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선웅 | BMW 6세대 7시리즈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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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랑크푸르트에서 공개된 BMW의 신형 7시리즈가 국내 출시되었다.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진행된 신차발표회 이후 신형 730d xDrive를 잠시 시승해 볼 수 있었다. 1977년 처음 소개된 이후 6세대까지 진화해 온 BMW의 플래그쉽 모델, 6세대 7시리즈의 짧은 시승 소감을 전한다.
최신 경량의 탄소 섬유 구조, 차세대 6기통 가솔린/디젤 유닛, 제스처에 반응하는 컨트롤러, 스테레오 카메라, 레이더를 기반으로 한 주행 보조 기술과 안전 장비, 주행 가능 거리와 실내의 온도를 모니터 할 수 있는 스마트키 등 수많은 신기술들이 당당한 차체에 숨어들어 있다. 또한, 차에서 내린 상태에서 작동할 수 있는 자동 주차 기능 등 이미 출시된 메르세데스 S 클래스와 아우디 A8, 재규어 XJ, 렉서스 LS와 같은 라이벌에 대항하는 기술들도 볼거리이다.
신형 7시리즈는 지금까지의 구성과 같이 표준 타입과 롱 휠베이스 타입으로 나뉜다. 거친 외관 디자인은 지금까지 7시리즈와 유사하지만, 디테일한 부분은 현대적인 요소를 도입하고 있다. 강렬한 인상의 프론트 페이스를 제외한다면 디자인에 있어서는 다른 경쟁자에 비해 다소 밋밋해 보이기도 한다. 강한 인상의 새로운 7시리즈지만 공기 저항 계수는 0.24로 동급 최고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뉴 730d xDrive 차량으로 복합연비는 12.2km/l (도심: 10.7 / 고속: 14.8). 차량의 크기는 길이 5098mm, 폭은 1902mm, 높이 1467mm로 이전 세대에 비해 19mm가 길어졌고 폭은 동일하다. 길이는 길어졌지만 휠베이스는 표준 모델이 3070mm으로 동일한 수치이다. 차량의 크기가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은 차량 중량 증가를 억제하고 이미 현재의 크기로도 충분한 실내 공간을 확보 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차가 커져도 도로의 폭은 늘어날 수 없는 이유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참고로 라이벌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도 전장 5,116 (롱휠베이스 모델은 5,246) × 전폭 1,899 × 전고 1,496mm로 새로운 7시리즈와도 거의 비슷한 크기이다.
신형 7시리즈의 큰 변화 중 하나는 카본 코어 차체 구조를 통해 무게를 최대 130kg 줄였다는 점이다. 카본 코어 차체의 개발 원형이 된 것은 바로 BMW의 I모델. CFRP에 의한 구조가 차체의 기초가 되고 있다. 차체의 B 필러와 센터 터널, C 필러는 알루미늄 소재를 통해 40kg을 줄일 수 있었다. 여기에 새로운 디자인의 알루미늄 도어에서 12kg를 감량하고 있다.
시승한 730d xDrive의 엔진은 3.0리터 직렬 6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으로 최고 출력은 265마력, 최대 토크 63.3kg⋅m의 성능을 보인다. 코드네임 B57의 이 디젤 엔진은 선대모델이 사용하고 있던 N57 엔진보다 출력과 연비 모두 향상되었다. 함께 공개된 가솔린 모델은 트윈파워 터보 V8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으며, 최고출력 450마력, 최대토크 66.3kg⋅m의 힘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4.5초 만에 도달한다.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국내 출시도 기대된다.
신형 7시리즈는 플래그쉽 모델로서의 뛰어난 승차감은 물론, 운전하는 재미도 최고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운전석에 착석하는 순간 시트를 통해 그 변화가 느껴진다. 앞뒤 시트 모두 이전 모델보다 부드러워져 편안함을 더한다. 전후의 에어 스프링도 마찬가지다.
덤핑도 풀타임 가변식으로 셀프 레벨링을 통해 항상 차고를 조정하고 유지한다. 35km/h 이하에서는 최저 지상고를 20mm 올리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속도에 맞춰 차체 높이를 10mm 낮춰준다. 새롭게 추가된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 프로' 기능은 선대의 유압식보다 댐핑 제어 동작을 빠르게 해 차체의 롤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새로운 디젤엔진의 첫 인상은 정교함이다. 단번에 바닥까지 가속 패달에 발을 디디면, 엔진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힘을 더한다. 서두르지 않고 담담하게 속도를 쌓아 올려 간다. 일부러 매뉴얼 모드로 엔진 회전을 올려보아도 역시나 실내에서 느껴지는 엔진음은 자극적이지 않다. D모드로 변경해 속도를 높이면 엔진이 시끄러워지기 전에 변속이 이뤄진다. 매끄러운 변속이다.
주행모드는 스포트, 컴포트, 에코프로, 어댑티브의 4가지로 이 중 어댑티브 모드는 운전 스타일과 도로 상태를 파악해 주행 컨디션을 알아서 조절해 주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역시 기대되는 건 컴포트 모드. 선대보다 훨씬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에 감탄하게 된다. 흡사 도로 위라기 보단 수면 위를 미끄러지는 기분이다.
스포츠 모드에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은 유지된다. 진동을 흡수하는 댐퍼의 셋팅은 플래그쉽 세단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질감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차체를 다루기 쉬울 뿐만 아니라 기대 이상의 그립 레벨도 확보되어 있다. 서스펜션은 각 10kg, 총 40kg 경량화에 성공했으며 전후 중량 배분은 완벽한 50:50이다. 루프 주변의 경량화 덕분에 차체 중심 높이가 낮아진 것도 승차감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인테리어는 38년의 7시리즈의 역사 속에서 최고의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주행모드에 따라 달라지는 디지털 계기판과 터치식 에어컨 컨트롤러 등도 처음 적용되었다. 5세대 iDrive는 새로운 터치 패드와 함께 그동안 고대했던(?) 터치 스크린이 적용되었다. 안전문제로 터치 방식 인터페이스에 비판적인 의견을 보였던 BMW가 터치방식을 적용한 것은 확실히 눈에 띈다.
제스처 컨트롤은 처음 도입된 시스템 중 하나.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3D 센서를 통해 오디오의 볼륨 조절과 전화 통화/끊기가 가능하다. 이 기능은 분명 신선하지만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동작 인식의 속도라든가 더 다양한 기능에 대한 앞으로의 개선이 필요하다.
6세대 7시리즈를 사지 않을 이유를 찾는 것이 더 어렵다. 외형 디자인에 있어서 강하게 끌어당기는 매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인테리어의 질감과 공간, 첨단 신기술이 가득 적용된 편의/안전장비 등 이전 모델보다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경쟁 모델인 아우디 A8나 재규어 XJ, 벤츠 S클래스가 진심으로 두려워할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730d는 강렬한 성능과 놀라운 정교함, 뛰어난 경제성을 훌륭하게 양립시키고 있다. 부드러운 승차감 임에도 불구하고 민첩한 몸놀림을 가진 것도 가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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