컨트롤 파킹은 진행형인 신기술이다. 무인 주차 중에 차량의 전후에 사람이 접근하면 작동을 멈추지만, 주차공간의 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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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많은 기능들이 있지만 가장 주목할 부분은 알루미늄과 초고장력 강철, 탄소 섬유 강화 수지(CFRP)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차체 구조이다. 이를 통해 최대 130kg 까지 찰ㅇ의 무게를 줄였다. 게다가 CFRP 소재는 보닛과 트렁크 리드 등 외장 부품이 아니라 필러나 사이드 씰, 센터터널 부분 등 차체의 골격 부분에 적용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CFRP 소재가 적용된 BMW의 다른 모델에는 'i'브랜드의 차량들이 있다. 하지만 승객 셀 전체가 CFRP로 성형되는 것이 아니라, 강철 등 다른 소재와 접착되거나 샌드위치방식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를 통해 경량화뿐만 아니라 저중심 설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 탄소 섬유 같은 것은 전혀 볼 수 없다. 문에 숨겨진 B필러 상단에 ‘카본 코어’ 엠블럼만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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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한 차량은 740Li xDrive 모델. 서두에 설명한 것처럼 휠베이스를 140mm 늘려 뒷좌석 공간을 넓힌 롱휠베이스 모델이다. 그만큼 뒷좌석의 편안함을 강조하고 있다. 뒷좌석에 머리를 기대고 편안히 앉아본 게 언제 였던지 생각하게 할 만큼, 머리를 기대면 부드러운 시트의 피드백이 편안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도 그렇지만,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고급 세단의 트렌드답게 안전과 편안함 모두를 만족시키는 모습이다. 특히 롱휠베이스 버전의 뒷좌석의 편안함과 여유로움은 경험해 보기 전에는 그 진가를 알 수 없을 만큼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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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형 댐퍼가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으로 생각보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주행감각을 보여준다. 노면의 요철을 오르듯이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받아 넘기듯이 지나가는 부드러움은 플래그쉽 세단에서 기대하게 되는 바로 그 감각이다. 뒷좌석에 몸을 더욱 깊이 파묻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오디오를 조작하면서 여유를 즐기는 경험이 색다르고 편안하다. 저속에서 노면의 작은 떨림이 전해지는 것은 옥의 티. 하지만, 일반적인 주행이라면 느끼기 어려운 부분이니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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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의 컴포트 패키지를 선택하면 뒷좌석 등받이와 쿠션의 각도, 전후 위치 등을 조절할 수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장착된다. 뒷좌석에는 10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석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부분의 정보를 조작하고 볼 수 있다. 팔걸이에 위치한 태블릿은 탈착이 가능하다. 버튼 한번으로 부드럽게 수납되고 나오는 모습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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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740Li xDrive는 3.0리터 직렬 6기통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326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시간은 5.2초, 안전최고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된다.
 
또한 강력한 엔진 성능을 뒷받침하는 스텝트로닉 자동 8단 변속기를 결합해 부드러운 기어 변속과 함께 강력한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BMW만의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인 BMW xDrive가 적용되어 어떠한 도로 조건과 코너링 상황에서도 안정적이고 민첩한 핸들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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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렬 6 기통 터보에 정교한 8단 AT가 조합된 740Li xDrive는 그야말로 쏜살 같이 내달린다. 8단에서 100km/h로 순항하는 경우 엔진 회전수는 1400rpm, 하지만 이미 최대토크 발생 영역에 있기 때문에 작은 움직임에도 1.9톤의 차량을 망설임 없이 밀어붙인다. 차량의 무게를 실감하기 어렵다. 에어 서스펜션에는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 프로’라는 기능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스테레오 카메라가 노면의 상태나 코너 등을 감지해 댐퍼와 스태빌라이저를 제어한다. 덕분에 차체의 크기를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로 민첩한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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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과 민첩성을 양립시키고 있는 신형 7시리즈,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740모델의 롱휠베이스 버전. ‘740Li xDrive’를 통해 최신 자동차 기술의 최전선은 어디까지 와있는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740Li xDrive의 가격은 1억 4,920만원이다 (부가세 포함, 7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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