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선웅 | [영상]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 푸조 308 GT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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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풀모델체인지된 푸조 308을 지난 해에 이어 다시 만났다. 전동화 모델도 가능한 EMP2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엠블렘을 비롯해 완전히 바뀐 디자인 언어가 적용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푸조의 라인업은 푸조 308을 기점으로 세대 교체를 언급할 수 있을 만큼, 달라진 푸조의 전략과 브랜드 정체성을 상징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로 합병한 이후 처음 선보였던 첫 번째 모델, 푸조 308 GT 1.5 BlueHDi의 특징을 살펴본다.
지난 해 시승한 이후 다시 만난 푸조 308은 여전히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물론 디자인 변화뿐만 아니라, 기존 푸조의 라인업을 떠올리기 어려울 만큼 내실도 다진 차량이다. 전 세계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C세그먼트 해치백 모델에 대한 인기가 많이 사그라든 상황이지만, 푸조의 달라진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308이 가진 의미는 크다.
C세그먼트의 강자였던 폭스바겐 골프가 MQB 플랫폼을 통해 한층 완성도를 높여 출시된 이후 같은 세그먼트의 푸조 308은 골프에 준하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했다. 기존 308의 탁월한 핸들링 성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요소가 더해진 신형 308은 폭스바겐 골프에 필적하는 상품성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신형 308에는 최신 주행 보조 시스템과 8단 자동변속기가 추가되는 등 상품성 개선을 위한 변화도 확인했지만, 스타일의 변화가 단연 돋보인다. 프런트 그릴 중앙에 위치한 엠블럼의 변화는 이제 익숙해졌다. 푸조는 전통적으로 사자를 모티브로 한 엠블럼을 사용했다. 1975년 이후에는 뒷발로 서있는 사자의 형상이 엠블럼에 적용되었다.
2021년에는 11년 만에 11번째 변화를 맞은 푸조 엠블럼은 사자 전신의 모습이 아닌, 얼굴을 형상화한 간결한 모습으로 변화했다. 보다 사실적으로 변회된 것이 특징으로, 사자의 박력있는 포효가 들릴 듯한 모습이다. 새로운 엠블럼이 적용된 첫 모델이 308이라는 점은, 푸조 라인업 가운데 308의 입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또 다른 디자인 특징으로는, A필러와 앞 바퀴의 관계에 있다. 신형 308은 기존 모델보다 A필러의 각도가 더 누워있는 형태면서, 필러의 연장선이 휠의 중심을 향하고 있다. 이러한, 날카로운 라인이 차량을 더 날렵하게 만드는 황금비를 만들고 있다. FR 구동 방식의 차량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디자인 기법이다.
여기에 차량의 전후 펜더와 도어 패널에 이어진 프레스 라인은 브랜드의 혁신이 생산 기술의 향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인테리어도 소재는 평범한 수준이지만, 원단과 조립 품질에서는 경쟁모델과의 차이를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푸조 308의 플랫폼은 EMP2 플랫폼으로 내연기관 모델 뿐만 아니라 전동화 모델에도 대응하는 플랫폼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전기모드만으로 64km(WLTP기준) 주행이 가능한 시스템 종합 출력 225마력의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 기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그리고 1.2 직렬 3기통 디젤도 판매되고 있지만 국내 출시 모델은 1.5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한 ‘308 GT BlueHDi’ 모델이다. 이전 모델도 디젤 모델의 판매가 70%를 차지한 만큼, 308의 파워트레인 구성은 확실히 디젤에 무게가 실린다. 디젤 선호도가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이러한 모습은 아직 변화가 없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과 전기차로 파워트레인 다양화를 추진 중인 푸조지만, 효율성과 성능에 있어 크게 부족함을 느끼기 어려운 디젤 모델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위 트림인 알루어보다는 옵션 사양이 충실한 GT 트림이 주력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GT 모델의 외관 디자인이 더 강인한 인상으로 다듬여 졌다.
앞서 평범한 실내 소재라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시선이 자주 가는 부분의 소재를 달리 해 고급감을 높인 점도 확인할 수 있다. 대시보드는 일반적인 우레탄 소재가 아닌 가죽소재로 마감해 고급감을 높였다. 또, 10인치의 터치 스크린과, 즐겨찾기 버튼을 구성할 수 있는 가로형태의 터치패널을 통해 디지털화된 모습도 보인다. 상대적으로 아날로그적인 요소가 강한 알루어보다 확실히 GT 트림의 구성에 마음이 간다.
주행을 시작해보면 확실히 가솔린보다 디젤 파워트레인의 장점이 부각된다. 130마력의 최고출력은 낮은 수치로 느껴질수 있지만, 실제 주행을 해보면 넉넉한 토크로 경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저중속 영역에서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가볍게 치고 나가는 움직임은 강력하고 믿음직하다.
EMP2의 플랫폼의 강점은 차체의 강성이다. 이는 EMP2가 적용되지 않았던 이전 모델과 현격한 차이를 만드는 부분이다. 도어의 열고 닫는 소리도 한층 중후해 졌으며, 한 클래스 위로 격상한 느낌을 받는다. 차체 강성이 안정적인 주행성에 영향을 주는 것도 당연하다.
차체의 가벼움과 유연함, 풍부한 스트로크, 여기에 차체를 확실히 받치고 코너를 돌아나가는 움직임은 '좋은 자동차'임을 확신하게 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아이신제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되면서 변속감도 깔끔하다. 디젤엔진의 진동과 소음이 다소 신경 쓰이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지비까지 생각한다면 디젤 엔진과의 조합이 더 선호된다.
디젤 엔진의 소음은 차량 밖에서 들으면 다소 크게 들리지만, 실내에서는 한 단계 차분한 음색이다. 디젤 모델다운 진동이 스티어링 휠로 전해지지만, 크게 스트레스 받을 수준은 아니다. 다만, 최근 정숙한 전동화 모델을 자주 시승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껴지는 점은 피할 수 없다.
작은 크기의 스티어링 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동 파워 스티어링의 어시스트가 강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노면의 정보를 더욱 정확하게 전달받는 느낌이다. 독특한 스티어링휠과 계기판의 위치에 익숙해지기 시작하자, 오히려 운전자와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움직임에 더욱 적극적으로 가속해 나가는 경험 또한 즐거워진다.
푸조 308 GT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단순히 차량의 크기를 늘린 것만은 아니다. 자동차에 있어 중요한 ‘움직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한 클래스 위의 차량을 운전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1년 만에 다시 만났지만, 경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주행질감은 여전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푸조의 존재감은 미약하지만, EMP2 플랫폼 기반의 모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요제원 푸조 308 GT
4,2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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